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 키워드 ‘새길 효과’

수도권 부동산시장서 ‘새길 효과’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신규 지하철 개통·연장 등으로 주변의 부동산 가치가 급등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새로운 교통망이 생기면 주요 업무지구와 중심 상권의 접근성이 개선돼 직주근접이 가능해진다. 교통망을 따라 주거지와 상권이 형성되는 등 인프라 확장으로도 이어져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수도권서 기대감이 높은 주요 교통 호재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인동선) 개통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신분당선 용산 연장 등이 있다.

교통망 따라
주거지 형성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개통= ‘인덕원~동탄(인동선) 복선전철’ 건설 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현장 시공사들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동선은 안양시 인덕원서 의왕, 수원, 용인을 거쳐 화성시 동탄신도시를 연결하게 된다.

전체 12개 공구로 전 공구는 현장사무실 구축과 착수 준비를 마쳤고, 사업 기간은 2029년까지다.

인동선은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을 기점으로 안양과 의왕, 수원, 용인, 화성 등 주요 도시를 거쳐 동탄역을 종점으로 하는 총 길이 약 37.1㎞ 규모의 노선이다. 인동선은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주요 도시 광역교통망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변 아파트값 상승 기폭제로 작용 중이다.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서울 방화역서 검단 신도시, 김포 한강 신도시 1·2를 연결하는 5호선 연장 사업이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연장 노선이 운행하면 김포 한강2신도시서 서울 여의도까지 이동 시간은 기존 1시간20분에서 55분으로 줄어든다. 착공은 2026년 예정으로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분당선 용산 연장= 신분당선은 1단계 연장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역까지 연결된 가운데, 현재 신사역서 용산역을 잇는 2단계 연장을 추진 중이다. 2단계 연장 계획은 신사역 다음으로 동빙고, 국립박물관을 거쳐 용산으로 가는 노선이다.

이번에 신설 기대감이 높은 ‘신한남역’은 바로 2단계 연장 노선 중 신사역과 동빙고역 사이, 한남뉴타운 3구역·4구역 일원에 역을 신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서울시와 용산구가 신분당선 ‘신한남역’ 개설을 위해 전방위적 추진을 가함에 따라 한남뉴타운을 비롯한 일대 주택시장이 또 하나의 호재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역 추진을 가장 원하는 이들은 바로 ‘한남뉴타운’ 조합원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남 2·3·4구역 주민 총 2075명은 최근 ‘신분당선 가칭 신한남역 유치’ 관련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와 용산구에 전달했다. 조속한 시일 내 한남3구역과 4구역 사이 역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달라는 내용이다.

‘신한남역’
기대감↑

서울시와 용산구도 역 신설에 적극적이다. 그간 용산구와 서울시는 2단계 구간에 노선 변경과 보광역(가칭)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용산구는 빠르면 오는 4월 신분당선 2단계 연장에 대한 용역에 나설 예정으로, 결과가 나오면 이를 국토부에 제출해 추진을 촉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남뉴타운 개발 완료 시 유동인구를 고려할 때, 국토부서도 해당 역 신설에 반대할 만한 사유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우수한 도로 교통망에 강남으로 바로 연결되는 대중교통까지 갖춰질 경우 신흥 주거지로서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망 확충은 이른바 새길 효과라고 불릴 정도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이미 입증된 확실한 호재”라며 “특히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기존에 교통망이 부족했던 지역의 경우 그 영향이 더욱 큰 만큼 이 지역서 착공이나 개통을 앞둔 수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새길 효과 단지.

▲평촌 어바인 퍼스트 더샵=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설 예정인 대단지 아파트 ‘평촌 어바인 퍼스트’가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주거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1, 2단지 3850세대와 3단지 304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총 4154세대를 자랑한다.

안양 동안구서 최대 규모로, 주변 주거단지와 함께 약 8800세대 규모의 신 주거 타운을 조성하며 안양의 대표 주거 단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1~2인 가구에 특화된 소형 평형대 전용 39타입을 193세대 한정으로 주변 고분양가 대비 합리적 분양가에 분양전환을 진행한다.

단지 내부는 지상에 차 없는 설계로 안전성을 높였다. 중앙광장과 테마쉼터, 커뮤니티 가로, 어린이놀이터 등 다양한 조경 공간이 마련돼 여유롭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피트니스, 실내골프장, 사우나, 도서관, 키즈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함께 조성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단지서 도보로 2분 거리에 호원초등학교가 위치해 자녀의 안심 통학이 가능하다. 호계중, 신기중 및 평촌 학원가와도 가까워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 홈플러스, AK플라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호계종합시장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입주민의 편의성을 더한다.

중심 상권
접근성 개선

인근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2027년 완공 예정)과 GTX-C 노선이 지나며, 호계사거리역(가칭, 예정)이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다. 이 외에도 금정IC,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도로망이 잘 구축돼있어 출퇴근과 차량 이동이 수월하다.

분양 관계자는 “합리적 분양가에 안양 핵심 입지와 다양한 장점을 갖춘 대단지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재 39㎡ 타입 193세대 한정 선착순 동·호수 지정 중으로, 관심이 있다면 서두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 중이다.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30-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8층, 9개 동, 총 72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65㎡A 267가구, 65㎡B 134가구, 75㎡A 59가구, 75㎡B 39가구, 75㎡C 23가구, 84㎡A 98가구, 84㎡B 100가구다. 2028년 7월 입주 예정.

전 세대를 남향(남동, 남서)으로 배치했다. 4베이·판상형(일부 세대 제외) 위주로 단지를 구성해 채광과 통풍에도 신경 썼다. 모든 타입에 팬트리 공간과 안방 드레스룸을 적용했으며, 전 세대 창고도 별도 공간으로 제공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시설로는 독서실, 피트니스클럽, 실내골프클럽, 다이닝카페, 게스트하우스, 시니어클럽, 키즈스테이션 등이 다채롭게 들어선다.


신규 지하철 개통·연장 호재
주변 부동산 가치 급등 효과

단지 곳곳에 조경도 신경 썼다. ‘iF 디자인 어워드’서 본상을 수상한 롯데건설의 조경브랜드 그린바이그루브(Green × Groove)가 적용된 중앙광장은 물론 포레가든, 헬시 테라스 라운지도 조성돼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가구당 1.48대로 주변 단지에 비해 넉넉한 주차 대수를 자랑한다.

최대 강점은 편의성이다. 단지 주변에 홈플러스,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이 대형 마트들이 도보권에 자리 잡고 있다. 풍무파출소와 풍무도서관도 가깝다. 인근에 신축 아파트가 없다는 것도 큰 메리트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에 분양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2018년 이후 약 8년 만의 풍무지구의 새 아파트다.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다. 현재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으로 풍무역은 그 결과에 따라 더블 역세권을 누릴 수 있으며, 서울과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5호선이 연장되면 김포공항역서 환승하지 않아도 광화문 등 도심 업무지구(CBD) 이동이 가능하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이미 입증
현재 분양 중인 수혜 단지 어디?

인근에 이마트 트레이더스, 김포시청, 김포시민회관 등이 있으며, 김포시종합운동장, CGV 영화관 등 문화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주변에는 신풍초, 풍무고 등 학교가 많고 사우동 학원가도 가까워 자녀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주거 환경도 장점이다. 도보권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포장릉이 위치해 녹지 조성이 훌륭하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조성된 근린공원도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단지 내 조경이 아니더라도 산책하기 좋다.

▲디애스턴 한남=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원에서 공급하는 민간임대아파트 ‘디애스턴 한남’이 실수요자와 투자를 노리는 수요자들 사이서 주목받고 있다. 지하 3층~지상 15층, 전용면적 59~84㎡ 총 168세대로 구성되는 최고급 아파트다.

한남3구역이 바로 마주한 자리로, 개발 완료 시 뉴타운의 인프라 및 가치 상승을 모두 공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반 아파트는 투자가 어렵지만, 이곳은 민간임대아파트로 전세로 입성해 10년 후 분양 전환하면 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도 낮아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최상의 주거 만족도를 완성해 줄 최고급 설계와 커뮤니티시설도 적용된다. 개별 세대 내부 설계는 면적과 타입에 따른 다양한 특화 설계로 조성된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명성의 주방 디자인업체 콜러(KOHLER)와 유럽 왕실이 선택한 270년 전통의 명품 브랜드 빌레로이앤보흐(Villeroy&Boch)가 주방 디자인 및 인테리어 마감에 함께해 디테일이 살아 있는 주거공간 조성에 힘을 싣는다.

만족도 완성
최고급 설계

세대당 2.17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카페테리아, 피트니스, 사우나, 실내 골프장 등 최고의 퍼포먼스를 제공할 다양한 어메니티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을 조식 서비스, 발레파킹 서비스, 세탁 서비스, 세대창고 등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도 계획돼있어 품격 있는 생활을 지원한다.

한남동의 우수한 인프라를 누리기에는 단연 최고 입지로, 한강 조망권도 즐길 수 있다. 경의중앙선 한남역 도보 약 2분 거리의 초역세권 단지며, 강남과 강북을 잇는 한남대교 초입에 있어 남산1호 터널,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핵심 도로망의 접근성도 매우 좋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