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 정부 출구전략

대통령이 굽혀야 끝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의료 대란이 본격화되면서 환자와 일부 의료진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붕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지 한 달이 흘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6일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을 내년도 입시부터 2000명 증원해 총 5058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년 만에
격한 진통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의 배경으로 의료 취약 지구 의사 인력 증원, 급격한 고령화 등을 들었다. 2035년까지 1만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에 배출되기 시작해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된다는 계산이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때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351명 감축됐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 2020년 문재인정부서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겠다고 했지만 의사 단체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윤석열정부는 문정부 당시와 비교해 의대 정원을 5배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전공의 사직, 의대생 동맹 휴학 등 의사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기준 1만명에 가까운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10명 가운데 8명 수준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보건복지부가 주요 99개 수련병원에 대한 서면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소속 전공의의 72.7%인 8939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의과대학생의 휴학 신청이 1만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19일 1133명, 20일 7620명, 21일 3025명, 22일 49명, 주말인 23~25일 847명 등 26일까지 누적 1만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과대학 재학생(1만8793명)의 70.2% 수준이다. 

윤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정부 때 의료계 총파업에 굴복했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당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로 의료공백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문정부는 의대 정원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윤정부는 ‘사법 조치’라는 강력 대응 카드로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 80% 이상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동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동력을 얻었다. 실제 조 장관은 “19년이라는 오랜 기간 완수되지 못한 과제를 책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두고 평행선
정부 2000명 증원 의지 확인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에게 현장 복귀 시한을 정해주고 그 이후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등 사법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비대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달 16일 브리핑서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기계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인턴서 레지던트로 넘어가는 신규 계약자와 레지던트 1년 계약자를 대상으로 ‘진료유지 명령’도 내렸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수련병원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는데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 등을 막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의 강경 기조에도 일부 전공의가 버티면서 의료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의료현장에는 전공의 집단사직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전공의의 80% 이상이 병원을 떠나면서 남아 있는 일부 의사에 모든 일이 집중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중이다.

이 과정서 응급실 과부하로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한시적으로 전국 수련병원 간호사가 의사 업무의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사전협의를 통해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의료 대란
환자 피해

의사의 집단행동으로 생긴 의료공백을 간호사로 메꾸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또한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그 피해는 환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을 두고 갈등을 빚는 동안 가운데 낀 환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 보니 결국 정부나 의료계 모두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한때 법조인 전성시대가 이제 한물간 시대가 됐듯이 앞으로 의사들도 똑같아질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변호사 수 늘리듯이 순차적 증원으로 서로 타협했으면 한다. 정책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협”이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한발씩 물러나라는 주문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에 소통을 정례화해 달라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떠나고 있다”면서 “이를 돌리기 위한 대책은 협박이나 강제가 아닌 설득에 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정책을 멈추고 전공의 복귀와 함께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대화 창구를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지난달 27일 “의료계에 다시 한번 대화를 제안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의료계가)집단행동을 접고 대표성 있는 대화 창구를 마련해 구체적인 대화 일정을 제안한다면 정부는 즉시 화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에 대해서는 “병원의 가장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인내하며 견뎌 온 전공의 여러분의 그 시간을 깊이 공감한다”며 “더 좋은 환경서 일하고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의사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강경 기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발언이다. 

회유책 두고
최후 통첩

이어 정부는 필수의료특례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겠다는 또 다른 회유책을 내놨다. 해당 법안은 필수의료 분야서 과실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책임보험에 가입한다면 의료인의 형을 감면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비의도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와 직접 배상 책임 완화는 의료계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한 내용이다.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정부나 의료계 일부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왔지만 협상 테이블이 열리거나 결론이 나기까지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의대 A 교수는 “의료계서 굽힐 가능성은 낮다. 결국은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갈 길은 먼 상태다. 일단 대통령실은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실은 “의협은 의료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접촉해 말씀을 들어보면 의협이 대표성을 갖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대표성을 갖춘 구성원으로 의료계서 의견을 모아 제안해 달라는 요청이다. 

현재 대형병원, 중소병원,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 의료계 구성원의 입장이 전부 다른 상태다. A 교수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의 대응은 게릴라 식이다. 특정 집단의 통솔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 이야기하면서도
타협까진 갈 길 멀어

여기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요청하고 필수의료 관련 법안 제정을 언급하면서도 확대 정원에 대해서는 물러나지 않고 있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부 증원 찬성 의사들 사이서 나오는 수백명 규모와 비교할 때 4배 정도 많은 수치다. 

윤 대통령은 “의료는 복지의 핵심으로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서 주재한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민은 국민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 헌법 36조3항도 언급했다.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그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는 게 윤 대통령의 입장이다. 

반면 전국 40개 의대 학장단체는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의대 정원 규모가 35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진행한 정기총회서 나온 수치다. KAMC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전부터 적정 증원 규모는 350명 정도가 적절하다고 밝혀왔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351명과 비슷한 정도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350~500명 증원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 의대 소속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다. 이 중 110명(55%)이 증원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찬성한다고 답한 교수에게 증원 규모를 물었는데 500명(24.9%)이 가장 많았고 350명이 42명(20.9%)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세우는 2000명은 8명(4%)에 그쳤다. 

2000대500
4배 차이 나

정원 확대와 유지, 증원 규모, 요구사항 등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말 그대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다른 손으로는 법적 대응과 집회 카드를 만지작대는 중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의지가 의료계 이슈를 마무리할 최후의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윤 대통령은 “타협은 없다”면서 한층 수위 높은 발언으로 의료계를 압박했다. 정부의 승부수가 총선용 꽃놀이패일지, 의료개혁의 신호탄일지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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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