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애니팡 신드롬'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성공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3: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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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팡~' 인생도 '팡∼팡'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다운로드 1700만건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3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명 중 두 명 가까이 애니팡을 받은 셈이다. 지난 7월30일 출시돼 고작 2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기 힘든 성적표다. 가로, 세로 짝 맞추기에 불과한 이 게임이 왜 이렇게 난리일까. 애니팡을 개발해 인생이 '팡' 터진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성공담을 조명해봤다.

올 추석 가족 친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판'을 벌인 것은 화투도 카드도 아닌 '애니팡'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니팡을 즐기고 고득점 비결 공유에 바빴다. 식탁에서도 대선후보들에 대한 얘기보다 애니팡이 우선이었다. 

애니팡은 60초 제한시간 동안 같은 동물 세 마리 이상을 가로, 세로로 놓아 없애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 나오는 아이템인 '하트' 한 개로 60초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다. 하트는 8분에 하나씩 자동으로 보충되며 친구를 초대해서 받거나 다른 친구가 보낸 하트를 받아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대선 얘기보다
애니팡이 화제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연결되어 있어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이는 묘한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애니팡의 성공 열쇠가 됐다.

지난 7월30일 출시된 애니팡은 지난 1일까지 1700만명 다운로드,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동시접속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매일 서울시 인구수에 준하는 인파가 애니팡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도, 학교와 직장에서도, 출퇴근 시간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애니팡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사람들이 이처럼 애니팡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애니팡의 '아버지'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드라마 같은 성공담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정웅 대표는 웹에이전시, 시스템통합 업체에서 일하는 등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IT분야 경력을 쌓았다. 트랙나인, 신텍정보시스템을 거치고 2004년 초반 병역특례로 NHN에 입사한 이 대표는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하다가 대학에 돌아와 친구들이 취업 준비에 한창이던 대학 4학년때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드 공대에서 공부하던 그는 현지에서 페이스북 열풍을 접하고 소셜게임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이 대표는 그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2009년 1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선데이토즈를 차렸다. 두 명의 친구는 임현수 CTO와 박찬석 운영이사로 세 사람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 임현수 CTO는 고슴도치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했고 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고스톱 대신 추석연휴 정복… 가족마다 삼매경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돌파 '국민게임' 등극

81년생 동갑내기 세 사람은 각자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해 자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선데이토즈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세 사람의 공통된 생각에서 비롯됐다. 비슷한 계통에서 각자 일하던 그들은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그들이 만났던 곳이 모임 공간 '토즈'였고 만났던 시간은 일요일이었다. 그래서 회사이름이 선데이토즈가 됐다.

이 대표는 "유학에서 돌아오니 떠날 때 400명이던 NHN의 직원수가 10배 가까이 불어나 있었다"며 "이래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 어렵겠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집안 반대는 극심했다. 당시 금융위기로 한국경제가 어려웠고 이 대표가 대기업에 멀쩡히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자금이 없어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 구석에 조그만 방을 얻어 사무실을 차렸다.

이 대표가 창업 초기 힘들게 출시한 'RPG메이커' '던전 얼라이브'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창업자 세 사람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 고객 관리와 향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먼저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발굴하고 소셜게임적인 요소들을 결합시키기로 했다. 이 대표가 한참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에 앱스토어를 열고 PC기반 소셜 게임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선데이토즈는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소셜게임 애니팡과 '애니사천성', 수족관게임 '아쿠아스토리'를 차례로 출시했다.

귀여움 속에 숨겨진 마력의 60초
남녀노소 "내게 하트 좀 보내줘"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수족관을 꾸미고 물고기를 키우는 단순한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는 국내 소셜게임 최초로 200만 회원을 기록했고 잇따라 출시된 애니윷놀이와 애니사천성 등도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정글스토리'를 출시하고 새로운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2011년 5월 싸이월드 리뉴얼을 전후로 해서 PC기반의 소셜게임이 하락세를 타게 되면서 선데이토즈 게임의 방문자수, 이용자수, 결제비율 등도 함께 정체되거나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7월 싸이월드에 대규모 해킹 사건이 일어나고 이 대표는 전략을 수정했다.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직감한 이 대표는 기존의 모든 개발 라인업을 중단, 당시 선데이토즈 최고 인기작인 아쿠아스토리를 모바일화하기로 했다.

순탄치 많은 않았다. 약간의 성공 뒤였기에 불안감도 더 컸다. 그래서 더욱 신중했다. 이 대표는 우선 아쿠아스토리를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보다 큰 한방이 필요했다.
당시 6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갖고 있던 카카오톡은 게임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익 모델이 절실했던 카카오톡은 다양한 게임 서비스 제공이라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는 이 대표에게 최적의 콘텐츠로 다가왔다.
마침내 지난 7월30일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앱으로 첫 공개됐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1000만건 돌파, 하루 평균 게임 이용자수 6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위기도 있었다. 사용자가 대거 몰리며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 불안정 현상을 겪었고 스팸성 메시지로 오해할 만큼의 하트 나누기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서버 과부하는 서버 증설 작업으로, 하트 나누기는 게임과 카카오톡에 수신 차단 기능을 추가해 문제를 일단락했다.

다양한 IT분야 경험 토대로 친구와 창업
잇딴 실패 딛고 카카오톡 서비스로 대박

애니팡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애니팡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규칙과 감질나는 1분의 제한시간이 대중에게 어필했다는 점이다. 3개의 같은 동물을 맞추는 간단한 규칙은 게임에 쉽게 빠져들게 하고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은 사용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애니팡에 탑재된 하트시스템이다. 게임에서 메시지 형태로 전달되는 하트는 게임요소일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고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SNS에는 하트 덕에 부모님과의 친밀감이 높아졌다거나 오래 전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됐다는 등의 경험담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마지막은 애니팡의 핵심 시스템인 주간 랭킹이다. 애니팡의 랭킹은 매주 수요일 12시에 초기화되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낸다. 이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이면 직장인, 주부, 학생 관계없이 모두가 순위권 진입을 위해 애니팡에 몰두하는 '애니팡 타임'을 조성했다.


이 같은 애니팡 신드롬에 이 대표는 안주하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1700만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안정화에 주력하고 향후 사용자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아이템전이나 1대 1 대결 같은 신규 콘텐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선데이토즈는 최근 와이디온라인과 고객지원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계속 늘어나는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를 갖춘 와이디온라인과 손을 잡은 것. 이를 계기로 이 대표는 운영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이후 신작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애니팡의 일매출 규모가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구글이나 애플의 앱 마켓과 카카오톡에 수수료 일정부분을 지불하고 나면 선데이토즈의 매출은 50%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향후 목표를 2000만 이용자나 매출 향상과 같은 사업적인 방향에 잡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과
운영에 집중

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숫자에 대한 목표는 어느 순간이 지나니 의미가 없어졌다"며 "앞으로는 서비스의 품질과 운영에 집중하고, 소셜게임답게 사람들의 교류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니팡이 국민 게임으로 불리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애니팡이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통념을 깰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카카오톡과 게임업계의 상생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애니팡 고수들이 추천하는 고득점 비법 TOP10]

1. 콤보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게임 초반 콤보를 인정해주는 시간 간격이 길다. 15콤보부터는 콤보 인정 시간이 짧아져 콤보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2. 시선을 한곳에 집중하지 말고 무형의 선을 그어 나눠서 봐야한다.
3. 폭탄은 콤보가 많았을 때 터트리는 것이 좋다. 10콤보 이상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1만점, 20콤보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3만점 이상의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4. 콤보 유지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폭탄을 사용해야 한다. 폭탄이 터지는 동안 다른 블록을 미리 찾아 콤보를 유지해야 한다.
5. 시작하기를 누르고 READY가 뜰 때 미리 블록을 움직일 수 있다. 60초 이상의 게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 터지는 것을 구경하지 말고 다른 블록을 찾아야 한다.
7.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경우 혼자 하는 것보다 구역을 나눠 둘이 하는 것이 유리하다.
8. 5콤보 이후 화면이 반짝거리는데 이 때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9. 블록은 위에서부터 공략해야한다. 아래 블록부터 공략할 경우 위 블록이 흐트러져 혼란스럽게 된다.
10. 주로 방금 터트린 블록 주변에 또 터트릴 만한 블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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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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