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6선 중진의 조경태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당이 필요로 한다면 (원내대표 자리를) 고려할 수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를 희생해서라도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 될 수 있도록 읍소하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잘 선출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친윤(친 윤석열) 인사가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저는 참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위헌적·불법적인 비상계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은 술에 취한 듯, 물에 젖은 듯하거나 오히려 극과 극의 입장을 보여 당이 혁신과 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배후가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김 위원장 뒤에는 조경태가 있다”며 “연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최근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친윤과 친한(친 한동훈) 양대 계파의 갈등이 극에 달하며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의원총회서도 현 지도부의 거취 문제가 논의됐지만, 끝내 중지를 모으지 못했다. 이에 당 안팎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탈 계파, 새로운 인재 등용, 시대에 맞는 시스템 개편을 통한 당 이미지 제고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첫 단추로 국민의힘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6일, 의원총회서 합동토론회를 진행한 뒤 새 원내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5선의 김기현·나경원, 4선의 김도읍·김상훈·박대출, 3선의 김성원·성일종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들은 ‘계파 편중’ ‘참신성 부재’ ‘경험 부족’ 등 당 이미지를 쇄신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조 의원은 6선의 풍부한 정치 경험과 당내 권위 확보 능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한계로 분류되긴 하나 상대적으로 옅은 계파색과 ‘혁신파’ 이미지로 충분한 이점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 온 점은 그가 물망론에 오른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입장은 당내 윤 전 대통령의 잔재를 청산하고, 당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탈 계파, 새로운 인재 등용이 당 생존의 핵심임은 자명하다”며 “조 의원이 이 모든 요소를 아우를 수 있다면, 당내 공감대를 형성하며 단합을 이끌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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