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달궈지는 처인구 부동산

경기 용인시 처인구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먼저 착공에 돌입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국내 반도체 투톱의 조 단위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수도권 분양가가 해마다 억 단위로 상승하는 가운데 더 오르기 전 랜드마크를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투자 계획을 밝힌 용인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개발이 급물살을 탔다.

분주한
움직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4월 총 1조3836억원 규모의 ‘1공구 조성공사’ 입찰을 공고,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산업단지 총 규모는 728만㎡로, 이번 공사는 이 중 494㎡ 규모의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기간은 약 71개월로 계획돼있다.

향후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는 삼성전자가 총 360조원을 투자해 총 6기의 팹(Fab·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제조 공장 설립에 따른 3기의 발전소, 60개 이상의 소부장 협력기업 등도 입주할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투톱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원삼면 일대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지난 2월 415만㎡ 부지서 1기 팹(Fab·반도체 공장) 착공에 들어갔고, 나머지 3개 팹도 순차적으로 건설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를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국내 반도체 기업 투톱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더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시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구개발비 9조348억원, 시설 투자비로 11조9983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이는 전년보다 15.53% 증가한 규모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투자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설투자액만 10조948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9조663억원)보다 13.3%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액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두 배가량 늘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붐을 타고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HBM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로 1조5440억원, 시설 투자액으로 5조8840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2%, 99.9%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치의 토대가 되는 용인시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용인시가 올해 초 고시한 자료에 따르면, 용인시 평균 개별공시지가는 작년보다 3.84% 상승했다. 특히 처인구는 4.62% 오르며 3개 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가치가 처인구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자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를 누리는 대장주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더 오르기 전 랜드마크를 선점하려는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협력사도
입주 예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수도권 민간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89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08만원보다 10.9% 오른 수치다.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약 8억8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수도권 국평(전용면적 84㎡)이 10억원에 육박하면서 비교적 합리적인 분양가에 거래되는 아파트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용인 둔전역 에피트’마저 전 세대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를 비롯해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과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가 모두 100% 계약을 마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까지 지역 내 주요 분양단지가 전부 계약을 끝낸 사례는 수도권서 용인이 사실상 유일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서 앞서나가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반도체 클러스터가 개발됨에 따라 용인 처인구 지역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데, 반도체 클러스터 미래가치를 모두 누릴 수 있는 랜드마크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용인 처인구에 분양(예정) 중인 단지.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 대우건설이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의 일부 잔여 가구를 대상으로 선착순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조성되는 3724가구 규모의 대규모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으로,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의 직·간접적 수혜가 기대되는 입지다.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답게 단지 설계도 고급화됐다. 1~3단지 총 3724가구에 걸쳐 지상은 공원형 아파트로 조성되고, 조경 면적은 대지 면적의 약 40%에 달한다. 중앙마당, 산책로, 운동 공간 등 다양한 조경시설과 함께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시공하는 상부공원화 설계도 반영돼 단지 간 경계 없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단지는 두 곳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접한 입지에 조성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과 2026년 착공 예정인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그 중심이다. 해당 산업단지에는 삼성전자가 총 36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 6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주요 분양
전부 계약

단지는 45번 국도와 국지도 57호선, 84호선과 가까워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접하다. 또 용인 고림·역북지구의 상권과 관공서, 학교, 도서관 등 각종 기반시설과 가깝다. 단지 인근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마련돼있고 종로엠스쿨이 입점해 있다.

이번 분양은 수지구 동천동 901번지(신분당선 동천역 2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견본주택서 진행된다.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계약 조건이 적용된다. 계약금은 5%로 책정됐고 1차 계약금은 500만원 정액제로 운영된다.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이후 전매가 가능하며 중도금 대출 이전에 전매 가능 시점이 도래한다.


분양 관계자는 “가시화된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를 선점하려는 수요와 함께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전 막차 수요까지 더해져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SM스틸건설부문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일원서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을 분양한다. 시행사는 삼라다. 지하 3층~지상 29층, 13개 동, 총 997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양지지구에 처음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며,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와 희소가치 높은 전용면적 123㎡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양지지구에는 앞서 공급된 1164세대 규모의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1~3단지가 위치한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과 함께 향후 2161세대 규모의 브랜드타운이 완성될 예정이다.

양지지구는 삼성전자(2031년 가동예정)와 SK하이닉스(2027년 가동 예정) 반도체 클러스터를 차량 10분대로 이동 가능한 출퇴근 최적의 입지가 돋보이는 곳이다.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사업 면적이 415만㎡에 달한다.

평택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사업면적이 390만㎡인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1기 팹(반도체 생산공장) 첫 삽을 떴다. 업계에서는 인근에 위치한 양지지구가 가장 빠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의 입주 예정 시기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1기 팹 준공 시점(2027년 예정)과 맞물려 관련 종사자 등의 풍부한 배후 수요가 기대된다.


단지와 약 3㎞ 떨어진 곳에는 용인 국제물류4.0유통단지(2027년 준공 예정)도 조성되고 있다.

10분대로
이동 가능

단지는 중부대로(42번 국도), 영동고속도로 양지IC 등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춰 수도권 어디든 이동이 편리하다. 올해 초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안성~용인~구리 구간이 개통돼 서울까지 3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태봉산과 노적산, 근린공원 등 녹지로 둘러싸여 있다. 양지체육공원, 수목원, 캠핑장 등도 인근에 위치한다. 교육 환경을 살펴보면 단지 바로 옆에 중학교 예정부지가 위치하며, 인근 양지초등학교와 용동중학교도 도보로 통학 가능하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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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발’ 국힘 파멸 시나리오

‘전한길발’ 국힘 파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국민의힘은 또 내홍 속에 빠져들었다. 국민의힘의 극우화 징후가 더욱 짙어지는 가운데, 당내 친한계와 안철수 의원의 걸음도 바빠졌다. 전씨는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을 돕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면서 강경 보수의 떠오르는 별이 된 전한길씨(본명 전유관)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민의힘 정점식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한길씨가 입당한 날은 지난달 9일이고,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안 반대 반발 이어져 정 사무총장은 “온라인으로 입당했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며 “시·도당으로 입당하므로, 시·도당에서 확인 후 먼저 논의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전씨가 본명으로 입당했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후문도 있다. 전씨의 입당 사실이 알려지자, 친윤계(친 윤석열)와 대립하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김용태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씨를 즉각 출당하라”며 “극단적 정치 세력과 절연하는 게 국민 보수를 재건하는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제 친길계(친 전한길)를 만들 거냐”며 “친길 당 대표·친길 원내대표를 탄생시켜, 당을 내란당·계엄당·윤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고 비판했다. 계파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지적을 이어가는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개인의 목소리를 크게 증폭시키는 건 정치인의 몫”이라며 “그런 행위가 우리 당을 점점 위태롭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전씨를 초청한 토론회를 열거나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던 바 있다. 반발이 이어지자, 송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의 입당을 놓고 호들갑 떨 것 없다”며 “국민의힘의 자정 능력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고,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의견을 바꿨다. 그는 “전씨에 대한 여러 의견을 경청·수렴하고 있다”며 “전씨의 언행을 확인하고, 당헌·당규에 따른 적절한 조치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친한(친 한동훈)계 소속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같은 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이라도 당원 자격 심사를 하면 된다”며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당원 자격 심사는 입당 신청 후 7일 이내에 해야 한다”며 “기간이 이미 지났고, 시·도당이 모든 사람을 일일이 조치할 순 없다”고 해명했다. 전 입당하자 김 환영…삼각동맹 급 탄생? 이재명의 중도보수 전략 돕는 1등 공신들 실제로 국민의힘은 전신 자유한국당 시절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진행자 중 1명인 김용민씨가 지난 2017년 2월 입당하자, 신속하게 제명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김씨는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을 통해 입당원서를 제출해 자동으로 입당 처리됐다. 이를 파악한 경기도당은 “김씨가 당을 조롱할 목적으로 입당했다”고 판단한 후 긴급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김씨를 입당 후 8시간 만에 제명했다. 전씨가 본명으로 입당해 사실 확인이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김씨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너무 달랐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전씨는 입당 후 순식간에 당 대표·최고위원 출마설로까지 거론되는 등 국민의힘 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전씨는 지난 1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후보가 없으면, 내가 직접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당헌·당규상 전씨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없다.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만이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은 오는 30일부터 2일 동안이고, 전씨는 다음 달 10일부터 책임당원이 될 수 있다. 전씨의 입당 목적은 국민의힘을 좌지우지할 실질적 영향력을 얻는 것이다. 전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TV’를 통해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당 대표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입당 목적임을 공표했다. 그는 친윤계 의원으로 알려진 윤상현·장동혁 의원이 주최한 행사에도 참석했다. 또 윤 전 대통령 구속적부심 심사가 진행되던 서울중앙지법 근처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여해 “우리가 국민의힘을 차지해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하자”고 주장했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서울 여의도에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손 목사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대규모 강경 보수 집회를 주도하는 양대 축이다. 전·손 목사 집회 양대 축 전씨가 차기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사실상 손 목사와 전씨가 함께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지난 21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수십만 규모의 ‘우파 개딸(이재명 대통령의 여성 팬)’을 만들 생각도 있다”며 “전한길TV 시청자 10만명이 당원으로 가입했고, 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10만명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의 추종자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전당대회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들의 경쟁자로 알려진 전 목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 등 정치적 야심을 오래전부터 드러냈다. 전 목사가 이들의 활약으로부터 자극받아 국민의힘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들이 국민의힘의 외부 행보를 실질적으로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윤 의원과 장 의원은 이미 전씨와 행보를 함께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도 지난 2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전씨의 입당은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 환영하고, 다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씨를 일컬어 “강한 우파”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탄핵 정국에서 이들의 거대한 동원 능력을 확인했다. 이들이 각각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개최한 집회엔 최소 수만 인파가 몰렸다. 국민의힘은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김건희 여사·채 상병·내란)을 방어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대응할 수단이라고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이 장외 집회엔 두 목사와 전씨가 동원하는 인파로 채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세 특검 모두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서로 명분과 실리를 골고루 챙길 수 있다. 친한계와 쇄신파 의원들이 전씨의 입당을 비판하는 것과 달리, 친윤계가 이 때문에 침묵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지난 21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장관은 “전씨의 입당 절차엔 하자가 없다”며 “여러 사람이 열린 대화를 하는, 더 높은 수준의 단합을 이루는 용광로 같은 조직이 국민의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시 전 목사의 지원을 받은 김 전 장관이 손 목사와 전씨의 지원까지 얻으면,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씨의 입당은 ▲언더 찐윤 ▲김 전 장관 ▲손 목사 등을 실 하나로 꿸 수 있는 결정적인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주도하기 위한 삼각 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쌍권을 쌍전으로? 물론 김 전 장관과 친윤계는 지난 5월 발생한 대선후보 교체 시도 이후 좋은 관계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던 과정과 같이 조직이 필요하다. 친윤계는 “윤석열정부를 망친 원흉”이란 비난을 듣고 있고, 대선후보 교체를 주도했던 쌍권(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전 원내대표)을 대신할 새 얼굴이 필요하다. 친윤계 의원 중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강원을 지역구로 두고,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실질적으로 당을 주도하는 의원들을 일명 ‘언더 찐윤’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으로선 이미 효용 가치를 다한 쌍권을 ‘쌍전(전광훈·전한길)’으로 교체해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대중 동원 능력이 없는 쌍권과 달리, 쌍전은 대중 동원 능력까지 갖췄다. 언더 찐윤의 새 얼굴이 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극우 정당 득세 과정과 똑같아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정당은 전통적인 기득권과 대중 앞에서 광대 노릇을 할 포퓰리스트가 결합해 득세한다. 독일의 나치당도 독일 전통 귀족 융커와 대중선동에 능한 아돌프 히틀러가 “배후에서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게 만든 유대인·공산당을 몰아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뭉쳐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도 부유층과 저소득층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고, 장마리 르펜이란 선동가가 창당해 차근차근 키운 이후 돌풍을 일으켰다. ▲언더 찐윤 ▲보수 성향의 전통 지지 기반 ▲대중 선동에 능한 쌍전의 결합 등도 위 사례들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않으리라 보장은 하기 어렵다. 이들의 결합이 국민의힘의 비극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18일 선언으로부터 비롯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다”라며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에선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후 3연속 총선 패배 극우 10만명 입당이 해결책? 이후 진보 진영 내에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극우로 규정하는 기사와 칼럼이 다수 나오고 있다. 작가 박권일씨는 <한겨레21> 기고 칼럼들을 통해 이 의원을 “극우 엘리트주의자”라고 규정했다. 김정희원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고 칼럼을 통해 “새 정부는 이 의원과 같은 극우 정치인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상욱 의원도 지난 15일 <일요시사>와 만나 “이 의원은 사회 갈등과 혐오에 기반해 선동한 후 자기 세력을 만드는 극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경 페미니즘 세력과 격렬하게 다투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이 의원의 행보를 매개로 “이 의원은 극우 정치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선 다양한 찬반 의견이 나온다. 이 의원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국민의힘에서 각종 극단주의 세력과 다퉜던 이 의원이 왜 극우 정치인이냐”고 반발한다. 이 움직임을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선언과 맞물려 판단해보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한 데 묶어 극우로 규정한 후, 민주당이 전통적인 보수 영역을 차지하고, 진보 진영의 외연도 함께 확대하려는 장기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각에 따라선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이 그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런 흐름을 강하게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극우 컬트 정당으로 어떻게 이재명정부를 견제할 수 있겠느냐”며 “이대로 가면 보수 정치가 완전히 무너져 민주당이 일본 자민당 같은 입지를 차지하는 1.5당 체제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고, 전날인 19일엔 안 의원을 만났다. 당의 극우화를 막기 위한 ‘반 극우연대’ 논의를 위한 만남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 의원도 지난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같은 취지의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극우화 징조와 언더 찐윤의 부각은 3연속 총선 참패로부터 비롯된다. 국민의힘은 새누리당이었던 지난 2016년 이후 진행된 3번의 총선에서 모두 참패했고, 의석도 나날이 줄었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수도권 참패였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내 수도권 기반 정치인의 힘이 약해졌고, 전통적 지역 기반에서 조용히 기득권을 누리는 의원들은 ‘언더 찐윤’으로 조직화했다. 이들과 다퉈왔던 친한계 의원들과 안 의원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들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 보수’ 선언을 했던 지난 2월은 국민의힘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을 겉으로만 비판할 뿐 체포 저지를 시도하고,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도 겉으로만 반대하는 상황이 일어난 이후였다. 점점 짙어지는 극우화 징조 이 대통령과 민주당·진보 진영으로선 국민의힘이 현실적 자정 능력을 사실상 잃었음을 파악한 후 “자신 있게 동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진 전략은 영남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지리적 차원의 전략이었다. 반면 이 대통령의 동진 전략은 이념적 차원의 전략이다.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김 전 장관·언더 찐윤과 손잡고, 전당대회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 만약 이 대통령과 민주당·진보 진영의 동진 전략이 성공한다면, 쌍권과 쌍전이 1등 공신으로 역사에 남을지도 모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