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이재명 플랜B

꼿꼿이 버티다 똑 부러질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자중지란’에 빠진 당과 그걸 막기는커녕 더욱 부추겨버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고민이 날로 깊어져 가고 있다. 국면 전환을 위한 ‘승부수’로 보였던 혁신위원장 인선은 오히려 이 대표의 거취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간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던 당 일각의 사퇴 요구는 이제 마냥 무시하기엔 너무 커져 버렸다.

“결과에 대해선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다.” 지난 7일 기자들과 마주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직접 ‘무한 책임’을 언급했다. 흔히 쓰이는 정치적 수사라지만, 전후 사정을 보면 그 무게감이 사뭇 달라 보였다. 당내 빗발치는 ‘사퇴 요구’에 침묵을 지키다 처음으로 나온 관련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넘어진
혁신위

발단은 혁신위원장 인선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 자리에 내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서 “민주당 혁신기구를 맡아 이끌 책임자로 이 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며 “새로운 혁신기구 명칭과 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김근태계 인사로 분류된다. 사업가 출신으로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후원회장을 지냈고, 다른 김근태계 의원들도 후원해왔다. 이 이사장 내정은 당내 접촉면을 넓히고, 반발을 줄이려는 이 대표의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내정 직후부터 입길에 올랐다. 과거의 과격한 발언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주로 논란이 된 것은 ‘천안함 자폭’ 발언과 ‘코로나 근원지는 미국’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패권 세력”이라는 글을 올렸다.


2020년 3월경엔 “코로나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시민언론 민들레> 기고를 통해선 “젤렌스키 정권이 친러 돈바스 지역에 수천 발을 포격하면서 이의 중지를 요구한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자 응징으로 시작된 측면이 있다”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국과 젤렌스키 정권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당사자인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봉신국가군인 영연방, 그리고 일본과 한국뿐”이라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듯한 시각을 드러냈다.

논란이 들끓자, 이 이사장은 지난 5일 오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내정 사실이 알려진 지 불과 9시간 만이다.

이 이사장은 사의 표명문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논란 지속이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래경 낙마 후폭풍 일파만파…책임론 대두
‘밀실 인사’ ‘사당화’ 비판 이어 사퇴 요구

이 이사장은 물러났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필 천안함 관련 논란을 지닌 인사가 현충일 전날 임명됐다가 곧바로 사퇴한 탓이었다. 국민의힘, 정의당 등 당 바깥뿐만 아니라 당 내부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비명(비 이재명)계를 필두로 이번 인사에 ‘검증 실패’ ‘밀실 인사’ 등의 꼬리표를 붙이는 이들이 속출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이 이사장의 선임 배경을 전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정) 전날 일요일 저녁에 비공개로 최고위원 간담회 자리가 있었다. 여기서 (이 이사장 내정 소식을) 최고위원들이 전부 다 처음 들었다”고 설명했다.

송 최고위원은 “혁신위 설치는 최고위원의 인준 사항인데 혁신위원장 임명은 최고위와 협의를 거쳐서 당 대표가 임명하는 것이고, 어쨌든 당 대표 권한”이라며 “협의를 거치는 것에서는 형식상의 큰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무도 이 이사장이 누군지를 모르더라”고 부연했다.

진행자가 ‘이 이사장 내정에 관한 토론이 없었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렇다. 그런 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며 “대표나 지도부에서는 보안을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조금 더 풍부하게 이 분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줬더라면 결과적으로 이런 인사 참사도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비명계는 이 이사장과 이 대표의 연결성에 주목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재판을 받던 2019년, 이 이사장이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추진한 이력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비명계는 ‘이재명 사당화’ ‘친명 쿠데타’ 등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번 논란을 동력 삼아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위원장 인선에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으로 생각한다”며 “졸속, 부실 인사 참사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대표가 사퇴를 하루라도 빨리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실 검증
추가 실언

이 대표의 ‘무한 책임’ 발언이 나온 이후인 지난 8일에는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이 같은 중대한 잘못을 범했는데 대표가 그냥 말 한마디, ‘결과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겠다’ 이런 정치적 레토릭(수사)에 가까운 얘기를 했다면 정말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무한책임을 질 방도는 대표직 사퇴뿐”이라고 못 박았다.

반면 친명(친 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옹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민주당 김영진 정무조정실장은 같은 날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무한 책임’ 발언 자체가 높은 차원의 성찰과 유감 표명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실제 어제 책임이라는 발언 자체가 더 높은 차원의 성찰과 유감 표명이었다고 본다”며 “책임이라는 발언 자체가 그런 유감과 절차, 과정 속에서 잘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되새겨보고 판단이 있었지 않나 한다”고 짚었다.

그는 “사실 반성하고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그런 문제에 관해 조금 더 진중하고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하겠다는 의미들이 다 포괄적으로 담겨있는 것이다. 대표의 책임이라는 부분은 대단히 무거운 차원의 유감이라고 본다”며 이 대표를 감쌌다.

정작 이 대표는 논란 이후 며칠간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이 설화에 오른 직후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파장이 커지는 과정에선 침묵을 지켰고, 사퇴 후 이틀이 지나고 나서야 ‘무한 책임’ 발언이 나온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구체적인 책임의 방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 측은 “대표로서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것”이라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 사이 민주당은 또 다른 실언으로 몸살을 앓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이 대표를 두둔하려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겨냥한 망언을 뱉은 것이다.

리더십
치명타

권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이 이사장의 ‘천안함 자폭’ 발언을 해명하다 최 전 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천안함 유족 및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냈다.

하지만 비판은 여전히 들끓었고, 결국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을 비롯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국회 장관 청문회 과정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사과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정부 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역임한 바 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회관 사무실에 항의 방문한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에게도 직접 사과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전 회장과 20분가량 면담하는 중 “상처를 줬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 전 함장에게도 직접 만나 사과할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이 대표의 대표직 수행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던 ‘리더십 논란’에 치명타가 가해졌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당내 갈등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질타받았다. 일각에선 과거 친명계 일색이었던 당 지도부가 당내 갈등을 입맛에 맞게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 와중에 표결에 부쳐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를 보인 채 부결됐다.

결국 이 대표는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일부 요직에 비명계 인사들이 입성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  

다시 고개 드는 ‘본인’ 리스크
깊어지는 계파 갈등…해법은?

이후로도 이 대표는 코인 투기·돈봉투 의혹이 당을 흔들면서 쉽사리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서 혁신위원회 출범은 이 대표에게 앞선 의혹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을 ‘새 출발 복안’이었다. 이 대표는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해 계파 이합집산서도 우위를 점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논란이 터지며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번 논란을 이 대표가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를 잘 수습하지 못한다면 당 안팎서 불거진 문제를 잘 정리하지 못했던 것보다 훨씬 큰 ‘책임론’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잦아들었던 이 대표의 본인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서 패배한 후보들의 불문율과 같은 ‘잠행’ 대신, 오히려 당 주도권을 장악하는 길을 택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지지자들은 압도적 지지를 통해 이 대표 당 장악 과정을 도왔다. 지금까지는 친명계 지지자들의 응집력·행동력으로 내부 불만을 억눌러왔지만, 이번 논란서 임계점을 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지도부는 혁신위원장 후임자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원내서도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후임자 선정 과정이 길어지거나 적절성 시비가 다시 일어난다면,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 논란과 사퇴 요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판국이다.

당 중진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이 대표가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당 안팎의 상황이 민주당이 망하는 길로만 가고 있다”며 “민주당을 향하는 정치탄압이 겹겹이 쌓여 가는 이때 잘하지는 못할망정, 실수하면 누가 박수를 치겠나. 이재명 대표는 사과하고 끊어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 대표가 (이 이사장을)즉각 사퇴시킨 것은 잘한 결정”이라면서 “이 이사장도 현명한 결단을 하셨다”고 적었다.

“사과하고 
끊어내야”

다만 박 전 원장은 친명계의 과도한 이 대표 비호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현 상황에 대해 대표께서 대국민과 당원 대상 사과를 하고 천안함 함장에 대한 비난도 사과하라 요구했다”며 “모든 것을 대표 책임으로 돌리고, 천안함 함장 발언은 혼잣말이라 변명을 하면 국민을 무시하는 언행이며 이는 당과 대표를 위하는 길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잘해도 본전인데…민주당 혁신위원장 하마평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이 혁신위원장직서 낙마하면서, 후임 인선을 두고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추천 통로를 확대해 이달 내로 인선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상임위 차원서도 추천 인사를 받기로 했다.

혁신위원장 선정이 난항을 겪을수록,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실정이다. 

우선 당내에선 ‘검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현역 의원 중에서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일찍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과 지역구를 기존 서울 성동갑서 험지인 서초을로 옮긴 홍익표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다만 홍 의원 본인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당의 부정부패 문제도 그렇고 최근에 여러가지 성 관련된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여성 인사가 왔으면 좋겠다”고 역제안했다.

비명계 중 강한 정치개혁 성향을 보이는 초선 이탄희 의원도 언급됐다.

김해영 전 의원 등 비명 성향 인사들도 ‘소수의견’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학계에선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남아있다는 후문이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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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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