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진짜 월드스타 싸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9.28 16: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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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품고 금의환향…이젠 말타고 세계로 '쭉쭉'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싸이가 내한했다." 한국가수 임에도 내한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그 정도로 '컸다'는 얘기다. 연일 '도배'다 싶을 정도로 싸이의 소식이 넘쳐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빌보드 차트 1위도 그리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가 싸이의 3주간 미국 활동과 예상되는 행보를 집중 조명해 봤다.

지난 9월4일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불과 50여 일 만에 한국 콘텐츠 중 처음으로 조회수 1억 건을 넘어섰다. 한국가수로는 최초이며, 최단기간 최고누적 조회수로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말을 타고 경쾌하게 달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강남스타일의 코믹안무는 각종 패러디물로 제작돼 계속 쏟아졌고 전 세계 내로라하는 스타들까지 이 춤을 따라 추는 등 전 세계가 ‘말춤’ 열풍에 휩싸였다.

한국가수 최초
유튜브 1억 돌파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은 9월5일자 인터넷판을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금주의 승자'로 선정했다. <롤링 스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게재하며 유튜브에서 1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실을 전했다.

그 무렵 싸이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아일랜드 데프잼 레코딩스와 계약을 맺었다. 아일랜드 데프잼 레코딩스는 저스틴 비버 뿐만 아니라 본조비, 머라이어 캐리, 니요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이로써 싸이는 미국 전역에 자체 배급망을 갖추고 현지 주류 음악 시장에 막강한 홍보 네트워크를 갖춘 회사를 세계 진출의 발판으로 갖게 됐다.

3주간의 싸이 미국 활동은 6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에서 시작됐다. 사회자 케빈 하트와 함께 말춤을 추며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하트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너무 행복하다. 이 무대에서 한번쯤은 한국말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죽이지"라고 말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강남스타일에 중독됐다"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던 케이트페리는 이날 시상식에서 싸이에게 기습 뽀뽀를 하기도 했다. 여러 매체들이 스테이플스센터를 찾은 싸이를 취재했고 싸이는 능숙하게 춤추는 노하우를 설명했다.

9월10일에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진행자 라이언 시크레스트 KIIS FM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라이언은 이날 싸이를 '한국의 래퍼이자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타'라고 소개하며 싸이의 음악적 배경 및 활동 계획 등을 전했다.

'강남스타일' 3주간 활동 미주 전역 매료
각국 모시기 경쟁 "몸 열 개라도 모자라"

싸이는 강남스타일 노래에 담긴 춤 뿐 아니라 노랫말의 의미를 설명함과 동시에 자신이 쌍둥이 아빠이자 한국에서의 인기, K팝 열풍에 대해 소개했다. 싸이는 이날 라이언으로부터 콘서트 초대를 받기도 했다. 라이언은 자신이 호스트인 '아이허트' 페스티벌을 언급하며 공연에 나와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싸이는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 매니저는 스쿠터 브라운이 아니라 당신이다"라며 유쾌하게 화답했다.

9월11일에는 NBC TV <엘렌쇼>에 출연,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독설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 등과 신나는 무대를 연출했다.

엘렌쇼는 브래드 피트를 비롯해 비욘세와 마돈나, 저스틴 비버, 어셔,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미국 최고의 톱스타들이 등장한 미국 지상파 NBC의 간판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의 인기는 지난해 종영한 <오프라 윈프리 쇼>에 견준다.

기세를 이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9월12일 밤 미국 아이튠즈 종합차트에서 8위를 차지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13일 오전에는 7위에 올랐다. 미국 진출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차트 18위에 랭크되며 최고 성적을 냈는데 불과 5일 만에 그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인 사상 처음 '톱 10'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국 팝스타와
신나는 무대 연출

아이튠즈 종합차트는 미국 팝 유료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다. 이를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저스틴 비버와 알리샤 키스보다 높은 순위였다.

빌보드 메인차트에도 진입했다. 싸이 강남스타일은 9월14일 발표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인 '빌보드 핫100'에서 64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음악랭킹 차트인 '빌보드'의 메인 차트는 싱글차트에 해당하는 '빌보드 핫100'과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두 가지를 꼽는다.

이로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한국가수 중 최고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싸이에 앞서 원더걸스가 2009년 10월 '노바디'의 영어버전으로 76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싸이는 미국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을 사로잡았다. 뉴욕 맨해튼 록펠러 광장에서 라이브로 전역에 생중계된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을 열창했다.

식전 간단한 인터뷰를 마친 뒤 싸이는 무대에 올라 시작부터 특유의 퍼포먼스 기질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이날 광장에 모인 1000여 명의 미국인과 한국인들로 보이는 동양인들은 한국말로 '사나이' '오빤 강남스타일' 등을 따라 외치며 싸이의 노래에 동참했다. 노래가 끝난 뒤 싸이는 사바나 구드리, 앨 로커 등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 즉석에서 말춤을 알려주기도 했다.

꿈 같은 빌보드 1위 '눈앞'
잠시 국내 활동 후 다시 출국

싸이의 광폭 행보는 그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9월15일 밤 11시 30분에 방영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이하 SNL)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것. SNL은 미국에서 30년 넘게 사랑 받고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톱스타들이 매회 쇼 진행자 겸 주인공으로 나선다. 최근 국내 방송사인 tvN에서 <SNL 코리아>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어 더욱 친숙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국 유명 코미디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유재석, 노홍철로 변신해 말춤과 저질 댄스를 보여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는 실제 싸이가 나와 능숙한 말춤과 표정 연기를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9월18일에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2억뷰를 기록했다. 1억뷰를 돌파 한지 15일 만에 거둔 쾌거다. 이틀 뒤인 9월20일에는 빌보드 핫100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미국 MLB 경기장도 점령했다.

미국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와의 경기 중 일부 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장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왔다.

MLB 경기장까지
점령한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오자 지인들과 함께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싸이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춰졌고 싸이는 즉석에서 말춤을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구장을 찾은 5만여 명의 관중도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강남스타일의 글로벌한 인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당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도 전광판에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경기 시간 탓에 노래만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는 지난 9월21일 밤에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하트라디오 뮤직페스티벌 2012' 첫날 공연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을 열창하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는 리한나, 노 다웃, 본조비, 어셔, 에어로스미스, 린킨파크, 핑크, 테일러 스위프트 등 미국의 유명가수들이 공연을 펼쳤고 싸이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9월24일에는 유튜브 조회수 2억5000만을 넘기고 클릭수 250만 건을 돌파하며 저스틴 비버가 갖고 있던 최고 기록을 100만 건 이상 뛰어넘었다. 영국의 오피셜 차트 컴퍼니에서 영국 차트 싱글 부문 3위에 올랐고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0여 개 국가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미국 일정을 소화하던 싸이는 9월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엔 200여 명의 국내 취재진을 비롯해 70여 명의 외신 기자들까지 몰려들어 싸이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민들 용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

싸이는 "이미 가수로서의 꿈을 이룬 것 같다"며 "지금 여기서 멈춰버려도 한이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미국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소감을 밝혔다.

싸이는 "바람이 있다면 외국 팬들에게 '한국에서 온 이상한 애'가 아닌 한국 가수들이 정말 잘 노는구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특히 싸이는 이 같은 성공이 국민들의 성원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싸이는 "지난 12년 동안 가수를 접을 뻔한 일도 있었고 국민들이 저를 받아들이시지 않을 뻔한 적도 있었다"며 "만약 국민들의 용서가 없었다면 강남스타일도 못 내고 오늘의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싸이는 "외모뿐 아니라 나의 정신과 사상 모든 것이 동양인이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 가수로 승부를 보고 있다"며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응원으로 느끼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보드 1위를 한다면 어떤 공약을 내세울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싸이는 "만약 1위를 한다면 장소가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많은 시민분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곳에 무대를 설치하고 상의 탈의 후 강남스타일 공연을 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전하기도 했다. 싸이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억7000만뷰를 돌파했다.

싸이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내 스케줄 소화에 나섰다. 먼저 인기리에 방송 중인 Mnet <슈퍼스타 K4>의 생방송 경연을 앞두고 있다. 싸이는 <슈퍼스타 K4>에서 냉철한 쓴소리와 아낌없는 칭찬을 오가는 심사로 이승철과 차별화에 성공해 전임자 윤종신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무대에서의 '글로벌 경험'까지 더해져 참가자들에게 값진 조언을 건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슈퍼스타 K4> 제작진도 싸이의 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힘을 모아 줄 계획이다.

열띤 취재열기
진정한 국제스타

오는 6∼7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롯데의 밤' 행사에 출연하고 11일엔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광고 촬영 일정도 넘친다. 이미 10여 개가 예정돼 있다. 싸이는 보름에 걸쳐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10월 중순에는 다시 미국을 방문, 11월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MTV 유럽 뮤직비디오 어워즈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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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