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나답게’ 움직이는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

“지금은 양심의 크기 보여줄 시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옳은 것을 옳다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진 이들이 모인 곳이 개혁신당”이라고 운을 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었지만 과감히, 미련없이 배지를 던지고 나온 인물이 바로 허 대표다. 그의 표정은 국민의힘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밝은 느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더욱 실컷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소수당임에도, 어느 당 못지않게 관심도가 높아지는 중이다.

모토는 ‘나답게’다. 늘 나다운 모습을 보이는 게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의 정치 인생의 좌우명이다. 이미지 컨설팅 전문가 출신인 허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전국을 돌며 현장 최고위를 개최 중이다. 전국적인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밑 작업인 셈이다. 

허 대표는 늘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고,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체크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장을 많이 돌아다닌 탓에 살이 좀 빠졌다. 할 일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럼에도 현장서 함께 울고 웃으며 국민을 만나는 게 행복하다고 한다. 그는 개혁신당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거대 여야의 대체제로 성공시키겠다고 자신 있게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가 허 대표를 만나 개혁신당의 목표, 정치 현안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혁신당 2대 당대표가 됐다.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있나?

▲열심히 일하고 있다. 조강특위와 관련된 부분과 이슈를 통한 지지율을 높이기에 노력 중이다. 양당이 워낙 망가지고 있어 이런 부분도 함께 챙기려 한다. 현장 최고위원회를 대구서 개최했고, 최근에는 대전에 다녀왔다. 전국을 다니며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일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장 최고위원회서 강조하는 부분은?

▲지역 현안과 이슈에 관해 강조하고 있다. 가령 지역 현안과는 좀 다르지만 12사단 같은 경우는 중앙 이슈다. 또 대전의 경우 성심당은 지역 현안이자, 정무적인 부분도 있어 이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살피려고 한다. 전국 조강특위를 하면서 전국에 개혁신당의 조직을 만들어야 해 인사를 다닌다. 

-현장파 행보를 보인다. 현장서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일화는?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공판장에 갔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박 대령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는데 우연히 한 부모님을 만났다. 먼저 말을 걸어주셨고, 박 대령이 억울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셨다. 박 대령의 지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또 다른 유가족이셨다. 

아들이 과거에 군대에 가서 목숨을 잃었는데 (군에서는)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말씀하신 게 마음을 때렸다. 그런 말을 담담하게 이야기하시는 게 참 마음이 아팠다. 고인의 부모님께서 “박 대령이 우리에게 상징적인 사람이다. 우리 아들은 이렇게 됐어도 또 다른 아들은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도와달라고 말씀하실 때 눈물이 났다. 그래서 그날 끝까지 그분 옆을 지켰다. 

-개혁신당의 지지세가 오름세다.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실 올랐다가 내려갔다가 한다. 두 자릿수에 진입하면 그 뒤부터는 조국혁신당처럼 걱정이 없을 것 같긴 하다. 한 자릿수는 여론조사에서 전화를 받는 분들께서 한 명이 전화를 받나 안 받나에 따라서도 갈린다. 우선 두 자릿수 진입이 목표라 꾸준히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지지율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개혁신당만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가져야 한다. 우선 정부에 대한 비판이 있어야 하고, 야당의 역할에 충실한 게 기본적이다. 개혁신당이 다른 점은 옳은 길에 서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다. 나는 여당 의원을 지냈고, 야당 대표를 하고 있는데, 보통 야당은 발목 잡기만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맞는 이야기를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지 않겠다. 잘못됐다면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이 되고 싶다. 지속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야당이 되겠다고 약속드린다. 대안의 기본 원칙은 미래 세대에 대한 이해와 관련 활동이다. 

“옳은 길에 서겠다고 분명히 말할 것”
“대통령 말한 대로 하면 지지율 올라”

-얼마 전 북한서 오물 풍선을 남한에 날려 보냈다. 개혁신당의 대북관은?

▲북한은 정상적인 집단이 아니다.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권 문제에 관해서는 국제적으로 압박하는 게 옳다고 보는데, 이런 투트랙이 필요하다. 북한은 인권이 완전히 무너진 나라다. 3대 세습과 굶어죽는 주민이 많은데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 않나?

-1호 법안으로 선거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어떤 내용이 포함돼있나?

▲우선 중대선거구제에 관련된 부분이다. 정치 신인이라든가, 제3정당 같은 경우가 당선이 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회의 사다리를 중앙 정치서 제공해야 한다. 또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드는데, 정치 신인에게는 장벽이 존재한다. 그래서 정당법이라든가, 선거제법에 관해 더욱 목소리를 내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이 정치개혁 3법을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실서 준비 중이다. 

-단순히 당원 수를 늘리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여성 당원 확보도 절실하지 않나?

▲최근 조금 늘었다. 관심을 끌기 위해 정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개혁신당의 장점 중 하나가 여성 당 대표라는 사실인데, 또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같은 당 이주영 의원과 비례대표에 출마했던 여성 후보와 함께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사실 이 의원이 당선되자마자 봉사활동을 하자고 이야기해 왔다. 전당대회를 진행할 때도 다녀왔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하려고 한다. 

-국민이 개혁신당에게 바라는 점은 뭐라고 보나? 


▲보완제가 아닌 대체제를 희망하신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을 해달라고 명령을 내리신 게 틀림없다. 우리의 타깃은 명확하다. 미래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싶다. 직접적으로 선거에 출마할 용기라든가, 조건을 마련하려고 한다. 젊은 세대가 관심이 많은 연금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일을 추진해 나가겠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언급한 연금개혁에 대해 찬성한다.

그게 미래 세대를 위한 방안이다. 이런 식의 의제에 개혁신당은 관심이 많은데, 그 지점을 국민도 아시리라고 본다. 10대부터 30대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 우리가 살던 세상으로 바라보면서 청년이 자라나길 바라지 않는다. 선진화된 나라에 살게 하는 역할이 부모 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런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설득도 중요한 문제 아닌가?

▲우리의 스피커 파워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국민도 움직이신다. 국민의힘은 60·70·80대만 대상으로 하는 정치를 하고, 민주당은 40·50대를 대상으로 계속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맨날 싸우는 게 일이다. 이 타깃이 제일 숫자가 많다.

표를 생각하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게 이들을 위하는 일뿐이다. 20·30대는 사실 정치에 관심이 없다. 투표하지 않으니 투표율을 보면 1/3 수준이다. 청년을 위해야 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외치려고 한다. 사실 좋은 세상이다. 전화선이 없는 전화기가 있고, 길거리서 할 수 있는 게 참 다양하다.

“특검법 정쟁 도구로 사용되면 위험”
“지구당 부활 선거법, 개정 후 해야”


우리 시절에야 하며 월세 방, 사글셋방이라도 결혼해서 살면 된다고 하지만 지금은 비교 자체가 다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이를 알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개혁신당은 대한민국의 풍요로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설득하겠다. 

-저출산 대책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그 세대의 생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청년의 미래가 불확실해 결혼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떻게든 한다. 결혼을 한다고 해도 출산을 안 한다. 아이까지 키울 자신이 없는 것이다. 아이가 어느덧 부의 상징이 돼버렸다. 이런 격차 해소할 수 있는 구조의 대개조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없애야 한다. 

-이런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준석 의원이 동탄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주거가 가장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동탄에 젊은 사람이 많고, 아이가 많은 이유로 꼽았다. 동탄에 공공임대주택,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 같은 것들이 있다. 비용을 적게 들여 살 수 있도록 하는 곳들이다. 이걸 통해서 인구가 많이 유입됐다. 결국 결혼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개혁신당은 채 상병 특검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서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양심의 크기를 보여줘야 할 시기다.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양심을 가진 의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안철수 의원이 ‘간철수’ 이미지를 깼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당연히 하시길 바란다. 특검을 하는 이유는 권력 때문에 진실이 가려지고 있다고 생각해 진행하는 일이다. 채 상병 특검의 경우는 이미 너무 많은 의심을 받고 있다.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는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남발되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하는데…

▲특검은 경쟁적 도구로 쓰이면 안 된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받으라고 하고, 국민의힘서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참 씁쓸하다. 김건희 여사 특검의 경우는 국민이 의혹 제기를 많이 하셨고, 현재 권력이니 충분히 행할 수 있다. 필요한 부분은 분명 특검을 행할 수 있지만 무조건 남발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동훈 특검처럼. 

-국민의힘이 갑작스레 김정숙 여사 특검을 꺼내든 이유는?

▲정쟁으로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당이 야당의 특검을 요구하는 나라가 어딨는지도 묻고 싶다. 죄가 있으면 밝혀지겠지만, 굉장히 생뚱맞다. 국민의 기대를 소멸시키는 전략이기도 하다. 22대 국회마저 최악이 되겠다는 셈인데, 정말 최악이다. 권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째 정체돼있다. 이를 상승시키기 위해 국정 방향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듯 보이는데?

▲대선 때 했던 말대로 실천하면 된다. 윤 대통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소통하고, 협치하고, 줄서기 정치하지 말고,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이 하고 싶은 말이다. 죄가 있으면 영부인이라도 수사를 받으면 쉽게 끝날 일이다.

어느 한 정치 원로가 내게 ‘대통령이 되면 싹 잊는데, 그럼 망하는 길로 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KBS가 윤 대통령이 했던 말을 편집해서 내보내줬으면 좋겠다. 

-지구당 부활 여부를 두고 여야가 합심하는 모양새다. 개혁신당의 당 대표로서 의견을 알려달라.

▲내부서도 의견이 좀 다르다. 당 대표인 내가 정리한 것은 지구당에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실 지구당은 패악 때문에 없앴다. 문제는 패악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서 무작정 부활을 하는 것은 안 된다. 왜 부활시키려는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 선거법이라든가 정당법,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기본적으로 정치개혁을 끝낸 뒤 부활한다면 괜찮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통령을 만드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정상적인 정당이 살아남고 활개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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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