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에 군림하는 억만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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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3.24 07:43:21
  • 호수 1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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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케르델랑 / 갈라파고스 / 1만9000원

일론 머스크(X, 테슬라, 스페이스X),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세르게이 브린&래리 페이지(구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이 6명의 억만장자들의 공통점은 언론, 의료, 쇼핑, 외교, 국방, 소셜미디어, AI, 우주산업 등 전 세계 모든 분야의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모두 미국 국적을 가졌고 서른 살쯤에 막대한 부를 얻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야말로 인류를 구할 ‘구세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프랑스의 유수 경제지들의 편집장을 역임해 온 베테랑 저널리스트 크리스틴 케르델랑은 고작 6명의 테크계 억만장자들이 80억이 넘는 전 세계인의 삶을 결정 짓고 있는 현실에 큰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품었다.

왜냐하면, 전 세계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 브랜드인 애플이나 억만장자 TOP10 리스트에 자주 오르는 LVMH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버크셔해서웨이의 회장 워렌 버핏 등은 우리를 화성에 보내고, 뇌에 칩을 심어 ‘증강인간’으로 만들고, 죽음을 정복하고, 모든 시민이 실시간으로 감시받는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스스로 정부 요직을 차지해 우리 사회를 이원화하겠다고 덤비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정부는 재산이 1조원(10억달러)이 넘는 핵심 인사가 13명에 달해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억만장자 정부’인데 그 어떤 나라도, 어떤 사회 조직도 여기에 대비돼있지 않다. 이 억만장자 인사들은 트럼프 취임과 동시에 재산을 더욱 불렸고, 현재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며 자신들만의 극우 신념을 모든 사람에게 강요하고 있다.

게다가 이 억만장자들은 자신들이 선거로 심판받을 일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예를 들면 일론 머스크는 2023년 프랑스 기자와의 인터뷰서 “미국 대통령은 행동의 자유가 많이 제한돼있다”고 속내를 명확히 밝혔다. 스스로 대통령이 된다면 자신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나 전기차, 암호화폐 사업 등이 실행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우리는 트럼프정부서 활개 치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을 비난하지만 사실 이들의 진짜 목적과 이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일론 머스크가 정부에 개입하는 작금의 행위를 그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횡포로만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메시아적 소명’을 이해하고, 이들의 비전과 파괴적인 기술력이 어떻게 결합돼있는지 안다면, 이미 무한대의 재산을 가진 이들이 장차 이 땅에 어떤 사회를 만들고 우리를 어떻게 영원히 바꿔놓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일찌감치 이들은 좋든 나쁘든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생각이며 우리가 이에 대해 건전한 논의를 하는 공론장을 만들지도 못하게 막는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또 다른 ‘억만장자 정부들’이 연이어 탄생할 것이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공조하고 맞서 싸우면서 억만장자들에 대한 규제를 요구해야 한다. 정부가 막지 못한 재벌들의 횡포를 ‘한 줌’ 시민단체가 막은 사례가 역사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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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