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으며 걷는 길 ②오대산 선재길 & 밀브릿지

‘바스락바스락’ 만추의 산책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따라다니는 만추의 산책은 유독 즐겁다. 기분 탓만은 아니다. 낙엽 밟는 소리에서 나오는 고주파가 정신을 맑고 상쾌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낙엽 쌓인 길을 걸으면 신체 건강과 함께 정신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낙엽비’ 내리는 이 계절에 열심히 걸어야 하는 이유다.

낙엽 밟으며 걷기 좋은 길로 오대산 선재길 만한 곳이 없다. 선재길은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숲길로 지금의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신도들이 두 절을 오가던 길이다. 월정사 일주문서 시작한다면 상원사까지 약 10㎞ 코스로 결코 만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길이 평탄해 걷기 어렵지는 않다.

전나무 숲길

월정대가람(月精大伽藍)이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월정사의 자랑이자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으로 꼽히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산책로가 어찌나 반질반질하고 반듯한지 걷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흙길의 촉감을 고스란히 느끼고자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다.

피톤치드 한가득 마시며 걷는 길, 좋은 문구가 힐링의 기운을 더해준다. ‘크게 호흡하고 숲의 친절함을 느껴보라.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저 걸음을 즐기라. 그저 걷는 것이다.’ 곳곳에 걸린 문구들을 읽으며 걸으니 걷기의 깊이가 달라지는 기분이다.

전나무 숲길 끝에 월정사가 나타난다. 여기서 월정사 옆 오솔길로 가는 방법과 월정사 경내를 통과하는 방법이 있다. 이왕이면 경내로 들어가 월정사의 명물인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을 감상하길 추천한다. 정교한 석탑과 그 앞에 공양을 올리는 듯한 자세의 석조보살좌상이 쌍을 이룬 모습이 흥미롭다.


두 유물 모두 국보로 지정돼있는데 석조보살좌상 경우 경내에 있는 건 복제품이고 진품은 성보박물관에 전시 중이니 참고하자.

석탑을 관람한 후 범종과 법고가 있는 누각(종고루, 鐘鼓樓) 쪽으로 걸어가면 월정사 밖으로 나오게 된다. 길 건너편에 본격적인 선재길 진입을 알리는 입구가 등장한다. 전나무 숲길과 월정사가 일종의 몸풀기 구간이라면, 여기서부터가 선재길 본 구간이라 할 수 있다.

오대산 선재길과 평창의 자연 및 문화 탐방

계곡과 숲, 온통 자연으로 뒤덮인 오솔길이 9㎞ 정도 이어지는데 가을이면 단풍과 낙엽을 한껏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늦가을에는 수많은 나무에서 떨어진 잎들이 켜켜이 쌓여 두툼한 낙엽 카펫이 깔린다. 폭신폭신한 카펫 덕일까? 오래 걸어도 피로하지 않다.

선재길은 자연 속에 역사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철길 구간을 시작으로 조선사고길, 거제수나무길, 화전민길, 왕의길 등 지역 역사를 담은 5개 테마 구간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된 일제강점기 제재소 터, 화전민 터 등을 알리는 안내판도 설치돼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본의 이야기, 일제강점기 때 오대산 산림 반출을 목적으로 상원사까지 협궤레일이 깔렸다는 이야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오대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여러 다리가 나타난다. 돌다리, 나무다리, 출렁다리 등 재질도 형태도 다양한데 가장 인기 있는 포인트는 섶다리다. 기둥은 나무로 돼있고 상판 옆으로 나뭇가지들이 삐져나온 독특한 모양새로 눈길을 끈다.


안내판 설명에 따르면 ‘섶다리는 잘 썩지 않는 물푸레나무나 버드나무로 다리 기둥을 세우고 소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다리 상판 위에 섶(솔가지나 작은 나무 등의 잎이 달린 잔가지)을 엮어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다리’라고 한다. 선재길의 운치를 살리는 섶다리는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런 다리들은 선재길과 도로를 잇는 역할을 한다. 전 코스를 완주하기 힘들다면 원하는 곳에서 빠져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다리로 연결되는 여러 진출입로에 버스 정류소가 있다. 각자 체력에 맞는 만큼만 걸어도 된다는 점이 선재길의 장점이기도 하다. 단 버스가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므로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선재길 초입에 월정사가 있다면 마지막에는 상원사가 기다린다. 잠시 시간을 내 상원사까지 들러볼 일이다. 고 신영복 교수가 쓴 글씨가 담긴 표지석을 지나 짧은 오르막길을 올라 상원사에 이른다. 월정사보다 높은 위치라 전망이 시원하다.

오대산에 안긴 산사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경내에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종 중 가장 오래됐다는 상원사 동종(국보)과 예배의 대상으로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동자상인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같은 귀한 국가유산도 있다. 

오대산 내 만추 산책 코스로 추천할 만한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방아다리약수터를 중심으로 조성한 자연체험학습장 밀브릿지다. 이곳에 들어서면 울창한 전나무 숲이 반기는데 ‘산림 왕’이라고 불렸던 고 김익로씨가 수십 년에 걸쳐 가꾼 숲이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된 산자락이 한 개인의 정성으로 오늘날 아름다운 숲으로 변신한 것이다.

숲속에 들어선 수수한 건축물이 매력을 더하는데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이다. 건축물들은 각각 숙소, 카페, 갤러리 등의 쓰임을 갖는다. 하룻밤 묵으며 숲을 온전히 느껴도 좋고 반나절 코스로 잠시 숲길을 걸어도 좋다. 3개 산책로가 있으며 모두 20분 안팎 코스라 가볍게 걸어볼 만하다. 군데군데 눕거나 앉을 수 있는 벤치도 마련돼있다.

산책을 마친 후에는 약수로 목을 축이자. 방아다리약수는 조선시대에 발견됐으며 약수터 주변이 디딜방아 다리 형상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한다. 탄산, 철분 등이 함유되어 특유의 맛이 강하다. 이 때문에 물맛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밀브릿지는 유료 시설로 입장료는 어른 기준 3000원이다. 

요즈음 평창서 뜨는 여행지를 말할 때 실버벨교회를 빼놓을 수 없다. 언덕 위에 자리한 이국적인 건축물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내부도 개방돼있는데 화목 난로와 아치형 창문으로 포인트를 살린 예배당 분위기가 따뜻하다. 교회로 올라오는 길에는 알파카, 포니, 산양 등이 사는 작은 동물농장도 관람할 수 있다.

삼양라운드힐(전 삼양목장)은 언제 방문해도 눈과 마음이 트인다. 대관령 고원지대에 펼쳐진 드넓은 초지와 젖소, 양떼, 풍력발전기가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거대한 목장을 따라 5개 테마, 총 4.5㎞의 목책로가 조성돼있으며 해발 1140m 꼭대기에는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동해전망대가 있다. 양몰이 공연, 타조 먹이 주기, 양 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은 물론, 이곳에서 생산한 유기농 우유를 이용한 각종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삼양라운드힐

대관령면 횡계리에는 오삼불고기 거리가 형성돼있다. 이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바다와 가까워 쉽게 구할 수 있던 오징어와 고랭지 채소, 여기에 돼지고기를 더해 오삼불고기를 만들어 파는 곳이 많았다. 지금도 여러 식당서 오삼불고기를 맛볼 수 있으며 집마다 양념과 재료, 조리법은 조금씩 다르다. 채소를 넣어 볶아 먹는 스타일, 채소 없이 숯불에 구워 먹는 스타일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밀브릿지→오대산 선재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밀브릿지→오대산 선재길 
-둘째 날 삼양라운드힐→실버벨교회→오삼불고기 거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오대산국립공원 www.knps.or.kr/odae
-월정사 http://woljeongsa.org/
-밀브릿지 www.millbridge.co.kr
-삼양목장 www.samyangfarm.co.kr
-평창문화관광 https://tour.pc.go.kr

운영 정보
밀브릿지 운영시간: 09:00~18:00(시기별로 변동 가능), 주소: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로 1011-26, 휴무: 연중무휴,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만 65세 이상 2000원, 어린이(만 6세~초등학생) 1000원 

문의 전화
-오대산국립공원 사무소 033)332-6417
-월정사 033)339-6800
-밀브릿지 033)335-7282
-삼양목장 033)335-5044
-평창군종합관광안내소 033)330-2771

대중교통
-버스 서울-진부, 동서울터미널서 하루 8회(06:40~20:2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진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225·226·227번 버스 이용, 월정사 정류장 하차.(선재길) 진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223번 버스 이용, 방아다리약수터 정류장 하차.(밀브릿지)


*문의: 동서울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 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진부시외버스터미널 033)335-6307 평창군 대중교통정보 www.pyeongchang-pti.kr

-기차 서울역-진부역, KTX 하루 9회(06:01~22:11)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진부역서 택시 이용.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진부톨게이트→진부IC교차로서 진부(오대산)역 방면→오대교교차로서 주문진·오대산 방면으로 회전교차로 9시 방향→경강로→월정삼거리서 주문진·오대산·월정사 방면 좌회전→월정사 주차장
-영동고속도로→속사톨게이트→속사IC교차로서 주문진·진부 방면 좌회전→속사삼거리서 인제·창촌 방면 좌회전→1.9㎞ 직진 후 방아다리약수 방면 우회전→밀브릿지

숙박 정보
-화이트캐빈: 봉평면 태기로, 033)333-7444, http://www.whitecabin.com/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옴뷔: 진부면 오대산3길, 033)333-6500, www.omv.co.kr
-켄싱턴호텔 평창: 진부면 진고개로, 1670-7462, www.kensington.co.kr/hpc

식당 정보
-납작식당(오삼불고기): 대관령면 올림픽로, 033)335-5477
-도암식당(오삼불고기): 대관령면 대관령로, 033)336-5814
-진태원(탕수육): 대관령면 횡계길, 033)335-5567
-나폴리피자(화덕피자): 대관령면 경강로, 0507-1435-3657

주변 볼거리
하늘목장, 대관령양떼목장,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등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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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