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60년 화업’ 황영성

시골집부터 우주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서 황영성 작가의 60년 화업을 반추하는 ‘황영성 초대전: 우주 가족 이야기’를 준비했다. 1950년대 말 황영성의 초기 구상회화 작품부터 다양한 매체 실험을 시도한 2000년대 입체 작품까지 총 110여점을 소개한다. 

황영성 작가는 1941년 강원도 철원서 태어나 6·25전쟁 당시 광주에 정착해 조선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5년 전남 나주 영산포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1967년 국전 입선, 1973년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5개 전시장

황영성의 회화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가족’이다. 황영성이 60여년간 일관되게 천착해온 주제인 가족은 소박한 시골집서부터 대자연의 뭇 생명으로 확대되고 마침내 세상 만물의 공생을 담는 우주로 확장됐다. 

‘황영성 초대전: 우주 가족 이야기’에는 남도 화단의 맥락 안에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화법을 탐구해온 황영성의 긴 화업이 담겨있다. 가족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에 바탕을 두면서 세상과 화폭을 잇는 다각도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전남도립미술관은 5개 전시장에 6개 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1부 ‘자연주의 구상회화’는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 황영성의 수업기부터 화단 등단에 이르기까지 초기 작품으로 구성됐다. 남도의 자연에 대한 교감과 감흥에 바탕을 둔 황영성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회색빛 향토서정’은 황영성이 말하는 ‘회색의 시대’로 마을과 가족의 개념을 회색조의 회화로 변용시킨 1970년대 연작으로 꾸몄다. 3부 ‘녹색 들녘과 가족’은 회색의 시대서 녹색의 시대로 이어지는 전시다. 1980년대 마을과 산야를 넓게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으로 싱그러운 생명력의 기운을 목가적인 녹색의 전원 풍경으로 표현한 작품을 소개한다. 

1950년부터 현재까지
총 110여점 작품 소개

4부 ‘이국여행 고대문명 탐방’에서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문명 탐방으로 이어지는 작품을 통해 황영성의 진취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황영성의 조형적 호기심과 탐구욕이 왕성하게 표현된 2000년대 대표작인 ‘Round Family’를 감상할 수 있다.

천지만물의 도상이 표현된 수많은 미러볼은 시공을 초월한 행성과 같은 형상을 이룬다. 

5부는 ‘만유공존 우주 가족’을 주제로 꾸며졌다. 다양한 재료와 묘법을 통해 실험적 조형세계를 보여주는 2000년대 이후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중첩된 종이를 기하학적 곡선으로 잘라 붙이는 종이 드로잉과 실리콘 띠나 은색 알루미늄판 도상 표현, 대형 캔버스 가득 명시와 한시를 변형한 문자도 시리즈 등 다채로운 조형적 구성을 내보인다.

6부 ‘멈춤 없는 화업정진’은 황영성이 거쳐온 숱한 가족 이야기를 회상하며 현재진행형인 작가의 최근 회화 작품으로 장식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사진, 영상 등 아카이브 시각 자료를 준비해 관람객이 황영성의 긴 화업을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6개 주제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황영성 화백은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로 국내외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예술에 대한 쉼 없는 도전과 열정을 내보였다”며 “이번 초대전을 통해 만물에 대한 포용과 인류애의 가치를 느끼는 따뜻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황영성은?]

▲학력
조선대 미술학과 학사(1966)
조선대 미술학과 석사(1968)

▲경력
광주시립미술관 관장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학장·부총장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재단이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수상 
황조근조훈장(2006)
이인성 미술상(2004)
금호예술상(1993)
제25회 몬테카를로 국제회화제 특별상(1991)
전라남도 문화상(1981) 외 다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