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①춘천 강촌 레일파크

낭만의 경춘선 따라 봄맞이 가는 길

봄을 맞은 춘천의 풍경에는 생명력이 담긴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어 하얗게 눈으로 덮였던 북한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초록의 잎과 색색의 꽃이 피어 수묵화 같던 흑백의 풍경은 수채화처럼 바뀐다. 4월이 되면 곳곳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로맨틱한 감성을 더한다. 북한강을 따라 놓인 옛 경춘선 철로를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것은 북한강의 봄 풍경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이다. 

강촌 레일파크는 1939년에 처음 개통돼 2010년 전철화된 새로운 경춘선 철도가 생기기 전까지 사용됐던 옛 경춘선 철로를 이용한 레일바이크다. 경춘선은 수십년 동안 대학생에게 대한민국 MT 1번지인 대성리와 청평, 가평, 춘천을 잇는다.

옛 경춘선 철로

‘춘천 가는 기차’라는 노래로도 만들어질 만큼 낭만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길이었다. 이제 옛 경춘선으로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낭만의 기찻길서 누군가는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강촌 레일파크에는 두 개의 노선과 세 개의 출발역이 있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김유정역서 출발해 옛 강촌역까지 이르는 코스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가평서 출발해 경강역까지 간 뒤 가평으로 돌아온다. 경강 레일바이크는 경강역서 출발해 가평까지 간 뒤 경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경강 레일바이크는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펫 바이크도 이용할 수 있다.

김유정 레일바이크 탑승장은 경춘선 전철 김유정역서 도보 3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레일바이크 탑승장 공중에 매달린 원색의 우산이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표소 옆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기다리니 탑승 안내를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기대감에 조금은 들뜬 마음을 안고 출발한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는 수동이지만 레일바이크를 움직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체력이 필요하진 않다. 코스의 초반은 신동면 팔미리를 지난다. 마을을 가로질러 논과 밭, 건물이 있는 풍경을 뒤로하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북한강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강의 상류임에도 강폭이 상당히 넓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코스 중 네 개의 터널을 만난다. 첫 번째 터널엔 수많은 바람개비가 터널 벽면에 붙어 있다. 무궁화호가 다니던 시절, 바람개비가 돌던 옛 김유정역의 풍경이 떠오른다. 두 번째 만난 터널은 예쁜 조명과 함께 비눗방울이 날린다. 빨강, 파랑, 초록 등 여러 색으로 바뀌는 세 번째 터널의 테마는 은하수다. 밤하늘을 표현한 달 모양의 조형물과 함께 별처럼 작은 조명이 반짝인다.

네 번째 터널에 진입하니 클럽을 연상케 하는 현란한 조명과 함께 신나는 음악이 쏟아진다. 김유정역서 6㎞ 지점에 다다르면 낭만열차로 환승하는 낭구마을 휴게소에 도착한다. 남은 2.5㎞ 구간은 낭만열차를 타고 유유자적 창밖으로 펼쳐지는 북한강의 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가평서 경강역까지 왕복하는 8㎞의 코스다. 강촌 레일파크 세 개의 코스 중 유일하게 전동레일바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달을 10~15회 정도 굴러주면 이후에는 전동 모터의 힘으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굴러간다. 브레이크를 잡은 뒤에는 다시 페달을 굴러주면 된다.

북한강의 봄을 만나는 법

가평서 출발하면 곧 북한강철교를 만난다. 30m라는 철교의 높이는 꽤 아찔하다. 레일바이크로 철교를 건너는 경험도 낯설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북한강의 풍경이 시선을 빼앗는다. 오른쪽으로 경강교 너머 자라섬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평 레일바이크를 타기 가장 좋은 시기는 4월 초순이다. 느티나무와 벚꽃 터널을 지나기 때문이다. 20여분 만에 경강역에 도착한다. 붉은색 벽돌과 기와를 올린 건물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 경강역 간판서 아직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카페와 화장실은 물론 펫 바이크 이용자를 위한 반려견 운동장도 마련돼있다.


휴게실로 사용되는 경강역 내부는 많은 사람이 붙인 쪽지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 영화 <편지>와 드라마 <바람이 분다> 촬영지임을 알 수 있는 사진도 붙어 있다. 

경춘선 옛 김유정역 맞은편에는 김유정 문학촌이 조성돼있다. 작가 김유정은 1933년, 잡지 <제일선>에 <산골 나그네>를 발표한 후 삶을 마감하는 1937년까지 <금 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등 3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고증을 통해 복원한 김유정의 생가와 전시관,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옛 백양리역은 무궁화호가 다니던 시절 간이역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39년부터 2004년까지 운영됐고 2010년에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며 새로운 백양리역이 생겼다. 대합실에 걸린 열차 시간표와 운임표, 역장의 제복과 모자, 우체통, 공중전화기는 아날로그 시대의 추억을 소환한다. 9월 말이 되면 역 앞에 펼쳐진 밭에 하얀색 메밀꽃이 만개한다.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는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천동과 삼악산 능선을 잇는다. 운행 길이 3.61㎞로 우리나라 케이블카 중 가장 길다. 66대의 캐빈 중 20대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이다. 상부 정차장에는 왕복 822m의 덱 산책길과 길이 52m의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마련돼있어 의암호와 붕어섬, 춘천 시내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김유정 레일바이크→김유정 문학촌→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남이섬→경강레일바이크→옛 백양리역
-둘째 날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김유정 레일바이크→김유정 문학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강촌 레일파크 https://www.railpark.co.kr
-김유정 문학촌 https://www.kimyoujeong.org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https://sam aksancablecar.com
-춘천 관광 포털 http://tour.chuncheon.go.kr

운영정보
-강촌 레일파크 김유정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4월, 6~9월 09: 00~17:30(일 9회 운행), 5월, 10월 09:00~18:30(일 10회 운행), 11~2월 09:00~16:30(일 8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4만원, 4인승 5만6000원

-강촌 레일파크 가평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10월 09:00~ 17:00(일 6회 운행), 11~2월 09:00~15:00(일 5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3만6000원, 4인승 4만8000원(전동 레일바이크)

-강촌 레일파크 경강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10월 09:00~ 17:00(일 6회 운행), 11~2월 09:00~15:00(일 5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운영 안함, 4인승 3만5000원, 펫바이크 4만5000원(10㎏ 미만 반려견만 가능)

문의 전화
-강촌 레일파크 033-245-1000~2
-김유정 문학촌 033-261-4650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1588-4888
-옛 백양리역(춘천시 관광개발과) 033-250-3074 


대중교통
전철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 1번 출구, 김유정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3분. 수도권 전철 경춘선 가평역 1번 출구 앞 가평역 버스정류장서 15번·15-1번·15-2번·71-1번 버스 이용, 가평군농협 정류장 하차, 가평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3분.

*문의: 코레일 1544-7788, 1588-7788, 1544-8545, https://www.letskorail.com 버스 가평터미널서 가평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가평터미널 031-582-2308

자가운전
-김유정 레일바이크 춘천IC→46번 국도 학곡사거리서 서울·강촌IC 방면→70번 지방도 신동면사무소·춘천 방면 우측길→김유정로 교차로서 김유정역 방면 좌회전→김유정역 지나 오른쪽 김유정 레일바이크

-가평 레일바이크 설악IC→설악IC 회전교차로서 12시 방향 75번 국도로 직진→가평대교 통과→가평오거리서 ‘북면’ 방면 우회전→마트 앞 회전교차로서 1시 방향 직진→가평 잣고을시장 조형물 앞 교차로서 우회전→가평 레일바이크

-경강 레일바이크 강촌IC→강촌IC 교차로서 좌회전→발산2교차로에서 403번 지방도 춘천·강촌 방향 우회전→강촌대교 건너 강촌교차로서 46번 국도 서울·가평 방면 좌회전→춘성대교 건너 경강교차로서 경강역·서천리 방면 우회전→경강손두부 앞 삼거리서 좌회전→경강 레일바이크


숙박 정보
-엘리시안 강촌: 춘천시 남산면 북한강변길 688, 033-260-2000, https://www.elysian.co.kr
-KT&G 상상마당 춘천 스테이: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22, 033-818-4200, https://ssmdstay.com
-더잭슨나인스호텔: 춘천시 중앙로 193, 033-253-0000, http://jacksonhotel.co.kr

식당 정보
-유정손만두(육개장만두전골·손만두국):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421, 033-261-4233
-춘천옹심이(옹심이·감자전): 춘천시 당간지주길 69, 033-241-7883
-1.5닭갈비(닭갈비·닭내장): 춘천시 후만로 77, 033-253-8635, https://www.일점오닭갈비.com

주변 볼거리
-춘천 마임축제 2024년 5월26일~6월2일, 춘천 중앙로, 축제극장몸짓,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주차장 일원 등 춘천시 전역, http://mimefestival.com
-춘천 막국수닭갈비축제 2024년 6월18일~6월23일,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임시주차장 일원, https://www.mdfestival.com
-춘천 인형극제 2024년 8월30일~9월4일, 춘천인형극장 및 춘천시 일원, https://www.cocobau.com
-남이섬, 제이드 가든, 책과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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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