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대담> 황우여 위원장 비상대책을 말하다

“지금 비대위는 당무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비상대책위원회는 관리형도, 쇄신형도 아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서 분석했던 현재 비대위의 두 가지 성격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우리 비대위는 당무형”이라는 입장이다. 지금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지지치 않고 뚜벅뚜벅 당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시도 중이다. 

국민의힘은 비상 상황이다. 당 대표 체제로 이끌지 못하고 걸핏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문제는 당의 위기에 나서는 이가 딱히 없었다는 점이다. 혼란한 상황 속 구세주 같은 존재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큰 어른이다. 그런 그는 고심 끝에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쉴 틈 없이
강행군

77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에게선 이팔청춘 느낌이 강했다. 에너지가 넘쳐 흐르며, 당을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팔팔 끓었다. <일요시사>는 황 비대위원장을 만나 당내 상황 등을 물었다.

황 비대위원장의 정치경력은 30년이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뒤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정치를 해왔다. 최근 그는 말 그대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쉴 틈도 없이 하루에도 여러 개의 일정을 소화 중이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기간은 두 달여로 생각보다 길지 않다.

그 안에 다양한 당내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런 만큼 스스로 느꼈을 부담감도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사실 부담을 잘 느끼진 않는다. 고민은 많았지만, 그냥 덜컥 맡았다. 옛말에 ‘노마식도’라는 말이 있다. 경험이 많으면 그 일에 능숙하다는 뜻인데, 앞이 깜깜할 때 늙은 말을 풀어놓는 전법”이라며 “병사들은 길을 몰라도 늙은 말은 이미 갈 길을 다 알고 있다. 당이 나를 부른 게 그런 취지라고 생각한다. 지혜를 모아 당에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명암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기 위해 일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실 각오까지 마쳤다. 총선 결과 국민의힘은 ‘영남당’이 돼버렸다. 수도권서 패배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그중 ‘수도권 민심이 곧 전국 민심’이라는 말처럼 국민의힘이 전국적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황 비대위원장은 “수도권은 1~2%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결국 수도권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게 크다. 수도권에는 전국 각지서 모여든 호남, 충청권 사람들이 많다. 결국 국민의힘이 충청과 호남 민심을 등에 업지 못해 패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거론했다.

이어 “나는 인천 사람인데 인천 인구는 27만명서 현재 300만명까지 늘었다. 이런 식으로 수도권에 이주한 사람이 많다. (이들이)수도권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전국 민심을 아우르는 선거 정책 개발과 선거전략을 펼쳐어야 했는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야당은 선거 구조상 현 정부의 지난 과오를 꺼낼 수밖에 없다. 반면 여당은 전통적인 선거 구도상 미래 담론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번에는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이 그대로 먹혀들었다.

여당은 현 정부가 추진해나갈 수 있는 사안을 디테일하게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여당이 야당의 전략에 말려든 대목이다. 정책은 실종됐고,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에 혈안이 됐다. 결국 국민의힘은 간신히 개헌 저지선을 지켜내는 데 그쳤다.

“수도권 민심은 전국 민심…못 읽었다”
“전대 룰? 치열한 논의 후 결정할 것”


그렇다고 여당의 선거전략이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윤석열정부의 3년을 위해서는 총선 승리는 절실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민주당과 야당이 심판론을 들고 나오면서 국민의힘서 이조 심판론으로 맞불 작전을 펼치다 보니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빠졌다”며 “선거를 끝낸 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저출산 대책, 연금개혁 같은 사안을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어야 했다. 미래의 꿈을 심어 미래 VS 과거의 구도로 선거전을 펼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 패배의 여파는 상당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총선 책임론을 가지고 다투는 중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선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거론된다. 양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총선 백서의 작성 작업도 쉽지 않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단장을 맡았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으로 적시될 방향성이 제기되자 당내가 시끄럽다.

이를 두고 인물이 아닌 진짜 총선 참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현재 국민의힘은 많이 갈라져 있다. 황 비대위원장도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전략적인 부분과 똘똘 뭉치지 못한 부분을 꼬집었다. 

그는 “선거는 미래를 위한 하나의 축제이자 투자다. 여당은 과거를 심판하고 앉아 있으면 안 된다. 프레임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머리에 남는 게 없다. 이런 부분이 제대로 담겨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정통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게 필요하다. 다시 뭉쳐야 하고, 동지애도 절실하다”고 짚었다. 

야당에
동지애

이런 명분하에 탄생한 게 황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한 황우여 비대위다. 정치색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그는, 지난 23일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광폭 행보를 보이며 동지애를 펼치고 있는데,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동지애를 통해 국민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대외적으로 이런 전략은 일정 부분 인정받는 분위기다. 다만 비대위가 출범하고 시간이 어느 덧 흘렀지만, 도대체 비대위의 콘셉트가 뭐냐는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언론에서는 관리형으로 보고 있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황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당무형이다. 나에게 부여되는 권한을 어떤 특정인이 부여한 게 아니다. 비대위는 당헌·당규에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규정돼있다. 당은 전당대회(이하 전대)서 할 일이 있으면 준비해야 하고, 쇄신할 것이 있으면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쇄신이냐, 관리냐를 구별하는 것 자체가 자칫 큰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당무를 집행할 뿐이다. 비대위 발족 때 목적을 정해줬으며 이후에 포괄적인 비상 대권이 부여되는데, 그걸 고친 게 나”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제 당내 문제도 논의를 착수할 시기다. 대표적인 문제가 전대 룰 수정 문제와 개최 시기다. 국민의힘은 직전 전대서 기존의 룰을 바꾸면서 당심 100% (당원)투표로 선거를 치렀다.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 세력은 당심 100%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비윤(비 윤석열)계는 민심이 필수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전대 룰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갈리는 상황이다.

황우여 비대위는 이런 환경 속에서 전대 룰을 손봐야 한다. 비대위는 지난 20일, 상임고문단을 만나 전대 룰과 관련한 부분도 청취했다. 아직까지 황 비대위원장의 입장은 여러 의견을 모아보겠다는 정도다. 

이와 관련해 황 비대위원장은 “전대 룰과 관련한 의견은 노코멘트다. 개인적인 생각이 있지만 이것을 이야기하는 순간에 당헌·당규 개정 문제가 발생한다. 관리자 신분인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순간 자격에 문제가 생긴다”며 “일각에선 바꾼다고도 이야기하는데, 결정된 부분은 없다.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지켜봐야 안다”고 말을 아꼈다. 

당우도
신경 써야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의 헌법 개정 절차가 있듯이 국민의힘에는 개정 절차가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어떤 말에도 휩쓸리지 않고 내부서 치열한 논의를 한 뒤에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탓에 당 내부 일각에선 혁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껏 국민의힘은 여러 번의 비대위를 거쳐왔다.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분란이 이어져 왔고, 여전히 내분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혁신 문제 역시 그동안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번마저 기회를 날려 버린다면 국민의힘은 스스로 설 기회를 영영 잃을 수도 있다. 

황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비판받아도 어쩔 수 없고, (내가)말할 수 있는 권한도 별로 없다. 비대위원장이 여러 말을 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 해석이 나오면 할 수 있는데, 비대위는 충실하게 집행하는 데 그쳐야 한다. 전대 룰에 관한 부분은 양론이 있다. 당 대표는 당원만 뽑아야 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대신 그는 당우(당원이 아니면서 밖에서 당을 돕는 사람)를 신경써야 할 문제라고 봤다. 즉 교육자, 공무원, 소상공인, 경제인 등 입당을 하지 못하거나 입당을 꺼리는 상당수의 의견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을 포용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게 황 비대위원장의 견해인데, 이 문제 역시 당헌·당규의 개정 문제가 걸려 있다. 그는 출마자 5(당원) 대 5(당외) 당의 대표자는 7(당원) 대 3(당외) 방식을 택해야 이색적인 선택이 유입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친윤·비윤 간 분란…당의 건전한 에너지”
“차기 당 대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길”

그에 따르면 여러 분야의 사람을 흡수하기 위해 전대 룰을 바꿀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다만 비대위원장이 “어떻게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한 표밖에 되지 않는 만큼 크게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잘못하면 나만 의심받고 공정하게 이걸 수행하는 점에서 큰 문제가 생긴다. 우리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통해 정리해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절차가 있는 과정서 개정하라고 당이 원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라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대 룰과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은 계파간(친윤과 비윤)으로 나뉘어 아직도 싸우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총선을 통해 내부 상황은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됐지만, 국민의힘은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의 세력 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만큼, 정리하고 가야 할 부분임에는 자명해 보인다. 특히 비대위 자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황우여 비대위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 부분(압박)을 오히려 좋은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윤상현 의원이 쇄신하지 않고, 널브러져 있냐는 식으로 나를 엄청 공격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짧은 기간에 쇄신할 부분이 어딨냐는 식으로 비판했다”며 “관리나 잘하라는 식이었는데, 오히려 고마웠다. 이 부분을 즐기려 한다. 당을 자꾸 억압하고 눌러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분란을)당의 건전한 에너지로 본다”고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될 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당 대표에 따라 당의 정체성과 방향성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권주자로 나경원 당선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에서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저마다 세를 불리기 위해 각자 활동 중이다. 

대청소
마무리

황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당 대표는 내년 보궐선거를 신경써야 하고, 다음은 지방선거다. 대선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선거서 이겨낼 인물이 적합하다고 본다. 4년 내내 선거가 있어서 당 대표가 스타트를 잘 끊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비대위 관리만 하면 반대서 정신 차리라는 이야기를 하는 만큼 청소의 뒷마무리를 한다든지, 당의 필요한 부분을 빨리 처리해 나가려고 한다. 매듭 지을 수 있는 부분은 빨리 짓고, 쇄신 문제도 가열차게 처리해 임기를 잘 마쳐 후임 대표가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재개발 가등기 명단에···대통령실 간부 투기 의혹

[단독] 재개발 가등기 명단에···대통령실 간부 투기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폐허로 방치된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에서 대통령실 관계자 A씨가 언급됐다. A씨가 사업구역 내 빌라 한 채에 매매예약 가등기를 설정하면서다. 2007년 시작된 노량진본동 주택개발 사업은 현재 약 70명의 가등기권자로 인해 삽도 못 뜬 형국이다. 이들이 가등기 말소 조건으로 시행사 측에 요구한 합의금은 1000억원 이상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 소속 간부 A씨는 노량진본동 주택개발 사업구역에 속한 영본빌라 202호에 가등기를 설정한 상태다. 통상 가등기는 미래에 이 집을 소유할 예정이라며 매매예약을 걸어두는 등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공유자만 33명, 가등기권자가 11명이나 되는 이들이 17평도 안되는 빌라 한 채에 주거 목적으로 가등기를 설정할 리는 없을 터. 실제로 A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가등기는 시행사와 협상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직접 말했다. 17평 빌라에 수십명 등기 2010년 노량진 지주택 사업이 한창일 때 A씨는 총 2억7600만원의 분담금을 입금하고 조합원 자격을 취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노량진본동에 아파트를 5억 정도에 분양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A씨가 주거용 오피스텔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주택자만 해당되는 지주택 조합원의 자격을 잃었다고 한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유주택자들을 모집해 부지를 매입한 뒤 집을 지어 분양하는 사업을 한다. 영본빌라 가등기권자는 A씨를 포함해 총 11명이고 공유자만 약 30명으로 대부분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소속이다. 재보연의 탄생 배경은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지주택)에서 출발한다. 2007년 대우건설과 협약을 맺고 시작된 지주택은 4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몰린 ‘노른자’ 사업을 이끌었다. 그러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2012년 3월 조합은 2700억원 규모의 PF 대출금 만기일 이내 돈을 갚지 못해 파산했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그해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을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로쿠스로 소유권이전등기 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져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공매로 나온 부지에 사업 주체가 바뀐 것이다. 부지 공매와 내분 사태를 겪은 해당 조합은 대외적으로 로쿠스와 대우건설 및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제기(2017년 동작구청 중재로 시행사와 합의까지 약 670여회)했다. 내적으로는 공매 직전 공증서류를 통해 채권자 지위를 확보한 일부 조합원 및 투자자(약 156명) 등에게 “서로 힘을 합해 시행사와 시공사에 맞서 싸우자”고 3차례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 중 36명을 제외한 122명은 끝내 조합에 대한 채권자 지위를 고수해 조합원 자격서 제명당하고 말았다. 현재는 최종 388명이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김모씨를 포함한 122명은 이미 파탄 난 조합에 대한 채권자 지위에 있을 뿐 시행, 시공사에 대한 어떠한 권리 주장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살지도 않는 집 매매 예약 가등기 시행사업 방해 목적? “전략일 뿐” 조합 이사 김씨는 공증서류로 공매 직전 채권자 지위를 확보한 사람들을 위주로 재보연이라는 미명하에 지주택조합과는 별도로 122명의 외부 조직을 결성했다. 향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집단적 위세와 단합된 행동을 위해 운영규정(행동강령) 및 개별서약서(운영규정위반시 제재 등)까지 만들어 2012년 4월 재보연을 꾸렸고, A씨는 여기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노량진본동 지주택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김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으로 독립한 셈이다. A씨는 “오피스텔 소유로 인해 조합서 제명됐기에 시행사 합의 대상서 제외됐고, 분담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는데, 이자까지는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나. 변호사 정모씨가 조언하길 (영본빌라 202호)에 가등기를 설정하고 버티면 시행사에서 협상하자고 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는 가등기를 설정하기 위해 재보연 측에 4000만원을 입금했다. 취재진이 ‘4000만원을 입금하면서까지 지분을 확보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A씨는 “(영본빌라 202호 공유지분)매매 금액이 대략 1700만원인데 그냥 2000만원으로 하는 것보다는 4000만원으로 올려놓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우리 입장에서 어차피 2000만원 받으려고 제한 행위를 한 건 아니지 않겠나”라고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처럼 A씨는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개발사업의 주체를 방해하고 합의금을 더 받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 영본빌라 202호의 감정평가액은 약 5억7000만원이며, 공유자 30여명을 기준으로 나누면 공유지분 금액은 1인당 1700~2000만원으로 계산된다. 한 푼이라도 더 받자고… 지주택은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을 만큼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사업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이 가장 많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서울 동작구다. 총 118곳 중 23곳(19%)이 몰려 있다. 준공된 지주택 아파트만 보면 24곳 중 8곳(33%)이 동작구에 있다. 문제는 사업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주택에 접근하는 경우 지주택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지주택은 조합이 사업 주체가 되는 만큼 비교적 개발 절차가 단순하고 중간마진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종의 ‘공동구매’이기 때문에 순탄하게 진행한다면 조합원들은 일반분양가의 반값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주택은 남의 땅에 집을 짓는 사업 구조인 만큼 얼마나 땅을 확보했느냐가 사업 성패의 키다. 지주택이 사업계획승인을 따내려면 구역 내 토지를 95%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알박기는 빈번하게 이뤄진다. 토지 매입에 시간이 소요되면 소요될수록 예상했던 토지 매입비가 대폭 상승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사업 주체인 조합원이 떠안게 된다. 지주택 추진위와 업무대행사가 결탁, 유령회사를 만들어 토지 매입비 등을 가로채는 사기도 비일비재하다. 자금난 등으로 조합이 부도를 맞을 경우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조합원 자격을 상실할 수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조합이 토지 매입을 완료했다고 해도 추가분담금을 무시할 수 없다. 사업이 지연됐을 경우 시공사가 일반분양 지연 등에 따른 추가분담금을 통보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조합원이 일반분양가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떼거리 등기’ 1인당 9억원 요구 2억7600만원 넣고···3배 뻥튀기 이에 따라 A씨 등 재보연이 투자금을 그대로 돌려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합의한 조합원들도 투자금의 50%만 돌려받은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A씨를 비롯한 재보연 관계자 122명은 1000억원의 보상을 시행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재보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주택 조합원은 평균 2~3억원을 투자했다”며 “부동산 시세에 따라 1인당 기준 최소 9억원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사업 주체가 가등기권자에게 9억원을 보상한다면, 2억7600만원을 낸 A씨의 경우 3배 이상의 차익을 가져간다. 이를 두고 시행사 측은 “조합원 자격도 없는 가등기권자에게 보상할 의무는 없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현재 시행사 측은 가등기권자를 상대로 가등기말소 소송을 걸었다. 시행사 관계자는 지난 5월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소장 송달부터 1심판결까지 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고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조합원 피해 조직 운운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A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가등기 설정은 사업 주체에 대한 강력한 대항력이 있다”며 “가등기말소 소송에서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사업 주체는 가등기가 말소돼야만, 착공과 분양이 되기에 우리의 재산권을 보존 받으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가 원하는 합의금을 주기 전까진 가등기를 말소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양측의 합의가 오래될수록 비용부담은 분양가 상승에 원인이 되지 않나’라고 묻자, A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본빌라는 202호를 제외하곤 창문마저 없는 사실상 폐가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가등기권자의 알박기로 인해 철거할 수 없는 상태다. 실제로 가등기 말소가 이뤄지지 않은 부동산들은 시행사가 철거할 수 없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재보연 측은 방치된 공사 현장에 대해 “시공사 대우건설이 사업 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수천억원의 보상금과 사업권도 요구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며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반발하면서 시행사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측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영본빌라, 에이스빌라, B건물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사업 주체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현재 시행사가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다. 이 중 가등기가 설정된 부동산 3곳은 1% 미만에 해당한다. 현재 영본빌라 202호는 33명의 공유자에 11명의 가등기권자, 에이스빌라 502호는 55명의 ‘떼거리 가등기’가 설정돼 있다. B 건물의 경우 1명의 가등기가 설정된 상태로 현재 가등기말소 소장이 접수된 상태다. 시행사와 합의한 다수의 조합원은 재보연의 ‘알박기’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서 아직 합의금 잔금도 못 받고 있다. 한 합의 조합원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감정가 7억도 안 되는 영본빌라는 11명이 가등기를 치고, 10억도 안되는 에이스빌라에는 55여명이 가등기를 설정해 지분을 쪼개 알박기하며 개발 사업을 방해 중”이라며 “영본빌라 가등기권자 중에 대통령실 간부가 연루됐다는 사실은 조합원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묵묵부답 한편, A씨는 지난 2일 <일요시사>와 첫 통화에서 “공직자인 내 신상정보를 누구에게 전달받았는지 왜 대답하지 않나. 많이 불쾌하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갈 경우, 개인정보 노출과 공직자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손해를 끼칠 경우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음을 고지한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후 A씨는 재차 연락을 취해 “공무원이라는 게 요즘은 최고의 약자다. 보도가 한 번 나가면 어떻게든 스크래치가 나지 않나”라며 “조직(대통령실) 대 조직(<일요시사>)의 싸움이 돼 버릴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취재진은 대통령 대변인실에 “대통령실 간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질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장진영 후보 지주택 투기 재조명 22대 총선 서울 동작갑서 낙마한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가 지역주택조합 투기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지역주택조합 끼고 투기하는 바보도 있느냐”며 전면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12일 장 후보 부친이 ‘2020년 동작구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지의 한 필지를 매입했다가 1년 6개월 후 매도해 약 2배 시세 차익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토지는 맹지에 가까운 ‘ㄷ’자 모양의 비정형 필지로 가등기가 설정된 토지인데, 장 후보 부친이 이를 샀다가 지역주택조합에 되팔면서 시세보다 2배 넘는 가격에 팔아 7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장 후보와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반박했다. 장 후보와 지역주택조합 관계자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2020년 지역주택조합인 한강주택조합은 서울 동작구 본동 지역을 매입해 재건축·재개발을 진행 중이었다. 주택법상 조합인가를 받으려면 사업 대상 지역 토지의 80%를 확보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당시 한강주택조합도 사업부지를 매입했는데, 대상 토지 중 한 곳에 문제가 있었다. 동작구 본동(노량진동) 190-19 토지에 가등기가 설정된 것이다. 게다가 가등기 설정시기가 1970년대로 필지 등기부등본에 사실상 등기권리자 이름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주소가 명시돼 있었지만 그사이 행정구역 등 개편으로 주소지명이 달라져 권리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장 후보 부친 도움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당시 매매가는 7억 9000만원이었다. 매매는 장 후보 부친과 조합 측이 직접 진행했다. 가등기 말소 소송도 장 후보 부친이 원고로서 수행했다. 1년 6개월 뒤인 2022년 6월 장 후보 부친은 조합 측에 해당토지를 매각했다. 평당 2800만원으로 같은 시기 조합이 매수한 다른 토지 가격의 2분의 1 수준이었다. 장 후보 부친은 7억9000만원에 해당 토지를 샀다가 15억원에 되팔았지만 시세차익의 절반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했다고 한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