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출두’ 송영길의 진짜 속내

‘문전박대’ 알고도 가는 이유는?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또 다시 검찰청 문을 두드렸다. 지난달에 이은 두 번째 ‘셀프 출두’다. 두 번 모두 문전박대. 야당의 중진 정치인으로서 이미 체면을 구겼지만, 송 전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청 앞 1인 시위까지 이어갔다.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의 노림수는 두 가지다. 그의 셀프 출두는 차후 구속을 면하기 위한 ‘밑 작업’이자 친정 민주당의 지원사격을 갈구하는 ‘구조 신호’라는 해석이다.

지난 7일 9시23분경,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발을 들였다. 송 전 대표는 곧장 청사 내부로 들어가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서 ‘돈봉투 살포’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두 번째

현재 검찰은 무소속(당시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경선 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총 9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당내에 뿌렸고, 이에 송 전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송 전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송 전 대표가 검찰에 ‘문전박대’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 달라”고 호소했지만, 검찰은 조사와 면담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검찰은 다른 관련자 조사를 모두 마무리한 다음 송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한 차례 체면을 구겼던 송 전 대표는 이번 출석을 앞두고 새로운 명분을 세웠다. 한 달간 검찰의 출석 요청을 기다렸는데, 부를 낌새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재차 자진 출석을 예고하면서 “만약 불발되면 즉석으로 기자회견 및 1인 시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송 전 대표는 면담이 불발된 직후 청사 입구서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송 전 대표는 200자 원고지 20매가 넘는 긴 회견문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촉구했다. 해당 의혹이 자신의 혐의보다 정황도 확실하고, 더 중한 죄인데 ‘살아있는 권력’이라 수사를 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송 전 대표는 과거 검찰의 ‘특수비 돈봉투 만찬’ 사건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를 언급하며 검찰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송영길, 두 번째 서울중앙지검 자진 출석
검찰은 반려…기자회견 후 1인 시위 시작

그는 “특수활동비는 국가 예산인데 이것을 쌈짓돈처럼 자기들 인맥 관리와 인사청탁 의혹에 돈을 쓴 것으로 사실상 횡령, 뇌물죄로 다스려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제대로 처벌받은 검사가 없고, 현 검찰총장인 당시 이원석 검사는 윤석열, 한동훈 특수부 검사 출신 패거리 찬스로 검찰총장이 됐다”고 맹폭했다.

또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그런데 2년 전 정당 전당대회 선거 때 사건이 특수부가 수사할 사안인가”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의 1인 시위는 지난 12일까지 이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송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적 계산이 다분히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 전 대표가 재차 자진 출석한 것은 실제로 조사를 촉구할 목적보다도 ‘보여주기’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예전부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정치인들은 소환 통보 이전에 자진 출두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 전철을 밟는다는 것. 

우선 적극적인 조사 협조 의지를 공표함으로써 향후 구속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를테면 다른 야당 인사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자진 출석 전,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아 각각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둘은 모두 불구속 기소됐다. 늦게나마 자진 출석 형태를 취한 게 불구속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구속 면하고 지지 모으려…속 보이는 행보 
“체포동의안 막아달라” 송 SOS 결국 통했

동시에 지지자들에겐 자신이 ‘당당하다’ ‘떳떳하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송 대표가 현장서 긴 회견문을 공개 낭독한 것이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그 내용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보다 윤석열정부, 김건희 여사, 검찰 조직 등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이목을 끌어모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인 시위는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아달라는 일종의 ‘구조 신호’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해당 표결에 관해 자율 투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민주당은 섣불리 ‘부결’을 당론으로 삼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자칫하면 앞서 노웅래, 이재명 등 다른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연달아 부결시키면서 씌워진 ‘방탄 정당’ 이미지가 더욱 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더군다나 비명(비 이재명)계는 최근 불거진 의혹들과의 명확한 ‘손절’을 요구하고 있었다. 비명계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지금, 당론을 밀어붙이면 반란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관측됐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은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지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윤 의원의 체포 동의안은 재석 293명 중 가결 139표, 부결 145표, 기권 9표로 부결됐다. 이 의원은 가결 132표, 부결 155표, 기권 6표를 받아들었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면서, 송 전 대표도 한숨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두 부결로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피할 길이 없을 전망이다. 

느는 손절

물론 송 전 대표 입장에서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두 의원의 체포를 막아야 했다. 검찰이 두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면, 수사 진척이 급물살을 탈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가령 수사 도중 검찰이 유의미한 단서라도 확보한다면, 송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나 사법적으로나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vs 송영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하려다 거부당한 상황에 관해 “마음이 다급하시더라도 절차에 따라 수사에 잘 응하면 될 것 같다”고 일침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수사는 일정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범죄를 수사하는 데 여야 균형까지 끌어들일 상황인가”라며 “국민들께선 그렇게 보시지 않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송 전 대표가 이번 사건을 검찰의 ‘돈봉투 만찬’ 사건과 동일선상에 둔 것에 관해선 “선거에서 돈봉투 돌리는 것과 이게 같아 보이나”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본인이 다급하시더라도 이것저것 갖다 끌어 붙이실 게 아니라 절차에 따라 다른 분들과 똑같이 대응하시면 될 문제”라고 말을 맺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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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