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별곡 ①강화 화개정원

화사하다, 화개산오색꽃그늘

화개정원은 교동도에 있다. 교동도는 강화군 서쪽의 섬이다. 북한의 연백군까지 짧게는 2~3㎞ 거리다. 분단 이전에는 강화오일장과 연백오일장이 다르지 않았고, 교동도 아이들은 개성시나 연백군으로 통학했다. 교동도의 명물 대룡시장 역시 실향민들이 연백오일장을 본떠 만들었다.

교동도는 섬이지만 배를 타고 건너지는 않는다. 교동대교가 생긴 후로는 차로 오간다. 다만 다른 연륙 섬과 달리 최소의 절차가 필요하다. 교동대교 북쪽 검문소 앞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임시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민간인출입통제구역 민통선 안쪽이기 때문이다. (화개정원 홈페이지에는 간략한 민통검문소 출입안내가 나와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이 또한 여행의 특별한 경험이다. 

여행의 묘미

화개정원 가는 길을 이처럼 구구절절 늘어놓는 건 6·25전쟁이 있었던 6월인 까닭이다. 화개정원은 화개산 북쪽 기슭을 아우른다. 정상부에는 화개산전망대 스카이워크가 있다. 강화군의 새인 저어새의 눈과 부리를 형상화했는데 북녘으로 비상하는 모양이다. 전망대는 실내외로 나뉜다. 야외 전망대는 바닥 일부가 투명한 스카이워크다. 아찔하지만 안전하다. 개장한 지 만 1년이 지났지만 수시로 바닥을 닦아 투명하다. 

전망대에서는 화개정원과 교동 고구저수지 그리고 바다 건너 북한의 연백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 광활한 풍경은 장쾌하고 후련해야 하지만 그 너머의 끝이 북한 땅이라 뭉클하다. 남과 북 사이 바다에는 특이하게도 배 한 척이 없다. 중립수역으로 조업이 불가하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실향민이 아니더라도 분단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남과 북의 바다는 경계가 없고 철책이 없어 한데 어울려 흐른다. 그 사실이 작은 위로가 된다. 

가까이 교동평야도 눈여겨볼 일이다. 원래 바다였던 땅을 간척한 농토다. 근래에 이뤄진 건 아니다. 고려 말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지금의 교동도는 여러 개의 섬이었다. 강화도 해안 대부분은 고려시대 이후 오늘까지 간척으로 넓힌 땅이다. 스카이워크 반대편 남쪽 풍경도 볼 만하다. 석모도, 불음도 등 강화군의 또 다른 섬들이 바다와 어우러진다. 자칫 놓치기 쉬운 풍경이다. 


화개정원이 곧 전망대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초록이 싱그러운 이맘때는 정원을 산책하는 즐거움이 크다. 정원 구역은 크게 다섯 가지 테마정원으로 나뉜다. 입구에서 물의정원을 지나 역사문화정원, 추억의정원, 평화의정원, 치유의정원을 거쳐 화개산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이른다. 

정원 입구에서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약 30~40분 거리다. 지그재그 산책로가 정원을 고루 누벼 오른다. 약 18만본의 식물을 식재해 볼거리가 많다. 봄꽃이 지난 자리에는 어느새 장미, 수국 등이 활짝 피어 반긴다. 중간중간 멍 때리기 존(zone)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선베드(Sun Bed), 해먹 등을 설치하고 그늘막을 드려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힐링하기 좋은 장소다. 

5가지 테마정원에서 산책하는 즐거움
무료하지 않도록 스탬프 미션도 마련

그 가운데 역사문화정원은 교동도 유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교동도는 송도(개성)나 한양(서울)에서 멀지 않아 고려와 조선시대 유배지였다. 대표적인 경우가 연산군으로 화개정원 내에 유배지가 있다. 집 주변으로 울타리를 치고 출입을 제한한 위리안치(圍籬安置)와 연산군이 귀향 올 때 탄 소달구지를 재현했다. 연산군은 교동으로 유배와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유배지 앞에서는 하루 다섯 차례 문화관광 해설이 이뤄진다. 

그냥 걷기가 무료하다면 모바일 스탬프 미션에 도전하자. 화개산은 ‘덮을 개(蓋)’자를 쓴다. 산머리가 솥뚜껑을 덮어 놓은 듯한 형태라 붙은 이름이다. 정원 곳곳에는 이를 상징하는 각기 다른 솥뚜껑 조형물 8개가 있다. 그중 6개를 찾아 인증하는 미션이다.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고 성공하면 기념품(현재는 강화 쌀 500g)이 주어지니 욕심낼 만하다.

몸이 불편하거나 전망대가 목적인 이들은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 모노레일은 가파른 경사를 천천히 오르내려 느린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왕복 1만3000원(화개정원 입장료 별도)으로 최대 탑승 정원은 9명이다. 주말이나 휴일 또는 단체여행객과 섞이는 경우 대기 시간이 길다. 

강화군에는 인천광역시가 선정한 인천 웰니스관광지25선 가운데 9곳이 위치한다. 웰니스 테마는 강화도를 조금 색다르게 여행하는 방법이다. 금풍양조장은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신규 우수웰니스관광지다. 막걸리(탁주) 전문 양조장으로 1931년에 문을 열어 현재 3대째 운영 중이다. 인천시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옛 목조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운치 있다.


와인을 연상케 하는 막걸리병 디자인이나 강화 쌀, 강화 인삼 등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프리미엄 막걸리 등이 흥미롭다. 현장에서 가벼운 막걸리 시음도 이뤄진다. 사전예약하면 막걸리 만들기 체험, 막걸리 지게미를 활용한 웰니스 체험 등을 즐길 수 있고, 술독, 우물 등이 남아 있는 2층 옛 제조실을 견학도 가능하다. 일부 체험에 포함된 막걸리 아인슈페너 ‘아인술페너’도 특별한 체험이다. 길상면의 책방들과 연계한 이벤트도 종종 개최한다. 

약석원은 인천시웰니스관광지로 강화 약쑥을 활용한 좌훈 체험관이다. 전통 좌훈 체험은 전통좌훈 40분과 쑥 온열 뜸 1시간(3만원, 전화예약 필수)으로 이뤄진다. 황토 벽돌 방에서 전통옹기 위에 앉아 좌훈한 후 온열 뜸기를 등과 배 위에 올려놓고 찜질한다. 강화 약쑥은 사자발쑥이라고도 불리는데 약쑥 가운데 그 효능이 빼어나다. 약석이라는 이름은 옛사람들이 쌀알 한 톨도 약이 되는 돌로 보았다는 데서 기인하는데 일회용 건강밥을 판매한다. 체험은 쑥뜸 향이 밸 수 있어 옷을 갈아입고 진행한다. 덕정산 북쪽 기슭에 위치해 인산저수지 전경이 푸근하게 펼쳐진다. 

돈대

강화를 이야기하며 돈대를 빼놓을 수 없다. 돈대는 적의 침입을 대비한 해변의 소규모 방어 시설이다. 강화에는 섬을 둘러 54개의 돈대가 있다. 각각의 지형에 맞춰 구축한 진지라 그 형태가 모두 다르다. 계룡돈대는 조선 숙종 5년(1679년)에 지은 돈대로 유일하게 제작 연대가 전해진다. 서쪽 해안에 있어 석모도 너머로 지는 일몰이 아름답고, 내륙으로는 망월평야가 푸르다. 강화나들길 제16코스 서해 황금 들녘길이 지나 이어 걸을 수 있다. 명성에 비해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화개정원 → 계룡돈대 → 금풍양조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화개정원 → 교동 대룡시장 → 계룡돈대
-둘째 날 약석원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 금풍양조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화개정원 https://hwagaejungwon.ganghwa.go.kr
-강화군 문화관광 https://www.ganghwa.go.kr/open_content/tour
-금풍양조장 https://www.instagram.com/on_sul
-약석원 https://약석원.kr

운영시간
-평일 08:00~19:00(18:00까지 입장 가능) 
-주말 08: 00~20:00(19:00까지 입장 가능) 
-휴무 연중무휴 
-요금 화개정원: 어른 5000원, 어린이, 청소년&노인(65세 이상) 3000원, 유아(6세 이하) 무료 
-모노레일: 일반왕복 1만3000원, 소인(7세 이하) 1만1000원 

문의 전화
-화개정원 032)932-2336~7
-강화군 문화관광과 032)930-3562
-금풍양조장 070-4400-1931
-약석원 032)937-5338

대중교통
버스 서울-강화, 88번·3000번 버스, 약 2시간 소요. 강화터미널 정류장에서 화개정원 정류장까지 18번 버스 이용. *문의: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 032)933-2533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 김포한강로 → 김포대로 → 강화대로 → 인화로 → 교동대교 → 교동동로 → 화개정원

숙박 정보
-호텔 에버리치: 강화읍 화성길50번길, 032)934-1688, www.ho televerrich.com
-남문한옥 대명헌: 강화읍 남문안길, 032)934-2021
-책방시점: 길상면 마니산로, 010-9931-0301 https://seej um.modoo.at


식당 정보
-대풍식당(물냉면): 교동면 대룡안길54번길, 032)932-4030
-수라전통육개장(옛날전통육개장): 강화읍 강화대로403번길 14, 032) 933-4949

주변 볼거리
연미정, 전등사, 강화소창체험관, 해든뮤지엄, 바람숲그림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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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