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여전히 경찰 걱정하는 류삼영 전 총경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12.08 14:57:33
  • 호수 14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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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간 없던 문제가 터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류삼영 전 총경을 만났다. 경찰복이 아닌 정장을 입은 모습이었지만, 그의 입에서는 여전히 경찰에 대한 우려뿐이었다. “경찰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냐. 경찰의 시선을 국민에게 돌려놔야 한다. 지금은 경찰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이것이 경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류 전 총경의 말이다.

경찰은 사회의 공공 안전과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과 목적을 지닌 기관이다. 경찰은 크게 사법경찰과 행정경찰로 나뉜다. 사법경찰은 이미 발생한 범죄를 수사하는 역할을 하고, 행정경찰은 범죄와 재해에 대한 예방, 대비 및 진압을 통해 공안을 지키는 것이 목표다.

경찰복 벗고   
첫 행보가…

기본적으로 경찰은 범죄의 예방과 재해 방지 등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해 ‘치안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찰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18일 제78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서 경찰들에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임을 가슴 깊이 새겨 달라.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을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말 그대로 모든 게 이뤄지면 한국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된다. 실제로 그럴까? 이에 대해서 류삼영 전 총경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오히려 시민들로 하여금 치안이 안 좋아진다고 느끼게끔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어 올해 하반기 인사이동에서 총경보다 계급이 낮은 경정급 간부가 주로 맡아온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 팀장으로 전보됐다.

류 전 총경은 총경 8년 차인 자신을 112 상황 팀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사실상 강등에 가까운 보복인사”라고 반발해 지난 7월31일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 8월11일에 의원면직됐다. 

그 과정 중에 류 전 총경이 했던 일은 바로 글쓰기다. 류 전 총경이 근 1년간 준비한 책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가 오는 11일 출간되며, 오는 14일 오후 6시30분에는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영광서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이 책은 그간 류 전 총경이 겪은 일이 담겨있다. 이제 ‘류 시민’이자 ‘류 작가’가 된 류 전 총경이지만, 현재 경찰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정권에 들어서며 경찰 78년간 한 번도 없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부산시 문현동에 위치한 카페 메그네이트서 류 전 총경을 만나 현재 경찰의 문제점과 앞으로 류 전 총경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류 전 총경은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류 전 총경은 “지난 8월11일 류 시민이 됐다. 지금 책을 발간한다고 하니 정치후원금을 모으려는 출판기념회라고 오해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쓴 지 이미 1년이나 됐다”고 전했다.

경찰국 신설 반대하다 정직 징계
112 팀장 전보…“보복인사” 사직


류 전 총경에게 책을 쓰라고 조언한 것은 임은정 부장검사다. 1년 전쯤 방송에 출연하려고 대기 중이었던 류 전 총경은 임 부장검사를 만났다. 류 전 총경의 다음 출연진이 임 부장검사였던 것이다.

이때 임 부장검사는 “여태까지 겪은 일을 꼭 기록해 놓고 책으로도 써 달라. 책을 쓰면 생각 정리가 되고 마음에 힐링이 일어나 좋은 게 많다”고 권했다. 그렇다고 바로 책을 쓴 것은 아니다. 그 뒤 모임에서 다시 한번 임 부장검사를 만났다. 그때 다시 책 쓰는 것을 권유받아 시작한 것이다.

임 부장검사의 말이 맞았다. 대기 4개월, 정직 3개월, 치안지도관 5개월 중 1년 동안 글쓰기는 그에게 위로가 돼줬다. 마음의 고통을 글 쓰는 고통이 덮어버린 것이다. 류 전 총경은 그간 겪었던 일의 의도가 ‘경찰을 낮추고 죽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전 총경은 “경찰서장 따위가 무슨 회의를 하냐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하나회의 12·12 쿠데타’라고 강조했었다”며 “본인들 머리에 쿠데타 생각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친위 쿠데타다. 검찰이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는데 검수완박법으로 검찰 수사권이 축소됐으니 이번 정권서 수사권을 회복하려고 대통령령으로 법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위 쿠데타란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측이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벌이는 쿠데타다. 그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을 대통령령으로 개정하면 되니까. 친위 쿠데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왜 하필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쿠데타라고 하냐. 다른 식으로 지적해도 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들 머리에…
친위 쿠데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에 나온다. 전국 경찰서장 모임은 공무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위해 휴일 사비를 들여 회의한 것. 이런 일을 겪고 현직 경찰관이 사직서를 내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류 전 총경은 “지금 검찰 공화국을 꿈꾸는 사람들이 단계를 밟고 실시하는 것이다. 이 장관이 경찰에 대해서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미리 각본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이어갔다.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것 자체가 현 정부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이승만정권은 내무부에 경찰국을 넣었다. 내무부 장관이 경찰을 쥐고 흔들어 불법 선거, 고문 치사를 했다. 그러니 나중에 경찰이 정권과 한 몸이면 안 된다고 내무부서 삭제됐다. 그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시 경찰을 내무부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태우정권서 경찰법을 만들어 경찰청이 성립돼 내무부서 완전히 독립됐다. 말 그대로 독재 정권은 경찰국을 만들고 민주 정권은 정부와 경찰을 분리한다. 현 정권이 경찰국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성격을 내포하는 것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국은 경찰이 다시 시민 인권침해를 할 수 있게 만든다. 과거로 다시 회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현재 경찰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장 첫 번째는 전국 치안센터 문제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치안센터는 995곳이다. 치안센터는 과거 파출소를 통합해 지구대로 개편하면서 쓰지 않게 된 파출소를 주민 편의 등을 위해 운영하는 곳이다.


보통 치안센터는 퇴직을 앞뒀거나, 건강 문제로 병가를 낸 뒤 복직한 경찰관 1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주하면서 주민 민원을 상담해준다. 가령 보이스 피싱 전화를 물어보거나, 스팸 문자에 관해 물어보는 것 등이다.

정치 입문?
“신중히 고민”

그런데 시골을 중심으로 치안센터가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 “효율적인 국유재산 관리 등을 위해 연내 일괄 감축을 추진했지만, 농촌 권역 주민의 치안 불안감 등을 고려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인천 등 7개 광역시와 대도시권 지역 치안센터 202곳을 올해 안에 감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류 전 총경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치안센터 목적은 기본적으로 지역 치안 강화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시골에는 치안센터에 불이 켜져 있는 것 자체가 믿음이고 든든한 것이다. 보통 사람이 파출소에 몇 번 가느냐? 치안센터가 있어서 안전감이 있는 것”이라며 “경찰이 치안센터를 없애고 112 신고 로테이션을 빨리 돌리겠다는 것은 결국 경찰만 편하게 일하겠다는 것이다. 치안센터를 거의 다 없앤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치안센터를 없애면 어떻게 될까? 현재 치안센터가 있는 땅은 경찰청 소유가 아니다. 일부는 경찰청 땅이나, 나머지는 각 시나 국가 소속 땅이다.. 이 땅을 경찰이 각 지역의 치안 목적을 위해 빌려서 쓰고 있다. 치안센터를 폐지하게 되면, 경찰청 땅은 팔고 나머지는 각 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시골 치안이 무너진 뒤에 다시 치안센터를 만들겠다고 해도 치안센터를 지을 땅이 없는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치안센터를 없애고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치안 약자와 서민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뒤에 다시 치안센터를 지으려고 하면 지을 수 없다. 이게 문제다. 다음 경찰청장이 왔을 때 복구할 수 없는 정도가 문제인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렇다면 치안센터를 없애는 이유는 무엇일까? 류 전 총경은 이에 대해 경찰 인력에 쓰이는 재정이 바닥났기 때문이라고 봤다. 

“경찰국은 민간인 사찰도 가능”
“돈 없다고 전국 치안센터 줄여?”

경찰은 묻지마식 범죄 예방을 위해 지하철역과 백화점 인근 등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경찰, 형사, 기동대, 경찰특공대까지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했다. 심지어 해외서 테러가 발생할 때 사용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도심 한가운데 배치했다.

결국 경찰청의 대응으로 인력 예산이 소진된 것이다. 류 전 총경은 “치안센터를 없애서 그 돈으로 경찰관 훈련소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훈련소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강당서 계속하면 된다. 경찰 역사상 78년간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경찰은 추가 근무를 하지 않고 ‘칼퇴’를 종용받고 있다. 추가 근무 시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업무 특성상 신고가 들어오면 퇴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류 전 총경은 이 상황에 대해 “일을 균형 있게 하고 앞뒤를 재가면서 해야 한다. 그런데 경험 없는 정권과 경험 없는 청장은 한쪽으로 쏠려서 일한다. 1년 계획을 무시하고 시간, 사람, 돈을 한쪽으로 다 쓰고 나중에 모자라니 이렇게 채운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개했다.

류 전 총경은 자신의 SNS에 “박정훈 대령에게 술 한 잔 사고 싶다. 내가 겪은 일과 너무 겹친다”고 적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박정훈 대령과 내가 받는 재판 날짜와 시간이 12월7일 오전 10시로 같다. 박 대령은 군사법원, 나는 행정법원이다. 우연의 일치지만 운명적으로 느낀다. 박 대령은 너무 훌륭하다. 군은 상관의 명령을 100% 따라야 하니까”라고 넌지시 말했다.

그간의 일을 겪으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까? 

류 전 총경은 오히려 별 것 아니었다는 의미로 “옛날 같았으면 능지처참당하고 3대를 멸했을 거다. 진짜로 죽였으니까. 지금은 공무원 못하는 정도지 않느냐? 옳은 일을 할 때는 이익을 따지면 안 된다. 오래 사는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며 “가족이 내 선택을 믿어줬다. 무슨 일을 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건 너무 중요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경찰의 시선
시민 향하길”

<일요시사>는 류 전 총경에게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류 전 총경은 “고민 중이다. 여러 방면으로 조언을 듣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을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패가망신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경찰 고위직 중에서는 나한테 ‘경찰의 목소리가 돼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방법은 여러 가진데, 신중하게 결정하려 한다. 유튜버하고 계속 글을 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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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