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사태’ 일으킨 주범들 막전막후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 투자자문 대표는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동시에 “진짜 배후는 따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 대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시세차익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김 회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둘 사이의 진실공방은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코스피 상장사 5곳과 코스닥 상장사 3곳. 지난달 말, 도합 8종목의 주가가 나흘새 최대 76% 폭락했다.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나온 해외 증권사의 이름을 딴, 이른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발 폭락 사태’다. 

주가 폭락
배후 누구?

폭락 사태에 관여한 주요 인물들과 이들의 과거 행적이 점차 드러나면서 피해자 수와 피해 규모 추산치가 계속 불어났다. 수년간 주가 상승을 주도한 인물은 라덕연 H 투자자문사 대표로 알려졌다. 라 대표는 한때 직원 50명을 동원해 투자자 모집과 주식 매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당이 굴리는 자금 규모가 8000억원 이상이라는 증언에 이어 최대 2조원에 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 대표는 한 매체와의 대화에서 “투자자 1000여명에게 투자금을 받아 1조원 이상을,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원이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고 직접 털어놨다. 

라 대표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폭락 사태로 인한 투자 피해 금액은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당 8종목의 시가 총액은 고점 대비 8조2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그는 지난달 말 “모든 계획은 내가 다 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주식 거래량이 적은 종목 10개가량을 고르고, 조금씩 꾸준히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라 대표는 “일부 계좌를 내가 맡아 매매한 건 사실”이라며 “인가를 받지 않고 남의 계좌를 운영해준 건 잘못한 부분”이라고 시인했다. 현행법상 무허가 업체가 ‘투자 일임’에 나서는 것은 불법이다. 여기서 투자 일임이란 계좌 개설, 종목 선정, 매매 등을 모두 대행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사태 ‘주동자’격인 라 대표가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함에 따라 진상 파악에 나선 금융·사정당국도 덩달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금융위원회가 꾸린 합동수사팀은 지난달 27일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H 투자자문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1일에는 라 대표를 비롯한 6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다만, 라 대표는 주요 혐의 중 하나인 ‘통정매매’ 사실은 부인했다. 시세조종을 위해 짜고 치는 거래를 한 적 없다는 주장이다. 

라 대표는 8개 종목 모두 가치 투자를 위해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우데이타는 매해 1조원을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기업 역시 부동산 등 자산 재평가가 필요해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바이 앤 홀드’ 전략으로 계속 사모았다”고 했다.

‘라 vs 김’ 진흙탕 속 폭탄 돌리기
누가 거짓말 하나…법정 싸움 비화

라 대표는 자신 역시 이번 사태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주가 폭락의 주범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여러 매체를 통해 ‘배후설’을 띄웠다. “일련의 (주가) 하락으로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이다.


폭락 직전 주식을 대량 매도해 수익을 본 인물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 등이 있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605억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날은 폭락 나흘 전이자 2거래일 이전이다. 김영민 회장은 이보다 빠른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주당 45만5950원에 10만주를 매도했다. 현금화한 금액은 456억원에 달한다.

특히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을 향한 저격을 이어갔다. 라 대표는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본 사람은 김익래 회장 외에는 아무도 없다”며 “김익래 회장이 불장난하다가 산 하나를 태워 먹은 꼴”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또 주가 상승 기간 공매도가 꾸준히 이뤄진 점도 불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그는 “다우데이타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700억원이 넘는 공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수사당국은 공매도에 필요한 증거금이 확보된 상태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익래 회장은 지난 3일 블록딜 거래명세서를 공개하며 무차입 공매도를 진행한 사실이 없음을 입증했다.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금융·사정당국 등에 진정서를 넣어 손해배상을 받을 계획이다. 그는 “김익래 회장이 승계 목적으로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다우데이타 주식을 대량 매도해서 주가 폭락을 유발했다”며 “이달 안에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혐의로 김익래 회장을 민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교란
진실게임

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 측 또한 라 대표를 고소하면서 양측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지난 2일 라 대표를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소인 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은 고소장에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고 적었다.

이어 “(고소인이)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소인 라덕연도 어떠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라덕연은 자신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마치 김익래 회장이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나아가 모종의 세력과 연계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위 주식의 가격을 폭락시켰다는 것은 그룹 총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반박했다.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을 동원해 주가를 움직였다는 주장에 관해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해당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라덕연 발언은 실시간으로 자동 실행되는 CFD(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키움증권 측은 이후로도 이번 사태에 관한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와 모함이 이어지면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양측 주장이 확연히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측 모두 주장의 신빙성에 흠집을 낼만한 과거 행적을 지적받았다.

라 대표는 과거 거짓 이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라 대표는 2019년 3월 ‘돈으로 돈을 버는 자산주’라는 주제로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강사 소개에서 자신이 동국대 정보관리학과(현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해 국민대 대학원 경영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수상한
과거 이력

또 주요 경력으로 ‘전 안철수연구소 근무’ ‘<한국경제TV> 패널’을 내세웠다. 하지만 안랩 측은 자체 시스템에 라 대표의 근무 이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국경제TV> 역시 “라 대표는 6∼7년 전 1∼2회 투자 패널로 나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라 대표가 투자 세미나에서 자신을 ‘주식·선물·옵션 증권방송 경력 10년’이라고 소개한 것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익래 회장은 과거 수상한 주식거래 흐름이 재조명되면서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해 6월23일부터 9월26일까지 총 스물한 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 3만4855주를 집중 매집했다. 2008년 4월22일 이후 약 14년 만에 다우데이타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다.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다우데이타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월 사이 주가가 4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1만원 초반 선을 유지하던 주가는 한 번 5만원 선을 넘긴 이후로 5만원 안팎을 오갔다. 그러던 중 이번 사태가 닥치면서 주가는 1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의문이 남는 것은 김익래 회장의 주식 매입 시점과 그 배경이다. 주가 상승 직전까지 주식을 집중 매집하던 김익래 회장은 정작 주가가 확연한 상승세를 타는 와중에는 주식을 사지 않았다. 그리고 고점이 끝나는 정확한 시점에 대규모 처분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래 회장이 지난해 주식 매입에 나선 이유는 추측하기 어렵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뚜렷한 동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통상적인 매입 사유인 경영권 방어와 시세차익 기대 모두 해당 사항이 없었다. 매입 직전 김익래 회장은 자신 명의로 지분 26.57%을 소유한 상태였다.

둘 다 석연찮은데…과거 행보 논란 
금융·사정당국 즉각 진상조사 착수

오너 일가의 지분을 합치면 67.05%로, 지배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별다른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이전까지 다우데이타 주가는 몇 년 동안 1만원대에서 횡보했다. 급히 긁어모을 정도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경영지표도 악화된 시점이었다. 지난해 6월 말 나온 다우데이타 반기보고서를 보면 당시 영업이익은 415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6983억원 대비 40.5% 급감한 수준이다.

결국 김익래 회장 측은 금융당국의 집중 점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서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의 CFD 관련된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 또한 보고됐다. 관련 검사 대상에는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 및 규정 준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금감원이 첫 검사 대상으로 키움증권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익래 회장의 주식거래 배경을 살피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서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김익래 회장이 사전정보를 알고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인 것과 연결될 수 있는지도 따져볼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사태서 관련 기업의 대주주들이 개입됐는지도 확인해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익래 회장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의 대주주들이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막대한 
시세차익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던 김익래 회장은 지난 4일 저녁, 돌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회견서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수사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서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대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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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