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더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자타공인 헬스부장관’ 국민의힘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

[기사 전문]

-간단한 자기소개

저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협위원장을 하고 있는 김재섭이고요. 별명은 ‘헬스부장관’이라고 불립니다. 헬스인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그래서 지금 2024년에 있는 총선을 위해 도봉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윤리위가 김철근 정무실장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김철근 정무실장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는 ‘불경죄’로 다스렸기 때문에 그래요. 이 전 대표가 1차 징계를 받았을 때 징계 근거는 ‘증거인멸 교사’였거든요. 그러고 나서 같이 마찬가지로 징계를 받은 김 실장의 징계 사유도 ‘증거인멸을 하려고 했다’는 건데, 경찰 수사에 의해서 혐의 없음이 밝혀졌잖아요. 무혐의로 나온 거잖아요.

그럼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로 인한 윤리위 징계는 근거가 없는 징계가 된 거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사실 김 실장이 이번에 윤리위 징계 재심 청구했을 때는 재심 청구를 각하할 것이 아니라 징계를 각하했어야죠.


근데 애초에 징계에 대한 재심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에는 징계라고 하는 것의 근거가 정말 증거 인멸이나 증거인멸 교사가 아니라, 윤리위 누군가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던 불경죄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활동을 재개하는 건지?

제가 최근에 연락했을 때는 “책 쓰는 데 집중을 한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당개혁이라든지, 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결국에는 우리도 디지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인데 정당은 아직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으니까, ‘변화시키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를 스스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것을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에 적용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본인 스스로 계속 이런저런 사고 실험들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전 대표의 등판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생각에는 유권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괜찮은 정치인이었던 것 같다”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지금쯤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유권자들의 총의가 모아질 때가 그의 등판 시기인 거지, 저는 이 전 대표가 본인 의지로 등판 시기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정치권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실종된 것 같다

청년의 목소리는 원래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전 대표가 목소리냈다고 하는 것을 청년들이 목소리냈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냥 이준석은 본인의 정치적 메시지를 냈는데 다만 그가 청년이었던 것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전 대표 전후로 국민의 힘이 꽤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담론들을 정치권으로 가져오는 역할들을 조금씩 하는 것 같아요.


정치 담론은 정말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고 경제부터 복지제도 하다못해 젠더 담론부터 환경문제 등 굉장히 많이 있는데, 젊은 세대들만 포착할 수 있는 담론들이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저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면, 체육 정책과 관련된 담론들. 정치권에서는 완전히 서브 중에 서브, 아웃사이더 중에 아웃사이더. 말하자면 굉장히 마이너한 이슈인데. 아시다시피 젊은 사람들은 헬창 문화라는 게 있잖아요.

제가 보니까 실내 체육업에 등록해서 회원으로 있는 사람들이 한 1000만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근데 이 담론을 정치권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전 대표가 젠더 담론을 나왔듯이 저 역시도 그런 담론을 가지고 나오고, 또 가까운 천하람 위원장 같은 경우에도 ‘지역구도 타파’라고 하는 굉장히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지만 본인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거든요.

이준석이라는 큰 매개체가 사라지니까 아무래도 그 폭발력은 적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그동안 국민의힘이 내지 못했던 담론들은 정치권으로 계속 수혈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최근 국민의힘이 ‘MZ’에 집중하는 모습,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MZ를 접근하는 방식이요? 잘못된 거죠. 젊은 세대는 젊은 척하는 걸 제일 싫어하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 대선 기간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틱톡인가 뭔가를 했었던 기억이 있었고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가 힙합 모자 쓰고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그런다고 젊은 세대들이 “되게 힙하네” 이러지 않잖아요.

오히려 버니 샌더스 같은 경우에는 ‘버니 브로스’라고 하는 젊은 세대 지지층들이 있거든요. 근데 버니 샌더스는 굉장히 나이가 많은 정치인이고, 굉장히 진보적인 메시지를 많이 내는 사람인데 이 아저씨 보면 배바지 입고 다니거든요.

그냥 아저씨 중에 상 아저씨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건, 오히려 기성세대지만 정말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놔야 사실은 젊은 세대들이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연금개혁은 젊은 세대들이 너무 좋아하는 주제거든요. 근데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내기 어려워요.  왜냐면 기득권들의 표를 뺏어야 되는 거니까. 그러면 환호하겠죠. 근데 그런 건 하지 않고 왠지 젊은 세대가 좋아할 것 같은 거, ‘왠지 이렇게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이렇게 접근하면 스텝이 꼬이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 기성 정치인들, 그리고 무게감이 있는 다선 의원들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 있는 굉장히 오래된 고착화된 구조들을 깨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그냥 구호를 외치고 MZ를 외친다고 해서 될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있어요.

-최근 ‘민들레’가 ‘국민공감’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계파갈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저도 작년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면서 의원들 모임 하는 거 굉장히 많이 가봤거든요. 처음엔 떠들썩해요. 40~50명 진짜 잔뜩 모여서 스터디하고 책도 나눠 보고 밤 새서 책 보고 왔다는데 한 모임이 네 번 다섯 번 되면 절반으로 줄고, 또 다시 절반으로 줄고 계속 2분의 1씩 줄거든요. 어느 순간 흐지부지 모임은 없어지고 또다시 어떤 모임이 생겨요. 제2의 모임이 또 생기고 또 그때는 떠들썩해요. 대개는 선거에 맞춰서 그렇게 모임들을 하죠.

이게 진짜 공부 모임인지 아니면 내 이름 걸쳐놓고 ‘공천이나 조금 받아보겠다’ ‘공천에 불이익 받지 않겠다’고 그냥 줄 선 건지는 한 서너 번 정도 지나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크게 의미 두지 않습니다. ‘그냥 의원들이 늘상 하는 대로 모임을 하는구나’ 이렇게 정도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김기현-나경원 연대(나김연대/김나연대)에 대한 생각은?

제 생각에는요. 당 대표 선거는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아요. 작년에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저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갑자기 나오니까 판이 달라지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굉장히 잘 나오니까 단일화 얘기가 나왔는데, 결국 정치적 이유로 단일화가 안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다 4선 5선급 원내대표 이상급의 분들이 거의 다 나오셨잖아요.

결국에는 당 대표 선거도 어떤 후보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그 역학관계는 엄청나게 앞으로도 바뀔 것 같고, 좀 두고 봐야 알겠는데... 단일화에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지층이 조금 다르지만 둘이 티격태격 하다가 정말로 이겨야 되는 누군가 하나가 나타났을 때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에게 힘을 합치고 거기에 대한 지지자들도 반응해주면서 표가 합쳐지는 걸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단일화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지금 상황에서 “당신이 나가. 나는 안 나갈게” 이렇게 해서 후보 정리하는 걸 전 단일화로 보진 않거든요. 그냥 후보들 사이에서 대충 교통정리하는 수준이지, 저는 단일화로 보진 않습니다.


-정진석 위원장께서 당협정비, 당무감사를 추진 중인데

원래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무감사하는 게 비정상적이긴 하죠. 왜냐하면 이 비상대책위원회가 얼마나 갈지 모르잖아요. 2말 3초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면 지금부터 당무감사를 정말 빡세게 해도 빡빡하거든요. 일단 비상대책을 해야 되는, 그리고 차기 전대를 준비해야 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과연 이것까지 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은 있지만... 사실 저희가 당무감사를 안 한 지가 꽤 오래되긴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상적인 절차라고 볼 여지도 있는데 어차피 전당대회가 치러지고 당 대표가 바뀌면 또다시 당무감사할 거거든요.

시기적으로 너무 약간 촉박한 면은 있지만... 당협위원장으로서 그 시기가 옳다 그르다 비판할 수 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준비해야죠.

-현재 목표는?

목표요. 저야 2024년 총선에서 도봉갑에 당선되는 게 일단은 목표죠. 결국에는 제가 생각하는 정치적인 철학, 정치적인 지향점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원내에 진입하고, 입법권을 가진 정치인이 돼서 내 생각을 법으로써 관철시키고, 또는 그 관철시킨 법으로서 여론에 호소하면서 국민들의 의사를 모아가는 과정이 저는 결국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분야로는 확실히 제가 아까 말씀드린 체육 정책과 관련된 내용. 보건복지의 패러다임이 지금까지는 치료에 방점이 있었다면, (이제부터는)예방 차원에서 좀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이런 고민들을 앞으로도 해보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배승환/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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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