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 - 억울한 사람들> 승객에 맞은 택시기사, 그 후…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7.27 06:00:00
  • 호수 1437호
  • 댓글 1개

폭행당했는데 재판서 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번에는 승객에게 폭행당했지만 억울한 재판 결과를 받은 택시기사의 사연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0(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에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죄를 범해 운전사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억울합니다”

일반폭행보다 운전 중인 운전자를 폭행할 경우 가중 처벌된다. 그 이유는 공중의 교통안전을 저해할 수 있고, 운전자가 폭행을 당하면 운전자뿐 아니라 다수의 승객이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 법은 ‘운전 중’의 운전사라고 정해놨지만, 운전 중이지 않은 운전사를 폭행했다고 처벌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운행 중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여객의 승하차를 위해 일시정차를 한 경우도 위의 법에 적용되는 만큼 택시 운전사가 폭행당할 경우 엄벌에 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19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행선지를 묻는 택시 운전사를 위협하고 폭행한 손님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택시 운전사에게 폭행 등 행패를 부린 40대 개그맨은 징역 4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같은 판결이 일반적이지만, 해당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바로 지난해 택시 운전을 하다가 폭행당한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지난해 1월25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승객 B씨를 태웠다.

B씨는 만취 상태였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A씨는 B씨에게 택시요금 지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B씨는 이를 무시했고 차 문을 열고 내리면서 구토까지 했다. 이 과정서 토사물이 차에 튀었다. A씨는 B씨에게 택시비와 차량 세차비를 요구했다. 그러자 B씨는 “뭐. 얼마 주라고? 이 ○○야. ○○놈아. 세차비 뜯으려고 하느냐”며 A씨를 폭행했다.

토하고 때리고 욕한 가해자인데…
‘얼렁뚱땅’ 250만원 벌금형 전부

B씨는 택시 뒷자리서 1차로 A씨 얼굴을 가격했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추가 폭행을 했다. A씨의 안경과 마스크를 강제로 벗기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전치 6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으며, 치아 2개를 발치했다. 또 4개의 치아가 흔들려 경과를 지켜봐야 했으며, 뇌진탕 및 신체 각 부위에 염좌, 타박 등의 중상해를 입었다.

A씨가 제공한 블랙박스에는 B씨가 욕하면서 A씨를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혀 있다. 

폭행 자체도 문제였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재판 결과였다. 지난해 5월3일 B씨가 250만원 벌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A씨는 너무 황당했다. B씨는 택시기사 폭행 외에도 4건(▲2006년 폭력행위등(야간·공동폭행) 벌금 20만원 ▲2007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벌금 50만원 ▲2015년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 미조치) 벌금 300만원 ▲2016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범인도피) 벌금 500만원)의 범죄기록이 있었다. 

2020년에는 폭행죄로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됐다. 


재판 중 A씨는 사건 진행 상황과 자료 열람 청구를 요청했지만, 광주지법은 이를 불허했다. 법원에 전화해 “왜 열람이 안 되냐”고 물었으나 “담당 검사의 재량”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판결 내용에는 A씨가 제출한 탄원서, 진단서, 치료 내용이 모두 빠져 있었다.

A씨는 사건 판결이 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법원에 전화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담당 검사에게 아무런 연락도 받지도 못해 약식명령문 확인서를 받으러 법원으로 갔다. 확인서엔 A씨에 대해 단순 뇌진탕으로 14일 만의 치료를 요한다고 기록돼있었다. 즉, 오른쪽 무릎인대 파열 6주 진단서, 얼굴 폭행으로 인한 발치 앞니 2개 사진 및 진단서는 다 누락돼있었던 것이다.

A씨는 “택시 운전사를 폭행했는데 벌금 처리만 하는 경우가 어딨냐? 누가 보낸지도 모르는 약식명령 결정 문자만 받았다. 이 일에 대해 법원에 물어봤는데 ‘권한이 없다’고만 말한다. 이러면 피해자는 누구를 믿고 살란 말이냐? 판사도 가해자도 다 똑같다. 나 같은 피해자는 어디에 기대냐?”고 분개했다.

전치 6주, 동종 전과 있어도 
“판결에 전혀 반영 안 됐다”

실제로 A씨는 소송 진행 과정서 변호사로부터 “이런 사건은 돈이 많고 전관예우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또 A씨는 법원에 전화해 “추가 진술서와 진단서가 다 누락돼있다. 앞니 2개 발치한 사진, 인대 파열된 것도 전부 누락됐다. 이런 자료가 있는데 누락시키고 왜 단순 뇌진탕이라고 한 것이냐?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제일 크게 다친 진단서가 들어가지 않았고 치료나 후유증과 관련된 증거도 다 빠져 있다. 자료가 다 빠진 뒤 250만원 벌금 처벌을 가해자에게 내려졌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이 아니다. 담당 검사가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오히려 A씨가 “여기도 담당이 아니고 저기도 담당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하자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느냐. 그런 식으로 말한다고 내게 권한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답변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A씨는 당시의 폭행 사건으로 직장을 잃었고 병원을 다니고 있다. 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었던 A씨는 통상 재판에 회부하려고 법원에 다시 연락했다. 이는 피고인이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법원의 반응은 미온했다. A씨의 담당 검사는 해당 사건에 관심도 없다는 태도였다. 그러니 A씨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핵심은 돈?

A씨는 <일요시사>에 “늘어난 것은 흰머리뿐이다. 단돈 1만원이 없어서 굶은 적도 있다. 나는 이제 다리가 아파서 일도 못한다. 담당 검사는 ‘바로 병원을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 진단서를 기각시켰다. 폭행당해도 바로 통증이 올라오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병원이 병을 놓친 케이스인데, 최소한 나한테 물어보거나 추가 진단서를 요청해야 하지 않느냐?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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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