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아! 이맛이야’팔도장터 먹거리

국제시장 먹자골목, 부산의 별미가 다 모였다

해방 후 ‘도떼기시장’으로 출발해 부산 최대의 만물 시장으로 성장한 국제시장.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이 모두 이곳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과 완당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부평동 족발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냉채족발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깡통시장과 먹자골목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입맛 당기는 부산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 고갈비 골목은 쇠락했지만, 이름도 정겨운 남마담집과 할매집에서는 여전히 그 옛날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1박2일> 소개한 먹자골목 지나치면 섭섭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완당

해방 이후 지금의 국제시장 공터(신창동 일대)에 ‘도떼기시장’이라는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제가 철수하면서 이른바 전시 통제 물자가 쏟아져 나왔고, 일본인에게 압수한 짐보따리가 경매를 통해 무더기로 거래되기도 했다.

‘도떼기시장’에서
만물시장으로

도떼기시장의 어원이 일본어 돗따(경매, 낙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물건을 도거리(따로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로 떼어 흥정한다는 뜻에서 도떼기시장이 왔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미군의 군수물자와 온갖 밀수입 상품을 도거리로 떼어 팔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밀수품은 물론 유엔군 군수물자까지 흔히 거래되었고,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물시장으로 성장했다.


본래 국제시장은 중구로 일대, 신창동4가의 2층 건물, 총 6개 공구로 된 A·B동을 지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산 시민들은 신창시장, 창선시장, 깡통시장(초창기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많이 판매한 데서 붙은 이름, 최근에는 부평시장으로 불림)을 통틀어 국제시장이라 부른다.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국제시장이 생기면서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자골목은 과거 노점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 등에서는 좌판을 놓고 길거리 음식을 판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에 양념장과 김치,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데, 양념장과 어울린 맛이 일품이다. 매콤한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도 연신 손이 간다.

남포동의 명물로 떠오른 씨앗호떡은 노릇노릇한 찹쌀호떡을 가위로 잘라 그 안에 해바라기씨와 땅콩 부스러기 등 견과류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이밖에도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와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부산어묵, 가래떡을 뜨끈한 어묵 국물에 푹 담갔다 먹는 물떡꼬치가 입맛을 당긴다.

부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밀면과 완당도 이곳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인 쌈지골목에 있는 ‘할매가야밀면’은 4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밀면은 한국전쟁 이후 메밀을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메밀국수를 대신한 데서 비롯된 음식이다.

가야밀면은 옥수수 녹말을 넣어 꼬들꼬들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새콤하고 매콤한 육수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밀면집에서 만난 어떤 손님은 밀면을 ‘타지로 떠난 부산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라고 했다.

입안에서 녹는
부산의 별미


완당은 부산 사람이 아니면 생소한 음식이다. 쇠고기를 갈아 만든 소를 얇은 만두피에 손톱만큼 감싸고, 나머지 만두피를 올챙이 꼬리처럼 남긴 채 닭뼈와 돼지뼈로 우려낸 국물과 함께 끓인 일종의 만둣국이다.

소가 적고 만두피가 매끄러워 숟가락이 고생할 때가 많지만, 입안에 넣은 완당은 그야말로 사르르 녹는다. BIFF광장 부산극장 앞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18번 완당집’이 가장 유명하다.

부평동 족발 골목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이 골목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냉채족발. 푸짐한 족발을 당근과 오이, 해파리와 함께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매콤한 겨자 소스에 버무려 먹는 냉채족발은 별미 중 별미다. 점심 무렵 냉채족발로 유명한 ‘원조부산족발’에 가면 줄 서는 건 각오해야 한다.

먹자골목과 깡통시장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부산이 자랑하는 맛이다. 식도락가에게는 깡통시장 ‘할매유부전골’이 유명하지만, 어느 집을 가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유부주머니에 당면을 넣고 쪽파로 감싼 뒤, 어묵 국물에 끓이는 유부전골은 시원하고 개운한 뒷맛이 오래 남는다.

깡통시장 죽집 골목에서 파는 녹두죽과 인근의 명태지짐도 다른 지역에서는 쉬 만날 수 없는 음식이다. 팥죽과 팥빙수, 식혜(단술)는 흔한 먹거리지만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게 특징이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손맛이 있다는 거다.

먹자골목이 대부분 사람들로 붐비는 반면, 광복로 뒷골목에 자리한 고갈비 골목은 한적하다. 과거에는 고갈비집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남마담집과 할매집만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사실 국제시장 인근은 먹으려고 하면 먹거리가 천지삐까리(‘아주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보려고 하면 볼거리 또한 수두룩하다. 보수동책방골목은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번 들르는 곳이다. 국제시장이 생겨날 무렵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을 난전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점차 책방 골목을 형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광복로 쇼핑거리에 인접한 용두산공원은 남포동 주민은 물론, 국제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다. 이곳의 명물인 부산타워는 높이 120m로 맑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대마도까지 보인다.

용두산공원과 국제시장 사이에 자리한 부산근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전시 자료를 통해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자갈치시장
전통시장 면모

국제시장에서 BIFF광장 쪽으로 나와 큰길을 건너면 자갈치시장이다.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에 비해 훨씬 전통시장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자갈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이 있고, 자갈치역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낙동강하굿둑과 자전거도로를 만날 수 있다. 부평동에서 가까운 감천문화마을도 최근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시장과 먹자골목 코스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떡볶이 골목, 비빔당면 골목, 팥빙수 골목, 고갈비 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부평동 죽집 골목 → 부평동 족발 골목
명소 탐방 코스 : 자갈치역 → BIFF광장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 송도해수욕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둘째 날 :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 송도해수욕장 → 감천문화마을 → 낙동강하굿둑 → 낙동강 자전거도로, 산책로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 중구청 www.bsjunggu.go.kr      - 용두산공원 http://yongdusanpark.bisco.or.kr
- 보수동책방골목 www.bosubook.com   - 부산근대역사관 http://modern.busan.go.kr

문의전화
-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051)600-4511 - 국제시장 번영회 051)245-7389
- 용두산공원 051)860-7820  - BIFF광장 051)747-3010
- 부산근대역사관 051)253-3845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부산 KTX/새마을/무궁화 하루 수시 운행, 3∼5시간 소요.
문의 : 코레일 1544-8545 www.korail.com
도시철도
1호선(오렌지 라인) : 신평-노포 구간, 자갈치역 하차.
※문의 :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버스
서울-부산, 주요 운행 도시(수시 운행) : 서울, 동서울, 청주, 대전, 경주, 성남, 인천, 의정부, 전주, 광주, 여수, 순천, 대구(노포역에서 1호선 이용)
문의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비행기
서울-김해(공항 리무진 이용) : 김포공항 → 김해공항 → 동아대학교병원 → 충무동 → 남포동 → 연안여객터미널 → 중앙동 → 코모도호텔 → 부산역
자가운전 정보
- 경부고속도로 이용 : 노포동 TG → 해운대 방면 도시고속도로 → 부둣길 → 부산세관, 국제여객터미널 → 중앙동 방면
- 대구부산고속도로 이용 : 대동 TG → 부산백양터널 → 수정터널 → 부산역 방면 → 중앙동 방면
- 남해고속도로 이용 : 창원 IC → 장유 IC → 서부산 TG → 감전 IC → 구덕터널 → 부산터널 → 중앙동 방면

숙박정보
- 코모도호텔 : 중구 중구로, 051)466-9101 www.commodore.co.kr
- 피닉스관광호텔 : 중구 구덕로, 051)245-8061 www.hotelphoenix.net
- 토요코인부산역Ⅱ : 중구 중앙대로, 051)442-1045 www.toyoko-inn.kr
- 엘리제모텔 : 남포동 용두산 공원, 051)241-4008 www.elyseemotel.com

식당정보
- 원조부산족발 : 냉채족발, 중구 광복로 051)245-5359
- 할매가야밀면 : 밀면, 중구 남포동2가 051)246-3314
- 18번 완당집 : 완당, 중구 남포동3가 051)245-0018
- 남마담집 : 고갈비, 중구 광복동 051)246-6076
- 할매유부전골 : 유부전골모듬보따리, 중구 부평3길 1599-9828
- 종각집 : 우동, 중구 창선동1가 051)246-0737
- 가미가 : 생선 요리, 중구 광복로67번길 051)246-7998

축제 및 행사정보
- 부산국제영화제 : 9~10월, 1688-3010 www.biff.kr
- 보수동책방골목축제 : 10월
- 부산자갈치축제 : 9~10월, 051)243-9363 www.ijagalchi.co.kr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40계단문화관,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감천문화마을, 민주공원, 중앙공원, 광복기념관, 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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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