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PGA 코리안 투어 결산

성공리에 끝난 역대급 잔치

지난해 시즌 KPGA 코리안 투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즐거움과 환희를 안겨줬다. 치열한 승부와 그 속에서 탄생한 여러 기록을 되짚어봤다.

지난해 ‘주인공’은 바로 함정우(29, 하나금융그룹)였다. ‘투어 6년차’였던 함정우는 시즌 18번째 대회인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제네시스 포인트 1위로 뛰어올랐다. 이후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생애 첫 ‘제네시스 대상’을 품에 안았다.

별 중의 별
대세 입증

꾸준한 활약이 원동력이었다. 함정우는 시즌 전 대회인 22개 대회에 출전했다. TOP10에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포함 11회 진입해 콜대원 TOP10 피니시 부문서 1위에 위치했고, 단 1개 대회를 제외한 21개 대회서 컷 통과에 성공했다. 특히 시즌 막판 5개 대회서는 무려 TOP5에 4회나 자리했다.

함정우는 “투어 데뷔 후 매해 목표로 삼았던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한 시즌동안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투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가족을 비롯해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함정우는 ▲보너스 상금 1억원 ▲제네시스 차량 1대 ▲투어 시드 5년 ▲PGA투어 큐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DP월드투어 시드 1년 등을 획득했다. 또 상금 6억3252만3863원을 쌓아 제네시스 상금순위 3위에 랭크됐고, 개인 최다 상금(2021년, 4억9785만415원) 기록을 경신했다.


개막전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부터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진행된 22개 대회서 19명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시즌 다승자는 2명으로, 1999년생 ‘동갑내기’ 고군택(24, 대보건설)과 정찬민(24, CJ)이 그 주인공이었다. 

고군택은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제39회 신한동해오픈’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면서, 2018년 3승을 달성한 박상현 이후 5년 만에 투어서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정찬민은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과 ‘골프존-도레이 오픈’서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초 입장객 20만명 돌파
22개 대회서 홀인원 16개 양산

아마추어 우승자는 2명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종목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우영(22, 우리금융그룹)과 장유빈(21)이 각각 ‘골프존 오픈 in 제주’와 ‘KPGA 군산CC 오픈’서 우승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것은 2013년 ‘군산CC 오픈’과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서 우승한 이수민(30, 우리금융그룹)과 이창우(30) 이후 약 10년 만이다. 반면 신인 우승자는 없었다.

생애 첫 승을 만들어 낸 선수는 총 8명이었다. 이 명단에는 앞에서 열거한 ▲고군택 ▲정찬민 ▲조우영 ▲장유빈을 비롯해 ‘SK텔레콤 오픈’서 우승한 백석현(33),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김동민(25, NH농협은행),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최승빈(22, CJ),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서 우승한 김찬우(24) 등이 포함됐다.

19명의 우승자 가운데 20대 우승자는 ▲고군택 ▲정찬민 ▲조우영 ▲장유빈 ▲김동민 ▲최승빈 ▲김찬우 ▲임성재(25) ▲이재경(24, CJ), ▲함정우 ▲신상훈(25) 등 11명이다. 2022년 6명에 비해 5명 늘어났다.

30대 우승자는 백석현을 필두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서 우승한 양지호(34),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서 우승을 따낸 한승수(37, 하나금융그룹), ‘LX 챔피언십’ 우승자 김비오(33, 호반건설), ‘iMBank 오픈’ 챔피언 허인회(36, 금강주택),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서 우승한 엄재웅(33, 우성종합건설) 등 6명이다.


40대 우승자는 ‘KOREA C  HAMPIONSHIP PRESENT ED BY GENESIS’서 우승한 스페인의 파블로 라라사발(40)과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정상에 오른 박상현(동아제약) 등 2명이다.

필드 몰아친
젊은 피 활약

최연소 우승자는 21세6개월17일의 나이로 ‘KPGA 군산CC 오픈’서 우승을 달성한 장유빈이다. 최고령 우승자는 39세5개월21일의 나이로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한 박상현이다.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박상현과 김비오다.

박상현은 2021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DGB금융그룹 어바인 오픈’, 2022년 ‘제17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했다. 김비오는 2021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2년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 오픈’, 지난해 ‘LX 챔피언십’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상현은 우승상금 3억원이 걸렸던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하며 역대 최초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최종 상금은 총 51억6874만2853원으로 국내 통산 상금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국내 12승으로 강욱순(57)과 함께 국내 다승자 순위 6위에 나란히 했다. 다승 부문 역대 1위는 KPGA 코리안 투어서만 43승을 거둔 최상호(68)다.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서 내려오지 않은 채 우승을 거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5회 나왔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서 정찬민, ‘SK텔레콤 오픈’서 백석현,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서 한승수, ‘LX 챔피언십’서 김비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서 함정우가 1라운드부터 최종일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우승했다.

연장 승부는 7회 벌어졌다.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KPGA 군산CC 오픈’ ‘LX 챔피언십’ ‘제39회 신한동해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연장 승부가 벌어지는 진풍경이 나왔다. 고군택은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제39회 신한동해오픈’서 연장 2번째 홀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강심장’의 면모를 발휘했다.

한 시즌 최다 연장전은 2022년에 기록된 8회다.

지난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박상현으로,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서 준우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2018년과 2019년 ‘GS칼텍스 매경오픈’서 우승한 이태희(39, OK저축은행)다.

각양각색
기록 풍성

최다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한 선수는 김비오다. 김비오는 ‘LX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21언더파(267타)를 적어냈다. 최저타수로 정상에 오른 선수는 파71로 진행된 ‘iMBank 오픈’서 나흘간 264타(20언더파)를 작성한 허인회다.

한승수와 정찬민이 각각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과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서 6타 차 우승을 거뒀다.


최종라운드서 최다타수 역전승을 만들어낸 선수는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우리금융 챔피언십’서 5타 차 역전 우승을 따낸 김동민과 임성재다. 김동민은 선두에 5타 뒤진 10위, 임성재는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일을 맞아 역전승을 일궈냈다.

홀인원은 총 16개 나왔다. 시즌 1호 홀인원은 ‘골프존 오픈 in 제주’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강태영(25, 우성종합건설)이 만들어냈다.

‘SK텔레콤 오픈’과 ‘iMBank 오픈’에서는 각각 2개의 홀인원이 기록됐다.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는 맹승재(29, 미국)가 17번 홀, 2라운드에서는 정한밀(32, MAGNEX)이 5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iMBank 오픈’에서는 2라운드 8번 홀에서 윤상필(25, 노이펠리체)과 배윤호(30)가 홀인원을 적어냈다.

지난해 시즌 이글은 총 503개, 버디는 2만4787개가 양산됐다. 박은신이 이글 13개를 잡아내며 최다 이글 작성자에 이름을 올렸고, 최다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310개를 낚은 함정우였다.

함정우 ‘제네시스 대상’ 최고의 별
확연한 세대교체…20대 우승자 11명

한 라운드 최다 이글 수는 2개였고 8명의 선수가 기록했다. 한 라운드 최다 버디 수는 10개로 ‘LX 챔피언십’ 2라운드와 최종라운드에 옥태훈(25, 금강주택)과 황중곤(31, 우리금융그룹), ‘골프존-도레이 오픈’ 3라운드서 임예택(25)이 뽑아냈다.


22개 대회가 열린 코스 중 전장이 가장 길었던 곳은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진행된 일본의 지바 이스미GC 토너먼트코스(파73, 7625야드)였다. 전장이 가장 짧았던 곳은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펼쳐졌던 서원밸리CC 밸리(파71, 7000야드)였다.

컷오프 기준타수가 가장 높았던 대회는 페럼클럽서 열렸던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6오버파 150타로 2라운드 종료 후 63명의 선수가 3라운드에 진출했다. 컷오프 기준타수가 가장 낮았던 대회는 ‘KPGA 군산CC 오픈’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골프존-도레이 오픈’으로, 3개 대회의 컷오프 기준 타수는 3언더파 141타였다.

기상악화로 인해 축소 운영된 대회는 2개 대회였다. 경기 성남의 남서울CC서 진행된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셋째 날 경기가 폭우로 인해 취소됐다. 전남 영암의 코스모스링스서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은 둘째 날과 셋째 날 경기가 폭우 및 코스 정비로 인해 취소됐다.

22개 대회서 입장한 갤러리는 20만명 이상이었다. 2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관람한 대회는 ‘우리금융 챔피언십’ ‘제39회 신한동해오픈’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이었다.

눈길 끈
이색 기록

18홀 최저타수는 61타다. ‘K PGA 군산CC 오픈’ 1라운드서 이창기(27, 뉴질랜드)가 이글 1개, 버디 9개를 묶어 하루에만 11타를 줄였고, 박상현은 파71로 펼쳐진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잡아내 10타를 줄였다. 최연소 출전 선수는 13세11개월5일의 나이로 개막전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 나선 안성현이었다. 최고령 출전 선수는 74세8개월17일의 나이로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 출전한 최윤수(7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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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