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돈 버는’ 정책 꿀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1.03 09:45:13
  • 호수 1460호
  • 댓글 1개

한 푼이라도 챙기려면 알아두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2024년 무진년이 도래했다. 새해가 되면 제도가 바뀌거나 새롭게 시행되는 것들이 많다. <일요시사>에선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2024년 새해 정책들에 대해 살펴봤다.

2024년 새해 정부 예산의 75%는 상반기에 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월26일 국무회의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예산배정계획’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기금을 제외한 내년 세출예산(일반·특별회계 예산) 550조원 가운데 412조5000억원이 상반기에 배정됐다. 배정률은 지난해와 같은 75%다. 

예산배정은 부처별로 예산 사용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자금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집행이 이뤄진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산의 조기 집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 지원과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고 발표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정부와 달리 민간의 활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원칙과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 오히려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침체에 대응해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지만, 건전재정 기조를 원칙으로 삼아 물가를 잡고 국가신임도를 유지해왔다”며 “정부가 돈을 많이 쓰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고, 방만 재정으로 정부가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고금리 상황서 국채 금리가 회사채 금리로 높게 끌어올려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결국 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년에 대해서는 “수출 개선이 경기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민생과 직결되는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획재정부도 새해 목표로 내수 회복을 잡았다. 그렇다면 새해 정책들도 이와 맞도록 바뀔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청년 일자리 및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무진년 새해에 바뀌는 정책들이다.

청년

▲만 34세 이하 구직 중인 모든 청년에게 국가기술자격 시험 응시료를 감면한다. 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 응시료를 연 3회 50% 할인하는 것이다. 정보처리기사, 산업안전기사, 전기기사 등 산업인력공단이 수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은 총 493개 종목으로 모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선업, 뿌리산업, 물류 운송업, 보건복지법, 음식점업, 농업, 건설업, 해운업, 수산업, 자원순환업 등 10개 사업체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 후 3개월, 6개월 차에 각 100만원씩 지원한다. 최대 지원 금액은 200만원이고, 총 2만4000명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의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들에게 내달부터 출시되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기존 청약저축보다 높은 4.5% 우대금리로 제공한다. 기존 연 소득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라간 것이다. 월 납부한도는 100만원이다.


1년 이상 가입을 유지한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청약에 당첨됐다면, 내달부터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분양가의 80%까지 최저 연 2.2%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최장 40년간 분납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 확대, 대중교통 K패스 추가 할인이 있다.

가족

▲한부모가족 증명서 발급과 아동 양육비 지원을 위한 소득 기준이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에서 63% 이하로 완화됐다. 2인 가구 기준 약 232만원, 3인 가구 기준 약 297만원이다. 만 18세 미만인 자녀에게만 지원됐던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는 자녀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3학년 해의 12월까지 지원이 가능해졌다.

소득 기준 완화와 지원 연령 상향을 통해 올해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지급 인원은 약 3만2000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지원 금액은 자녀 1인당 현재 월 20만원에서 월 21만원으로 1만원 인상된다.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중위 65% 이하)는 자녀가 0~1세 영아인 경우, 아동 양육비 지원 금액을 현재 월 35만원에서 월 40만원으로 5만원 인상할 예정이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을 위한 주거 안정 지원도 높아졌다.

부동산

▲2024년도 부동산정책은 2030세대 중심으로 개편됐다. 1월부터 신생아 특례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이 도입된다. 신생아 출산 시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융자를 지원해 집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 무주택 가구로 지난해 출생아부터 적용되며, 혼인 여부는 관계없다. 자산 3억6199만원 이하,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의 대상자에게 연 1.1%~3.0%의 저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가능하다.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도 도입된다. 정부는 결혼식을 올리고 1~2년 뒤에 혼인신고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증여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기간을 총 4년으로 연장했다. 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은 증여세 부담 없이 3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일자리, 저출산, 부동산 정책들도 쏟아져
농어촌 청년 지원…노인돌봄서비스 상향

주택청약 저축 납입액의 소득공제 범위도 확대된다. 2022년 6월부터 15개월째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자 혜택 강화를 위해 시행된다. 골자는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 24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상향되는 것이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로 5억원 이하 주택을 대출받아 산 경우, 무주택 또는 1주택 근로자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공제금액을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상환 기간은 10년 이상이며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인 주담대는 30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올라간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에 관한 필요경비도 합리화된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는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부동산이나 부동산에 관한 권리 등을 증여받고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해당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당초 증여자의 취득가액과 취득 시기를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는 규정이다.

이전까지는 이월과세가 취득 시기와 취득가액을 증여자 기준으로 해석해 수증자가 지출한 것만 필요경비로 인정했지만,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시 필요경비에 증여자가 지출한 자본적 지출액도 포함돼 세 부담이 줄어든다.


세법상 주택 개념도 재정비된다. 주택 보유 여부에 대한 납세자 혼란과 주세 회피 방지를 위해 주택의 개념을 정비한 것이다. 소득세법상 주택의 개념은 ‘허가 여부나 공부상 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로만 규정했으나 시설 구조상의 특성을 반영해 ‘세대원이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물’로 구체화한다.

이외에도 전·월세 계약 때 공인중개사의 인적 정보 기재 의무화, 역세권 ‘뉴:홈’ 공급 활성화, 3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기준 및 부과 구간 단위 완화, 4월 1기 신도시 특별법, 5월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 등이 있다.

소상공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2024년부터 냉난방 설비 6만4000대를 보급 지원하며, 정책 자금 및 고용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취약차주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대환해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기존 2만5000만명이었던 고용보험료 지원 대상도 4만명으로 늘리고 지원 비율도 최대 80%까지 상향된다.

농어업

▲청년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농지 지원이 1인당 2100평으로 확대되고 청년 농촌 보금자리 주택은 신규 8개소로 기존보다 2배 늘어난다. 농지를 팔고 은퇴하는 고령 농업인에게는 농지 매도 시 1㏊당 50만원씩 연 600만원을 최대 10년간 지급하는 은퇴직불금 제도를 신청받는다. 양식어업 희망자에게는 양식장 임대료를 50% 지원하며,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인 농촌 왕진 버스도 도입된다.


산업단지

▲산업단지 내에 있는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민간투자를 촉진한다. 문화센터 및 아름다운 거리를 현재 102개소에서 160개소로 늘린다. 공장 외벽과 조경을 개선하는 공장 환경개선 사업도 시행한다.

창업벤처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조성해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보증사업에는 2500억원을 추가 공급한다. 또 한국형스테이션F를 조정해 글로벌 창업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애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 1대1 돌봄체계가 구축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1대1 돌봄체계 구축 지원 예산은 2023년 15억원에서 2024년 717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장애 정도가 극심해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엔 24시간 개별 돌봄 서비스를 전 지역에 제공한다.

‘412조’ 정부 예산 75% 상반기 배정
“민생과 직결되는 내수 회복 목표”

활동 지원, 장애아돌봄, 발달재활 등 전 영역서 장애인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늘어난다. 장애인 취업 성공 패키지 예산은 36억원 증액된 246억원으로 편성됐다. 대상도 1만1000명에서 1만3000명으로 확대됐고 조기 취업 수당을 신규로 도입할 예정이다.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 지속적인 직업생활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근로지원 인원을 1만500명에서 1만1000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2420억원을 편성했다. 의료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적용하던 것을 폐지해 3만5000명이 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이 비교적 더 어려운 중증·장년 장애인에게 인턴 기회를 부여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장애인 인턴제 사업 예산은 66억원으로 지원 대상이 700명에서 1000명으로 확대됐다. 또 디지털 전환 대응력 향상을 위한 디지털 맞춤훈련센터 3개소를 확대한다.

이외에도 장애인 체육 환경개선, 약자 프렌들리 정책 실현 발판 마련, 장애인 활동 지원사의 임금 수준 향상, 장애인 영화관람 지원 등 정책 변화가 있다.

저소득층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지원은 크게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로 나뉜다. 생계급여는 지난해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의 대상에 최대 월 162만원의 급여액(4인 가구 기준)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3만9000가구와 신규 지원을 통해 중위소득 32% 이하의 대상에게 13.2%인 21만3000원이 증액된 월 183만4000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거급여는 올해 중위소득 47% 이하의 대상에게 월 51만원(서울, 4인 가구 기준)을 지급하던 것을 올해부터 2만가구가 증가한 중위소득 48% 이하의 대상에게 1만7000원이 증액된 52만7000원을 지원한다.

중위소득 50% 이하의 대상에 지급하는 교육급여는 올해부터 초등학생 41만5000원, 중학생 58만9000원, 고등학생 65만4000원을 지원하던 것을 초등학생 46만1000원(4만6000원 증액), 중학생은 65만4000원(6만5000원 증액), 고등학생은 72만7000만원(7만3000원 증액)을 지원한다.

노인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지원되던 기초연금은 지난해 월 32만3000원에서 올해부터는 33만4000원으로 인상된다. 지급 인원도 665만명에서 700만명 정도로 대상이 늘어난다. 중점 돌봄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월 16시간에서 월 20시간으로 상향된다.

보훈 보상금도 오른다.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보훈 보상금은 기존 보훈 보상금 대비 월 17만원 증가한 월 368만원으로 인상된다. 상이유공자 1급 1항 기준이 충족 시 가능하다. 참전 명예수당도 월 42만원으로 기존 대비 3만원 인상됐다. 트라우마 관리를 위해 상담심리와 치료 서비스를 신규도 제공한다.

교육

▲책임교육학년제가 시행된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에 결정적인 시기인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초등학교 3학년은 읽기, 쓰기, 셈하기를 기반으로 교과학습이 시작되는 단계다. 중학교 1학년은 초등학교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이 시작되는 단계다.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학습과 성장을 위해 집중 지원한다.

초·중학교 학생의 기초학력을 책임지고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언어, 수리, 디지털 등 3대 핵심 소양을 교육한다. 진단 결과에 따른 중점 지원 대상을 현재 전체 5% 규모(기초학력 미달)서 내년까지 30% 규모(중하위 수준)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의 학년 초 학습 성취 수준을 진단하기 위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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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