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㊺유린된 인권, 남북 차이 없다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3.08.17 00:00:00
  • 호수 1440호
  • 댓글 0개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신분증이 없었던 나는 이내 발각돼 중국 공안국에 잡혀 들어가고야 말았다. 

그들은 거기에 오게 된 동기를 말하라고 윽박질렀다.

탈북자로 단정 지은 말투였다. 눈앞이 캄캄했다.

너무도 기막힌 나는 물 한 모금 밥 한술 먹지 않고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나는 경찰서로 끌려갔고 중국 감옥에 갇혔다.

감옥 내 범죄


간수는 여자들을 감방에 가두어 놓고 옷을 벗겼다. 가슴띠(브래지어)며 팬티까지 모두 벗겨 놓고는 손을 앞으로 쭉 뻗게 했다.

그리고는 모두 50번씩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반복하게 했다. 그러면 여성들의 자궁이나 항문 속에 숨겨두었을지 모를 돈이나 패물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내 눈엔 모멸감의 피눈물이 흘렀고 정말 참기 힘들었다.

다음에는 머리핀을 빼게 하고는 이 잡듯이 머리카락을 훑어 나갔다.

유방이 큰 여성은 따로 불러내어 남자 손으로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무엇을 숨기지 않았나 살펴보는 것이었다.

며칠 후 북한 관리가 ‘죄인’들을 북한의 북쪽 국경 마을로 데리고 갔다. 탈북자 대부분은 국경에서 북조선 인공기를 보는 순간 이미 넋이 반쯤은 나간다.

좁은 감방에 50여명의 다른 여성과 함께 갇히는 순간 인생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푸른 하늘을 결코 다시는 못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중국에서처럼 몸 검사를 한다고 여자들 옷을 벗기는 것도 지겨웠다. 경비원들은 옷을 벗게 하고 다리를 벌려 선 자세에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게 했다.

돈이 발각되면 압수한 후 심한 매질을 계속해 여체를 파괴했다.

다음 날 오후 보위원의 감시 아래 여자들을 인솔해 군 병원으로 향했다. 여자들을 상대로 임신 여부나 성병 감염 등을 검사하기 위해서였다.

임신한 여자는 중국인의 씨를 가졌다 하여 상상을 초월한 처벌을 받게 된다.

우리 중에서 임산부가 한 명 있었는데 똥뙤놈의 씨를 받아왔다고 구두 발로 배를 걷어차는 것이었다.

한 여인은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된 어린애를 안고 있었는데 역시 뙤놈의 씨라고 몽둥이로 머리를 내려쳤다.

보는 사람의 입에서 “악!” 하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주일 후 끌려간 강제수용소는 목숨을 연명해 가는 것조차 기적이라고 여겨질 만큼 최악이었다. 그야말로 죽음을 옆에 두고 살아야만 했다.

밥이 들어왔는데 죽은 벌레가 둥둥 떠다니는 소금국에 검은 누룽지 몇 조각이 고작이었다.

수용소에 들어오면 열흘도 안 돼 허리가 잘록해져 푹 꺾였다. 배급받는 식량은 강냉이뿐이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뱀을 잡아먹고 들쥐도 잡아먹었다.

어미 쥐의 배 속에 든 새앙쥐가 귀한 영양식으로 알려진 형편이었다. 들판에서 보게 되는 지렁이나 개구리 등도 호화롭기 그지없는 음식이다.

일을 하다가도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이기만 하면 끝까지 따라잡아 살아 펄떡거리는 것을 한입에 삼켜 버린다.


배급 강냉이뿐…배 채우려 들쥐 먹어
“남쪽 최상류 엘리트 크게 다르지 않아”

수용소에서의 비인간적인 삶은 남녀 구분조차 흐릿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정신적 육체적 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생리조차 멎어 버렸다.

수용소 여성들의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거주하던 초가집은 돗자리 하나 없어 맨 구들장에 누워 지내야 했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이 줄지 않았다.

완전 통제구역인 특수 수용소에 입소한 사람은 대부분 막노동에 시달리다가 어딘가로 끌려가 돌아오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매일 저녁이면 시체가 생겨났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그 자리를 메꾸었다.


살아 있어도 인간으로 살 수 없는 이들은 죽어서도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죄인들이 편히 묻히겠느냐면서, 얼추 파다만 구덩이에 죽은 이들의 팔과 다리를 꺾어 뭉그러뜨리고 짐승 묻어 버리듯 대충 흙을 덮었다.

집 앞으로 강이 흐르고 뒷산엔 진달래꽃이 가득 피어 온 동네에 향기가 퍼져 흐르던 고향. 햇빛 가득한 길거리를 친구들과 손잡고 걷고 있다.

나에게 친숙한 마음속 고향은 항상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이다. 밤하늘은 넓고 별도 많았다.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는데 엄마 아빠와 동생들은 어느 하늘에 있을까? 아, 별들은 너무 많아! 저 반짝이는 저 별에 있을까? 나를 내려다보며 울고 있을까?’

생각은 꼬리를 이어 둥둥 떠서 엄마를 찾아 헤맨다. 캄캄한 밤하늘에 뭇 별들만 깜박깜박 내려다보고 있다.

‘아, 내가 태어난 조국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우리는 그곳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낙원인 줄 알고 자랐다. 세뇌를 받으며 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했던가? 난 사실대로 말하고 싶다. 그곳은 ‘개돼지 독재공화국’이었다. 성장하면서 현실을 겪으며 차츰 그걸 느꼈으나, 내 머릿속엔 여전히 인민민주공화국으로 새겨져 있었다. 아, 하지만 권력과 돈과 명예를 차지한 자들만의 낙원이었을 뿐 일만 서민들에겐 땅 위의 지옥이었다!!’

그 절규는 가슴을 찌르르하게 울렸다. 아마 대한민국에도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그런 절규를 내지르는 사람들이 있을 터였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인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과연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의무를 공평하게 다하고 있는가? 위기 상황에서 과연 국가는 홍익인간을 실천하며 죽음으로 내몰리는 비참한 사람들을 구출해 주고 있는가?

북한의 특권층처럼 남한의 파워 엘리트와 상류계층도 나라를 사유화하여 제 부귀영화만 탐욕하고 있진 않는가?

그들만의 낙원

그건 조선민주공화국에서만큼은 아닐지언정 대한민국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세습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우리의 보통 국민은 기쁨조를 욕하는 한편 부러워하지만, 남북한의 상류계층 인사들은 함께 낄낄껄껄 웃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권력과 금력으로 성욕의 대상을 제 맘껏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여쁜 여고생과 여대생(혹은 남고생이나 대학생)들이 북한에서 기쁨조로 선발되듯 남한에서는 고급 요정 또는 호스트 바의 선수로 픽업되지 않는가 말이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