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터진 당정 갈등 막전막후

길목마다 사사건건…헤어질 결심?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틈만 나면 싸운다. 싸우는 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러브샷도 소용없었다. 이제는 관계 회복이 어렵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 명은 굴복시키려, 다른 한 명은 탈출하려고 애쓴다. 이 정도면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이제 놔 주는 게 차라리 편해 보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예정돼있던 오찬이 취소됐다.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된 두 인물의 만남이 추석 이후로 미뤄졌다. 한 대표 체제의 인선이 완료된 만큼 당정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추석 이후지만 공식적으로 확정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또 시작된 
주도권 잡기

대통령실은 일정을 연기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연기했고, 민생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라며 만찬 일정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료개혁을 두고, 당정 갈등이 또다시 분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당정 갈등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오찬은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자주 만나자며 마련된 자리였던 만큼 화해의 제스처를 서로 취하는 모양새였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차별화를 꾀해 독자적인 노선 꾸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제는 사실상 완전히 등돌린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헤어질 결심을 한 듯 단호한 모습도 아른거린다. 대통령실도 예정됐던 오찬 취소 소식을 추경호 원내대표에게만 전달하고, 한 대표 측에는 전하지 않아 한 대표에게 고스란히 되돌려줬다.


윤 대통령은 공식 브리핑서 당정 갈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둘의 불편한 기류가 계속되고 있다. 두 인물의 갈등은 이번이 공식적으로 다섯 번째다.

갈등의 시작은 한 대표(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된 사과 요구로 지난 1월에 불거졌다. 이후 총선 직전, 이종섭 국방부 전 장관과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2라운드를 맞이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갈등은 22대 총선 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서 다시 떠올랐다. 바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다. 이후 지난달에는 광복절 특사 명단 중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포함된 것을 두고 한 대표가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불안한 두 인물의 관계는 이뿐만 아니다. 당내 인선과 관련해서도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정책위의장 유임 및 사퇴를 두고서도 친윤(친 윤석열)계와 충돌했다. 최근에는 윤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서도 본격적으로 갈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윤정부는 의료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의대 인력 증원을 추진해 왔다. 

지난 2월 의료개혁 4대 과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2025년부터 ▲5년간 의대 정원 본격적인 증원 ▲전공의 수련 환경개선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면허관리 선진화 등 의료인력 확충 방안 등을 띄웠다. 초기 여론은 정부에 유리한 국면이었다.

다섯 번째 충돌 “이제 화해 어렵다”
단순 중재안 때문? 설득 시도 없어

그러나 전공의, 전문의 등 의료 현장서 반기를 들었고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예상했던 밑그림과는 다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지금껏 의사와 싸워서 승리한 정부가 없다지만 의정 갈등서 윤정부는 여전히 단호한 태도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의료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전공의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000명가량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의 출근율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사직 여부 미응답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보류하며 버티는 지방 수련병원들은 최근 이들을 일괄적으로 사직 처리하고 있다.

특히 응급실은 무너지기 직전이다. 전문의들도 잇따라 사직서를 내며 병원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 분명 의료개혁은 필요하나, 문제는 지금 사태가 돌아가는 방향성이다. 의대생 1학년도 유급이다. 결국엔 돌아온다고 예상하던 정부 입장과는 달리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의사와 정부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병상 위 환자들만 죽을 맛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대표가 지난달 25일 고위당정협의회서 의정 갈등 사태 해소를 위해 정부에 의대 증원 보류를 제안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통령실은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그 사이 한 대표는 박단 전공의협의회 회장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는데, 이마저도 언론에 공개돼 박 회장이 유감을 표했다. 

대통령실로부터 퇴짜 맞은 한 대표는 예상했던 일인 듯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그는 “당이 민심을 전하는 것이고 그에 맞게 의견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민의힘 소속 보건복지위 여당 위원들을 만나 의정갈등 해법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추 원내대표도 한 대표가 띄운 의대 증원 보류 의견을 전달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대강
대치 중

일련의 사태에 관해서는 두 가지 관점서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의대 증원 유예가 실제로 실효성이 있는지의 여부고, 나머지 하나는 갈등에 대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첫 번째 실효성 문제는 보건복지부 입장서 ‘증원 유예’를 한다고 해도 몇 명의 전공의들이 복귀할지 알 길이 없다. 이미 취업을 한 전공의도 있고, 개원을 준비하는 등 전공의마다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에 처한 상황에 따라 유예안을 찬성 또는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셈인데 전공의들마다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머지 하나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까지 확전될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고위당정협의서 꺼내기 전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서의 선제적 대응으로 불필요한 분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대 증원 문제가)원내대표와 협의되지 않았다. 의견을 모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반대하면 설득했어야 한다. 뭐라도 방법을 써야 된다고 했으면 간단했던 문제”라며 “대통령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 중이고, 보건복지부도 매일같이 매달려 있는 상황이다. 특정 사안을 언론에 미리 흘려 논란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중재안 때문에 화가 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본인을 설득하기 위한 약속을 잡거나 액션을 취하지 않았던 데서 서운함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이끌고 가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대부분도 여기에 공감한다. 원론적으로는 당이 정부가 못하면 비판하며,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게 그의 인식이다. 실제로 과거의 정부여당은 수직적 당정 관계로 질질 끌려다녔다.

이 같은 한 대표의 기조는 당내 주류인 친윤계에게 반감을 사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불협화음을 유발시켰다. 당초 한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수직적 당정 관계가 우려됐으나, 보기 좋게 이를 깨버렸으며 나아가 윤 대통령과 다른 독자적 노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당헌·당규 위반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힘의힘 당헌 8조에 따르면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책임지며, 당정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이웨이
독자노선

여의도 정가에 밝은 한 정가 관계자는 “대선 상황이면 다를 수 있는데, 당은 언제든 협의해서 풀어야 한다”며 “국정운영이 잘못됐으면 방향을 바꾸도록 설득하고, 건강한 당정 관계로 이끌어야 한다. 차별화는 건강한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민심의 측면서 한 대표에겐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여론을 철저하게 신경쓰는 성격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묵과하기는 힘들 듯 보인다. 한 대표 측은 되레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면서 “해결 대안을 제시하라. 국민의 건강을 놓고 베팅하는 일과 다름없다”고 타격했다. 

이를 두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의 행보가 내부 총질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미 한 대표는 내부 총질을 하는 인물이라는 프레임마저 씌워졌다. 채해병 특검법으로 여야 간 기싸움을 벌이던 상황서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띄우면서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던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자신만의 독자노선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선 한 대표 입장에서는 부득이하게 대통령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반면, 대통령실은 “나를 따르라”며 한 대표를 압도하려는 액션을 취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한 대표의 지지율은 어느 정도 분리된 듯 싶지만 한 대표가 이를 더욱 확실히 하려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압박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제3자 특검법의 키는 한 대표가 쥐고 있다. 

또 최근의 ‘바지 사장’이라는 프레임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도 해석되는데, “급하면 민주당이 발의하라” 등 한 대표의 말은 계속 바뀌기도 하고 때론 침묵하기도 한다. 당내서도 여러 정치적 사안들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한 대표가 아무리 당내 의원들을 설득한다고 해도 제3자 특검법 발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입장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
한 대표, 대통령서 완벽한 독립 꿈꾸나

한 대표의 차별화 시도는 그동안 무위에 그쳐왔던 만큼 무리하면서까지 이들을 설득시킬지도 의문이다. 

이번마저 실패에 그친다면 한동안 또 잠잠하게 용산 눈치를 봐야 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리더십에는 타격을 받고, 정치력마저 의심받게 된다. 한 대표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격적으로 계파 전쟁에 불을 붙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대표의 의견에 동조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정 관계에 균열이 가는 모습을 앉아서 구경만 하겠다는 셈이다. 덕분에 여야 대표 회담서도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얘기가 나왔다. 

이번에 패배하는 쪽은 거의 몰락 수준으로 설 곳을 잃는다. 한 대표가 지금껏 양보를 몇 번 해왔지만 의료개혁 문제는 물러날 기미가 없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건과 달리 이번에는 민생과 직결된 문제라 목소리를 계속 낼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개혁은)국민의 생명 건강권과 직결돼있다. 정부여당이 독박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을(한 대표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와의 협의는 선택이고 (그의)결재를 받는 게 의무는 아니다. 서운할 수도 있지만 당 대표를 흔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후 한 대표는 민주당을 공격하면서도, 대통령실도 견제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패싱 등 독자 행보로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친윤계 일색인 당내서 한 대표의 세력은 많지 않은 만큼 당외 세력을 꾸리겠다는 의지가 강한 셈이다.

대통령실도 마찬가지다. 친윤 세력을 동원해 한 대표를 견제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중재자로 나선 이유는 중재가 필요할 정도로 급한 사안이었을 뿐, 당정 갈등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이쯤 되면 
결별할 때?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변한 상황에 맞게 플랜을 다시 짜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한 대표 입장서 볼 때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두 인물이 사사건건이 부딪히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료개혁 당정 갈등 의대 교수들 입장은?

힘을 합쳐도 모자른 판에 여당의 대표와 대통령실이 제대로 맞붙었다.

이런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유예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 측은 “집권 여당이 현재 의료붕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 정원인 1509명 증원이 불합리하고 근거 없이 진행됐다는 게 국회의 청문회를 통해서 확인됐지만 유지하는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2000명 증원을 고집 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실제로 의료공백이 곧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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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