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창업 트렌드> 융복합 업종이 뜬다

외식업종의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인 김가네김밥, 김밥천국, 얌샘김밥, 한솥도시락 등 분식집은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는 부담 없는 가격이고, 또 하나는 메뉴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들러서 가볍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그만이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으면 재방문율이 떨어질 수 있으나 분식집은 거의 모든 한식 메뉴를 다 갖추고 있어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웬만한 분식집은 불황에도 꿋꿋이 버티며 지역상권 내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본사의 신메뉴 개발 능력이 우수한 브랜드는 수십년간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외식업계의 정설이다. 

경기 호황기에는 몇 가지 메뉴만 취급하는 전문점도 어느 정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으나, 불황기에는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융복합 점포가 유리하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고객의 니즈가 세분화되고 있어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업종 간 융복합화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피자와 치킨

피자&치킨 전문점 ‘피치타임’은 피자와 치킨 등 가장 대중적인 메뉴를 맛과 가격 만족도가 모두 높아 복합 점포로 인기 있는 창업 브랜드다. 인기 비결은 ‘피자 먹을까, 치킨 먹을까’를 고민하는 고객의 망설임을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쉽게 결정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짬짜면’이 인기 있는 이유와 비슷한 경우다. 게다가 이 브랜드는 불황시대의 소비 트렌드인 초가성비와 1코노미 시대에 요구되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게 메뉴의 다양화로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이 각자의 니즈로 가격대별 메뉴, 다양한 세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메뉴판을 구성하고 있다. 

거기다가 떡볶이, 치즈볼 등 메뉴를 함께 취급하면서 고객층을 더욱 넓혔다. 피치타임 가맹본부 관계자는 “피자와 치킨의 메뉴 구성을 다양하게 하고, 가격대도 초저가서 중저가 수준으로 촘촘하게 구성해 고객 각자의 선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서 1~2인 가구와 3~4인 가구 모두로부터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본죽&비빔밥은 가맹점 1000호점을 오픈했다. 지난 20 15년 본죽&비빔밥이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의 성과다. 본죽서 비빔밥 메뉴를 복합화 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채우고 가맹점의 계절적 비수기 요인을 보완하고자 비빔밥 메뉴를 다양화하고 있다. 

본죽&비빔밥 관계자는 “대표 한식 브랜드로 도약한 만큼 본죽&비빔밥은 올해 기존 로드상권 위주로 출점한 데서 공항이나 쇼핑몰, 대형병원, 푸드코트 등 특수상권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물과 육고기를 복합화한 오봉집은 직화낙지 볶음과 보쌈 메뉴가 시그니쳐 메뉴인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레트로 감성을 담은 ‘오봉’ 쟁반에 메인 메뉴를 담는 구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친근함을 전해는 동시에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특히 직화낙지와 보쌈, 쟁반국수를 한 곳에 담은 오봉스페셜, 매생이연포보쌈, 매생이 연포탕, 가브리수육전골 등 다양한 메뉴를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오봉집은 지난 2020년 초 개업해 2021년 7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으며, 작년에 250호점을 돌파했다. 

부담 없는 가격…다양한 메뉴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 가능


명륜진사갈비는 1인분 가격으로 숯불 돼지갈비부터 셀프바, 밥, 음료수까지 전부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과 함께 메뉴 복합화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제2의 전성기로 도약하고 있다. 

리뉴얼을 마친 ‘NEW버전 명륜진사갈비’ 매장에서는 숯불 돼지갈비, 프렌치렉, 목살, 삼겹살, 닭갈비, 돼지껍데기를 무한리필로 즐기며 프리미엄 셀프바까지 이용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채선당 역시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밀키트24’를 론칭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채선당은 도시락과 샐러드로 시작해 밀키트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창업 수요자들의 문의가 폭발하고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채선당은 샐러드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한 매장서 도시락과 샐러드, 밀키트 제품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취향과 상황에 따라 밥과 국, 샐러드 외 반찬으로 구성된 ‘한상차림 도시락’, 정식 도시락, 컵밥과 다양한 콘셉트의 ‘샐러드&포케’ 메뉴, 집에서 간편하게 제대로 된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밀키트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향후 샐러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샐러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배달 주문이 증가하고 있어 소자본 창업자들의 샐러드 카페 창업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한 끼’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에그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에그존’은 자사의 정통 샐러드 전문점 그린스미스와 콜라보레이션한 복합매장 ‘에그존&그린스미스’를 내세워 창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오고 있는 중이다.

에그존&그린스미스 가맹점은 최근 높아진 계란 샌드위치와 샐러드의 인기와 더불어 높아진 고객의 입맛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된 복합형 매장이다. 한 곳에서 두 개 전문점 브랜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매출확대가 용이하고 각 브랜드의 이름을 같이 사용, 브랜드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본사 측은 설명한다. 

도시락과 샐러드

이같이 점포 복합화는 불황기 창업전략으로 선호되고 있고, 다양한 메뉴를 요구하는 고객의 니즈에도 부합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섣불리 복합화를 시도하다 매장이 어수선해지고 점포의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외식 업종의 경우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상반된 아이템을 취급하면 식재료 낭비는 물론 인력 손실 등의 이중고를 겪을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상권과 입지, 소비자 수요 분석을 기초로 전문점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하면서 매출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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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5000만원 관봉권’ 출처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은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는 그저 ‘기도비’라고 진술 중이다. 검찰이 김건희씨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점을 보면 전씨의 진술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전씨가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씨의 소환조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는 그간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로비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포문을 열었다. 전씨는 통일교와 캄보디아 사업 및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 윤석열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수상한 증거들 남부지검은 전씨를 수사하기 이전에 한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최근 정식 부서로 신설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7월 ‘퀸비코인(QBZ)’ 관계자 이모씨 외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업 진행 능력이 없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스캠 코인을 상장했다.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한다. 남부지검은 수사 과정서 퀸비코인 관계자 이씨가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모씨를 전씨와 연결한 정황 및, 이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정씨는 전씨 법당을 찾아 1억원을 건넸다. 이 사실을 파악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법당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두 달여 전에는 경기 성남의 카카오 판교 서버를 압수수색해 전씨의 카카오톡 기록까지 확보했다. 전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처남으로 알려진 ‘찰리’ 김모씨도 전씨와 같이 활동했다. 전씨는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딸도 잠깐이지만 코바나컨텐츠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로비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실제 전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담겼다. 이 압수수색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이자 2인자였던 윤모씨가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남부지검은 윤씨가 지난 2022년 7월 전씨에게 ‘김 여사가 물건(천수삼)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찍혔는데…통상 정부 예산 활용 금융권 “개인이 갖고 있을 수 없다” 일축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남부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김씨를 대선 직전에 소환조사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씨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 추진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가 단위 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3월 윤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김씨를 인수위서 만난 뒤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는 같은 해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언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훈센(Hun Sen)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도 이 사업을 논의했지만 자금난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씨는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를 하면서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A는 비영리기구(NGO)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점을 주목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ODA 사업 수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 명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다. 이 중 1대는 김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서 나오면서 보안 비화폰(안보폰)을 반납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다. 나머지 2대는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사실상 공기계로 알려졌다. 자택 압색 그 이후… 검찰은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씨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청탁이 성사됐거나 윤씨와의 직무 관련성 등이 입증된다면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톡 기록과 전달됐거나 전달되려 했던 물품들은 이미 수사팀이 확보했으니 김씨가 대면 조사를 피하긴 힘들다”며 “남부지검서도 성역 없이 수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이라며 “입증만 된다면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3300매(1억6500만원)를 확보했는데, 이 중 5000만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전씨에게 이 관봉권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관봉권은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으로 돈다발에 십자 형태의 띠를 두르고 비닐로 싸 압축한 형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발견된 돈다발 김씨와 전씨 사건서 등장하는 관봉권은 모두 사용권이다. 전씨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 돈다발은 한은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있었고, 비닐엔 기기 번호와 담당·책임자 일련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씨 측이 옷값을 치를 때 썼던 관봉권은 비닐 없이 띠지만 둘러져 있는 돈다발 형태였다.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대통령실(청와대)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 특활비가 로비 자금으로 악용됐다. 한은은 전국에 16개 지역 본부를 두고 금융기관에 관봉권을 보낸다. 서울엔 남대문 본점 및 강남본부 등 두 곳이 있다. 이 중 강남본부가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등에 예산 조달을 담당해 왔다. 다만 민간인의 집에서 관봉권이 발견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개 일반 정부 예산은 관봉권 형태가 아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천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묶인 채로 남아 있는 건 영수증 내역도 남지 않는 특활비”라며 “통상 정보와 사정기관이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도 전씨의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 강남본부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 관봉권에는 ‘2022년 5월13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일 사흘 뒤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로 돈은 ‘기도비’ 명목으로 받아왔지만 관봉권은 정확하게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은 방문 이후 전씨의 집에서 발견된 관봉권에 적힌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발권국 항목 등의 의미를 확인했다. 기기번호의 뜻은 정사기(검수기) 기기번호와 기기호수를 뜻하고, 발권국 정보에는 정사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 화폐관리1팀을 의미하는 숫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때 국정원 ‘입막음·로비’ 용도로 사용 검·정보 “이번엔 아니다”…남은 건 용산 포장지에 적힌 ‘2022년 5월13일 오후 2시5분59초’는 한은이 검수를 마친 시각이라고 한다. 다만, 한은은 개별 사용권이 어느 시점에 어느 금융기관으로 지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금융기관서 화폐를 요청하는 경우 ▲지급한 금융기관명 ▲지급일자 ▲권종 ▲금액 등만 기록할 뿐, 어떤 사용권 묶음을 제공했는지는 별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관봉권이 지난 대선 기간 전씨가 운영했던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 운영비일 수 있다고 보고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 당시 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있던 오을섭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양재동 캠프의 운영비 출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관봉권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특활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변호사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은 뭉칫돈은 대부분 특활비”라며 “특활비라면 한은 검수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돈이 필요한 곳은 보통 사정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예산은 뭉칫돈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정기관 담당자들을 불러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보기관에서는 특활비 활용 자체가 보안으로 분류돼 확인도 어려울 것이다. 출처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 접촉한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앞서 이명박정부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했는데, 당시 국정원은 관봉 형태의 특활비 5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 ‘입막음비’로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수사와 공판 등을 통해 청와대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출처 어디?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특활비와 흡사해 보이지만 2022년 이후의 특활비 활용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쓰인 ‘국정원 특활비’ 등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때 불법적이거나 위법하게 쓰인 사실이 없다. 한 개인에게 갈 일은 더더욱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 관계자도 “남부지검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검찰 특활비는 아니다. 남부지검 수사팀도 검찰과는 상관없는 관봉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