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돈 버는’ 정책 꿀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1.03 09:45:13
  • 호수 1460호
  • 댓글 1개

한 푼이라도 챙기려면 알아두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2024년 무진년이 도래했다. 새해가 되면 제도가 바뀌거나 새롭게 시행되는 것들이 많다. <일요시사>에선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2024년 새해 정책들에 대해 살펴봤다.

2024년 새해 정부 예산의 75%는 상반기에 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월26일 국무회의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예산배정계획’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기금을 제외한 내년 세출예산(일반·특별회계 예산) 550조원 가운데 412조5000억원이 상반기에 배정됐다. 배정률은 지난해와 같은 75%다. 

예산배정은 부처별로 예산 사용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자금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집행이 이뤄진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산의 조기 집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 지원과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고 발표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정부와 달리 민간의 활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원칙과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 오히려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침체에 대응해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지만, 건전재정 기조를 원칙으로 삼아 물가를 잡고 국가신임도를 유지해왔다”며 “정부가 돈을 많이 쓰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고, 방만 재정으로 정부가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고금리 상황서 국채 금리가 회사채 금리로 높게 끌어올려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결국 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년에 대해서는 “수출 개선이 경기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민생과 직결되는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획재정부도 새해 목표로 내수 회복을 잡았다. 그렇다면 새해 정책들도 이와 맞도록 바뀔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청년 일자리 및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무진년 새해에 바뀌는 정책들이다.

청년

▲만 34세 이하 구직 중인 모든 청년에게 국가기술자격 시험 응시료를 감면한다. 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 응시료를 연 3회 50% 할인하는 것이다. 정보처리기사, 산업안전기사, 전기기사 등 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은 총 493개 종목으로 모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선업, 뿌리산업, 물류 운송업, 보건복지법, 음식점업, 농업, 건설업, 해운업, 수산업, 자원순환업 등 10개 사업체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 후 3개월, 6개월 차에 각 100만원씩 지원한다. 최대 지원 금액은 200만원이고, 총 2만4000명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의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들에게 내달부터 출시되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기존 청약저축보다 높은 4.5% 우대금리로 제공한다. 기존 연 소득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라간 것이다. 월 납부한도는 100만원이다.


1년 이상 가입을 유지한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청약에 당첨됐다면, 내달부터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분양가의 80%까지 최저 연 2.2%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최장 40년간 분납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 확대, 대중교통 K패스 추가 할인이 있다.

가족

▲한부모가족 증명서 발급과 아동 양육비 지원을 위한 소득 기준이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에서 63% 이하로 완화됐다. 2인 가구 기준 약 232만원, 3인 가구 기준 약 297만원이다. 만 18세 미만인 자녀에게만 지원됐던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는 자녀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3학년 해의 12월까지 지원이 가능해졌다.

소득 기준 완화와 지원 연령 상향을 통해 올해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지급 인원은 약 3만2000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지원 금액은 자녀 1인당 현재 월 20만원에서 월 21만원으로 1만원 인상된다.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중위 65% 이하)는 자녀가 0~1세 영아인 경우, 아동 양육비 지원 금액을 현재 월 35만원에서 월 40만원으로 5만원 인상할 예정이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을 위한 주거 안정 지원도 높아졌다.

부동산

▲2024년도 부동산정책은 2030세대 중심으로 개편됐다. 1월부터 신생아 특례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이 도입된다. 신생아 출산 시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융자를 지원해 집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 무주택 가구로 지난해 출생아부터 적용되며, 혼인 여부는 관계없다. 자산 3억6199만원 이하,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의 대상자에게 연 1.1%~3.0%의 저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가능하다.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도 도입된다. 정부는 결혼식을 올리고 1~2년 뒤에 혼인신고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증여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기간을 총 4년으로 연장했다. 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은 증여세 부담 없이 3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일자리, 저출산, 부동산 정책들도 쏟아져
농어촌 청년 지원…노인돌봄서비스 상향

주택청약 저축 납입액의 소득공제 범위도 확대된다. 2022년 6월부터 15개월째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자 혜택 강화를 위해 시행된다. 골자는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 24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상향되는 것이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로 5억원 이하 주택을 대출받아 산 경우, 무주택 또는 1주택 근로자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공제금액을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상환 기간은 10년 이상이며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인 주담대는 30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올라간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에 관한 필요경비도 합리화된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는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부동산이나 부동산에 관한 권리 등을 증여받고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해당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당초 증여자의 취득가액과 취득 시기를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는 규정이다.

이전까지는 이월과세가 취득 시기와 취득가액을 증여자 기준으로 해석해 수증자가 지출한 것만 필요경비로 인정했지만,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시 필요경비에 증여자가 지출한 자본적 지출액도 포함돼 세 부담이 줄어든다.


세법상 주택 개념도 재정비된다. 주택 보유 여부에 대한 납세자 혼란과 주세 회피 방지를 위해 주택의 개념을 정비한 것이다. 소득세법상 주택의 개념은 ‘허가 여부나 공부상 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로만 규정했으나 시설 구조상의 특성을 반영해 ‘세대원이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물’로 구체화한다.

이외에도 전·월세 계약 때 공인중개사의 인적 정보 기재 의무화, 역세권 ‘뉴:홈’ 공급 활성화, 3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기준 및 부과 구간 단위 완화, 4월 1기 신도시 특별법, 5월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 등이 있다.

소상공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2024년부터 냉난방 설비 6만4000대를 보급 지원하며, 정책 자금 및 고용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취약차주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대환해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기존 2만5000만명이었던 고용보험료 지원 대상도 4만명으로 늘리고 지원 비율도 최대 80%까지 상향된다.

농어업

▲청년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농지 지원이 1인당 2100평으로 확대되고 청년 농촌 보금자리 주택은 신규 8개소로 기존보다 2배 늘어난다. 농지를 팔고 은퇴하는 고령 농업인에게는 농지 매도 시 1㏊당 50만원씩 연 600만원을 최대 10년간 지급하는 은퇴직불금 제도를 신청받는다. 양식어업 희망자에게는 양식장 임대료를 50% 지원하며,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인 농촌 왕진 버스도 도입된다.


산업단지

▲산업단지 내에 있는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민간투자를 촉진한다. 문화센터 및 아름다운 거리를 현재 102개소에서 160개소로 늘린다. 공장 외벽과 조경을 개선하는 공장 환경개선 사업도 시행한다.

창업벤처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조성해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보증사업에는 2500억원을 추가 공급한다. 또 한국형스테이션F를 조정해 글로벌 창업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애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 1대1 돌봄체계가 구축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1대1 돌봄체계 구축 지원 예산은 2023년 15억원에서 2024년 717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장애 정도가 극심해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엔 24시간 개별 돌봄 서비스를 전 지역에 제공한다.

‘412조’ 정부 예산 75% 상반기 배정
“민생과 직결되는 내수 회복 목표”

활동 지원, 장애아돌봄, 발달재활 등 전 영역서 장애인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늘어난다. 장애인 취업 성공 패키지 예산은 36억원 증액된 246억원으로 편성됐다. 대상도 1만1000명에서 1만3000명으로 확대됐고 조기 취업 수당을 신규로 도입할 예정이다.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 지속적인 직업생활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근로지원 인원을 1만500명에서 1만1000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2420억원을 편성했다. 의료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적용하던 것을 폐지해 3만5000명이 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이 비교적 더 어려운 중증·장년 장애인에게 인턴 기회를 부여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장애인 인턴제 사업 예산은 66억원으로 지원 대상이 700명에서 1000명으로 확대됐다. 또 디지털 전환 대응력 향상을 위한 디지털 맞춤훈련센터 3개소를 확대한다.

이외에도 장애인 체육 환경개선, 약자 프렌들리 정책 실현 발판 마련, 장애인 활동 지원사의 임금 수준 향상, 장애인 영화관람 지원 등 정책 변화가 있다.

저소득층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지원은 크게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로 나뉜다. 생계급여는 지난해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의 대상에 최대 월 162만원의 급여액(4인 가구 기준)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3만9000가구와 신규 지원을 통해 중위소득 32% 이하의 대상에게 13.2%인 21만3000원이 증액된 월 183만4000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거급여는 올해 중위소득 47% 이하의 대상에게 월 51만원(서울, 4인 가구 기준)을 지급하던 것을 올해부터 2만가구가 증가한 중위소득 48% 이하의 대상에게 1만7000원이 증액된 52만7000원을 지원한다.

중위소득 50% 이하의 대상에 지급하는 교육급여는 올해부터 초등학생 41만5000원, 중학생 58만9000원, 고등학생 65만4000원을 지원하던 것을 초등학생 46만1000원(4만6000원 증액), 중학생은 65만4000원(6만5000원 증액), 고등학생은 72만7000만원(7만3000원 증액)을 지원한다.

노인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지원되던 기초연금은 지난해 월 32만3000원에서 올해부터는 33만4000원으로 인상된다. 지급 인원도 665만명에서 700만명 정도로 대상이 늘어난다. 중점 돌봄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월 16시간에서 월 20시간으로 상향된다.

보훈 보상금도 오른다.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보훈 보상금은 기존 보훈 보상금 대비 월 17만원 증가한 월 368만원으로 인상된다. 상이유공자 1급 1항 기준이 충족 시 가능하다. 참전 명예수당도 월 42만원으로 기존 대비 3만원 인상됐다. 트라우마 관리를 위해 상담심리와 치료 서비스를 신규도 제공한다.

교육

▲책임교육학년제가 시행된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에 결정적인 시기인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초등학교 3학년은 읽기, 쓰기, 셈하기를 기반으로 교과학습이 시작되는 단계다. 중학교 1학년은 초등학교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이 시작되는 단계다.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학습과 성장을 위해 집중 지원한다.

초·중학교 학생의 기초학력을 책임지고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언어, 수리, 디지털 등 3대 핵심 소양을 교육한다. 진단 결과에 따른 중점 지원 대상을 현재 전체 5% 규모(기초학력 미달)서 내년까지 30% 규모(중하위 수준)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의 학년 초 학습 성취 수준을 진단하기 위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alsw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