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 중국 직구 사기 백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4.30 14:28:56
  • 호수 1477호
  • 댓글 0개

판매자 잠수 타고 환불 밀당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한국 제품과 똑같은 제품이 중국서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면, 소비자들은 어디서 물건을 구매할까? 누구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저렴한 제품에는 함정이 있다. 처음부터 사기를 치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올라온 제품이 허다하다는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천문학적 광고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해마다 조 단위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세계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공략 대상 지역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전방위적이다. 

손님 모으기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미국서 천문학적인 광고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시장 흔들기에 나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는 미국서 디지털 광고비로만 12억5962만달러(약 1조6595억원)를 집행하며 이커머스 1위인 아마존을 위협했다.

중국 핀둬둬의 쇼핑 플랫폼 테무는 2022년 출범 후 약 2년 만에 세계 48개국에 진출했다. 현지와 미국 등 전방위적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 광고를 다섯번이나 내보냈다. CNN에 따르면, 슈퍼볼 광고 비용은 30초당 약 700만달러(92억원)로 추산된다.

중국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은 지난해 10억달러가 넘는 광고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대단위 의류 공장 건설을 진행한 데 이어 멕시코에도 의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이커머스는 한국서도 공격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테무는 한국의 유튜버를 통한 광고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뿐 아니라 90% 파격 세일로 한국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신규 가입자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쿠폰팩과 30% 할인 쿠폰을, 첫 구매 시에는 추가로 무료 사은품을 준다.

테무가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제품이 국내보다 저렴해서다. 현재 한국 쇼핑몰서 2만6710원에 판매 중인 한 주방용품이 테무에서는 1만3465원에 판매된다.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은 국내 최저가가 4만2830원인데 테무에선 1만9144원에 팔리고 있는 식이다.

테무를 주로 이용하는 누리꾼은 “중국 이커머스에는 접시나 정리 수납함 등 안 파는 물건이 없다. 가격 차이를 보면 국내 쇼핑몰에 배신감이 들 정도다. 직배송도 되고 일정 금액 이상 물건을 사면 무료 배송이니 국내 쇼핑몰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90% 파격 세일 무료 직배송
공격적 마케팅으로 급성장

편리하고 저렴하다 보니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짝퉁’이 오는 건 둘째 치고, 사기를 치려고 배송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이커머스서 물건을 구매한 A씨는 배송사고를 가장한 사기를 당했다. 드론을 구매하려던 A씨는 중국 이커머스서 저렴하게 판매 중인 제품을 발견했다. ‘물건이 제대로 올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가격 할인이 적용돼 국내보다 8만원이나 더 저렴했다.

결국 ‘처음 사는 드론이니 연습용으로 쓰면 된다’는 생각에 주문을 넣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주문하진 않았다. 그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싸다. 중고인지 새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메지시를 보냈고, “정품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 만약 잘못된 거라면 환불도 가능하니 믿고 구매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판매자의 환불이 가능하다는 말에 안심하고 구매했다. 판매자는 DHL 국제배송으로 제품을 보냈고, 구매 사실을 잊을 때쯤 ‘세관 통과 중’ ‘분류 중’ ‘집으로 배송 중’이라는 식의 연락은 계속 왔다. 두 달쯤 지날 무렵에 ‘배송 완료’ 메시지가 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먼지가 많이 묻어있는 택배 박스를 뜯었다. 내용물을 확인한 A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주문했던 드론 제품이 아닌 이상한 물건이 들어 있었는데, 심지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도 알 수 없었다.

즉시 주문했던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상품 페이지 및 스토어 페이지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A씨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상한 물건을 받았다며 환불을 요청했다. 구매 자료 및 직접 촬영한 제품 사진을 함께 첨부하자 ‘분쟁 상태’라고 표기가 변경됐다.

그러자 판매자는 A씨에게 “환불이나 반품해줄 테니 공식 홈페이지서 분쟁 상태를 풀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환불을 받거나 드론을 받을 경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A씨는 판매자의 제안을 수락해 분쟁 상태를 해제했다. 하지만, 믿음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환불이나 반품을 해주겠다던 판매자는 아예 종적을 감춰 버렸으며 되돌려보냈던 물건은 ‘수취 거부’를 해 버렸다. 물건을 받을 경우, 배송료까지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가격보다 7만원 저렴
구매하니 배송 끌다 잠적

A씨가 물건을 받고 반송한 뒤 중국서 물건을 보관한 기간은 약 한 달, 반송 배송 시간은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이렇게 되면 수취 거부와 반송 기간까지 포함해 대략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해당 중국 이커머스는 고객들이 상품 결제 완료일로부터 90일 이내 별도의 증빙 없이 무조건 반품 및 환불받을 수 있다. 또 가품이 의심되는 상품을 수령하거나 주문 상품이 분실, 파손되는 경우에도 100%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판매자는 명시돼있는 반품 및 환불 기간인 90일을 훌쩍 넘긴다. 국내 쇼핑몰서 쇼핑하듯이 반품 신청을 하고 기다리다가 사기를 당하는 셈이다. 또 판매자가 환불 금액으로 밀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A씨는 “중국 이커머스서 물건을 구매해왔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처음이다. 찾아보니 여태까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중국 쇼핑몰을 이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피해자들이 환불을 요청했을 때 일부 환불만 가능하거나, 아예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다.


지난달 29일, 한국소비자원은 ‘2023년 국제 거래 소비자 상담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해외 직접 거래 상담’ 건수는 1만1798건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8.9%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직접 물품을 구매했다가 소비자 상담까지 이어진 사례는 4769건으로 전년보다 136.1% 증가했다.

환불 불가능

한국소비자원은 “사기 의심 사이트와 중국 쇼핑 플랫폼 관련 상담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쇼핑 플랫폼과 소비자 불만 해결을 위한 핫라인 구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lsw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