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손흥민 협박’ 그녀는 누구?

‘그래서 못했나’ 발목 잡힌 쏘니?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을 협박한 혐의로 체포된 여성과 그의 연인은 불과 8일 만에 구속 송치됐다. 같은 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사생활 이슈에 휘말렸던 손흥민은 논란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생활 논란과 우승 소식이 맞물리며 극적인 대비를 이뤘다.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돈을 요구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2일,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모델업
종사자

손흥민은 지난 7일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협박한 양씨와 용씨를 고소했다. 양씨는 모델 업계 종사자로 손흥민과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과 연인 관계였던 시기에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손흥민에게 초음파 사진을 보냈고,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 손흥민 측은 당시 양씨로부터 “임신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고, 3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후 양씨는 중절 수술을 진행했다.


당시 손흥민은 2024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입국한 상태였다. 손흥민이 입국한 지난해 5월23일 당시 양씨는 한국에 없었고, 사업가로 알려진 다른 남성과 함께 일본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5월30일 한국으로 돌아와 손흥민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5월31일부터 6월1일 사이에 만난 것으로 파악된다. 손흥민은 6월2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양씨는 6월22일 임신 테스트 후 두 줄이 나왔다며 손흥민에게 알렸고, 병원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임신 기간은 5~6주였다. 손흥민 측은 당시 상황서 책임감을 갖고 각서를 받은 후 3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6월25일, 양씨는 수술을 진행했다.

손흥민 측은 이후 양씨와 연락을 끊었고,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양씨의 새로운 연인으로 알려진 40대 남성 용씨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다시 급변했다. 공갈미수 전과가 있는 용씨는 지난해 12월, 친하던 무속인 소개로 양씨를 알게 됐고, 지난 1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용씨는 양씨 휴대폰서 손흥민과 관련된 비밀유지각서를 우연히 발견했고, 이를 문제 삼아 손흥민 측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씨는 손흥민 측에 “내 여자(양씨)를 임신시킨 사실을 알고 있다”며 돈을 요구했고, 해당 계약서가 편파적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손흥민 측은 이를 거절했고, 용씨는 방향을 바꿔 언론사에 자료를 넘기려고 시도했다.

임신 내세워 3억 뜯어…초고속 구속
두 남자와 관계 의심 “선처 없을 것”


<디스패치>에 따르면, 용씨는 실제로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며 “사례금을 주면 자료를 넘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는 다시 손흥민 측에 연락해 “양씨를 공갈 및 사기로 고소하라”며 자료를 제공했고, 7000만원을 요구했다.

손흥민 측은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 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양씨와 용씨를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2일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14일 법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한 직후 양씨와 용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7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양씨가 방문한 병원을 통해 실제 임신 및 중절 수술 이력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으나, 태아가 손흥민의 친자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씨는 같은 시기 또 다른 남성과도 교제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당시 양씨는 누구 아이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고 한다.

지난 20일 <디스패치>는 양씨와 공갈미수 혐의로 입건된 용씨의 대화 내용으로 추정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용씨는 “근데 너 누구 애인지는 정확히 알아?”라고 묻자 양씨는 “누구 애인지 제가 어떻게 알아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용씨는 “그럼 2번한테만 가든가, 1번한테만 가든가, 한 명한테만 갔어야지”라고 말했다.

여기서 1번은 양씨가 손흥민과 교제하던 시기에 관계를 맺은 사업가 남성, 2번은 손흥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두 사람에게 모두 임신 사실을 알렸으나, 사업가 남성은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손흥민만 양씨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양씨는 손흥민에게 임신 검사 결과를 보내며 5~6주차라고 밝혔다. 손흥민 측은 관계 시점과 임신 주수 간 차이가 있었고, 양씨가 보낸 초음파 사진에도 신원 확인 가능 정보가 기재돼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심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실제 관계가 있었던 만큼 책임을 느껴 합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 아빠
누군지 몰라

또, 양씨가 3억원을 수령한 이후 명품 소비와 고가 주거지 이전, 가전 및 가구 구매 등 고액 지출을 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특히 무속인 A씨에게 8000만원을 송금했고, 천도재·재수굿·운맞이굿 등 굿 비용으로 3000만원, 금두꺼비 저금통에 2500만원, 감사 선물로 2500만원을 따로 보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카드 내역서상으로는 백화점 명품관서 995만원, 630만원, 260만원 등의 소비 내역도 파악됐다. 양씨와 A씨는 특별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양씨의 6월 임신 사실을 맞췄고 그로 인해 양씨는 A씨와 두터운 신뢰가 형성됐다.

무속인 A씨는 “양씨가 수술 전후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며 “용씨가 양씨를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손흥민을 언급하거나 사건을 외부에 알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디스패치>는 용씨와 양씨가 나눈 비밀 대화를 확보했다며, 양씨가 비밀유지각서의 내용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정황, 용씨가 수십억원을 받아 아파트를 사주겠다한 내용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이전부터 여자 관계에 있어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았다. 여러 건의 스캔들 중 단 한 번도 여자관계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

2014년 화제였던 그룹 걸스데이 민아와의 만남이 대표적이다. 한 매체서 손흥민과 걸스데이 민아가 함께 있는 모습을 포착하며 열애설이 보도됐다. 민아의 소속사는 초반엔 친구 사이로 선을 그었지만, 곧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중”이라며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반면 손흥민 측은 열애설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며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손흥민의 한 측근은 언론과의 접촉서 “몇 차례 만난 것은 맞지만 교제라고 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고, 이어 “상대 소속사가 너무 앞서나가 손흥민이 곤란해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후 손흥민의 부친이 직접 “젊은 남녀가 호감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언론에 입장을 밝히면서 지인의 개인적인 견해로 일단락됐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15년, 전 애프터스쿨 멤버 유소영과의 열애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 역시 손흥민 측은 부인했고, 유소영 측은 교제를 인정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후 유소영은 2018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과거를 언급하며 “당시 손흥민과 교제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열애설 이후 악플에 시달린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고, 손흥민 역시 많은 비난을 감당해야 했다고 전했다.


무관 굴레
벗어났다

손흥민이 유난히 수많은 열애설에 휘말리는 것은 축구선수로서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손흥민이 축구선수로 정점을 찍을 수 있게 된 건 그의 아버지 손웅정의 역할이 컸다. 아들 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낸 손웅정은, 축구 지도자로서 오랜 시간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지켜왔다.

선수로 활약하던 그는 1994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커리어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했지만, 이후 유럽과 남미 등지를 돌며 각국의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직접 체험했다. 이 과정서 그는 승패에만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축구를 통해 내면의 성장을 강조하는 교육 방식을 추구하게 된다.

손웅정은 춘천FC를 창단하고 직접 두 아들의 교육에 나섰다. 특히 둘째 아들인 손흥민은 또래 선수들과는 달리 유소년 축구클럽에 가지 않고, 아버지로부터 개별 훈련을 받았다. 손웅정은 기술 습득에 앞서 기본기를 중시했고, 아들이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때까지는 다른 훈련은 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강원도 춘천서 태어나 부안초등학교를 다닌 뒤, 축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후평중학교서 육민관중학교로 전학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FC 서울 유스팀에 진학하고자 동북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이후 동북고등학교 축구부에 들어갔고, 이곳에서 FC 서울 유소년팀 활동을 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졌다.

실제로 그는 FC 서울 홈경기서 볼보이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이는 해당 구단 유소년 출신만이 가능한 일이다. 이후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한 해외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갔다.

독일 생활은 쉽지 않았다. 손흥민은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어를 배우며 축구 실력과 함께 적응력을 키웠다. 2009년, U-17 월드컵에 출전해 팀 내 최다 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많은 유럽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유학 시절 연이 있었던 함부르크 SV 유소년팀과 계약을 맺었다.

2010년에는 프로 계약 가능 나이인 18세가 되자마자 함부르크와 계약했고, 이후 본격적인 프로 선수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함부르크 시절, 손흥민은 팀 내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판니스텔로이와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판니스텔로이는 손흥민에게 “내가 받지 못했던 도움을 너에게 전하고 싶다”며 멘토 역할을 자처했고, 이후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스타로 성장한 뒤에도 서로의 인연은 이어졌다.

손흥민은 이후 독일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두 시즌 동안 29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5년에는 아시아 선수로서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3000만유로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초반에는 기복 있는 활약을 보이며 출전 기회를 제한받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한 경기력 향상으로 팀 내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생애 첫 ‘유로파’우승
희비 속 빛나는 트로피

2016-2017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로 두 차례 선정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기록을 세웠고, 시즌 21골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토트넘은 리그 준우승에 그쳤고, 손흥민 역시 트로피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후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그컵 결승 등 여러 차례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서 고배를 마셨다.

국가대표팀서도 손흥민은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서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서 연장전 끝에 호주에 패했고, 이후 대회에서는 조기 탈락을 경험했다. 예외적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는 성인 대표팀으로 출전하지 않은 대회였다.

그런 손흥민이 마침내 지난 22일 2024-2025 시즌, 유럽 무대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을 맛보게 됐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손흥민은 이날 벤치서 출발했으나 후반 22분 교체 출전했고, 팀의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 올렸다.

대회 트로피는 15㎏에 달하는, UEFA 주관 대회 중 가장 무거운 트로피다.

우승 이후 손흥민은 “꿈꾸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SNS에는 “챔피언! 토트넘 가자!”라는 글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환히 웃는 사진을 올렸다. 특히 그는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시상대에 올랐고,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직접 전달받으며 장면을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토트넘 구단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손흥민은 10년 가까이 몸담은 클럽서 드디어 첫 우승컵을 들었고, 토트넘은 17년 만에 공식 대회 트로피를 획득했다. 또, 손흥민은 한국인 최초로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전서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리그서 17위로 부진했지만,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손흥민 역시 부상으로 한 달간 공백을 가졌지만, 결승전 복귀 무대서 팀에 헌신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오랜 여정은 아버지 손웅정의 원칙 아래서 시작됐다. 기본기를 강조한 훈련, 승부보다 인성을 우선시하는 가치관, 그리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 아버지의 교육은 결국 세계적인 축구선수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사생활 이슈에도 흔들리지 않고 양씨가 구속될 때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다.

“명백한
허위 사실”

현재, 양씨를 고소한 건에 대해 손흥민 측은 “해당 여성과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난 것은 맞지만, 조작된 자료를 건네며 3억원을 달라고 했다”며 “손흥민은 허위 사실 유포가 선수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갈 협박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소속사는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이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손흥민 선수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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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