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인택시 휴무제를…’ 서울시-법인택시 이상한 교감

당사자 빼고 주변인끼리 밀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이권다툼이 치열하다. 택시 강제휴무제인 부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 국토교통부가 부제와 관련한 행정예고를 하자 법인택시는 서울시와 은밀한 만남을 진행했다. 만남으로 인해 결정된 것은 없지만 중립을 지키지 못한 서울시에 대한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택시 강제휴무제인 택시부제가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택시 부제의 운영 권한을 약 2년 만에 지방자치단체로 되돌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개인택시 업계의 반발로 상황은 잠시 소강상태에 진입했다. <일요시사>는 이런 상황에 서울시가 법인택시 관계자와 부제와 관련해 미팅을 진행한 사실을 파악했다.

미팅 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6일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의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택시 부제의 운영, 변경, 해제 등을 지자체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 11월 심야택시 수가 부족해지면서 택시 대란이 빚어지자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자체서 부제를 일괄 해제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서 부제를 계속 운영하거나 재도입하려면 택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던 중 정부는 지난달 16일, 2년 만에 지자체가 각자 여건에 맞춰 부제를 운영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현재 택시난이 심야에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제 운영 권한을 지자체에 넘기는 취지는 부제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제 해제의 효용성이 다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개인택시 운전사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 행정예고 게시판에는 택시 부제 재시행을 반대하는 의견이 1400건 이상 제기됐다. 개인택시는 자영업이나 마찬가지인데 휴무 강제는 부당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발이 심해지자 국토부는 의견을 수렴해 늦어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는 운영기준 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큰 우려를 고려, 이양하지 않는 방안을 비롯해 다양한 방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행정예고 이후 만나
택시 3부제 관련 논의 진행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토부의 행정예고 이후 법인택시 관계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해당 미팅에서는 택시 3부제(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내년 도입에 관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택시 부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개인택시 관계자를 제외하고 해당 미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계속되는 택시 부제와 관련한 개인·법인택시 간의 갈등에 지자체서 한쪽편을 들어줬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합은 개인택시 부제가 도입 당시의 취지가 대부분 희석됐기에 부제의 영원한 폐지를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며 “그런데도 서울시가 당사자인 개인택시 관계자를 빼고 의견을 모으는 상황이 벌어져 황당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3부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하는 미팅이 아니었다. 10년 넘게 거의 매일 있었던 법인택시는 부제를 도입해달라, 개인택시는 부제를 도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듣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부제에 관한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온다는 행정예고 이후 받은 많은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서울시 내부서도 부제 부활에 대한 논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법인택시의 일원인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는 <일요시사>의 서울시와 진행된 미팅에 관한 질문에 “전혀 모른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실제로 서울택시정책심의위원회에는 아직 부제와 관련한 의결사항이 올라오지 않았다. 다만 법인택시 측이 국토부 심의 규정 요구조건 3가지 중 2가지 이상을 충족했다며 요구했다면 조만간 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원처리 격 만남이었을 뿐”
작년 3월에도 심의대상 올라

지난해 3월에도 법인택시 측이 요구조건을 충족했다며 심의를 요구하자 서울시는 국토부에 택시 부제에 관한 심의를 요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요구조건은 ▲최근 3년간 법인택시(운송량, 매출 등) 4분의 1 이상 감소 ▲택시 운송수요 전국 평균 이상 ▲부제 운영 결과 등이다. 

현재 법인택시 측은 부제 해제 이후 개인택시가 과잉 공급되면서 경영난이 심화됐고, 기사 구인난 등이 발생했다며 부제 재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택시의 과잉 공급으로 택시 운송 수요가 전국 평균 이상이 됐으며 법인택시의 인력이 부족하고 부제 운영 결과로 경영난이 심화됐으니 국토부의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서울개인택시연합회 한 관계자는 “법인택시 측이 주장하는 경영난이 개인택시와 관련이 있다는 데이터는 없다”며 “오히려 티머니의 택시 운송 수익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부제 해제 이전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도 법인택시의 국토부 심의 규정 요구조건을 만족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회부한 적이 있다”며 “당시 국토부서도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의견을 조율하라고 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자체라면 부제 해제 이후 줄어든 택시난으로 편의를 얻고 있는 시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일부의 이익을 위한 이야기만 듣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 서울택시정책심의위원회의 일원은 “법인택시가 개인택시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 시에서도 법인택시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심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긴 하다”면서도 “지금 법인‧개인 가릴 것 없이 근본적인 택시 정책을 심의 대상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편파적?


그러면서 “현재 택시 산업이 사양 산업이 된 상황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2년마다 택시요금을 검토하고 택시 월급제 도입 등 여러 정책적인 방면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니냐. 서로의 수익을 뺏기 위해 활동해야 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일침을 놨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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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