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한동훈 출마설 불붙인 진은정

스타 장관 안주인 떴다 ‘흑장미? 백장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언론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배우자의 공식 봉사활동을 보도하며 한 장관의 총선 출마설에 불을 붙였다. 출마설에 대해 한 장관은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처가가 연루된 논란도 재점화하며 언론의 띄워주기가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가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언론은 너도나도 진 변호사에 대해 보도하기 바빴다. 총선을 앞둔 만큼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진 변호사는 1975년생으로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이후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법학 석사를 이수한 뒤 KPMG FSI, Ernst&Young, PricewaterhouseCoopers 등 국내외 회계법인서 일하다가 2006년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캠퍼스 커플
엘리트 코스

이후 국내 순위 5위인 ‘법무법인 바른’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로펌계의 삼성이라 불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현재 진 변호사는 인사와 노무, 제약·의료기기·식품·화장품·환경 관련 분야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환경 분야의 경우 외국계 기업이 국내 진출 시 필수로 보는 분야기도 하다.


진 변호사는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캠퍼스 커플로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진 변호사의 부친은 진형구 전 대전고검 검사장이며 한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생 진동균도 부장 검사 출신이다.

진 변호사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서 열린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참석했다. 그가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한 장관이 취임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인 김희경씨, 김영호 통일부 장관 부인 남미경씨 등 장·차관 배우자, 금융기관장·공공기관장 배우자, 15개국 주한 외교대사 배우자 등 70여명이 참여했다. 진 변호사는 이 중 유독 주목을 받았다. 

수십여곳의 언론사들이 진 변호사 관련 기사와 사진을 보도하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한 장관 측이 언론을 부르거나 사진을 뿌린 것 아니냐”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진 변호사가 주목받으며 한 장관이 여당 후보로 총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진 변호사의 행보는 한 장관의 정치참여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6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국무위원 배우자들이 봉사활동하는 건 늘 있던 일이라 하더라도 왜 모든 언론이 주목해서 진 변호사의 사진을 찍어서 냈을까”라며 “진 변호사도 예상한 듯 준비한 모습으로 보인다. 사진을 보면 어느 정도 공적인 활동을 예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적십자 행사 참석…장관 취임 후 첫 포착
서울대 법대 동문…김앤장 미국 변호사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지금 보라. 김건희 여사가(등장한 후) 얼마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냐”면서 “그런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언론은 그런 후각이 발달해 한 장관 부인을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수위 높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대체 언제부터 언론서 이름도 모르는 장관 부인의 봉사활동까지 챙겼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너무 노골적이다. ‘궂은 일 솔선수범’ ‘빈 상자를 치우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 등 제목부터 사진까지 아예 대놓고 ‘아부성 기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찾아보니 다른 언론사들의 기사도 대부분 비슷하다”며 “함께 봉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한 사람’으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진들을 보니까 윤석열 대통령까지 아웃포커싱으로 날려버린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한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일부 민주당 측 인사들이 방송과 SNS 등에서 ‘한동훈 장관 측에서 언론을 부르거나 사진을 뿌린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을 마구 유포하고 있다”며 “언론서 자발적으로 보도한 것일 뿐 사진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진 변호사에 대한 주목으로 한 장관의 처가에 관한 논란도 재점화됐다. 진 전 검사장은 조폐공사 파업 유도에 연루된 바 있다. 그는 1999년 대전고검장으로 발령난 시점에 기자들과 폭탄주를 마시는 과정서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구속됐고 대전고검장직서 면직됐다.

법원서 진 전 검사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에 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진 전 검사장은 2007년에 각종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도 연루됐다. 재벌 테마주 ‘뉴월코프’ ‘아이에스하이텍’ ‘보타 바이오’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이다. 주가 조작범 조모씨는 재벌 3세와 4세들이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다. 조씨는 뉴월코프를 비밀리에 인수한 다음 재벌 3세인 박중원씨를 끌어들였다. 

논란, 의혹…
처가 리스크

박씨는 2007년 3월 뉴월코프라는 회사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뉴월코프는 쿠웨이트의 친환경 오일 슬러지 사업에 투자한다는 공시를 띄웠다. 그는 이 사업에 100억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인터뷰까지 했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조씨는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회삿돈을 횡령했다.

조씨는 비슷한 시기 다른 회사에도 손을 댔다. 그는 뉴월코프의 자금으로 아이에스하이텍을 인수했다. 이후 노신영 전 국무총리 아들 노동수씨, 현대그룹 3세인 정일선씨를 이용해 같은 수법으로 주가를 올렸다. 이번에도 회삿돈을 횡령했다.

조씨는 보타 바이오서 같은 일을 반복했다. 그가 세 회사에서 횡령한 돈은 수십억원에 이른다.


재판 당시 조씨는 자신이 횡령한 돈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전 검사장을 자신이 횡령한 돈 중 3억을 사용한 사람으로 지목했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 전 검사장이 사건에 연루된 이유는 보타 바이오가 주가조작으로 주가가 급등할 당시 그가 사외이사로 등재돼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이 보타 바이오에 관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기 직전 그는 사외이사직서 물러나 법적 책임을 면했다. 

진 전 검사장의 아들인 진동균 검사도 조씨의 판결문에 등장한다. 그는 조씨가 아이에스하이텍에 대한 주가조작 당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진동균 전 검사의 나이는 30세,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3년 전이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란 기존 주주나 일반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가 지정한 특정인들에게만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즉 아는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투자 기회다. 조씨와 진 전 검사장 가족은 특별한 관계인 것처럼 보인다.

전략적 
움직임?

이를 증명하듯 조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던 2년 반 동안 280회나 검사실에 출정나갔다. 출정은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재소자를 조사하기 위해 검사실로 부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통상적으로 출정은 기소 전 검찰이 추가 조사를 위해 이용된다. 하지만 조씨의 경우 1심 기소 이후에도 출정을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진동균 전 검사는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됐다. 지난 2015년 서울 남부지검 재직 시절, 만취한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사직서를 냈다. 검찰은 징계나 수사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진 전 검사는 이후 CJ 상무로 재취업했다.

2018년 검찰 미투 운동으로 상황은 급변했다. 2018년 검찰 성추행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대검 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뒤 그를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진 전 검사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진 전 검사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에 2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재판부는 “검사였던 진씨가 같은 검찰청에 근무하는 피해자들을 강제추행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는 이번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입었고, 진씨는 2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진정한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 전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한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 시나리오가 최근 들어 부쩍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권 안팎서 출마설이 꾸준하게 거론돼온 가운데, 연말 개각 논의와 맞물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동훈 총선 역할론’이 공공연하게 언급되면서 등판론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한 장관은 지역 행보에 나섰다.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21일에는 대전을 방문했다. 24일에는 울산도 방문했다. 

대구서 한 장관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를 시작으로 한 장관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운집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 장관은 운집된 시민에게 둘러싸여 계획된 일정이 지연돼 결국 돌아오는 서울행 기차표까지 취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첫 공개 행보 많은 관심
“김건희와 다를 게 뭐냐”

시민들로부터 꽃다발과 편지 등의 선물도 받고 사인과 사진촬영 등의 요청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전서도 한 장관에 대한 팬덤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스타 장관’인 한 장관의 출마설이 지속되는 이유다.

한 장관의 현장 행보에 야권은 총선 출마 행보로 봤다.

한 장관은 지난 22일 “저는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지방 현장 방문도 같은 취지”라며 “일각에서는 정치 행보니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인구정책과 대한민국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범죄 피해 지원정책 같은 건 총선과 관계없는 법무부 장관의 주요 임무”라고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그는 ‘문제의 해결 및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측면서 총선 출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입장에서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장관이 수도권 또는 험지에 출마할 경우 보수층과 여성·청년층 사이의 폭넓은 인지도와 지지를 토대로 당 내외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역대 대통령 또는 대권후보들이 거쳐간 서울 종로나 박빙 지역인 용산, 마포 출마로 수도권 선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 장관에게 비례대표 당선권을 주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등을 맡겨 총선을 지휘하게 한다는 경우의 수도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정치 신인인 한 장관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위험이 크다.

비례대표 당선의 경우 국회 입성 이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한 장관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어 한 장관이 고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의 결단 시기는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는 12월 말을 기준으로 김기현 대표가 총선 대책에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사실화하는 것처럼 보이자 민주당은 “‘훈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대표와 혁신위원장이 훈비어천가를 부르며 한동훈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의 위상은 어디다 버리고 용산의 하청 정당을 자임하고 있나. 정녕 국민의힘은 ‘검찰 본당’의 출현을 위한 불쏘시개가 될 작정이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이 저를 띄우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받아쳤다.

민주당과 정면충돌을 피하지 않았던 한 장관의 출마로 여야의 총선 대결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심하던 윤석열 대통령도 여권의 이 같은 간청과 설득을 수용해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에서도 한 장관의 존재감은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19~20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장관의 출마가 ‘여당의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42%로 집계됐다.

“민주당이 
더 띄운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74%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고, 민주당 지지층은 64%가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p)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란 조사에서 한 장관은 13%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21%)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4%,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2% 등 주요 여권 인사 4명을 합한 수치와 같다. 

한 장관이 앞서 자녀 입시비리 문제를 뚫고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만큼 이번에도 처가 리스크를 짊어지고 총선서 활약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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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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