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별사면’ 김태우 이상한 전과 기록

맘대로 빨간 줄 실수? 꼼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구청장 직을 상실한 바로 그 자리에 다시 도전한다. 문제는 김 전 구청장이 자신의 형이 확정된 날짜를 정확하게 기입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강서구청장 선거는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러 후보가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다. 총선에 앞서 미리 민심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강서구 탈환을 노리고 있는 만큼 전략공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재출마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이후 3일 만인 지난 18일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로써 강서구청장에 출마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힘 인사는 총 3명이 됐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누구를 공천할지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서 국민의힘 소속 후보로 나와 당선됐던 바 있다. 그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소속 수사관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공무상 취득한 비밀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폭로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검찰은 김 전 구청장이 폭로한 16건의 사안들 중 ▲특감반 첩보 보고서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관련 첩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비위 첩보 등 5개 항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2021년 1월8일 열린 1심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년간의 항소심을 거쳐 이후 최종심은 지난 5월18일 열렸다.

1·2심 재판부는 이 중 KT&G 동향 보고 유출 건을 제외하면서 4개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했다. 이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1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결국 김 전 구청장 직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오는 10월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직을 상실했지만 이내 활로가 열렸다. 최종심서 선고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기 때문이다. 사면 복권이 결정된 그는 이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시 한번 강서구청장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절차를 마쳤다. 

문제는 김 전 구청장이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이하 강서구선관위)에 제출한 전과기록증명서 공무상비밀누설죄에 대해 작성한 처분 일자다. 선관위는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
형 확정 날짜 정확히 기입하지 않아

공직선거법 49조에 따르면 후보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은 범죄경력(실효된 형을 포함 전과기록)에 관해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강서구선관위 역시 (예비)후보자를 두고 관할 검찰청의 장에게 피선거권에 관한 범죄경력 및 전과기록을 일괄 조회한다.

만일 경찰청의 범죄경력회보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통보되는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해 선거 공보의 후보자 정보 공개자료를 작성한다.


제출서 하단에도 전과기록은 선거기간 개시일 전 150일 이후에 발급받은 범죄경력회보서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즉 지난 5월1일 이후 발급일 기준으로 작성하도록 규정돼있는 셈이다. 김 전 구청장의 형량(처분 결과)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명시돼있으나 처분 일자는 2021년 1월8일로 기재돼있다. 

해당 날짜는 김 전 구청장이 1심을 선고받은 날이다. 기재된 날짜대로라면 김 전 구청장의 형이 마치 종료된 것처럼 인식될 수 있어 보인다. 앞서 언급한대로 김 전 구청장의 최종심 날짜는 지난 5월18일이었다. 이대로라면, 5월18일 형이 확정돼 피선거권이 사라졌다가 8월15일 사면 복권되면서 다시 피선거권이 생겼다. 

범죄경력회보서는 후보자 본인이 경찰서에 요청한 뒤 제출하도록 돼있다. 김 전 구청장이 사면 이후 범죄경력회보서를 전달받았다면 최종심을 기록하는 게 보통이다. 타 후보들의 경우 자신이 선고받은 확정일자를 기재했다. 자신의 형기가 끝난 것처럼 보이도록 꼼수를 부렸다고 해석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사면이라는 정보가 범죄경력회보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해도, 김 전 구청장이 스스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최종 확정심 결과와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첨부 서류 등을 제출했으면 됐을 일이다. 

법적인 문제 없지만…
“어? 나도 이상하다”

물론 처분 일자와 확정일자는 엄연히 다르다. 처분 일자는 첫 선고 당시 내려진 결정이고, 확정 일자는 피고인이 항소, 상고했을 경우 최종심서 확정된 판결을 말한다. 

실제 선거에 출마해본 A씨는 “처분 일자라고 쓰여 있어도 자신의 최종 선고일자를 쓰는 게 상식”이라며 “나 역시 선관위로부터 확정된 판결을 명시하라고 제시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부분에 관해 선고 확정일자로 정확하게 쓰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회보 요청을 직접 받는 경찰 역시 이런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강서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확정일자를 적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항상 범죄경력회보서를 전달하는 경우 보통 처분 일자가 나간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면복권의 경우 반영이 안 된다. 검찰청서 그렇게 통보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사실 기준은 없다. 선거법상 선거기간 개시일 전 150일이라는 기준만 있다. 검찰서 처분 일자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알아봐야 한다. 다만 1심 선고 날짜를 기재한 부분이 이해가 가진 않아,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지난해부터 개선하기 위해 경찰청서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자신들은 회보에 따라 몇 년이 지났다, 안 지났다 등 유무만 체크하고, 최근 판결로 전달한다”며 “이번 달 중에 선관위에 회보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오히려 선관위서 처분 일자라고 명시해 놓은 기준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접 제출서를 받은 강서구선관위는 “처분 일자가 반드시 최종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파악 중”

단순히 처분 일자라고 명기돼있는 것을 김 전 구청장이 그대로 썼다고 하더라도, 알려진 대로 그가 대법원 선고를 확정받은 날짜, 사면복권 날짜는 대부분이 안다. <일요시사>는 김 전 구청장에게 1심 판결 날짜로 명기한 이유, 회보 조회 요청 날짜, 선관위서 수정을 요청했는지 등에 대에 물었다. 김 전 구청장은 “나도 이상하다. 경찰범죄경력조회 자료에 기재된 대로 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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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