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왕’ 늘어나는 진상 손님 백태

뭐 믿고 폭군질 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예전부터 손님은 ‘왕’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폭군’이 늘었다. 진상 고객 피해담은 잊을만하면 또 터져 나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다.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익명성에 기대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린다. 억울한 ‘동네 사장님’은 영문 모를 날벼락에 냉가슴을 앓는다. 점차 온라인 정보 공유와 리뷰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피해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세간에 알려진 피해 상황을 종합해보면 진상 고객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근거도 없이 다짜고짜 환불·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고, 나머지 하나는 무리한 요구를 일삼으면서도 되레 당당한 경우다. 과정은 다를지라도, 결말은 비슷하다.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으면 가게를 깎아내리는 이야기를 온라인상에 퍼트리기도 한다. 

다른 과정

A씨는 반찬가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 추석 연휴 때 한 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고객 B씨는 “A씨 가게에서 사간 모둠전 속 호박전을 먹고 식중독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B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월9일, 호박전을 구매해 냉장 보관했다.

이를 이튿날 성묘 때 가족들과 나눠 먹었는데, 온 가족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B씨는 A씨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다. 일부 설명은 상식에 맞지 않았고, 말은 계속해서 바뀌었기 때문이다.

B씨가 호박전을 구매한 시점은 같은 날 오후 3시경. B씨 주장에 따르면 그와 가족들은 이때부터 이튿날 성묘를 지내기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성묘 중 호박전과 사과를 나눠 먹은 게 가족들이 먹은 음식의 전부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즉 탈이 나기 전날 먹은 음식이 호박전 말고는 없으니, 분명 호박전에 문제가 있었으리라는 논리다. 

A씨는 B씨 주장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어떤 부모가 다음 날 산소 가서 호박전에 과일 먹이려고 아이들을 전날부터 굶기느냐”며 “명절에 친척들이 다 같이 모여서 전날 저녁·당일 아침을 다 굶었다는 말도 믿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 주장이)일부 사실이라 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오래 굶은 속에 기름진 호박전과 달고 신 과일을 먹고 탈 안 날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는 B씨와 가족들의 상황 설명이 계속 바뀐 점도 문제삼았다. A씨 설명에 따르면 B씨와 가족들은 당초 “호박전과 사과 외에도 떡 등 갖가지 음식을 함께 먹었다”고 밝혔지만, 이내 “호박전과 사과 이외에 먹은 게 없다”고 정정했다.

또 이들은 처음에 “식중독 증세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병명은 어느새 식중독에서 장염으로 바뀌었다. 더군다나 B씨 가족 중 한 명은 A씨 측에 “호박전은 먹을 때부터 이미 상해있었다. 다른 친척들도 상했다고 말했고, 다 같이 먹어본 뒤에도 ‘상했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전 먹고 탈났다” 배상 요구…증거는 없어
거절하자 사실관계 비틀어 온라인 모함

A씨 측에서 이 같은 의문점들을 되묻자, B씨는 “판매 당시 보관 방법에 대해 안내하지 않은 점은 위법이다. 내가 식품업계에서 일하고, 법조계에 지인이 많다”며 동문서답했다.


B씨는 꿋꿋이 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총 9명의 치료비와 업무 공백 보상 등을 합산해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가게에 잘못이 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 다만 피해 보상은 진단서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B씨는 끝까지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B씨가 전달한 서류는 처방전, 병원 영수증, 진료확인서 등이다.

이는 모두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은 증명할 수 있어도 ‘호박전이 증세의 원인’이라는 점은 직접 입증할 수 없다. 

A씨는 “호박전을 사간 손님이 130명이 넘는다. 이 중 이상을 호소하는 9명은 모두 B씨 가족뿐”이라며 “다른 그 어떤 손님도 같은 증상을 겪었다는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사실 확인 없이 배상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에 B씨는 앙심을 품고 사건을 온라인상에 공론화했다. B씨는 사건의 전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각색한 후, 지역 친목 카페에 게시했다.

B씨는 게시글에 “‘다 낫고 얘기하라’더니 이젠 ‘신고해라. 배째라’고 한다”며 “명확하게 그 음식만 먹어서 알 수 있었다. 사람이 이렇게 무섭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B씨 측 발언이 여러 차례 바뀐 점, 끝까지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은 내용에서 빠졌다.

A씨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해명문을 올려야 했다. A씨는 지금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A씨 사례와 비슷한 경험담이 자주 목격된다. 같은 달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업을 앞둔 점주가 진상 고객의 설전을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점주는 “아이가 치즈스틱을 좋아한다. 아이가 자니 벨 절대 누르지 말고 노크 후 사진 보내라. 아이 깨면 환불”이라는 배달 주문 요청사항을 받았다. 

‘퇴치’ 일화에 네티즌 환호하지만…
생업 자영업자 단호한 대처 어려워

그는 해당 주문을 취소했다. 그는 “후기 작성 이벤트로 나가는 음식은 무작위다. 심지어 치즈스틱은 그 안에 들어있지도 않다”며 “지난 주문 때 ‘기사가 계단 올라오는 소리에 아이가 깼다’며 별점 1점을 준 고객과 동일인 같았다”고 부연했다.

고객은 또다시 주문했고, 점주는 재차 주문을 취소했다. 그러자 고객이 문자로 이유를 묻자 점주는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로 남긴다. 배달 대행을 이용하고 있는데, 아이가 깨면 환불하겠다는 요청사항에 배차가 안 된다. 양해 부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고객은 “기분 나쁘다. 아이가 깨면 진짜로 환불 요청을 하겠느냐”며 “다짜고짜 전화하지 마라. 아르바이트생이냐. 주문 취소 권한이 있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일을)맘카페에 올려도 되겠냐”며 점주를 겁박했다.


점주는 “많이 올려라. 저번에 노크 세게 했다고 별점 1개 주지 않았느냐. 자영업자에게 리뷰는 생명줄”이라며 “아이 키우는 게 유세가 아니니까 갑질 좀 적당히 해달라. 나도 아이 키우는 처지고, 우리 어머니도 나 키울 때 손님처럼 생각 없이 행동하고 그러지 않았다. 다시는 주문하지 말아 달라”고 받아쳤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일명 ‘사이다’라며 대체로 점주의 대응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같은 ‘강경 대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게 운영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자영업자에겐 고객 반응 하나하나가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단호한 대응이 불친절함으로 비치는 순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 몫이다.

자영업자 사정에 능통한 한 전문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온라인상이나 지역 내 평판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면서 “그런데 어쩌다 악의적인 허위사실 퍼트리기에 휘말리면 난감하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해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같은 결말

그러면서 “일부 진상 고객들은 영향력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못된 ‘활약상’을 마치 무용담처럼 올린다”며 “이는 다른 잠재적 소비자들의 모방을 이끈다. 진상 고객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객과 점주 누구도 ‘을’이 되지 않도록, 균형잡힌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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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