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선감도 ⑫어린 자식을 수용소에 두다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4.07.22 04:00:00
  • 호수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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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자기들만의 장난은 아니어야지.” 김영권의 <선감도>를 꿰뚫는 말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청춘을 빼앗긴 한 노인을 다뤘다. 군사정권에서 사회의 독초와 잡초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강제로 한 노역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청춘을 뺏겨 늙지 못하는 ‘청춘노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정문을 들어서자 빼빼 마른데다가 버짐과 기계충 투성이의 아이들이 음울한 눈길로 용운을 쳐다보았다.

엄마는 용운을 복도에 기다리게 해놓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곧 문이 닫혔다. 용운은 불현듯 두려움을 느꼈다. 

한번 들어간 엄마는 좀처럼 나올 줄을 몰랐다. 한참 기다리다가 지친 용운은 문 앞으로 다가서서 안쪽의 동정을 살피려고 문틈에 귀를 바싹 댔다. 그 순간 웬일인지 엄마의 애원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애원하는 엄마

“좀 부탁드립니다. 염치없지만 사정이 너무 어려워 그러니 제발 일년만 좀 거두어 주세요. 제가 식당에서 일을 해 일년 후엔 꼭 와서 데리고 가겠습니다. 선생님, 제발 좀 도와주세요.”


그러자 굵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 아줌마 참 끈질기네. 글쎄 몇 번을 말해야 돼요? 아, 전쟁고아만 해도 다 수용하지 못해 쩔쩔매는 판국인데, 부모가 버젓이 살아 있는 애를 대체 어떻게 받으라고 자꾸 떼를 쓰는 겁니까, 네?”

“제가 이렇게 빌겠습니다.”

“백번을 말해도 소용없으니 일찌감치 그냥 돌아가세요. 우리도 지금 무척 바쁘단 말예요. 아니, 식당에 데리고 들어가면 될 텐데 왜 그래요?”

“그럴 형편이 안 되어서요.”

용운의 눈에 눈물이 핑글 돌았다. 세상 천지가 별안간 뒤흔들리는 듯싶었다. 그토록 자애로운 엄마가 어린 자식을 고아원에 버리려 한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어린 나이에 엄마와 생이별을 해야 한다니! 용운은 다리가 마구 후들거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어머니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사무실을 나왔다. 용운은 다짜고짜 눈앞의 검정 치마폭에 얼굴을 파묻고 매달려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나 다 알어. 날 여기 떼놓고 가려는 거지? 왜 그래, 엄마? 나 엄마 말 잘 들을게, 우리 같이 살아, 응?”

엄마는 아무 대꾸 없이 아들의 물기 어린 눈동자만 내려다보았다. 엄마의 눈을 올려다보던 용운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치마를 다 적시는 줄도 모르고 서럽게 울어댔다. 엄마도 눈물을 흘리며 용운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얼마 후 모자는 다시 서울역에 도착했다.

엄마는 매표소로 가서 잠시 기웃거리다가 오더니 용운을 의자 위에 앉히곤 말했다.

“아직 차시간이 좀 남았구나. 너 배고플 테니 뭣 좀 먹어야겠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거라.”

“나 배 안 고파. 정말이야.”

“전쟁고아도 수용 못해”
서울역에 버려진 용운이

용운은 이상스런 기분이 들었는지 팔딱 일어서며 말했다.

“저기 가서 찹쌀떡하고 사이다라도 사올 테니 가만히 앉아 있거라. 알았지?”

“어, 엄마, 나도 같이 갈 거야.”


“자꾸 그러면 서울 사람들이 촌아이라고 흉본단다. 아까 엄마 말 잘 듣는다고 해놓구선.”

그 말에 용운은 저도 모르게 붙들고 있던 엄마의 치맛자락을 놓곤 대합실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래, 착하지, 우리 애기. 엄마 금방 갔다 올게.”

용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엄마는 용운의 등을 한번 어루만지고 나서 인파 속으로 사라져 갔다.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는데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용운은 의자에서 일어나 매표구 쪽으로 갔다가 매점으로도 가보았다.

엄마는 아무데도 없었다. 용운은 볼을 씰룩거리며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서 유리문에 코를 대고 밖을 내다보았다.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고 역 앞의 대로를 달리는 차량들도 헤드라이트를 환히 밝히고 있었다.


건너다보이는 상점들에도 불빛이 휘황찬란했다.

대합실은 점점 한산해졌다. 얼마 전까지 북적거리던 사람들도 저마다 제 갈 길로 떠나고 밤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만 그림자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용운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얼굴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리 찾아도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용운은 출입문을 밀고 밖으로 나섰다가 불안한 기색으로 곧 제자리로 돌아갔다.

언제 엄마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리라. 이제 겨우 여덟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엄마는 포근한 보호막이었던 것이다.

봄이라지만 밤 날씨는 아직 쌀쌀했다. 용운은 구석진 자리에 웅크려 앉아 훌쩍거렸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옆에 앉더니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얘야, 집이 어디니?”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용운은 대답 대신 눈을 들었다. 어떤 여자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불고불 파마를 한 긴 머리카락 아래 달걀형의 흰 얼굴이 용운을 유심히 지켜보며 웃음을 지었다.

눈은 웃지 않고 진홍색 연지를 짙게 칠한 입술만 웃었다.

“몰라요, 집을….”

대답을 맺지 못하고 용운은 그만 흐느꼈다. 여자가 몇 가지를 더 물었으나 용운은 도리질만 했다. 하루 종일 황당한 일을 당한데다 피곤까지 겹쳐 정신이 멍해져 버린 모양이었다.

“그럼 너 아줌마랑 같이 갈래? 맛있는 밥하구 과자도 주고 따뜻한 방에서 재워 줄게, 응?”

낯선 친절

용운은 낯선 여인을 경계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따스한 친절에 취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눈빛이 흔들렸다.

그 여인은 엄마와는 전혀 딴판으로 다른 인상이었으나, 자신을 버리고 떠난 무정한 친엄마를 증오하며 낯모르는 여자를 따라 먼 곳으로 떠나 버림으로써 내심 엄마에게 복수라도 하고 싶은지 몰랐다.

상처 받은 어린 마음은 그토록 설움과 절망에 차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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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