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너무 비싸” 간다, 인천으로

집값 부담으로 서울로 들어오기보다 빠져나가는 수가 많은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을 떠난 사람 10명 중 6명은 경기로, 1명은 인천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은 인구 100명당 순유입자 수를 나타내는 순유입률이 0.9%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24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은 순유출 현상은 1990년 이후 35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6만6000명, 2023년 123만8000명이 서울을 떠났다. 같은 기간 서울로 들어온 인구는 각각 122만1000명, 120만7000명이었다.

서울을 떠난 사람 중 61.3%는 경기로, 9.5%는 인천으로 이동했다. 그중에서도 인천은 0~9세부터 80세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서 인구가 순유입됐다. 시·도별 순이동률은 인천(0.9%), 세종(0.7%), 충남(0.7 %), 경기(0.5%) 순으로 집계됐다. 군·구별로는 인천 중구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순유입률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5년째
순유출

순이동률이란 인구 100명당 전입자 수에서 전출자 수를 뺀 순이동자 비율을 뜻한다. 양수면 순유입률, 음수면 순유출률로 분류한다.

인구이동 사유로는 ‘주택’을 꼽은 사람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24.7%)’ ‘직업(21.7%)’ 등이 뒤를 이었다. 모든 연령대의 인구가 순유입한 건 전국서 인천이 유일하다. 연령별로는 30대(30~39세)가 6400명 유입해 가장 많았고, 40대(40~49세)가 4000명이었다. 50대도 2300명 유입하면서, 직장인(30~59세) 세대가 절반(49.6%, 1만2700명) 가까이 차지했다.


이들의 주된 목적은 ‘내 집 마련’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전입 사유를 묻는 통계청의 질문에 전체의 69.9%(1만7900명)가 ‘주택’이라고 답했다. 수도권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인천으로 유입된 것이다.

검단신도시와 경제자유구역(송도·영종·청라) 등을 중심으로 개발이 지속돼 정주 여건이 좋은 데다 GTX, 서울 5·7호선 연장 등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끼쳤다.

빠져나가는 ‘탈서울’ 행렬
절반 이상 경기…10% 인천행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 때문에 인천으로 이동한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인천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GTX, 지하철 연장 등 교통망의 확충으로 서울과의 지리적인 격차를 좁히고 있어 굳이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하고 서울서 거주할 필요성은 없어졌다”며 “때문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인천, 경기 지역과 격차를 보일수록 가격 경쟁력과 서울 접근성을 갖춘 인천, 경기 아파트를 찾는 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천서 분양 중인 신축 단지.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 52-11번지 일대를 재개발로 공급하는 아파트인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가 임대세대를 분양 매각한다. 2022년 11월 입주한 아파트로 총 10개동, 지하 4층~최고 26층, 799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되는 세대는 110동 전용 39.7946㎡(6세대), 49.9486㎡(19세대)다. 전용 39타입(구 17평형)은 1.5룸, 49타입(구 21평형)은 2룸 소형 평형으로 1인 가구나 신혼 부부 등에게 적합한 구조로 제공된다. 현재 3년차 전세 입주로 갭투자, 실입주 가능하다. 주변 신규 분양가 대비 저렴하며 선착순으로 매각 중이다.

주된 목적
내 집 마련

지상 주차 없는 공원형 단지로 설계됐다. 아이들을 위한 테마형 놀이공간 4개소, 다양한 체력단련 시설을 갖춘 운동 공간 및 커뮤니티 광장을 조성한다. 단지 내 산책로 겸 생활형 트랙을 설치하는 등 건강 친화형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구간 산곡역이 도보 거리에 있어 서울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GTX-B노선 환승역(예정)으로 개발되는 부평역(경인선·인천도시철도 1호선)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노선은 송도국제도시부터 시작해 부평과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 등 서울 주요 도심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된다.

원적산과 장수산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다. 인천 나비공원과 원적산공원, 원적산 체육공원, 뫼골놀이공원 등도 가깝다. 롯데마트(부평점)와 롯데하이마트(산곡점), CGV(부평점), 인천 북구도서관, 인천삼산 월드체육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남단에는 마곡초교와 산곡북초교가 있으며, 청천중학교도 도보 거리에 있다. 인천의 명문고인 세일고와 명신여고, 인천외고 등도 통학 가능하다. 청천학원가도 근거리에 있다.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 인천의 교통 결절점 부평 삼산동에 짓는 ‘위브(We've)’ 브랜드 프리미엄 아파트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이 계약금 1000만원으로 입주 때까지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파격적 조건 변경에 돌입한다. 두산건설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삼산동 191번지 일원 삼산대보아파트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서 공급하는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에 대해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6개동, 총 5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0㎡ 16가구, 52㎡ 22가구, 63㎡ 103가구 등 141가구가 일반에 분양 중이다.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합리적인 주택형으로 구성된 짜임새 있는 설계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계약금 1000만원으로 입주 예정일인 2028년 4월까지 추가비용 부담이 없어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원하는 동과 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만큼, 각 수요자들이 선호에 맞는 동·호수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실거주 의무 기간도 따로 적용받지 않는다. 분양권 전매는 2025년 10월 이후 가능하다.

집값
때문에…

두산건설의 상품과 기술력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 담긴다. 이를 위해 위브(We've)의 5가지 콘셉트인 ▲꼭 갖고 싶은 공간(Have) ▲기쁨이 있는 공간(Live) ▲사랑과 행복이 있는 공간(Love) ▲알뜰한 생활이 있는 공간(Save) ▲생활 속 문제가 해결되는 공간(Solve)을 바탕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평면 설계와 짜임새 있는 공간을 선보인다.

입주민의 주거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장,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가구 내부는 에너지절약시스템, 안전시스템, 웰빙시스템, 디지털시스템 등 다양한 특화시스템이 적용된다.


유리난간 창호, IoT 시스템 등 두산건설만의 특화설계를 적용한다. AI월패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가구 내·외부를 제어할 수 있어 스마트 라이프를 실현시킬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단지 곳곳에 풍부한 조경시설을 갖췄으며, 지상 공간의 공원화로 도심 속에서도 풍부한 녹음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7호선 굴포천역과 인천지하철 1호선 갈산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중동IC), 경인고속도로(부평IC)와 국도 6호선, 봉오대로 등을 이용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향후 GTX-B 노선(예정), D·E노선(계획)과 더불어 대장홍대선(예정) 등의 광역 교통망 개발이 예정돼있다.

도보 거리에 삼산초, 삼산중, 부일중이 자리 잡고 있다. 단지 반경 1㎞대 거리에는 영선고, 삼산고, 진산과학고 등 명문 학군이 있다. 이에 더해 다양한 유형의 학원이 밀집해 있는 삼산동, 상동 학원가를 이용하기 용이해 교육특화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단지 인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삼산시장, 삼산농산물도매시장 등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뉴코아아울렛, 현대백화점, 웅진플레이도시 등이 조성돼있다. 굴포천, 삼산체육공원, 서부간선수로 등 쾌적한 자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 대우건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 일대에 들어서는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의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 321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39층, 13개동, 총 15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68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일반분양 타입별 가구수는 37㎡ 54가구, 49㎡ 88가구, 52㎡ 12가구, 59㎡A 243가구, 59㎡B 72가구, 74㎡A 56가구, 74㎡B 29가구, 74㎡C 35가구, 84㎡A 1가구, 84㎡B 7가구, 84㎡C 5가구, 84㎡D 86가구, 111㎡ 1가구로 구성됐다.


인구 순유입 전국 최고
분양 중인 아파트 어디?

단지는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휴식과 여가를 배려한 조경 설계를 적용했다. 특화 조경 설계한 다목적 오픈 스페이스 ‘그린필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테마 공간 ‘라운지 가든, 힐링 수공간 ‘아쿠아필드’ 등을 비롯해 주민운동시설, 어린이놀이터, 키즈스테이션 등이 예정돼있다.

피트니스와 골프클럽, 작은도서관(Greenery Cafe), 독서실(남/여), 게스트하우스, 파티룸, GX클럽, 어린이집, 사우나(건식), 오픈 독서실, 멀티룸, 공유오피스, 시니어 클럽 등 대단지에 걸맞은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해 입주민들의 주거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동향·남서향 위주로 동을 배치해 조망과 채광, 개방감을 확보했다. 전용 49㎡ 이상 타입(일부 타입 제외)에서는 드레스룸을 제공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누릴 수 있다. 전용 74㎡ 이상부터는 타입에 따라 팬트리, 알파룸 등을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이 밖에도 안전, 편의, 친환경 그린 시스템 등 푸르지오만의 특화 시스템, 특화설계 등을 적용해 입주민들의 주거 가치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혜택들

분양 조건은 계약금 5%, 중도금 60%, 잔금 35%이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이자후불제가 적용되며, 전매제한기간은 1년이다.

단지는 바로 앞에 학익초 인주중 인하사대부속중·고와 인하대까지 모두 인접해 있다. 단지는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을 도보권으로 이용 가능하며, 학익JC를 통한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소형 타입이 다수 구성돼있는 만큼 대학생 및 학교 교직원들의 임차 수요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을 도보권으로 이용 가능하다. 인천보훈병원, 인하대병원, 현대유비스병원 등 의료시설, 홈플러스, 학익시장, CGV, 법조타운 등의 생활편의시설들로 접근성이 우수하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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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