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묻지마 범죄를 묻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동국대 명예교수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8.29 06:00:00
  • 호수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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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늘려? 내근·간부부터 줄여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지난 22일 만난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동국대 명예교수의 핸드폰은 쉬지 않고 울렸다. 모두 묻지마 범죄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전화였다. 이 교수는 현재 묻지마 범죄에 관한 두려움이 한국서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범죄 예방을 위한 정부 정책에는 회의적이었다. 

한국은 사람이 많은 장소나 대낮에 길을 거닐 때 위험을 느끼는 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대낮에도,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도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타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고 자가용을 타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 주차장마저도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 묻지마 범죄 불안감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묻지마 범죄는 어떻게 예방이 가능할까? <일요시사>는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동국대 명예교수를 만나 한국 사회가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묻지마 범죄 사건이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이런 범죄가 최근에 왜 많이 발생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은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아니다. 이런 범죄는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니까 부추기는 경향도 있다. 오히려 언론이 촉매제 역할을 한다. 다만 짧은 기간에 범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니까 많은 것으로 느끼는 것이다. 또 범죄 보도를 대역 배우까지 써서 재연해 보도하는 나라는 없다. 이걸 보고 범죄자가 수법을 배우게 되고 시민들은 불안감이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호신용품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호신용품 소지는 조심해야 한다. 몇몇 호신용품은 소지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모든 호신용품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무기 소지는 전부 불법이다. 예를 들어, 식칼도 마찬가지고. 테이저건도 불법인데 이건 허가받으면 된다. 한국은 무기 소지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테이저건도 눈이나 민감한 곳에 쏘면 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일반인이 호신용품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게 가능한가?

▲보통 체격의 여성이 삼단봉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덩치가 큰 남자가 여성에게 가해하려고 하면 대부분은 호신용품을 빼앗긴다. 그러면 호신용품이 오히려 흉기가 된다. 호신용품으로 스스로를 지키더라도, 이런 경우 쌍방폭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

-위협을 느끼거나 폭행당해 방어 목적으로 공격해도 쌍방폭행인지?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가해자한테 위협을 당하거나 공격당해야 한다. 또 호신용품을 사용했을 때 상대가 3주 이상의 상해를 입으면 안 된다. 그런데 누가 이걸 계산해서 공격하나? 그냥 정당방위는 인정이 안 된다는 말이다. 결국 범죄자를 만났을 때는 도망치거나, 도망칠 시간을 만들 수 있는 호신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가스 스프레이가 그런 용도다. 범죄자를 제압하려고 하면 안 된다.

-정당방위 인정 범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미국은 가정집에 범죄자가 들어온 경우 총으로 쏴도 정당방위로 인정된다. 한국도 정당방위 인정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법제도는 가해자 중심으로 절차와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면 피해자 권리장전은 누가 지키나? 존재하지도 않은 것이다.


“경찰 24시간 전국 커버 못 해”
“호신용품도 스스로 보호 불가”

피해자를 중심으로 하면 정당방위 범위가 훨씬 확대돼야 한다. 최근에 편의점 앞에서 피해자가 허벅지에 칼이 찔렸는데, 살기 위해 가해자의 팔을 발로 찼다. 그런데 피해자도 가해자가 돼 경찰청 출두 고지를 받는 게 현실이다. 이러니 호신용품을 잘못 사용하면 큰일 난다.

-정부가 묻지마 범죄 예방을 위해 CCTV 설치를 한다는데?

▲CCTV는 범죄 예방용이 아니다. 범인 검거용이다. 증거를 확보하고 범인 신상을 파악하는 용도다.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는 CCTV와 아무 관련이 없다. 특히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자는 확신범이다. 본인이 잡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범죄를 과시하기 위해서 저지른다. 그러니 CCTV가 많다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게 아니다.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었다

▲한국 경찰은 15만명이다. 절대 부족한 숫자가 아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사무실에 근무하는 경찰이 40%다. 그러니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경찰을 밖으로 나가게끔 해야 한다. 외국은 경찰이 다 현장 근무를 한다. 사무실에는 민간인 행정직원이 있다. 내근 인력을 줄이면 문제가 해결된다.

그리고 경찰은 현재 간부가 너무 많다. 순경, 경장, 경사가 절대적으로 많아야 하는데 반대로 역삼각형 형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력을 아무리 늘려도 의미가 없다. 경찰 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건 정치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경찰 처우도 문제가 되는지?

▲외국은 현장에 나가는 경찰이 생명 수당을 받기 때문에 월급이 많다. 그런데 한국은 다 똑같으니 다들 사무실서 근무하려고 한다. 사무직이 편하니까. 그리고 열심히 한다고 순경이 진급을 빨리 할 수 있지도 않다. 이러니 경찰이 ‘경찰’로 일하는 게 아니라, 아니라 ‘직장인’이 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순찰하다가 범인을 만나도 총을 쏘면 과잉 진압을 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 사실 묻지마 범죄 같은 경우도 경찰이 범죄를 예방하려면 순찰을 많이 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하면 무조건 경찰이 잘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는 게 본래 하는 일이다.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경찰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 경찰은 계급이 너무 심하게 나뉘어 있고 진급에 목매달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건 권력자, 정치권이다. 결국 정치권이 바뀌는 상황에 따라 이리 기울고 저리 기운다. 이런 상황이니 경찰이 정치적 중립이 안 된다. 이러니 해결되기 어렵다.


-묻지마 범죄 범죄자들의 형량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법률가들이 바라보는 법과 일반 시민이 바라보는 법에는 큰 차이가 있다. 법은 우리의 사회 인식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 차이가 너무 심하면 법을 바꿔야 한다. 살인하고도 10년형만 받는 경우가 있다. 일반 시민은 이해하기 힘들다.

양형에는 기준이 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범죄 유형, 범죄자, 시민들의 인식이 계속 바뀐다. 이런 것을 제때 반영해 줘야 옳다. 결국 법은 형벌을 통해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억제하는데, 범죄자가 범행을 저질러서 얻는 게 형벌보다 많다면 억제 효과가 없다. 범죄 이익이 훨씬 크면 당연히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형벌이 높으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까?

▲우발적인 살인이나 치정이나 원한이 있는 상태서 살인을 저지른 경우 재범률은 거의 0%다. 종신형이나 25년 형을 살았는데 살인을 왜 하냐? 그래서 살인 범죄와 사형 제도는 관계가 없다는 말도 많다. 조직범죄라고 해도 20년 이상 형을 살면 행동대장을 할 수 없어 매력이 없다.

그러니 형벌을 강화한다고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범죄에 따라 다르다. 문제는 형벌이 높아지면 장기수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교도소가 과밀하게 되면 교정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일반 시민은 한 번 범죄를 저지르면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만났던 사람 중 고등학생 때 친구와 패싸움하다가 사람을 죽인 경우가 있다. 이 사람이 15년 형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재범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교도소서 공부해서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이후 대학도 수석으로 입학했다. 이런 경우는 형을 받았지만 무조건 다 채워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민의 법 감정이 굉장히 보수적이다. 무조건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형량 올라가면 
세금도 올라가”

-결국 세금이 문제인가?

▲이미 교도소는 과밀이라 감당하기 힘들다. 옛날에는 가석방 없이 종신형을 살면 평균수명에 따라 70세 정도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100세까지 교도소에 있어야 한다. 교도소에 재소자 한 명을 수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1년에 3000만원이다. 그런데 교도소엔 수감자들이 계속 들어온다. 그러면 재범 위험성이 있는 범죄자도 가석방을 시켜줄 수밖에 없다. 민간교도소 등을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민간교도소는 국내에 1개밖에 없다.

-교도소서 교화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교도소 인구가 과밀해서 교화 시스템이 이뤄질 수 없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 사고 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힘들어 죽는다. 현재 상황서 교도소서 교화가 되길 바라는 건 너무 과한 욕심이다. 이런 상황이니 보호 관찰 가석방으로 교도소 수용 인원을 낮춰야 하는데, 가석방 심사를 통해 출소 후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르면 감당이 안 된다.

-정신질환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라고 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신질환 환자는 세상에 굉장히 많다. 정신질환자가 범죄자라는 등식화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에 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우울증 치료도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면 결국 정신질환자 상태가 더 악화하고 범죄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관리만 잘하면 아무 문제 없는 게 정신질환자다. 다만 망상 증상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치료만 받으면 된다. 부정적인 낙인 효과 때문에 치료를 못 받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묻지마 범죄 범죄자들의 신상 공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상 공개는 공공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목적으로 시행된다. 일반 시민이 범죄자를 보고 피하라는 거다. 이건 국민이 알아서 피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시민의 법 감정을 충족시키는 것 외엔 없다. 그리고 범죄자들에게 너희도 범죄를 저지르면 이렇게 얼굴이 공개된다고 낙인찍는 효과가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다고도 하는데?

▲전통적 범죄서 벗어난 새로운 범죄 유형이다. 사이버 세상과 현실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에서는 병신 취급받고 소외당하는데 사이버에서는 왕자로 군림이 가능하다.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게시물을 남겨도 응원받으니까. 그래서 실제로 옮기기도 하는 것이다.

사회서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는 포털이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아 그렇다. 포털이 커뮤니티를 감시·감독해야 한다. 이런 부분까지 경찰이 할 수 없다. 경찰은 범죄가 일어난 다음에 수사해서 잡는 일을 한다. 그런데 포털은 본인 고객의 비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회적 피해는 생각하지 않는다.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또는 병에서 낫기 위해서 병원에 가고 건강검진을 한다. 이런 걸 예방의학이라고 한다.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예방은 범죄자들이 겪는 상대적 박탈이나 좌절을 없애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말이다. 

‘경찰이 문제’ ‘정신질환이 문제’라는 식으로는 문제 해결에 도달할 수 없다. 또 사법제도나 법률을 고친다고 해결이 되지도 않는다. 사회정책, 복지정책, 형사정책 세 개가 통합해서 같이 논의돼야 한다. 결국 건강하지 못한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 형사정책이다. 경찰이 24시간 전국을 확인할 순 없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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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