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여행 ①서울 하이커그라운드

오늘은 나도 K-팝 스타

봄바람 휘날리면 괜스레 몸도 마음도 달뜬다. 어디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절로 입은 흥얼흥얼, 몸은 들썩들썩한다. 봄기운이 달군 흥을 맘껏 발산하고 싶다면, 하이커그라운드로 달려가자.

서울 청계천 변에 자리한 하이커그라운드는 찾기 쉽다. 1층 초대형 미디어 월에서 눈길을 끄는 영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관광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한국 관광 해외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with BTS’가 재생된다.

국적 불문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1~5층에 자리한 하이커그라운드는 이색적인 한국 관광 홍보관이다. K-팝, 미디어 아트 등 대중적인 요소를 접목한 흥미로운 콘텐츠가 국내외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하이커그라운드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하이커(HiKR)는 ‘한국(KR)이 건네는 반가운 인사(Hi)’를, 그라운드는 ‘지구촌 여행자들의 놀이터(Playground)가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름에 걸맞게 국적을 불문하고 놀이터처럼 재미나게 즐길만한 콘텐츠로 채웠다.

본격적인 놀이는 2층 케이팝그라운드에서 시작한다. K-팝 팬이라면 들어서자마자 심장이 쿵쾅거린다. 뮤직비디오에서 본 듯한 공간에 K-팝이 흘러나온다. K-팝을 주제로 한 이곳은 서브웨이(Subway), 마이스테이지(My Stage), 코인런드리(Coin Laundry), 컬러룸(Color Room), 스페이스십(Space Ship), 케이팝댄스에볼루션(K-pop Dance Evolution) 등 6개 체험 존이 있다.


서브웨이, 코인런드리, 스페이스십에서는 누구나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될 수 있다. K-팝을 좋아한다면 코인런드리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제니의 뮤직비디오가, 서브웨이에서는 에스파의 뮤직비디오가 금세 떠오른다.

안무 연습실 콘셉트의 컬러룸과 음악 방송 무대 같은 마이스테이지도 인기다. 모두 음악부터 조명, 배경 영상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마이스테이지에서는 100종이 넘는 배경과 특수 효과를 활용해 나만의 무대를 꾸며볼 수 있다.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본인 영상물은 USB에 담아 가져가도 된다. 유명 댄스팀 훅(HOOK)과 함께하는 댄스 게임 케이팝댄스에볼루션도 놓치지 말자.

케이팝그라운드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또 있다. 하이커엔터테인먼트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캐릭터들이 활동한다. 하이커엔터의 금 대표와 연습생, 포토그래퍼가 돌아다니며 방문객의 흥을 돋운다. 춤을 가르쳐주고 함께 춤추며 사진도 찍어준다.

어디선가 불쑥 금 대표가 나타나 “아이돌이 돼보지 않겠냐”며 접근해도 당황하지 말 것.

3층부터 분위기가 한층 차분해진다. 3층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 관광을 안내하는 공간이 있다. 드라마 촬영 현장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했다. 가운데 3·4층을 관통하는 수직형 미디어 아트가 볼거리를 더한다.

4층은 크게 하이커케이브, 축제체험관, 의료관광안내센터로 나뉜다. 하이커케이브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 관광지와 관광 거점 도시를 오감으로 느끼도록 구성했다. 해당 장소와 어울리는 향기, 소리, 영상 등을 접목해 여행지를 색다른 방식으로 소개한다.


축제체험관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축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주제는 시기별로 다르다. 의료관광안내센터에서는 티 테라피, 피부 측정 같은 간단한 체험이 가능하다.

K-팝 팬을 위한 6개의 체험 존 마련
산책로 및 다른 볼거리도 근교에 위치

마지막으로 5층에는 여행자 쉼터인 하이커라운지와 관광안내센터가 있다. 하이커챌린지라는 코너도 기획했는데, 스크린에서 룰렛을 돌려 나만의 여행 미션을 수행하는 체험이다. 도넛이 맛있는 노티드가 입점해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쉬기 좋다.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특별 도넛도 눈에 띈다.

하이커그라운드를 알차게 즐기려면 정기 도슨트 프로그램을 활용하자. 화~일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3시30분에 진행하는데, 현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하므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하이커그라운드 운영 시간은 층별로 다르다.

1·5층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관광안내센터 오후 7시, 연중무휴), 2~4층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없다.

하이커그라운드 앞을 흐르는 청계천은 봄날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도심 속 휴식처로 사랑받는 청계천 산책로는 도로와 연결되는 출입로가 많아 접근하기 편리하다. 산책로를 따라 중간중간 쉴 공간과 볼거리도 갖췄다. 청계천 복원을 상징하는 조형물 ‘스프링’을 비롯해 초입의 청계폭포,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벽화 같은 주요 볼거리가 하이커그라운드에서 멀지 않다.

덕수궁(사적)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궁궐로 쓰였다. 구한말 역사적 현장으로,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뒤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주요 전각은 정전인 중화전(보물), 고종이 침전으로 사용하고 승하한 곳이기도 한 함녕전(보물), 동서양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정관헌, 유럽풍 석조 건축물인 석조전 등이 있다. 석조전은 현재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쓰이며, 1·2층은 예약자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도심 속 시간 여행

서울의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도심 속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철거 위기에 놓인 돈의문 안쪽 동네를 보존해, 마을 전체가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오래된 건물이 다양한 전시·체험·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종합 안내 센터인 마을안내소에서 시작해 곳곳에 자리한 전시관을 꼼꼼히 살펴보자. 생활사전시관, 새문안극장, 돈의문콤퓨타게임장 등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곳도 많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하이커그라운드→청계천→덕수궁→돈의문박물관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하이커그라운드→청계천→덕수궁→돈의문박물관마
-둘째 날: 서울역사박물관→광화문광장→경복궁→삼청동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하이커그라운드 http://hikr.visitkorea.or.kr
-청계천 www.sisul.or.kr/open_content/cheonggye
-덕수궁 www.deoksugung.go.kr
-돈의문박물관마을 https://dmvillage.info

문의 전화
-하이커그라운드 운영사무국 02)729-9594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02)771-9951
-돈의문박물관마을 02)739-6994

대중교통
[전철] 수도권 전철 1호선 종각역 5번 출구, 2호선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하이커그라운드까지 도보 3~7분.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103번·143번·151번·162번·173번·201번·262번 버스 등 이용, 을지로입구역·광교 정류장이나 우리은행종로지점 정류장, 청계1가·광교 정류장 하차, 하이커그라운드까지 도보 3~4분.
*문의: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https://topis.seoul.go.kr

자가운전
세종대로→청계천로→하이커그라운드 주차장이나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 공영주차장→하이커그라운드

숙박 정보
-대우모텔(호텔대우인): 중구 세종대로14길, 02)755-8067, www.daewoo-inn.com
-라마다호텔앤스위트 서울남대문: 중구 칠패로, 02)775-7177, www.seanhotelgroup.com/hotels/ramada-namdaemun/ko
-힐하우스호텔: 중구 소공로3길, 02)777-8135


식당 정보
-남포면옥(냉면): 중구 을지로3길, 02)777-3131
-무교동북어국집(북어해장국): 중구 을지로1길, 02)777-3891

주변 볼거리
경희궁, 서울시립미술관, 명동거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