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사태’ 일으킨 주범들 막전막후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 투자자문 대표는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동시에 “진짜 배후는 따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 대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시세차익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김 회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둘 사이의 진실공방은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코스피 상장사 5곳과 코스닥 상장사 3곳. 지난달 말, 도합 8종목의 주가가 나흘새 최대 76% 폭락했다.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나온 해외 증권사의 이름을 딴, 이른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발 폭락 사태’다. 

주가 폭락
배후 누구?

폭락 사태에 관여한 주요 인물들과 이들의 과거 행적이 점차 드러나면서 피해자 수와 피해 규모 추산치가 계속 불어났다. 수년간 주가 상승을 주도한 인물은 라덕연 H 투자자문사 대표로 알려졌다. 라 대표는 한때 직원 50명을 동원해 투자자 모집과 주식 매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당이 굴리는 자금 규모가 8000억원 이상이라는 증언에 이어 최대 2조원에 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 대표는 한 매체와의 대화에서 “투자자 1000여명에게 투자금을 받아 1조원 이상을,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원이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고 직접 털어놨다. 

라 대표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폭락 사태로 인한 투자 피해 금액은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당 8종목의 시가 총액은 고점 대비 8조2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그는 지난달 말 “모든 계획은 내가 다 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주식 거래량이 적은 종목 10개가량을 고르고, 조금씩 꾸준히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라 대표는 “일부 계좌를 내가 맡아 매매한 건 사실”이라며 “인가를 받지 않고 남의 계좌를 운영해준 건 잘못한 부분”이라고 시인했다. 현행법상 무허가 업체가 ‘투자 일임’에 나서는 것은 불법이다. 여기서 투자 일임이란 계좌 개설, 종목 선정, 매매 등을 모두 대행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사태 ‘주동자’격인 라 대표가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함에 따라 진상 파악에 나선 금융·사정당국도 덩달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금융위원회가 꾸린 합동수사팀은 지난달 27일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H 투자자문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1일에는 라 대표를 비롯한 6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다만, 라 대표는 주요 혐의 중 하나인 ‘통정매매’ 사실은 부인했다. 시세조종을 위해 짜고 치는 거래를 한 적 없다는 주장이다. 

라 대표는 8개 종목 모두 가치 투자를 위해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우데이타는 매해 1조원을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기업 역시 부동산 등 자산 재평가가 필요해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바이 앤 홀드’ 전략으로 계속 사모았다”고 했다.

‘라 vs 김’ 진흙탕 속 폭탄 돌리기
누가 거짓말 하나…법정 싸움 비화

라 대표는 자신 역시 이번 사태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주가 폭락의 주범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여러 매체를 통해 ‘배후설’을 띄웠다. “일련의 (주가) 하락으로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이다.


폭락 직전 주식을 대량 매도해 수익을 본 인물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 등이 있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605억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날은 폭락 나흘 전이자 2거래일 이전이다. 김영민 회장은 이보다 빠른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주당 45만5950원에 10만주를 매도했다. 현금화한 금액은 456억원에 달한다.

특히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을 향한 저격을 이어갔다. 라 대표는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본 사람은 김익래 회장 외에는 아무도 없다”며 “김익래 회장이 불장난하다가 산 하나를 태워 먹은 꼴”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또 주가 상승 기간 공매도가 꾸준히 이뤄진 점도 불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그는 “다우데이타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700억원이 넘는 공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수사당국은 공매도에 필요한 증거금이 확보된 상태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익래 회장은 지난 3일 블록딜 거래명세서를 공개하며 무차입 공매도를 진행한 사실이 없음을 입증했다.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금융·사정당국 등에 진정서를 넣어 손해배상을 받을 계획이다. 그는 “김익래 회장이 승계 목적으로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다우데이타 주식을 대량 매도해서 주가 폭락을 유발했다”며 “이달 안에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혐의로 김익래 회장을 민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교란
진실게임

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 측 또한 라 대표를 고소하면서 양측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지난 2일 라 대표를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소인 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은 고소장에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고 적었다.

이어 “(고소인이)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소인 라덕연도 어떠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라덕연은 자신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마치 김익래 회장이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나아가 모종의 세력과 연계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위 주식의 가격을 폭락시켰다는 것은 그룹 총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반박했다.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을 동원해 주가를 움직였다는 주장에 관해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해당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라덕연 발언은 실시간으로 자동 실행되는 CFD(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키움증권 측은 이후로도 이번 사태에 관한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와 모함이 이어지면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양측 주장이 확연히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측 모두 주장의 신빙성에 흠집을 낼만한 과거 행적을 지적받았다.

라 대표는 과거 거짓 이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라 대표는 2019년 3월 ‘돈으로 돈을 버는 자산주’라는 주제로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강사 소개에서 자신이 동국대 정보관리학과(현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해 국민대 대학원 경영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수상한
과거 이력

또 주요 경력으로 ‘전 안철수연구소 근무’ ‘<한국경제TV> 패널’을 내세웠다. 하지만 안랩 측은 자체 시스템에 라 대표의 근무 이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국경제TV> 역시 “라 대표는 6∼7년 전 1∼2회 투자 패널로 나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라 대표가 투자 세미나에서 자신을 ‘주식·선물·옵션 증권방송 경력 10년’이라고 소개한 것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익래 회장은 과거 수상한 주식거래 흐름이 재조명되면서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해 6월23일부터 9월26일까지 총 스물한 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 3만4855주를 집중 매집했다. 2008년 4월22일 이후 약 14년 만에 다우데이타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다.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다우데이타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월 사이 주가가 4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1만원 초반 선을 유지하던 주가는 한 번 5만원 선을 넘긴 이후로 5만원 안팎을 오갔다. 그러던 중 이번 사태가 닥치면서 주가는 1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의문이 남는 것은 김익래 회장의 주식 매입 시점과 그 배경이다. 주가 상승 직전까지 주식을 집중 매집하던 김익래 회장은 정작 주가가 확연한 상승세를 타는 와중에는 주식을 사지 않았다. 그리고 고점이 끝나는 정확한 시점에 대규모 처분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래 회장이 지난해 주식 매입에 나선 이유는 추측하기 어렵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뚜렷한 동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통상적인 매입 사유인 경영권 방어와 시세차익 기대 모두 해당 사항이 없었다. 매입 직전 김익래 회장은 자신 명의로 지분 26.57%을 소유한 상태였다.

둘 다 석연찮은데…과거 행보 논란 
금융·사정당국 즉각 진상조사 착수

오너 일가의 지분을 합치면 67.05%로, 지배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별다른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이전까지 다우데이타 주가는 몇 년 동안 1만원대에서 횡보했다. 급히 긁어모을 정도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경영지표도 악화된 시점이었다. 지난해 6월 말 나온 다우데이타 반기보고서를 보면 당시 영업이익은 415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6983억원 대비 40.5% 급감한 수준이다.

결국 김익래 회장 측은 금융당국의 집중 점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서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의 CFD 관련된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 또한 보고됐다. 관련 검사 대상에는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 및 규정 준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금감원이 첫 검사 대상으로 키움증권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익래 회장의 주식거래 배경을 살피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서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김익래 회장이 사전정보를 알고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인 것과 연결될 수 있는지도 따져볼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사태서 관련 기업의 대주주들이 개입됐는지도 확인해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익래 회장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의 대주주들이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막대한 
시세차익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던 김익래 회장은 지난 4일 저녁, 돌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회견서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수사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서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대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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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