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반으로 낮추니 완판

계약조건을 기존 10%서 5%로 내건 아파트의 완판(완전판매)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계약조건을 낮추는 단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매교역 팰루시드’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팔렸다. 마지막 가구는 지난 3월31일 계약돼 일반분양 물량 1234가구를 모두 분양했다. 정당 계약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이다.

사실 초반 계약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초기 계약률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9억원에 가까웠는데 주변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분양가에 예비 청약자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계약금 비중을 기존 10%서 5%로 낮추고, 4~6회차 중도금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하는 등 계약조건을 변경하면서 판매 속도를 높였다.

분양 관계자는 “입지, 브랜드 선호도, 설계, 합리적 가격까지 여러 방면서 경쟁력이 높은 만큼 수원은 물론 용인, 화성 등 인근 지역까지 많은 문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가격
경쟁력 강화

현대건설이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지난 8일 모든 물량을 완판했다. 정당 계약을 실시한 뒤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앞서 주거용 오피스텔 계약이 먼저 완료됐고, 이번엔 아파트까지 완판된 것이다.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서 5% 수준으로 낮춰 계약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었다.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중도금 이자 지원과 계약 축하금 중 한 가지 혜택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역세권 단지’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 용산, 서울역 등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여기에 서해선 파주연장선도 최종 확정됐다. 연내 개통 예정인 GTX-A도 인접해 있다.

차량 이용 시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주변으로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의도공원의 3.2배 규모를 자랑하는 운정호수공원과 접해 있다. 단지 바로 앞 소리천과는 산책로로 연결돼있어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도보로 통학 가능한 지산초는 물론 유정유치원, 파주와동초, 지산중, 한가람초, 한가람중, 가람도서관 등 교육시설이 가까이에 있다.

계약금이 5%로 낮아지면서 입주까지 추가 부담이 거의 없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가령 1년 새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8억원서 10억원으로 2억원 오르면 계약금도 8000만원서 1억원으로 2000만원 더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계약금을 5%로 깎으면 1억원이 아닌 5000만원만 내도 계약할 수 있게 된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아파트 분양가 상승 지속도 기존 분양 중인 단지를 염두한 수요자들의 움직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더불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시멘트와 레미콘 등 원자재 값부터 인건비까지 모두 상승하고 있어 분양가는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비교적 합리적인 분양가에 공급되는 단지에는 수요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계약금을 5%로 변경하는 단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견본주택을 방문하면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서 분양 중인 계약금 5% 낮춘 단지들.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선보이는 ‘트리우스 광명’은 현재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일반적인 타 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트리우스 광명은 계약금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트리우스 광명은 4.1~4.2%대 대출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기존 10%서 5%로 계약조건 변경
쌓였던 미분양 물량 모두 팔려

합리적인 분양가도 장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광명시 일원에 위치한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2022년 3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해 9월 12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와 비교했을 때 트리우스 광명 동일 면적의 분양가는 10억1840만~11억5380만원(임의공급 가구 기준)으로 최대 약 2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지하철 1호선 개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노선을 통해 서울역, 고속터미널, 강남구청 등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앞에 10여개의 버스 노선이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도 수월하다.

최근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발표 이후 GTX-D 노선(광명시흥역) 신설 발표로 광명뉴타운은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노선 개통 시 광명뉴타운서 강남까지 2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광명북중, 광명북고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과 광명사거리역 인근 학원 및 철산동 학원가 이용이 수월하고, 목동 학원가도 차량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분양가는
더 오른다”

광명 전통시장과 롯데시네마 등 쇼핑·문화시설이 가깝다.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등 행정기관 이용도 쉽다. 중앙시장, 철산로데오거리 등 철산역 생활권과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등 구로구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다.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대우건설이 평택에 공급하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이 고객 친화적 조건 변경을 실시한다. 평택화양지구에 신축되는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총 851가구 규모다. 타입별 분양 가구는 74㎡ 199가구, 84㎡ 644가구, 122㎡A 8가구로 구성돼있다.

화양지구의 가장 앞자리로서 확 트인 조망권을 자랑한다. 초등학교를 비롯해 각종 생활 인프라가 도보권에 위치한 ‘슬세권’ 입지를 갖췄다는 평이다. 입주는 2026년 11월 예정.

이번 조건 변경을 통해 1차 계약금을 기존 1000만원서 500만원으로 낮췄다. 전체 계약금도 10%서 5%로 줄였다. 소비자들의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다. 여기에 원래부터 실시해 온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그대로 유지되며 6개월 후 무제한 전매도 가능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1차 계약금 500만원 및 전체 계약금 5%의 조건은 지금까지 화양지구에 분양한 단지 중 최초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부동산 불황에 부담을 느낄 고객 분들을 위해 준비됐다”며 “낮은 계약금과 중도금 무이자 등으로 입주 때까지 약 2500만원이면 푸르지오 브랜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도금 무이자 적용
발코니 확장 무상으로

화양지구는 다양한 개발 호재로 서평택 지역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향후 개발 완료 시 2만여가구가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거듭나 동부에 집중돼온 평택의 무게 중심을 서부로 이동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올해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 경부고속선과 직결 추진 중인 서해선 복선전철 안중역이 인근에 올해 개통 예정으로, 이곳과 평택역을 연결하는 평택선도 현재 공사 중이다. 또 올해 초 GOX-C 노선의 평택, 아산 방면 연장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지는 평택항과 가까워 경기경제자유구역 평택포승(BIT)·현덕지구, 아산국가산업단지 원정·포승지구, 포승2일반산업단지 등의 대규모 산업단지의 직주근접단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클러스터, 수소복합지구 등도 추가로 계획돼있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조성하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계약금을 기존 10%서 5% 낮춰 선착순 분양 중이다. 국내 최초로 도시(City) 브랜드 개념을 도입해 하이엔드 리조트도시 콘셉트의 사업을 추진하는 DK아시아는 특화된 기반시설과 도심 속 명품 조경, 조경시설 등을 고루 갖춘 총 2만1313세대 리조트특별시를 신흥부촌으로 조성해 나가고 있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인천 서구 왕길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15개동, 전용면적 59·74·84·99㎡, 총 1500세대 대단지로 공급된다. 실내 수영장, 복층형 인도어 골프연습장, 인천 최초의 프리미엄 유럽형 프라이빗 상영관까지 설계된다. 

초기 자금
2500만원

여기에 입주민들의 사생활 보호 및 안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경호와 보안서비스가 강화된 로열 가드 시스템도 구축한다. 시범단지 입주 혜택으로 각 실에 공기 청정 기능이 있는 최신 LG시스템 에어컨과 냉장과 냉동, 그리고 김치냉장고로 구성된 컬럼 빌트인 냉장고(오토도어, 삼성/LG 택1)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인천 최초 풀옵션 아파트다.

느티나무와 롤 잔디 등으로 꾸며진 유럽식 중앙정원인 로열센트럴파크가 조성된다. 또 140m의 순환길 형태의 웰빙 황토 산책길, 800m 길이의 프라이빗 산책길, 테마 숲길도 만들어진다.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미분양 아파트며,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다.

금융 혜택으로 계약금(5%)을 납부하면,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비용 부담도 크게 낮췄다.

인천지하철 2호선 왕길역 역세권 입지면서 공항고속도로, 공항철도 등을 통해 인천 전역은 물론 강남권과 서울 강서(마곡), 김포 등 인접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향후 환승 없이 40분대(급행 기준)면 강남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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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