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생활동반자법’ 찬반 논란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5.15 09:57:10
  • 호수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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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성혼 합법화법이라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시대의 흐름이다” VS “악법이다” 등 최근 생활동반자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악법을 주장하는 쪽은 생활동반자법이 ‘동성혼 합법화’를 촉진할 것을 우려한다. 시대 흐름이라는 쪽은 이미 전통적 가족이 해체된 만큼, 해당 법안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10명의 동료 의원들과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다. 이날 발의된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년이 된 두 사람이 생활을 공유하며 돌보고 부양하는 관계를 ‘생활동반자관계’로 규정한다. 이 법은 일상 가사, 돌봄, 복지, 장례 등 생애 전 과정서 가족의 권리를 보장한다.

“외롭지 
않도록”

이 법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4년으로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이다.

이날 용 의원은 생활동반자법을 재발의하며 “국가에 의해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보장받고 각종 사회제도의 혜택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국민은 더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가족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의 ‘외롭지 않을 권리’ ‘누구든 원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회가 큰 걸음을 떼어 나아갈 때”라고 설명했다.


생활동반자법의 주요 내용은 ▲생활동반자관계 성립‧해소하고, 효력과 그에 관한 등록·증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 ▲생활동반자관계 증명에 관한 사무는 대법원이 관장하고, 사무 처리 권한은 가정법원장에게, 생활동반자관계 증명서 발급사무 처리에 관한 권한은 시‧읍‧면의 장에게 위임하도록 함 ▲성년이 된 사람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생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혼인 중이거나 생활동반자관계 중인 사람은 다른 생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지 못함이 들어가 있다.

또 ▲생활동반자관계 효력은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 주소지 또는 등록기준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 또는 가정법원지원에 당사자 쌍방이 연서한 서면으로 신고함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 쌍방이 해소에 합의하거나 일방이 해소를 원하는 경우,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가 다른 사람과 혼인한 경우나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 간 혼인이 성립한 경우는 생활동반자관계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함 ▲생활동반자관계를 해소한 당사자 간에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고, 생활동반자관계가 해소된 경우 해소에 정당한 이유가 없을 때에는 생활동반자관계를 해소한 당사자 일방은 과실 있는 다른 일방에 대해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는 동거 및 부양·협조의 의무, 일상가사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 입양 등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함 ▲생활동반자관계 증명서 교부 청구, 인터넷 또는 무인 증명서 발급기에 의한 생활동반자관계 증명서 발급 및 생활 동반자 관계 증명서 기록사항 중 일부 사항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함 ▲생활동반자관계 당사자에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출산휴가, 인적공제, 가정폭력방지 등 제도서 혈연‧혼인에 의한 가족과 동등한 권리와 의무 부여 등 9가지로 정리된다.

누구든 원하는 사람과 살도록
찬성 51% vs 반대 49% 팽팽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시작한 것은 동거가족의 법적 권리를 재정비를 위해서다. 

진 의원은 “동거가족 구성원들이 기존의 가족관계와 마찬가지로 법률적 보호를 받도록 법안을 제정할 것”이라며 “생활동반자법의 입법 취지는 누구나 ‘삶을 함께 살아갈 특별한 한 사람’을 가질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생활동반자법은 보수·종교단체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대선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결혼하지 않아도 주거 및 경제생활을 함께하면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시민동반자법’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생활동반자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라고 밝혔다.

생활동반자법이 9년 만에 다시 화두에 올랐지만,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토마토그룹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국민 4349명(남녀 무관)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온라인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생활동반자법 도입 찬성은 51.4%, 반대는 48.6%였다. 

찬성 이유로 ‘결혼 비용 절감 등 실용성’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5.8%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의 권리 보장’ 24.0%, ‘비혼‧독거 문제 등 시대 변화 반영’이라는 답변은 12.0%였다.

반대하는 이유는 ‘동성혼 합법화법 우회 법안’ 응답이 25.8%, 제도 악용 가능성 22.3%, 가족관계 혼란 등 사회적 문제 야기 14.4% 순이었다.

전통적 개념
치열한 쟁점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생활동반자법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동성혼을 합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복음법률가회 등 기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생활동반자법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 500여 단체는 지난 4일 “비혼 동거와 동성 결합을 합법화하려는 생활동반자법안 발의를 규탄하며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성명서를 냈다.

이날 이들은 생활동반자법이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을 회피하고 성인의 욕구만 앞세워 아동복리를 현저히 반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9년 전, 국회서 유사한 법안이 발의에 필요한 10명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PACS)과 유사한 생활동반자법은 비혼 동거와 동성 간 결합을 합법화함으로써 헌법상 양성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제도에 정면으로 도전해 국민 정서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혼외 출생자 비율은 급증시키고 혼인율은 급감시켜 자녀 복리를 현저히 저해하는 악법이다. PACS는 프랑스서조차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용 의원이 이런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족의 범위를 확대한 서구는 공통적으로 혼인율 급감, 출생자 중 혼외 출생률 급증(프랑스 출생아 중 혼외 출생 비율 63.5%)이라는 가족 해체 현상을 겪고 있다. 동거 관계는 평균 18개월 정도 지속된다”며 “그 결과 혼외자들은 혼인 중 출생자보다 육체·정신적 학대, 우울증, 학교 중퇴를 경험할 가능성이 4배나 높고, 기증에 의해 출생한 자녀는 생물학적 부 또는 모와 단절된 관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생활동반자법은 배우자에게 허용되는 주택청약, 건강보험료 지급 의무 면제 등 사회복지 혜택을 동거 파트너에게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부칙 2조19항은 주거기본법상 ‘신혼부부’에 생활 동반자 관계를 포함하는데, 이로 인해 결혼을 원하지 않아 동거를 선택한 커플도 신혼부부에게 제공되는 주택 특별공급 혜택을 누리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동성 결합도
부부 관계로?

또 “이를 악용해 신혼부부 특공을 노리고 동성 룸메이트끼리 허위로 ‘생활 동반자 관계’를 맺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생활동반자법이 주택정책을 악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현재 법률혼 외에 사실혼이라는 개념으로 사실상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남녀에 대해 법률혼 가정에 준하는 보호를 하고 있다. 생활동반자법안에서 규정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이나 결별 시 손해배상 청구권은 모두 사실혼 제도로 보호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활동반자법안에서는 민법상 부부에게만 인정되는 의무인 동거 및 부양·협조 의무, 일상가사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 입양 등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데, 이는 생활동반자법안이 사실혼으로도 인정될 수 없는 동성 결합까지 부부관계를 확장하는 목적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반대 의견이 거세지만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다. 찬성론자들은 어차피 전통적 개념의 가족 형태는 해체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적인 개념’은 혼인신고를 한 무보와 자녀가 같이 사는 가족을 말한다.

우리나라 법 체계는 부모와 자녀가 같이 사는 경우를 ‘정상 가족’으로 규정하고 이를 장려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와 애인·친구와 같이 사는 비친족 가구를 합하면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가 새로운 형태의 가구와 가족 구성원들을 ‘규범 밖 가구’로만 규정하고 이를 국가제도의 울타리로 보호하지 않으니, 40%의 구성원 구성원은 계속 차별받고 있다.

가장 큰 차별은 주거·돌봄·출산·양육 등 대부분의 권리와 의무가 혈연과 혼인으로 맺어진 가족관계를 기준으로 형성돼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미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에 발맞춰 여러 사회적 관계를 차별 없이 인정하고 사회보장제도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생률 반등을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 청약, 아동 인권 등 큰 문제
"저출생 문제 해결될 수 있는 요지”

법적 가족의 개념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는 수년간 이어졌다. 민법 779조는 가족을 ‘혼인과 혈연으로 이뤄진 관계’로 정의한다. 이런 정의서 ▲한부모 ▲비혼 동거 ▲동성 부부 ▲주거 공동체 등 가족 범위 밖에 있는 관계는 사회보장 등 공공 서비스 보호서 배제된다.

수술과 같은 의료적 위급 상황서 가족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보호자는 역할이 제한된다. 또, 친밀한 관계여도 사망 이후 ‘장례 주관자’가 될 수 없고, 입양아에 대한 차별적 시선으로 인해 입양을 고민하게 되는 경우 등 문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진 의원 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생활동반자법 마련을 주도했던 황두영 작가는 “우리 사회의 외로움이 보편적인 만큼 생활동반자법도 보편적일 것이다. 당신이 지금 외롭다면, 어쩌면 생활동반자법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책 <외롭지 않을 권리>(시사IN북)의 저자다. 이 책은 생활동반자법의 해설서로 불리며 생활동반자법에 대해 이성 배우자‧혈족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 외에도 다양한 관계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해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인 것을 설명한다.

황 작가는 <주간경향> 인터뷰서 “입법 영역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추상적인 상상을 구체적인 법안을 통해 현실로 만드는 게 중요했다. 여러 사람이 ‘씹고 뜯을’ 수 있는 논쟁의 기준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과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만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가족제도’의 대전제가 여기저기서 균열이 나고 있다. 보수 세력은 생활동반자법 제정에 반대하지만, 생활동반자법이야말로 원초적인 보수의 가치를 담은 정책”라며 “가족끼리 책임지고 가족 안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 원초적인 보수적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창할 수 있지만 지난 20~30년간 신자유주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사람들을 흩트려놨다.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삶으로 가족이 붕괴됐다. 즉, 생활동반자법은 가족과 같이 살고, 장기적 삶의 전망을 꿈꾸는 데 토양이 된다. 급진적인 정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원초적인 보수
가치 담은 정책”

동성애에 대해선 “혐오 세력 때문에 생활동반자법을 두고 사회가 오랜 기간 고민하고 주저했다. 이 법이 동성애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지난 9일에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기 1년 전인 지금, 반드시 완수해야 할 개혁 입법 과제를 신속처리안건으로 정하자”며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촉구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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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