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백범 증손자’ 하남을 김용만

“올바른 역사로 올바른 미래를”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60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세 번째 주자는 민주당 김용만 당선인이다.

4·10 총선서 경기 하남을에 깃발을 꽂은 김용만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독립유공자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할 때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백범의 올바른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먼저 당선을 축하드린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역사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우리 역사가 훼손되고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지는 모습을 방관할 수 없었다. 이번 총선 결과는 한마디로 ‘국민의 승리’다.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 하남 시민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기대한 성과를 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더 수월했을 텐데 지역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남에 거주한 지 3년이 돼간다. 현장서 체감한 지역 현안들을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한다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역사문제를 장기적 과제로 연속성 있게 대응하는 등 내가 이 사회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지역구 출마라고 판단했다.


하남을 지역 상당 부분은 젊은 인구 유입이 많아 빠르게 변화하는 신도시다. 정치 신인 특유의 역동성이 이 지역구에 좋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당의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선거 도중 상대 후보가 당선인 배우자의 재산등록 의혹 등을 제기해 한때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는데...

▲악의적인 의혹 제기와 허위 사실 유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가진 만큼 성의를 다해서 말끔히 해명했다. 정치인에게는 시민께 건전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보여드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다. 증조부께서 당선인의 정치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증조부께서 남기신 말씀, 글, 그리고 정신 등에 두루 영향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증조부의 생애에서 일관되게 보이는 정도(正道)서 큰 가르침을 얻었다. 나의 증조부가 살아온 시대는 고난과 격동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는 평탄한 길도 있었고 타협 노선도, 침묵의 길도 있었다.

“고난 마다하지 않은 내 증조부”
김구 선생의 ‘정도’를 따라 걷다

하지만 증조부께서는 철저하게 정도를 지키며 고난을 마다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었다. 나 또한 그 올바른 길, 올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려고 한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윤정부의 지난 국정운영을 평가한다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방관한 대일 굴종외교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도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결정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우리의 소중한 역사가 훼손되는 일이 반복된 점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한다.

이뿐인가?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불거졌고, 대북 강경책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 밖에도 세수 펑크는 56조원을 기록했고 물가상승률 역시 2년 연속 3%대를 나타냈다. 민생경제가 말 그대로 파탄이 났다.

-2022년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처음 민주당에 입당했다. 어떻게 보면 ‘중고 신입’인 셈인데 지금까지 지켜본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나?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국회는 많은 일을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이 많다. 실제 21대 국회서만 2만5000여 법안이 접수됐고 이중 약 9000여 건이 심사돼 법률에 반영됐다. 나아가 좌우 여야와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정작 국회에서는 국민 편을 가르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모습에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역사가 정파와 관계없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는 국회서 직접 뛰게 됐다. 22대 국회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역사문제는 가장 최전선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동시에 민생 현안에서는 현장의 불공정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 개정을 준비하는 등 민주당과 함께 다양한 민생회복 입법과 정책을 추진하고 싶다.

1호 제출 법안은 역사왜곡방지법
기민하고 역동적 초선으로 주목

내가 계획하고 있는 1호 제출 법안은 ‘역사왜곡방지법안’이다. 표현의 자유가 허락하는 선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없도록 하되, 헌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걸 골자로 한다.

-이번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또다시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과반 의석을 얻은 민주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번 총선서 민심은 정권 심판을 선택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4년 전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해놓고도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 22대 국회는 달라야 한다. 민생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목적을 뚜렷하게 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로 대표되는 윤정부의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많은 초선 의원을 배출했다. 국회서 초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치에 대한 샘솟는 의지와 열정으로 가장 활발하고 역동적인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 민생 현장은 긴급 상황이다. 민생회복을 위한 법 개정, 예산 마련, 정책 제안 등 속도감 있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는 22대 국회 초선 의원들의 기민한 의정활동이 필요하다.

민주당 영입인재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구단체와 같은 모임을 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2대 국회가 열리기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선거 끝나니 얼굴 보기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개원 전이지만 하남시민 단 한 분이라도 더 만나뵙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한다. ‘하남을’ 하면 ‘김용만’을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남 곳곳을 누비겠다. 그리고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계획한 의정활동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준비하는 시간도 충실하게 가지려고 한다.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백범의 후손으로 정치에 입문한 만큼 백범처럼 올곧고 올바른 정치를 보여드리겠다. 공약을 잘 지키고 발전이 기대되는 사업, 삶을 바꾸는 정책을 철저하게 이행하겠다. 가장 낮은 곳, 가장 어두운 곳을 바라보며 초심과 종심이 같고 사심 없는 공심으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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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