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㉖해방촌서 생각하는 해방의 의미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3.03.30 08:22:11
  • 호수 14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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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우리의 이마에 흐르는 피…. 가난한 고지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시시각각 두려움을 씹어 삼키며 살았을까 어땠을까? 

물론 그럴 마음의 틈도 없었겠지만, 수시로 공포감에 떨며 목숨을 부지했다는 증언은 여기저기서 접할 수 있다.

그러운 모종의 공포감은 어쩌면 우리 국민(북한 동족 포함) 모두가 현실이나 꿈속에서 늘 체험하는 악몽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아닌 사람은 말고…. 

트라우마 유전

인간은 원래 진실을 대면하길 어려워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아니, 옛날 전쟁에서 겪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대대로 유전되고 있는 게 아닐까?


망각한 척 슬쩍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습성. 이 세상에서 팝송을 미국인만큼, 아니 미국 사람 이상으로 좋아하는 족속은 한국인인 성싶다. 노래 자체가 뛰어나서 그렇다고 한다지만 꼭 그렇잖은 면도 있으리라.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아니, 더 특히) 문화 예술은 감상자의 취향 위에 유행과 풍조가 군림하는 듯 여겨진다. 만일 우리가 미국과 동등하거나 그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입장이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일제강점기에 일본 가요를 내면화한 사람이 많듯 혹 프랑스 식민지였더라면 샹송이 더욱 더 애창되고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물론 요즘엔 우리 방탄소년단 등이 활약을 펼쳐 날고 있으나, 우리가 팝송에 점령당한 비율에 비하면 조족지혈 새 발의 피다.

혹시 그들은 문화 식민지 백성을 짐짓 우쭐하게끔 부추겨 친화하는 척하며 뒷구멍으로 황금알을 빼먹으려 획책하는지도 모른다. 정치, 경제, 군사 분야에서는 특히 사실상 그렇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 문제는 우리가 팝송을 들을 때 가사를 인지하기보다 모를 때 한결 더 감미롭게 느껴진다는 점이다(진짜 실력파이자 애호가들은 제외한다. 그들은 곡조뿐 아니라 가사가 품은 내용도 잘 알아야 차원 높은 감상과 참된 정서 교류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그들은 팝송을 애호하는 만큼 샹송이나 우리 고유의 노래도 존중하는 것이다).

진짜 애호가와 달리 가짜 애호가들은 우연한 기회에 가사의 뜻을 알고 나면 ‘이 따위로 시시했던가! 속은 기분이야’ 라고 툴툴거리며 침을 찍 내갈기기도 한다. 모르기 때문에 사랑하는 셈이다. 


과연 그들은 미국의 속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마 그러운 알량한 친미주의자들은 일부러라도 팝송과 미국의 실상을 알려고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실망하지 않기 위하여, 책임지지 않고 달콤한 미약만 빨아먹기 위하여….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사이비 가수 중엔 노래 예술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굳이 애써 혀를 이상스레 굴려 가사를 못 알아먹게끔 모호하게 불러대는 이들이 있다. 진실한 건 속을 알수록 더 감미롭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8·15 뒤 숨겨진 미국의 속셈은?
챙길 건 챙기고 줄 건 주며 살자

해방촌에 살다 보니 가끔은 ‘해방’에 대해 생각게 된다. 8·15 해방이 진짜 해방이라는 사람도 있고 가짜 해방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나로서는 무엇이 사실인지 알 길이 없다.

어떤 학설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 일본을 물리치고 독립한 게 아니므로 진정한 독립이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이 원자폭탄으로 일본을 굴복시키는 바람에 거저 얻은 것이므로 반쪽짜리라는 얘기다.

더구나 곧장 미군이 진주해 군정을 펼쳤으며 그 과정에 일제 강점기의 관리 따위나 친일파 나부랭이들을 각계 각층에 재등용 해 우리 민족 정기를 훼손시켰을뿐더러 점차 미국화해 결국 양놈 시키들의 똘만이 꼴이 되고 말았다는 불만이다. 

1945년 당시 백범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독립군단을 이끌고 먼저 이 땅에 들어와 우리나라를 건설하려 애썼으나 미국의 훼방으로 좌절됐다는 소문이다.

반대로 친미파인 이승만 하버드대 박사를 앞잡이로 내세워 한국을 자기네의 위성국 내지 식민지로 만들려 획책했단다. 미리부터 착착 플랜을 짜 실행해 나갔다는 얘기다.

6·25 전쟁도 남북한이 서로 증오해 벌어진 게 아니라, 미국 정부가 기획한 결과물이며 지금도 남북통일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분단을 영구화하려 지랄하는 짓거리들이 그 증거라는 말씀이다. 

다른 한쪽은 어쨌든 해방 광복이 된 마당에 무슨 개소리냐고 막 짖어댄다. 미국의 ‘천우신조’가 아니었으면 이 순간에도 일본의 압제 아래 신음하거나 북한 괴뢰의 탱크에 짓밟혀 공산화됐으리라 주장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우리를 낳아 주고 키워 주신 부모님이니만큼 늘 감사하고 공경해야 하며, 개인 차원의 호불호를 벗어나 어쨌건 현실적으로 광복을 선물해 준 미군정 이후의 미국 정책을 완전 지지해야만 금수가 아닌 사람답다는 얘기다. 


지금이야말로 온전한 광복 해방 호시절 천국이며, 오직 하나 한이 있다면 언제든 북진통일을 시도해 공산괴뢰 도당을 몰아낸 뒤 한미혈맹 왕국을 이뤄내는 것뿐이라는 논지였다.

그게 각장 현실적인 방략으로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완완전전 통일법이다! 그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부르짖었다. 역사에 가정법은 없다면서, 현재를 무시하고 이상론만 펼치는 녀석들은 정신병자라고 질타했다.

그거야말로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속이며, 지들 뱃속만 챙기는 사기꾼이란 얘기였다. 

아직은 미약한 편이지만 또 다른 의견도 있다. 두 파 다 진짜 현실의 흐름을 모르는 이기적인 어린애라는 것이다.

아집 아견이 너무 강한 편집광. 현실은 물처럼 흘러가건만, 자칭 진보랍시는 꼴통들은 물길을 어거지로 바꿔 상상 아닌 망상적 유토피아를 건설하려 애쓰고, 수구 꼴통들은 흘러가는 물마저 막아 과거로 돌려보내려 획책하는 괴물이라는 힐난이다.

그들 때문에 이 나라 이 민족이 고통받으며 허덕인다는 일침. 남을 욕하지도 말고 칭송하지도 말고, 무시하거나 우러러보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우리 이익 챙길 건 챙기고 줄 건 주면서 살아가자는 묵묵한 제언이랄까. 이 방향이 사실 가장 어렵기 때문에 큰 흐름을 형성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홍익 만물 사상

하지만 아무리 제 잘났다는 놈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대도, 우리 일반 국민이 그러운 개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제정신을 차려 평범하되 참된 상식의 한 강줄 줄기를 이루어낼 때라야만,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소비에트 러시아를 넘어 진정한 독립국가로서 우뚝해져 홍익 만물 사상을 온 지구상에 펼칠 수 있으리라.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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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