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여전히 경찰 걱정하는 류삼영 전 총경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12.08 14:57:33
  • 호수 14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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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간 없던 문제가 터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류삼영 전 총경을 만났다. 경찰복이 아닌 정장을 입은 모습이었지만, 그의 입에서는 여전히 경찰에 대한 우려뿐이었다. “경찰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냐. 경찰의 시선을 국민에게 돌려놔야 한다. 지금은 경찰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이것이 경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류 전 총경의 말이다.

경찰은 사회의 공공 안전과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과 목적을 지닌 기관이다. 경찰은 크게 사법경찰과 행정경찰로 나뉜다. 사법경찰은 이미 발생한 범죄를 수사하는 역할을 하고, 행정경찰은 범죄와 재해에 대한 예방, 대비 및 진압을 통해 공안을 지키는 것이 목표다.

경찰복 벗고   
첫 행보가…

기본적으로 경찰은 범죄의 예방과 재해 방지 등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해 ‘치안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찰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18일 제78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서 경찰들에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임을 가슴 깊이 새겨 달라.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을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말 그대로 모든 게 이뤄지면 한국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된다. 실제로 그럴까? 이에 대해서 류삼영 전 총경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오히려 시민들로 하여금 치안이 안 좋아진다고 느끼게끔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어 올해 하반기 인사이동에서 총경보다 계급이 낮은 경정급 간부가 주로 맡아온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 팀장으로 전보됐다.

류 전 총경은 총경 8년 차인 자신을 112 상황 팀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사실상 강등에 가까운 보복인사”라고 반발해 지난 7월31일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 8월11일에 의원면직됐다. 

그 과정 중에 류 전 총경이 했던 일은 바로 글쓰기다. 류 전 총경이 근 1년간 준비한 책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가 오는 11일 출간되며, 오는 14일 오후 6시30분에는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영광서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이 책은 그간 류 전 총경이 겪은 일이 담겨있다. 이제 ‘류 시민’이자 ‘류 작가’가 된 류 전 총경이지만, 현재 경찰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정권에 들어서며 경찰 78년간 한 번도 없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부산시 문현동에 위치한 카페 메그네이트서 류 전 총경을 만나 현재 경찰의 문제점과 앞으로 류 전 총경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류 전 총경은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류 전 총경은 “지난 8월11일 류 시민이 됐다. 지금 책을 발간한다고 하니 정치후원금을 모으려는 출판기념회라고 오해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쓴 지 이미 1년이나 됐다”고 전했다.

경찰국 신설 반대하다 정직 징계
112 팀장 전보…“보복인사” 사직


류 전 총경에게 책을 쓰라고 조언한 것은 임은정 부장검사다. 1년 전쯤 방송에 출연하려고 대기 중이었던 류 전 총경은 임 부장검사를 만났다. 류 전 총경의 다음 출연진이 임 부장검사였던 것이다.

이때 임 부장검사는 “여태까지 겪은 일을 꼭 기록해 놓고 책으로도 써 달라. 책을 쓰면 생각 정리가 되고 마음에 힐링이 일어나 좋은 게 많다”고 권했다. 그렇다고 바로 책을 쓴 것은 아니다. 그 뒤 모임에서 다시 한번 임 부장검사를 만났다. 그때 다시 책 쓰는 것을 권유받아 시작한 것이다.

임 부장검사의 말이 맞았다. 대기 4개월, 정직 3개월, 치안지도관 5개월 중 1년 동안 글쓰기는 그에게 위로가 돼줬다. 마음의 고통을 글 쓰는 고통이 덮어버린 것이다. 류 전 총경은 그간 겪었던 일의 의도가 ‘경찰을 낮추고 죽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전 총경은 “경찰서장 따위가 무슨 회의를 하냐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하나회의 12·12 쿠데타’라고 강조했었다”며 “본인들 머리에 쿠데타 생각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친위 쿠데타다. 검찰이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는데 검수완박법으로 검찰 수사권이 축소됐으니 이번 정권서 수사권을 회복하려고 대통령령으로 법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위 쿠데타란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측이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벌이는 쿠데타다. 그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을 대통령령으로 개정하면 되니까. 친위 쿠데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왜 하필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쿠데타라고 하냐. 다른 식으로 지적해도 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들 머리에…
친위 쿠데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에 나온다. 전국 경찰서장 모임은 공무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위해 휴일 사비를 들여 회의한 것. 이런 일을 겪고 현직 경찰관이 사직서를 내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류 전 총경은 “지금 검찰 공화국을 꿈꾸는 사람들이 단계를 밟고 실시하는 것이다. 이 장관이 경찰에 대해서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미리 각본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이어갔다.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것 자체가 현 정부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이승만정권은 내무부에 경찰국을 넣었다. 내무부 장관이 경찰을 쥐고 흔들어 불법 선거, 고문 치사를 했다. 그러니 나중에 경찰이 정권과 한 몸이면 안 된다고 내무부서 삭제됐다. 그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시 경찰을 내무부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태우정권서 경찰법을 만들어 경찰청이 성립돼 내무부서 완전히 독립됐다. 말 그대로 독재 정권은 경찰국을 만들고 민주 정권은 정부와 경찰을 분리한다. 현 정권이 경찰국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성격을 내포하는 것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국은 경찰이 다시 시민 인권침해를 할 수 있게 만든다. 과거로 다시 회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현재 경찰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장 첫 번째는 전국 치안센터 문제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치안센터는 995곳이다. 치안센터는 과거 파출소를 통합해 지구대로 개편하면서 쓰지 않게 된 파출소를 주민 편의 등을 위해 운영하는 곳이다.


보통 치안센터는 퇴직을 앞뒀거나, 건강 문제로 병가를 낸 뒤 복직한 경찰관 1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주하면서 주민 민원을 상담해준다. 가령 보이스 피싱 전화를 물어보거나, 스팸 문자에 관해 물어보는 것 등이다.

정치 입문?
“신중히 고민”

그런데 시골을 중심으로 치안센터가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 “효율적인 국유재산 관리 등을 위해 연내 일괄 감축을 추진했지만, 농촌 권역 주민의 치안 불안감 등을 고려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인천 등 7개 광역시와 대도시권 지역 치안센터 202곳을 올해 안에 감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류 전 총경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치안센터 목적은 기본적으로 지역 치안 강화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시골에는 치안센터에 불이 켜져 있는 것 자체가 믿음이고 든든한 것이다. 보통 사람이 파출소에 몇 번 가느냐? 치안센터가 있어서 안전감이 있는 것”이라며 “경찰이 치안센터를 없애고 112 신고 로테이션을 빨리 돌리겠다는 것은 결국 경찰만 편하게 일하겠다는 것이다. 치안센터를 거의 다 없앤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치안센터를 없애면 어떻게 될까? 현재 치안센터가 있는 땅은 경찰청 소유가 아니다. 일부는 경찰청 땅이나, 나머지는 각 시나 국가 소속 땅이다.. 이 땅을 경찰이 각 지역의 치안 목적을 위해 빌려서 쓰고 있다. 치안센터를 폐지하게 되면, 경찰청 땅은 팔고 나머지는 각 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시골 치안이 무너진 뒤에 다시 치안센터를 만들겠다고 해도 치안센터를 지을 땅이 없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치안센터를 없애고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치안 약자와 서민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뒤에 다시 치안센터를 지으려고 하면 지을 수 없다. 이게 문제다. 다음 경찰청장이 왔을 때 복구할 수 없는 정도가 문제인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렇다면 치안센터를 없애는 이유는 무엇일까? 류 전 총경은 이에 대해 경찰 인력에 쓰이는 재정이 바닥났기 때문이라고 봤다. 

“경찰국은 민간인 사찰도 가능”
“돈 없다고 전국 치안센터 줄여?”

경찰은 묻지마식 범죄 예방을 위해 지하철역과 백화점 인근 등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경찰, 형사, 기동대, 경찰특공대까지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했다. 심지어 해외서 테러가 발생할 때 사용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도심 한가운데 배치했다.

결국 경찰청의 대응으로 인력 예산이 소진된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치안센터를 없애서 그 돈으로 경찰관 훈련소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훈련소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강당서 계속하면 된다. 경찰 역사상 78년간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경찰은 추가 근무를 하지 않고 ‘칼퇴’를 종용받고 있다. 추가 근무 시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업무 특성상 신고가 들어오면 퇴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류 전 총경은 이 상황에 대해 “일을 균형 있게 하고 앞뒤를 재가면서 해야 한다. 그런데 경험 없는 정권과 경험 없는 청장은 한쪽으로 쏠려서 일한다. 1년 계획을 무시하고 시간, 사람, 돈을 한쪽으로 다 쓰고 나중에 모자라니 이렇게 채운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개했다.

류 전 총경은 자신의 SNS에 “박정훈 대령에게 술 한 잔 사고 싶다. 내가 겪은 일과 너무 겹친다”고 적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박정훈 대령과 내가 받는 재판 날짜와 시간이 12월7일 오전 10시로 같다. 박 대령은 군사법원, 나는 행정법원이다. 우연의 일치지만 운명적으로 느낀다. 박 대령은 너무 훌륭하다. 군은 상관의 명령을 100% 따라야 하니까”라고 넌지시 말했다.

그간의 일을 겪으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까? 

류 전 총경은 오히려 별 것 아니었다는 의미로 “옛날 같았으면 능지처참당하고 3대를 멸했을 거다. 진짜로 죽였으니까. 지금은 공무원 못하는 정도지 않느냐? 옳은 일을 할 때는 이익을 따지면 안 된다. 오래 사는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며 “가족이 내 선택을 믿어줬다. 무슨 일을 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건 너무 중요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경찰의 시선
시민 향하길”

<일요시사>는 류 전 총경에게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류 전 총경은 “고민 중이다. 여러 방면으로 조언을 듣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을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패가망신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경찰 고위직 중에서는 나한테 ‘경찰의 목소리가 돼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방법은 여러 가진데, 신중하게 결정하려 한다. 유튜버하고 계속 글을 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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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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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