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한동훈이 답해야 할 4가지

뜸들이면 찬밥 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내놓는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근근이 SNS와 목격담, 당외 세력과의 만남을 통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당내 상황에 관해서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조만간 당내 예민한 문제가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할 듯 싶다. 과연 그는 뭐라고 밝힐까?

차기 당권주자 후보 중 경쟁력이 높은 인물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한 전 비대위원장의 몸 풀기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당권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한 전 비대위원장은 22대 총선 당선자 및 낙선자들을 만났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이날 만남의 자리서 지구당의 역할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돈 없는 정치 신인에게 정치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이른바 지구당 부활론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앞다퉈 지구당 부활 법안이 발의됐다. 

그는 자신의 SNS에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는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에게 현장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최근 중도 및 청년층은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는데 이들의 포섭을 위해 칼을 빼든 셈이다. 보수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 전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이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중도 민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중도층 민심의 이탈을 어떻게든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단점으로도 거론된 부분이다. 처음에는 민심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총선 말미로 시간이 흐르면서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총선 이후 현재 그의 당내 지지율은 압도적이다. 물론 대외적으로 민심에 영향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 같은 연유로 전당대회 전까지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행보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일각에선 이미 그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몸풀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사실상 출마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꾸준히 언론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팬덤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당원들 사이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압도적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몇몇 당권주자 및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은 벌써 견제에 들어갔다. 차기 당권주자 한 명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대표직을 맡게 되면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역량이)소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록 “견제가 아닌 진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견제의 취지로 읽힌다. 

대권 도전 위한 4년 중임제
특검법 전문가로서 의견 제시

또 지난 21대 국회서 그가 꺼내들었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제기된다. 22대 국회 초반부터 야당에 대한 공격적인 모습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내 지지 기반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친한(친 한동훈) 그룹은 당내 비주류인 만큼 당내 일각에선 비윤 대체제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어떻겠냐는 의견도 제시된다. 

친윤에겐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지난 전당대회서도 김기현 의원이 친윤이라는 막강한 세력을 등에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전폭 지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한 전 비대원장과 윤 대통령 사이는 멀어졌다는 게 정가 분위기다. 얼마 전 정부의 해외 직구 금지 대책 발표 때도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를 입증해 보였다. 결국 그는 순전히 개인기를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다만 당권에 도전하게 될 경우, 개헌 등 몇 가지 정치적 사안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임기를 줄이자는 4년 중임제가 의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17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단임제인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만 한 번 중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개별 의원들은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4년 중임제에 동의하는 등 범야권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의견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친윤계의 반발이 거세다. 권성동 의원은 “탄핵을 하자는 이야기”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시선은 자연스레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인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쏠린다.

아슬아슬
줄타기

그의 개헌 찬성 및 반대 여부를 놓고 민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찬성 시 당내서 상당한 반발을 살 수 있도 있지만, 압도적인 당원들의 지지를 생각한다면 속 시원하게 입장을 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반대 입장을 드러낸다면 당원에 둘러싸여 확장력에 한계를 맞이할 수 있다. 당장은 침묵을 유지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언젠가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적어도 정치를 시작했으면 이와 관련한 입장 발표는 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윤 대통령과 날을 세우면 당내 입지가 흔들린다는 불리한 부분이 있지만, 오히려 수평적 직언을 해야 윤 대통령 및 친윤 간의 대립에서 유리한 구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

당권주자들은 확실하게 반대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 밖에서의 영향력은 아무리 키워봤자 당내 영향력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다음으로 대답해야 할 사안은 전당대회 룰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서 당원투표 100% 룰로 바꿔버렸다. 현재 지도부 선출은 대표, 최고위원 선거를 각각 따로 치르는 이른바 단일지도체제 방식이다. 


문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다. 게임의 룰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서 게임 일정부터 잡겠다는 발상은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내에서는 20~50%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바꾸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는 집단지도체제와 단일지도체제를 합친 절충형 방식을 아이디어로 냈다. 권력을 분산시키고, 대통령실과의 관계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룰을 개정하는 대신 두 체제의 장점만 모으겠다는 셈인데, 관건은 친윤계의 지도부 합류 여부다. 

지지율이 낮아도 순위권에만 들면 지도부 합류가 가능하다. 특히 친윤 체제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당원투표 100% 룰이 친윤 세력이 앞장서 바꿔 거부감을 해소시키는 것도 수월해진다. 이를 두고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전당대회 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인사다. 

강성 팬덤
눈치 보기?

다른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이미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룰과 방식에 따라 주자마다 유불리가 나뉘는 상황 속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이 역시 확실하게 밝혀야 존재감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출마 입장이라면 조건을 따질 게 아니라고 해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당원과 민심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기회가 생긴다. 

온갖 김여사 명품가방 수수 및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역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답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본회의에 다시 올라왔던 채 상병 특검법은 결국 부결 처리됐다. 197석을 가진 거야는 22대 시작부터 밀어붙일 태세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특검법을 찬성한다면 당내 세력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며 “법률가로서 명쾌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윤심과 민심 사이서 줄타기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입장을 밝히지 않고 당권과 대권을 꿈꾸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법도 1호 법안으로 재발의하려는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까지 발의했다. 이제야말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법률가인 그는 윤석열정부 2인자 출신이다. 전문가답게 특검법이 정당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거나 찬성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민심을 끌어올 수 있다. 당장은 당원과 민심 사이서 고민 중인 그에겐 답할 물리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앞서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에 속했다. 그러나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했다가 당내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때부터 입지가 쪼그라들기 시작했고, 대선후보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됐다.

전당대회 룰·방식 찬반 여부
대통령 지킬지 말지 결정 필요

한 전 비대위원장은 그의 강력한 팬덤 탓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듯 보인다. 최근 정치인들은 자신의 팬덤과 반하는 의견을 쉽사리 내놓지 못한다.

민주당 역시 팬덤에 반하는 우원식 의원이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자, 1만명 이상의 무더기 탈당 러시가 이뤄졌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다른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원과 민심 사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앞서 그는 이미 여러 갈등 국면을 맞이했던 바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대권으로 당원들에게 둘러싸여 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선명성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고 있지만, 아직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참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차기 당권주자 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 슬슬 견제를 받기 시작할 시점이다. 가만히 앉아 침묵만 유지한다면, 계속 공격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과 등을 완전히 돌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설이다. 이에 대해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꿈도 꾸지 말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 탈당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으로 퍼졌다.

홍 시장은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한 몸이 돼 윤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제각각일 때 윤 대통령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됐을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은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갈등만으로도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발언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로 당권도전에 나서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추후 여러 경로서 다양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탈당?
6월 복귀설

여권 내부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르면 6월 복귀한다는 의견이 있다. 팬덤을 확인했고, 세력화와 조직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만큼 공개적으로 나서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하기 위함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맞붙으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책임을 지는 정치보다는 단순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차철우 기자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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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