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파업 쓰나미 손 놓은 정부, 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11.28 16:28:18
  • 호수 14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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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만 동동’ 멈춰버린 대한민국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총 7개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파업을 진행하는 단체는 각기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처우개선,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파업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실현시키기 위해 집단적으로 노동 제공을 거부하고 일을 중지하는 것을 말한다. 파업의 이유로 ▲고용 조건과 작업환경의 개선 ▲미해결된 고충 해결 ▲노동조합을 교섭 기구로 인식시키기 ▲기업 경영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목적 등이 있다.

전국적으로…
끝나지 않은

위와 같은 목적이 있더라도 모든 파업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 파업 정당성 인정 기준을 정해놨다. 정당한 파업의 기준으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되며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목적으로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 단체교섭을 거부했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 결정을 따라야 하며 ▲파업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뤄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노동자들에게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다. 노동자가 파업을 하게 되면 회사나 파업 대상과 척을 지기 때문이다. 특히 파업을 이끈 주동자는 잠재적 위험 인물로 퇴사 압박 또는 승진 시 차별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파업이 발생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은 시시각각 발생한다.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에서만 7개의 파업이 진행되거나 예정돼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22일 화물연대 총파업 등 잇단 노동계 투쟁과 관련해 “110만 조합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리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다. 핵심 과제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총파업 총력 투쟁 선포 및 개혁 입법 쟁취 농성 돌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산하 조직의 총파업을 앞두고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첫 번째로 파업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됐다. 해당 파업에서 민주노총은 ‘노동 개악’ 저지와 이른바 ‘노란봉투법’ 입법 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의 대정부·국회 요구사항은 ▲건설 안전 특별법 제정을 통한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근절 ▲화물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적용 업종 확대 ▲교통·의료·돌봄 민영화 중단 및 공공성 강화 ▲노조법 2, 3조 개정 ▲진짜 사장 책임법 ▲손해배상 폭탄 금지법 제정 등이 있다.

교섭 진행해도 입장 차 좁히지 못해
“단체 요구에도 계획 없다 말만 들어”

두 번째 파업은 이튿날(지난 23일), 공공운수노조가 ‘안전 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6월 총파업 당시 정부와 합의한 ‘안전 운임제’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품목 확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로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안전 운임제 관련은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도 지난 24일 0시부터 총파업을 돌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은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강원 동해 ▲경남 마산 ▲광주 하남 ▲전남 광양항 ▲경북 구미 ▲경북 포항 ▲대전 ▲부산 ▲위수탁 ▲서경 의왕ICD ▲울산 ▲인천 ▲전북 군산 ▲제주 ▲충남 현대제철 ▲충북 단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화물연대의 주장은 아래와 같다. 

지난 9월29일 안전 운임제 폐지와 품목 확대 법안의 논의가 국회에서 시작됐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자동차 운수 사업법이 개정되면서 2020년 시행됐는데, 올해 말 제도가 일몰된다. 


이에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0년 동안 투쟁한 산물이고 동시에 화물노동자의 염원이다. 화물노동자의 안전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한 안전 운임제의 일몰이 불과 1개월 남았는데, 정부는 이 법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즉각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와 차종, 품목 확대를 결정할 때까지 화물연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은 ▲철도 지하철 협의회 ▲철도노조 ▲공항항만운송 본부 ▲민주버스본부 ▲항공연대협의회 ▲택시지부 전국 물류센터 지부가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엔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준법투쟁도 있었다. 전국철도노조(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구조조정 저지, 올해 임단협 승리를 위한 철도노조 준법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4일부터 준법투쟁을 벌였다.

움직이는
화물연대

철도노조는 “지난 수개월간 대화와 교섭을 통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그러나 정부와 철도공사 그 누구도 책임 있게 듣고 행동하지 않았다. 정부와 철도공사의 탈선을 멈추기 위해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4월부터 임금·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철도노조는 지난달 26일 조합원 총투표를 시행해 재적 조합원 61.1%의 찬성률로 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이들은 ▲임금 정액 인상 ▲사측이 추진하는 직무급제 도입 중단 ▲호봉제·연봉제 직원 간 임금 형평성 확보 ▲불공정한 승진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진행했다. 학교 비정규직에는 급식조리원·돌봄 전담사가 포함돼있어 급식과 돌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지난 23일, 11개 교육지원청과 대책회의를 열고 학교 교육활동 정상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 교육청은 유치원·초등학교 돌봄교실, 특수교육 분야의 학교 내 교직원을 최대한 활용해 파업으로 인한 교육 공백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학비연대는 ▲학교 급식실 폐암·산재 종합 대책 마련 ▲지방 교육재정 감축 반대 ▲정규직과 차별 없는 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개편 관련은 지난 9월부터 교육당국과 6번의 실무교섭과 2번의 본교섭을 가졌으나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학비연대는 “시·도교육청은 임금교섭에서 근속수당을 동결하는 등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 교섭안을 제시했다. 복리후생 지급 기준 동일 적용 등 임금체계 개편 요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투쟁
불사할 것”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학비연대는 교육당국이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기시설·배치 기준 개선 등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한 예산편성을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계획이 없다고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파업 요구에 정부와 교육감이 화답하지 않는다면 재차 파업 등 장기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사상 처음으로 신학기 총파업도 이어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전종근 서울시 교육청 노사협력담당관은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안으로 현재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있지만, 시‧도 교육감과 노동조합 간 집단 교섭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까지가 현재 진행 중인 파업으로, 예정된 파업은 2개나 더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정부와 서울시가 인력 감축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오는 30일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18일 명순필 노조위원장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 예정일이 2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서울시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쪽으로는 안전 인력의 임시변통 투입을 지시하고 한쪽에선 대규모 인력 감축과 외주화를 강요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 교섭단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026년까지 150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 조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가경제에 피해, 글로벌 경쟁력도 위협”
“정부는 법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


현재 예정된 마지막 파업은 다음달 2일에 있는 철도노조 파업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24일 준법투쟁을 거쳐 다음 달 2일 이를 받아 총파업을 이어간다. 

총력투쟁에 나서는 이유로 철도노조가 준법투쟁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임단협 갱신 교섭에서 철도공사가 보인 고집과 불통을 들었다.

철도노조는 “그동안 철도공사는 불공정한 인사 보수제도를 바로잡자는 요구를 거부하고 노사합의조차 정부의 지적을 핑계로 외면해왔다”며 “여기에 지난 5일 발생한 오봉역 참사도 투쟁에 불을 피웠다. 철도노조는 올해만 네 명의 조합원이 작업 중 순직했는데, 국토부는 ‘남 탓’으로 국면 전환만 시도한다. 철도공사는 예산과 권한을 핑계로 뒷짐 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정부의 철학과 정책이 잘못됐다고 성토했다. 현 위원장은 “모두 살릴 수 있었지만 정부가 역할을 못해 살리지 못한 인재가 오봉역 참사다. 이제 노동자가 나서서 시민을 보호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철도노조는 근무체계 개편에 필요한 1800여명의 인력증원을 요청했지만 국토부가 묵살했다. 오히려 지금은 한 술 더 떠서 철도 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부족한 인력 충원은커녕 오히려 1000여명 넘는 정원 감축을 추진 중인 기재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기관이냐”고 따져 물었다.

여기까지가 다음달까지 예정된 파업 단체의 속사정과 일정이다. 이들은 모두 원청과 교섭을 하지 못하면서 처우 개선·인력 충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장기간 파업을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요청 묵살
단호한 대응

지난 2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국무총리는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운송 거부 행위는 국가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글로벌 경쟁력마저 위협하는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편에서 법과 원칙을 수호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단체행동이 이뤄지는 원인 파악도 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화물연대 파업, 경제단체 입장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진행한 지난 24일 총파업과 관련해, 경제 6단체가 “화물연대의 집단이기주의”라고 반발하면서 파업 철회와 안전운임제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이날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 선언과 관련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수출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우려한다. 화물연대 측이 즉각 운송 거부를 철회하고 차주, 운송업체, 화주 간 상생협력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미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로 수출 현장은 막대한 손실을 봤다.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국가기간산업은 1주일 넘게 마비됐고 일부 중소기업은 수출물품을 운송하지 못해 미래 수출계약마저 파기되는 시련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또 다른 집단행동은 우리 수출업체는 물론 국민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면서 수출과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화물연대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은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물연대가 연장을 요구하는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도 “인위적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등 화주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해 위험에 빠뜨림으로써 궁극적으론 차주나 운송업체들의 일감마저 감소시킬 수 있는 불합리한 제도”라며 “계약당사자도 아닌 화주를 상품 운송을 의뢰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이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초 계획대로 안전 운임제를 즉각 폐지하되 차주, 운송업체, 화주가 서로 ‘윈-윈-윈’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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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