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이준석 쇼당패

거부할 수 없는 두 장의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이젠 진짜 헤어질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손을 뿌리치려는 행동을 취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여야는 애써 무시하면서도 내심 불안한 눈치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바로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가 연일 인터뷰와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앞서 수도권 중도층을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와 다르게 국민의힘의 본토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을 공략하려는 듯 보인다. 이 전 대표가 군불을 때 총선서 양당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도권 공략
몸값 올리기

사실 이 전 대표의 ‘창당설’은 갑자기 들려온 소식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 뒤, 당으로부터 1년6개월의 징계를 받았을 때도 창당설이 정치권서 소문처럼 떠돌았다. 지지세도 나름 있었다. 16% 정도의 수치로 호남서 2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창당 시 가장 큰 변화는 20대의 지지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창당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던 바 있다. 1년이 지난 현재는 기류가 바뀌었다. 약 한 달 전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패배하자, 국회 소통관에 나타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서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17개월 동안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눈물까지 흘리며 호소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민심의 분노를 마주하고도 대통령실에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자성어를 다시 꺼냈다. 그가 선택한 단어는 ‘결자해지’다. 여당은 집단 묵언수행을 풀고, 대통령이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첫 방문지로 대구를 택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방문 이유에 관해서도 영남 지역의 민심을 알아보려 간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최근 이 전 대표가 창당하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중이다. 

당초 정치권에선 창당이 수도권 중도층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텃밭 지역에 초점을 두고 창당을 진행할 양상이다. 

“싹 다 끌어모아” 창당? 복귀? 저울질
일단 헤어질 결심…민주당 애써 무시

특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 지역을 기반으로 창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이 빈틈에 이 전 대표가 신당으로 파괴력을 발휘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구·경북(TK)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여전하지만, 부산·경남(PK)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민주당도 차이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최근 민주당 역시 PK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 전 대표까지 가세하게 될 경우 22대 총선 승리도 장담할 수는 없다. 특히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는 폭탄을 던진 꼴이다. 신당 창당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확장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안간힘을 내고 있지만, 떠나간 표심이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혁신위가 1호 안건으로 이 전 대표의 징계 취소를 언급한 이유도 비슷하다. 청년 표심이 떠나갈 듯 보이자, 국민의힘은 자꾸만 이 전 대표에게 돌아오라고 손짓한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반응은 냉담했다. 자신의 SNS에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 듯 접근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그를 직접 만나기 위해 부산까지 찾아갔으나, 면전서 영어로 훈수만 듣고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올라온 게 전부였다. 

최근 인 위원장은 다시 한번 이 전 대표에게 “중책을 맡아야 한다”며 회유하고 있으나, 이 전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회동을 갖는 등 신당 창당을 위한 스텝을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선 창당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동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중요한 행동 전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 만났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나오는 중요한 행동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창당에 관한 조언이라고 해석한다. 

그는 “최근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금 시점서 누굴 만나 상의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나 역시 누구와 상의하고 있는지 공유했다”고 언급했다. 

험지 출마론
TK·PK 혼돈

이 전 대표의 말 대로라면 사실상 국민의힘과의 이별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는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과 국민의힘 비주류, 제3지대에 소속된 인물들과 만났다. 보폭을 늘리며 비주류 세력을 규합해 하나의 연합된 세력을 꾸리겠다는 의도인 셈으로 풀이된다. 

만남을 가진 인물 중에서는 민주당 비명계 인사 중 한 명인 이상민 의원이 거론된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와 만남을 가진 뒤 신당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한 달 안에 이 의원은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당 역시 당내 공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이 의원 역시 이 전 대표가 창당하는 시기에 맞춰 노선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비명계 수장 격인 우상호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비명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부인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비명계 인사들 중 이 전 대표의 신당에 참여하겠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은 인물은 없다. 


다른 비명계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접촉 여부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단순히 안부 전화 차원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비명계가 합류한다면 이 전 대표가 한층 더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만큼 천군만마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세간에 떠도는 친명과 비명의 대결구도는 서울과 경기, 호남까지 뻗어있다. 비명계가 이탈해 모두 당선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민주당의 표를 갉아먹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명계가 당장 당을 떠날 생각은 없지만, 이들이 집단으로 뛰쳐나간다면 총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야권 인사들을 먼저 규합한 뒤,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총선 공천룰 등을 발표하는 시기가 되면 당내서도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즉, 민주당 비명계 인사들이 당의 중심점 혹은 구심점을 만들 기틀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좌우 연합
결국 꾸리나

아직 민주당 인사를 포섭하기 위해선 여러 과제들이 남았다. 바로 정국을 뒤흔들만한 인사가 영입돼야 비로소 파급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데, 상징성 있는 인사 영입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문재인정부 인사였지만, 중도 성향을 가져 구심점으로 충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그는 과거 야당 신분으로 보수 근거지인 대구서 당선됐던 이력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보수 텃밭을 기반으로 창당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김 전 총리의 합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진보 진영서도 몇몇 인물이 합류를 고민 중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현재 정의당은 지지율 저조와 함께 지도부 내분마저 겪고 있다. 최근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비대위 체제로 돌입했다. 

정의당은 공식적으로 선거연합 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의당 내 그룹인 세 번째권력 소속 류 의원은 “이정미 대표가 지옥문을 열어놓고 발을 뺐다”며 어깃장을 놨다. 류 의원이 속한 세번째권력 역시 이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세번째권력 출범 당시 이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기존 진영 정치의 한계에 관해 역설한 바 있다.

이들은 제3지대에 소속된 인물과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새로운선택 금태섭 창당준비위원장과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들은 양당 정치에 갈증을 느낀 것을 고리로 새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3지대 통합으로 고춧가루
얼굴 영입해 한계 극복 필요

특히 금 위원장은 창당을 고민하는 과정서 이미 김 전 위원장을 만났다. 알려졌다시피 김 전 위원장은 금 위원장을 물밑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 위원장과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 앞서 금 위원장은 “진짜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힘을 합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 위원장은 양 대표와도 만남을 가진다. 양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서 김 전 위원장이 새로운희망 역시 적극적으로 도와줄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을 필두로, 이 전 대표, 금 위원장, 양 대표가 세력을 규합하게 될지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본격적으로 제3지대 연합전선을 꾸릴 밑바탕과 같다. 

현재 중도층 비율은 30% 정도로 제3지대는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진보정당, 민주당, 국민의힘 지지율만 이탈시키면 해볼만한 싸움이 된다. 

여기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까지 합세하게 된다면 신당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실제 이준석·유승민 신당은 TK서 30% 가까이 지지율이 나왔다. 이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어쩔 수 없는 경쟁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로운 당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있는 셈이다. 

유 전 의원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며 창당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만 “창당이 최후의 선택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은 탈당 뒤 바른정당 창당을 함께했었다. 최근에는 여러 과제에 관해 직접 논의하거나 사안을 잘 공유하지는 않지만, 두 인물의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전 대표가 앞으로 신당을 꾸리게 될 경우 87체제의 타파, 시대정신 재구축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민주당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조건이며, 청년층을 끌어들일 방법 중 하나로 관측된다. 

신당으로
양당 흔들기

여기에 더해 신당을 비례정당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의 지지세만 놓고 보면 원내에 끼칠 영향력도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여전한 한계점은 신당을 받쳐 줄 대선주자급 허리 역할을 누가 하느냐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단순히 국민의힘 세력만을 깨부수려는 전략을 세운 게 아닌 듯 보이는데, 민주당도 여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신당이 힘을 더 키우려면 당의 얼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a.co.kr>

<기사 속 기사> 급해진 윤 대통령? 바로 대구로 쐈다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의 근거지인 대구를 방문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만났다.

다른 지역보다 대구를 집중적으로 찾는 모습이다.

총선을 앞두고 부쩍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이유로 보수서 그의 여전한 영향력을 꼽는다.

박 전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하고, TK 지역서 국민의힘 후보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기 위한 행보라는 말이다.

또 보수 정당 소속 대통령인 만큼 조직 관리는 덤이다.

내년 총선을 생각했을 때 보수 텃밭서 크게 이겨야 나머지 지역서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를 염두에 두고, 대구를 찾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윤 대통령이 영남 지역을 더욱 자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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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