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소아과 의사 출신 개혁신당 이주영

“세 아이 엄마가 뭘 못하겠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개혁신당은 3명의 초선 의원을 탄생시켰다. <일요시사>가 만난 네 번째 주자는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은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이다. 의료 현장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의료 전문가로 불린다. 20년간 몸담아온 의료계를 떠났을 때만 해도 정치에 참여할 자신의 미래를 몰랐으나 은사의 설득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는 개혁신당 비례 1번을 받아 당당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일요시사>가 이 당선인을 만나 여러 사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 이후 어떤 삶을 보내고 있나?

▲아직은 당내서 일하지 않아, 주로 인터뷰를 하거나 누군가를 만난다. 가정에서는 세 아이의 엄마답게 아이들도 챙기는 중이다. 최근에는 전공의를 만났다. 사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정당이 중심이 돼야 할 내용은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국회는 중간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집행이 현실적으로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1월31일 사직했는데, 2월1일 아침 8시에 근무가 끝났다. 마지막까지 환자도 많았다. 한숨도 못 잤다. 10년 동안 있던 곳에서 짐을 싸니 한 살림이 나왔다. 참 많이 울었다. 잠시 쉴 때 서울 센터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거절했다. 가족과 여행을 갔고, 그동안 하지 못하던 걸 하고 있었다. 딱 6개월만 쉬자는 생각이었는데,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사실 정치에는 별로 큰 뜻이 없었다.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중 당 이곳저곳서 인재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 세 아이의 엄마고, 필수과 출신이라는 게 정치권서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한 듯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은사님이신 박인숙 교수님께서 정치에 참여해보라고 설득하셨다. 

“의대 정원 확대하는 건 해결책 아냐”
 “공감대 이끌어내는 게 국가의 친절함”

-개혁신당을 택한 이유는?

▲아이템이 아닌 내 생각에 동의했다는 점에서다. 다른 당에서는 내가 가진 ‘아이템이 괜찮다’였다. 개혁신당은 명백하게 ‘네 생각을 안다. 네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들, 앞으로의 비전과 정부 방향성에 대한 비판한 대목을 동의한다’고 했다. 그동안 SNS서 하는 이야기를 이제 언론서 실어줄 것이고, 현장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비례대표 1번,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사실 비례대표 1번을 받을 줄도 몰랐다. 속보를 보고 알았다. 나라는 사람을 이 자리에 만들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국회의원 이주영이라는 사람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당선인을 보면서 진정성을 함께 느꼈다.

단순히 자리를 위해 정치해 온 인물들이 아니다. 이제는 개혁신당서 옳은 길을 함께 걸어 나가겠다. 선거를 뛰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얼마 전까지 일반인으로 살던 나는 국민이 의사에 편견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정치에 많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


개혁신당에 들어와 많은 분을 가까이서 뵙고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됐다. 현장 말고는 답이 없다. 앞으로도 일선서 뛰겠다. 

-개혁신당의 새로운 당 대표 조건은?

▲당 대표는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고, 당원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 과정서 국민의 목소리를 취합해 가장 도움이 되는 인물이 적합하다. 당에서 당 대표를 세웠을 때는 당을 위해서 일하라고 세운 것과 다름없다. 당의 방향과 맞고, 개혁해 나갈 때 책임을 지는 일에 두려움이 없는 인물이 필요하다. 

-얼마 전까지 현장서 뛴 의사 중 한 명이었다. 얼마 전 전공의를 만났는데?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걱정되는 부분은 이번 사태 해결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도 생각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에 관한 부분도 계속 고민 중이다. 전공의들을 만났을 때 이런 상황까지 처하게 된 이유와 생각을 물었다. 이들도 자기 미래가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나도 그만둘 때 나의 20년이 날아간 기분이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모든 나라의 의료제도가 100%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정부는 저수가 문제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필수적이지 않지만,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미용처럼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를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많이 있어 저수가를 커버해 온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필수적인 의료 분야는 저수가여도 의사가 파업하거나 투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지금은 이런 임계치를 지난 것 같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정부가 꺼내든 게 의대 증원이다. 이 부분이 잘못됐다. 

“당 대표 조건은 두려움 없는 인물”
“의료 악법들 모두 살펴 개정 추진”

-윤석열정부의 국정기조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금까지는 불통이었다. 영수회담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만난 일은 고무적이다. 통을 보여준 것이지, 통한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부족함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상충하는 여러 안건이 있는데, 과연 국민에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손을 잡거나 국민에게 발전적인 방향을 위한 행보는 되고 있지 않다. 

윤정부가 앞으로 합의점을 잘 찾고, 옳은 방향이면 추진을 잘해야 나라가 산다. 앞으로 여러 안건에 대해 더욱 많은 액션을 부탁드린다. 다른 당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국가는 옳은 방향서 한 발 앞서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함께해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해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게 국가의 친절함이다. 부모처럼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는 것은 안 된다. 앞으로 윤정부가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서도 다수당을 차지하게 됐다. 어떻게 보나?


▲다행히 이번에 국민께서 균형있게 결정을 해주셨다고 본다. 출구조사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은 아니다. 의석수보다 지지율이나 득표율로 따지면 많은 지지를 받지 않았던 셈이다. 그렇기에 개헌선 저지에 대한 보수 결집이 분명 이뤄졌다. 민주당도 스스로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아무리 정파적으로 민주당 쪽에 있다고 해도 이들 역시 곧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의 방향이 발전적이었으면 좋겠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세력이 만든 당이다. 국민의힘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사실 개혁신당은 반윤(반 윤석열) 세력으로 분류돼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전체가 친윤(친 윤석열)은 아니다. 국정을 해나가는 행정부의 방향과 입법부의 방향은 서로 견제하면서 보조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 대통령과의 관계를 떠나 보수가 원하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함께 갈 수 있다고 본다.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민주당 또한 손을 잡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채 상병 특검같은 경우다. 이 부분을 두고 박쥐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사안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영역은 반드시 양쪽에 다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목표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비례대표의 취지 자체가 각 영역의 전문성 있는 사람을 국회로 데려와 잘 해보자는 취지다. 교육 전문가의 목소리를 전문가답게 들을 수 있는 분위기나 제도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 또 좋은 의도로 발의됐지만, 결과적으로 응급의학과, 소아과 등을 떠나게 만든 법과, 응급의료법과 정신건강보건법의 개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신건강보건법 탓에 야간에 정신과적 응급 환자를 입원시킨 일이 없다. 이 부분을 취합해 개정할 수 있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따져 현실감있게 추진하는 게 목표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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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잡는 이재명 더 유리한 이유

칼 잡는 이재명 더 유리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정치권의 분위기는 조기 대선으로 넘어갔다. 아직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독무대인 가운데 야권 잠룡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록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지만 그럼에도 이 대표가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기한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 52일 만에 석방됐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야당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비명(비 이재명)계 잠룡들은 잠시 총구를 거두고 하나의 목소리로 탄핵을 촉구했다. 풀려난 윤 뭉치는 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 전 지사는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탄핵 찬성 여론이다.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지사는 “정치 불확실성이 더 길어진다면 심각한 경제 쇼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즉각 탄핵만이 민주주의와 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수원역 로데오거리서 시위를 하던 중 한 남성이 맥주캔을 던지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단식농성 중인 김 전 지사를 만나 “힘을 합쳐 조기 탄핵, 100% 탄핵을 이루자”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조기 탄핵과 탄핵 100%를 주장하는 분들과 뜻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지금의 이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서는 빠르게 탄핵을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같이 내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야5당 합동 집회가 열린 광화문을 찾아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관 전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내란 수괴가 활보하는 대한민국이라니 생각도 못했다. 이제 내란 세력을 응징하는 것은 파면 후 조기 대선서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는 길밖에 없다”고 탄핵 여론에 군불을 땠다. 박용진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검찰총장 출신 내란 수괴와 한통속으로 대놓고 봐주기 하는 것 아니냐”며 “9시간 45분이 문제가 아니라 94년 5개월을 감옥에 있어도 모자랄 내란 수괴의 석방은 국민의 불안을 가중하는 중대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일, 공개 특강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문재인정부 초기를 준비했던 분들의 경험을 경청해주길 바란다”며 “제가 주선해서라도 그때 준비한 내용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속 취소에 커지는 광장 목소리 정권교체론 발판 삼아 “윤 파면” 합심해 이 대표를 압박했던 비명계가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계기로 다시 뭉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역시 이들과 한자리에 모여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를 겨냥해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통합 기조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광화문 인근에 설치된 민주당 천막 농성장을 찾아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만나 시국 간담회를 가졌다. 김동연 지사도 이 대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기존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 대표는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을 군인으로 통치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 같은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엄청난 불안과 공포감을 준다”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우리 경제도 추락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일부 국민의힘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탄핵이 기각돼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공식적으로 헌재의 이름으로 앞으로 대통령은 아무 이유도 없이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서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취미활동 삼아서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고 용인하는 것인데 가당키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정권교체론과 비상계엄의 위법성이 두드러질수록 차기 대선은 계엄 해제의 공을 다투는 선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관점서 봤을 때 이 대표는 ‘계엄 해제’와 ‘탄핵 찬성’이라는 두 가지 정치적 유산을 모두 갖고 있다. 야권 잠룡들이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데 그쳤다면 이 대표에게는 계엄을 해제한 1등 공신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은 것이다.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탄핵 목소리를 키우는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탄핵 정국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가 추후 열릴 수 있는 경선, 또는 조기 대선에 가산점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은 50.4%,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은 44.0%로 집계됐다. 2주째 오차범위인 ±2.5%p 밖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앞선 것이다. 정권교체 신경전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민주당 지지층이 각각 정권 연장론과 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무당층에서는 정권 연장이 31.6%, 정권교체가 45.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2.5%p, 응답률은 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비상계엄 심판론’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파면 사유가 될 이번 계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기에 동조한 이들을 반헌법 수호 세력으로 규정해 정권교체 프레임을 굳히겠단 것이다. 민주당은 자연스럽게 계엄 해제에 앞장선 이 대표를 내세울 수 있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4일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셔도 된다” “끝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겠다” “우리 민주당은 대통령의 계엄해제 선언 전까지 국회서 자리를 지키겠다” 등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고, 탄핵 정국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비상계엄이 ‘불법 내란’이라는 점을 지적해 왔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통해 헌재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인 민주당 박수현·민형배·김준혁, 진보당 윤종오 의원 등은 이날 서울 광화문 농성장서 “윤 대통령 파면 시까지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즉각 사퇴할 것과 법원의 윤 대통령 직권 재구속 및 국민의힘 정당 해산 등 요구안도 발표했다. 이들은 연대 이름으로 낸 성명서를 통해 “오늘로 12·3 내란이 98일째를 맞았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는 헌재의 신속하고 단호한 윤석열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민주당 초선 박홍배·김문수·전진숙 의원이 국회 본청 앞 계단서 윤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500여명이 국회의사당서 광화문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투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는 대신 조용한 행보를 택했다. 너도나도 때리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 정치 투쟁에 몰두하는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의원님들께서 양해해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적으로 탄핵 각하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는 등 엇박자를 보이면서 여당은 여당대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급해진 여권 잠룡들은 일제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집중 공격에 나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고 오는 2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만일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 결과가 비록 유죄일지라도 조기 대선에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의 판결이 6월26일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더라도 2심 선고서 유죄가 나오면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심과 3심 대법원 판결 사이서 유죄인지, 무죄인지도 모르는 상태서 유권자에게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맞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주당이 심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검찰을 희생양 삼아 ‘사법 리스크 물타기’를 하면서 이 대표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닌가”라고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를 콕 집어 “위험하고 불안한 후보”라며 “유리한 위치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M+에서 열린 ‘제1회 서울 바이오 혁신 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 당도 혹시 열릴지도 모르는 조기 대선에 여러 가지 사전적인 준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밝혔다. 때릴수록 커지는 이…보이지 않는 대항마 정책 과제 발표에 시동 걸리는 조기 대선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대표를 겨냥해 “위험한 사람이 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겠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뭉친다면 이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저마다 ‘이재명 때리기’ 전략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려 하지만 그럴수록 이 대표의 주목도만 높아지는 꼴이다. 게다가 대권주자들의 차별화가 눈에 띄지 않아 결국 이 대표 대세론만 인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노동, 경제, 민생 등에 관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락가락 행보’ ‘우클릭 좌회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야당 대표’를 벗어나 ‘집권여당’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과정이라는 게 야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당 대표를 공동의장으로 한 민생연석회의를 출범시키고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민생연석회의는 “국민과 함께 민생에서 미래를 찾겠습니다”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중소상공인·자영업위원회 ▲노동사회위원회 ▲금융·주거위원회 등 3개 분과위원회가 선정한 20개 민생의제와 60개의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치를 하려면)왼쪽도 보다가 오른쪽도 봐야 한다. 시각이 한쪽에 쏠려 흑백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검은색 아니면 흰색(과 같은 식의) 바보 같은 생각이 어디 있나. 회색도 있고 빨강·노랑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것은 편 나눠서 싸우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조기 대선 시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공약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안 생기면 좋겠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 논의해야 할 의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표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잠룡 모두 고심이 깊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으로 인해 보수 결집을 이뤄냈지만 중도층을 잃는 딜레마에 빠졌다. 야권 잠룡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총구를 밖으로 꺼냈지만 한편으로는 이 대표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기 대선 로드맵은커녕 개헌을 주장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차별점이 없는 것 역시 여야 잠룡들의 고민 중 하나다. 이대로 어대명?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 경쟁 주자들은 계엄 해제가 아닌 개헌, 또는 윤석열 탄핵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제기하는 등 조기 대선 주자 선택의 기준을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결국 차기 대선의 프레임을 계엄 해제와 내란 저지 구도로 유지해야 이 대표의 완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시 꺼낸 기본사회 카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기본사회를 논의하는 기본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난 12일 출범한 위원회 위원장은 이 대표가, 수석 부위원장은 박주민 의원이 맡았다. 이날 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공정한 기회와 결과를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회복과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 기본권을 든든히 해서 보장한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위원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입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등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경제기본위원회도 함께 출범했다. 민주당은 대선 공약과는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가시권에 접어든 조기 대선을 대비한 로드맵과 연결 짓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