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의대교육 정상화 노리는 김택우

‘의정 갈등’ 해결할까

[일요시사 취재 1팀] 안예리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이 정부와의 강경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김 회장은 정부에 2025학년도 의료교육을 정상화시킬 ‘마스터플랜’을 촉구하며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의료계는 앞으로 김 회장이 ‘마스터플랜의 키’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제43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서 1위를 차지했던 김택우 후보가 지난달 7일 2차 결선 투표서 최종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6개월 만에 탄핵된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였다. 김 회장은 공약을 통해 ▲의료정책의 중추가 되는 의사협회 구축 ▲의사의, 의사에 의한, 의사를 위한 의협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 정상화 등을 내걸었다. 김 회장은 앞으로 2027년 4월 말까지 의협을 이끌게 된다.

면허정지
사직 조장

김 회장은 대정부 투쟁에 있어 강경파로 분류되며, 의대 증원 중지 및 교육 정상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회장 출마 당시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 농단’이라 지칭하며 정부에 모든 의료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로써 김 회장이 이끌 의협은 대정부 강경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기정사실화됐다.

김 회장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과 함께 전공의 집단 사직을 조장해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혐의로 의사면허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2월 김 회장은 의대 증원 반대 집회서 “함께 투쟁해야 한다”며 시위에 앞장섰다.

같은 달 2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회원 300여명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70%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서 김 회장은 “40개 의과대학이 있는데 20여개를 더 만들면서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내가 아는 윤석열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법에 밝다. 법으로 할 것이 있고 대화로 해야 할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정책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아올 수 없다”며 “의료 전문가로서 향후에 닥칠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이기주의가 되느냐”고 호소했다.

집회 여파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김 회장과 박 위원장에게 의사 면허 자격 3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의대 정원 증원 저지 궐기대회’ 당시 이들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회장은 “여러분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 기필코 정원 저지를 위해 앞장서겠다. 저 혼자 면허 취소하고 던지지 않겠다”며 “13만 대한민국 의사가 동시에 면허가 취소되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우리가 이 전쟁서 승리한다”고 발언했다.

정부와 강경투쟁 시동
‘의대 증원 중단’ 촉구

박 위원장은 “투쟁이 필요하다면 서울시의사회가 앞장서겠다”며 “저 박명하는 의사 회원과 국민을 위한 저지 투쟁서 저 개인의 희생을 영광이라는 각오로 오로지 저지 투쟁의 최선봉에 서겠다”고 말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김 회장은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중단해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서 기각됐다. 그는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은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촉발하는 독단적이고 과도한 정책”이라며 “14만 의사 회원과 2만 의대생들의 자발적이고 정당한 의사 표현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법률상 근거도 없는 무리한 겁박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면허정지 처분은 우리의 투쟁 의지를 더욱 견고히 할 뿐임을 명백히 밝힌다”며 “우리의 정당한 투쟁서 발생하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것이다. 향후 추가적인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도 흔들림 없이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김 회장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의료계 현안 대응 방향에 대해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궐위 상태므로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며 의대 증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또 의대 교육과 전공의 수련 정상화에 확고한 입장을 밝히며, 논의 여지가 있는 대안을 정부가 먼저 제시하기 전까지 의정 간 협의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김 회장은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논의에 앞서 반드시 2025년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상태로는 도저히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음을 인정하고 명확한 계획과 방침을 공표해야 의료계도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계획을 논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회동
마스터플랜

김 회장은 2025학년도 증원에도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2026학년도와 더불어 올해 증원 계획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2025학년도 증원은 받아들이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증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교육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정부에 묻고 싶다”며 반문했다.

그는 “의협이 그간 협의체서 탈퇴하는 방식으로 항의 표시를 했는데 이 부분은 한계가 있어 앞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아젠다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신설을 진행하고 있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공정성과 구성 등이 불합리하다고 본다”며 “공정성과 합리성을 담보로 하는 위원회에서는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경영자나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어 “올바른 법안이 만들어지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대생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의협 내 구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의협의 새 집행부 명단도 공개됐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운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박 부회장은 “이전 의협 집행부와 소모적인 갈등이 진행된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 집행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며 “같은 목적을 갖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현재 의료 사태의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 회장은 주말에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날 만남을 통해 2026년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문제와 ‘의정 갈등’ 현안에 대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이 부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 부총리가 김 회장과 상견례를 통해 비공개로 만났고 올해 증원에 따른 교육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의대 증원이든 감원이든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서 서로 욕먹을 각오로 담판 짓자”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정원
시급하다

교육계에선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축’에 대한 얘기도 나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이 부총리와 의협회장이 처음 만난 자리였고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반박했다.

최근 대학 총장들과 만난 자리서 이 부총리는 지난 1년간 의대 증원 문제로 인해 겪은 힘겨움을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고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나와 있지만 실상은 교육부 장관에게 결정권이 없고 대통령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정부 내에서도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의견이 분분하다. 대통령실과 복지부는 의대 정원 축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정 갈등 주무 부처인 복지부서도 반대 의견이 강하다. 의정 갈등 실무를 지난 1년 동안 총괄한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대 증원을 되돌릴 거면 지난 1년간 왜 그렇게 환자들을 힘들게 했냐”며 “핵심 정책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꿔야 한다”고 질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는 합격자가 발표된 지금까지도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취소를 요구해 왔다”며 “저자세 대응으로는 전공의도, 의대생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입장이다. 사직 전공의 복귀율이 2.2%로 미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각 의과대학에서는 정부 방침인 2000명 증원을 반영해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공지했다. 하지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변동이 생긴다면 각 대학들은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의대 정원은 정부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 만큼 전체 의대 정원을 몇 명으로 할지, 각 대학별로 어떻게 배분할지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욕먹을 각오로 담판 짓자”
“과거같이 끌려가지 않겠다”

의협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0명으로 하거나 2025학년도에 증원된 만큼 덜 뽑아야 의대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주장했다. 이 부총리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지난 1년간 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의대생들은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줄여야 의대생들에게 명분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 유인책으로 수련 및 입영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공의 수련 규정은 사직 후 1년 내 복귀를 제한하고 있지만 전공의가 사직 전 수련한 병원과 전문과목으로 복귀하는 경우에는 수련 특례 조치를 통해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직한 의무사관 후보생이 수련에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후 의무장교로 입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의협은 이런 정부의 유화 조치에도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부터 내놔야 한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후속조치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 조치와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점 검토 입장을 밝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 사과도 했지만 완고한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김 회장은 “과거같이 정부 정책에 끌려가지 않겠다”며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결자해지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했다. 이들이 새 학기에 모두 복학할 경우 2025학번 신입생을 포함해 최대 7500명가량이 한꺼번에 1학년 수업을 듣게 된다.

최근 정부 회의서 이 부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서울대 의대생들 대다수도 이번 학기에 복귀할 것 같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의대 정원을 제로베이스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서 복귀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에는 교원 증원과 시설·기자재 확충, 의대교육 혁신 지원 등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총 6062억원 예산을 투자하겠다”며 의대생들 복귀 시 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이어
강경파

일각에선 2026학년도 신입생을 아예 뽑지 않거나 줄여서 뽑은 후 2024·2025학번을 올해와 내년에 분산해 수업을 듣게 하는 방법도 제기됐다. 대다수의 대학교가 3월에 개강을 앞두고 있는 만큼 2026년 의대 정원은 내달까지 확정해야 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서 ”3월 신입생이 돌아오기 전에 의협과 빨리 협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박단 신임 부회장 MZ 의사 대표로 등장

지난해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 사태를 앞장서 주도했던 박단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부회장 선임이 눈에 띈다.

대한의협 김택우 회장은 “새로운 의협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적의 인선을 완료했다”며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을 부회장으로 임명했고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제43대 의협 집행부서 13명의 부회장 중 80,90년대생은 박 위원장이 유일하다.

그는 올해 나이 만 34세로 가장 젊은 나이로 부회장이 됐다.

지난달 19일에 마감한 사직 전공의 모집 결과, 전체 사직 전공의 9220명 중 2.2%인 199명이 지원했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은 “정부에 이렇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며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언제까지 발악할 것이냐”며 “지난 6월 교육부 이주호 장관을 만나 진작에 이렇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더니 그럴 리 없다고 했다”며 “플랜 B가 없겠냐? 정부를 무시하지 말라더니 어떻게 된 것이냐”고 일침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잘못을 했으면 시인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태 수습도 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면 누가 해결해 주겠느냐”며 “당신들 때문에 의료가 무너지고 있다. 무리해서 강행하셨으니 수습할 대책을 가져오라”고 조치를 촉구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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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