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도 아는 ‘공탁금’ 허점

돈 내면 감형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범죄 가해자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서 형사공탁은 ‘천사공탁’으로 불린다.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주는 것보다, 형사공탁을 해서 감형받겠다고 문의하는 피의자들도 있다.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가 사실상 피고인의 감형을 위한 ‘꼼수’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형사공탁 특례가 시행된 지 1년2개월여가 지났지만 개선을 향한 정부의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고 범죄 피해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피해자가 합의를 완강히 거부해도 형사공탁을 하면 감형을 끌어낼 수 있다.” 가해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하는 이야기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형사공탁 특례가 시행된 후 1년간 2만5789건(1심부터 대법원 포함)의 공탁 신청이 있었다. 이 중 공탁금이 지급된 건수는 1만445건으로 신청 건수의 40%에 불과하다.

피해 회복?
뻔한 목적

형사공탁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해복구나 변제 등을 목적으로 법원의 공탁소에 금전을 맡기는 제도다. 기존에는 피해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아야 공탁금을 낼 수 있었지만, 2022년 12월 특례 시행 이후 사건번호나 조서·공소장 등에 기재된 내용 등만으로도 공탁이 가능해졌다.

공탁 과정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일과, 이로 인한 2차 가해 등을 막기 위한 취지로 입법됐다.

하지만 입법 취지와는 다르게 피고인의 감형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했는데도 공탁금 유치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점을 감안해’라는 판결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피해자가 공탁된 사실도 모르는 상황서 공탁금을 내고 감형받는 사례도 나왔다.

최근 대법원서 징역 5년이 확정된 강남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서도 공탁금 감형은 큰 화두였다. 강남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는 지난 2022년 12월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초등학교 후문서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을 40대 A씨가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씨가 B군을 충격한 순간 차량이 흔들렸고 사이드미러 등을 통해 A씨가 사고를 인식할 수 있었지만, 그대로 차량을 몰아 도주해 사고를 당한 B군이 방치됐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1심 결심서 유족 측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과 예방적 효과를 고려해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도주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여m 거리에 떨어진 곳에 위치해 금세 발각될 가능성이 있는 주거지 주차장으로 A씨가 들어가기보다는 사고 현장서 직진해 멀리 달아나는 것이 도주 의사에 부합하는 행동”이라며 “피고인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소극적으로 구호 조치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9세에 불과한 피해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꿈을 펼쳐 보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며 “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충격과 고통을 입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아들을 보는 가족의 절망감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며 무엇보다 유족이 피고 엄벌을 원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전까지 피고가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가족과 지인이 선처를 구한다”며 “종합보험에 가입됐고 3억5000만원을 공탁한 점, 암 투병 중인 점 등을 피고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1년간 2만5789건 신청
피해자 몰래 해도 인정

양형 이유에 공탁금이 들어가자 피해자 유족 측은 “공탁금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형량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사고 현장에 돌아온 직후 사고 사실을 알렸고, 경찰에 체포 이전까지 피해자 주변의 자리를 지킨 점 등을 근거로 도주 고의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의 범죄 공소사실과 관련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으로 형을 낮췄다. 상상적 경합은 1개의 범죄 행위가 여러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뜻한다. 형법 40조는 이 같은 경우 가장 무거운 범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피고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1심은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와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별개의 법률행위로 판단했다. 다만 항소심은 법리상 2개의 치사 혐의가 1개의 법률행위로 평가된다고 판단해 형량이 낮아졌다.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한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및 유죄 부분에 대한 죄수 판단을 주장하며 상고했다. 피고인 A씨는 위험운전치사에 관한 법리 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상고했다.

다만 대법원은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 확정 이후 유족 측은 “한 줄기 희망을 품고 대법원에 나왔다. 그러나 저의 희망은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며 “재판 과정을 통해 저의 피해가 구제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다른 어린이보호구역 음주 사망사건에 비해 현저히 적은 형량이 나온 것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해자가 전관 부장판사 출신의 대형 로펌 태평양을 쓴 점, 기습공탁금을 사용한 점 둘 다 모두 금전적인 힘이 작용해 이 같은 판결이 나온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1심, 2심 모두 가해자는 기습공탁을 이용했고 저는 매번 피눈물을 흘렸다”며 “피해자인 제가 공탁금이 필요하지 않으며 용서할 의사가 없다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감형 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저 대신 용서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유연수의 축구선수로서의 생명을 앗아간 음주운전의 피고인도 1심 선고를 앞두고 700만원을 형사공탁했다. 지난 1월19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이날 유연수 선수를 다치게 한 음주운전 피고인 C씨가 700만원을 형사공탁했다. 지난달 25일 선고 공판(제주지법 형사1단독)을 6일 앞둔 시점이었다.


수령
안 해도…

유연수 선수는 지난달 17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더 블록>서 “(가해자는)지금까지도 사과 한 마디 없다. 재판에서는 저희한테 사과하려고 했다고 하던데 정작 저희는 한 번도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그걸 듣고 더 화가 나더라. 와서 무릎 꿇고 사과했으면 그래도 받아 줄 의향이 있었는데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지만 사과하기보다 기습으로 공탁을 한 셈이다.

이에 유연수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오션 소속 오군성 변호사는 “1심 선고를 며칠 앞두고 피고인 측이 사과문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여기에 형사공탁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유연수 선수와 논의한 결과 1심 선고를 며칠 앞둔 상황 속에 사과문 전달·형사공탁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강제추행 혐의로 1심서 징역 4년,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5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후임병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일삼은 해병대 선임도 기습공탁을 통해 감형받고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D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인천 강화 소재의 한 해병대 생활관서 후임병들에게 이른바 식고문을 일삼고 이유 없이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후임병들에게 반복적으로 가혹행위 등을 가했고 수단과 방법도 불량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합의 못한 피해자를 위해 형사공탁하는 등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판결 선고일이 임박해 형사공탁을 진행한 예시들이다. 이 같은 형사공탁은 소위 기습공탁으로 불린다.

피고인의 형사공탁을 원고가 수령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 위해 공탁금회수동의서 또는 엄벌탄원서를 제출할 시간도 없게 만드는 것이다. 형사공탁 특례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피해자의 동의가 없으면 형사공탁금을 신청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피고인들은 형사변제공탁이 아닌 민사변제공탁으로 돌려서 공탁을 신청하는 꼼수를 사용했다. 대표적인 예로 ‘지리산 산청 펜션 살인사건’ 재판이 있다.

지리산 산청 펜션 살인사건은 2021년 경남 산청서 투숙객이 펜션 주인을 마구 구타해 살해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 E씨에게 범행이 잔혹하고 심신미약도 인정할 수 없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E씨에게 4년을 감형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돈으로 사고 
다시 주머니로

2심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별다른 이유 없이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주먹과 발로 수회 구타해 살해했는데 그 수단과 방법이 매우 잔혹하며 피해자는 두부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어 사망해 범행의 결과 역시 참혹하다”며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유족들 역시 피해자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은 조현병 등의 정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고 일관되게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 어린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해 보이며 향후 피고인에 대한 치료와 계도를 다짐하고 있다.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해자의 유족들을 위해 상당한 금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형을 정한다”고 부연했다.

유족 측은 해당 공탁 사실을 알지도 못했으며 받을 생각도 없던 공탁금으로 감형이 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알고 보니 E씨는 선고 일주일 전에 1억5000만원을 민사변제공탁했으며, 심지어 선고 일주일 후 가해자는 공탁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형사공탁금은 돈을 맡길 때부터 공탁금을 가져갈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해야 해 회수가 불가능하지만 가해자는 민사변제공탁을 신청해 회수가 가능했다.

대법원 예규에 따르면 변제공탁자가 회수청구권의 행사에 조건을 붙이는 경우의 처리지침에 따른 공탁금 회수 제한 신고서를 첨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 선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공탁자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공탁자가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으므로 공탁 사실을 양형에 참작함에 있어서는 공탁금회수 제한 신고서가 첨부됐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해당 재판부서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유족 측은 “돈으로 감형을 사고 다시 그 돈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은 상황인데 법원의 묵인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형량에 영향 미치면 안 된다”
과거엔 민사변제공탁 꼼수도

피고인 측 변호사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민사도 진행 중이라 민사변제공탁을 진행한 것이며 당시 형사공탁 특례가 시행되기 전이라 피해자 동의 없이 공탁하려면 민사변제공탁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에는 다들 이렇게 공탁했다”고 말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아무리 같은 사건으로 형사‧민사재판이 둘 다 진행 중이더라도 민사공탁금을 통해 감형을 받고 다시 회수한 것은 법의 허점을 이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변호인은 법의 허점을 파고들었고 법원은 확인 절차를 제대로 하지 못해 유족 측만 고통받은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형사공탁 특례 시행 한 달이 지났을 무렵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합의가 불가능할 때 공탁을 통해 감형을 노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검찰청은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변론 종결 후 선고가 나오기 전 기습공탁이 접수되면 검사가 법원에 변론 재개를 신청해 피해자의 의사와 공탁 경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개진하라”는 명령을 일선 청에 내렸다. 또 대검찰청은 법원행정처와 실무협의에도 나섰지만 의미있는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도 기습공탁을 금지하기 위한 다수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별 다른 움직임은 없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에 발의된 총 4건의 공탁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황운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법원이나 검찰에 형사공탁 내용이 통지되면 ‘7일 이내’에 피공탁자 또는 법률대리인에게 고지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피공탁자가 공탁수령 의사가 없을 경우 공탁회수동의서 등을 제출해 원치 않는 공탁이 피고인의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 골자다. 같은 당 이탄희·윤영찬 의원도 유사한 취지의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설훈 전 민주당 의원은 형사공탁 기간을 ‘해당 형사사건의 변론 종결기일 14일 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각종 사건 등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려는 노력 대신 변론종결일에 맞춰 기습공탁해 유리한 양형을 받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들 개정안 모두 상임위원회 심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다음달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국회 법안심사는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다.

법조인도
비판 목소리

법조계에서는 물질만능주의 선고라며 법원을 비판하는 모양새다.

법무법인 영민의 김슬아 변호사는 “한국 법원은 유독 금전공탁을 피해복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공탁은 피해자의 피해복구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을 재판부는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공탁을 양형 요인으로 보는 것은 재판부의 재량인데 유독 후하게 공탁 감형을 하는 모습”이라며 “사기, 절도 등 금전적 피해가 회복될 수 있는 선고형이 아닌 피해자를 인격적,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성범죄, 아동학대, 무고 등에 관한 선고형에 공탁이 왜 감형 요소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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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