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⑤사이비 정치가와 연예인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2.10.24 15:48:43
  • 호수 13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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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그런 느긋한 시간이면 하숙집의 괴짜들이 하나둘 등장한다. 이 세상에 그 누군들 독특하지 않으랴만, 괴짜는 독특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존재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가 이 세상에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과 같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하기사 요즘엔 평범인과 괴짜의 경계선이 모호해져 순식간에 뒤바뀌기도 하니까. 마음속에 숨겨둔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시대이므로… 그런 만큼 누굴 특별히 골라 소개하지 않고 그저 흐름에 맡기려 한다. 

가황의 꿈

2층으로부터 모창가수 지망생이 트로트 리듬에 맞춰 계단을 성큼성큼 걸어 내려오며 한 곡조 뽑기 시작했다.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서면
어린 시절 술래잡기 생각이 날 거야
모두가 숨어 버려 서성거리다
무서운 생각에 나는 그만 울어 버렸지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원본(original) 조용필과 달리 꽤 잘생기고 허우대도 훤칠한데 목소리만큼은 영 조잡스럽다.


아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목청 자체는 남 못잖건만 억지로 조용필을 모방하려다 보니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이었다.

하숙집의 청중들이 비웃든 눈살을 찌푸리든 말든 본인은 점점 더 희희낙락 기고만장해져 펄떡거렸다.

30대 초반보다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데 싱긋벙긋 웃을 때 드러나는 이가 모두 금니라 퍽 의아스러웠다.

남들의 시선을 은근히 무시하며 그는 보란 듯 미소를 지어댔다.

혹시 전등 빛을 받아 번쩍번쩍 빛나는 그 꼴을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신의 분신(또는 상징)으로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대개 자기 현시욕이 강해 잘났든 못났든 일단 제 개성미를 추구하다가 마지못해 현실 앞에 항복하곤 자신(아집 아견)을 찢어 버리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이 되기보단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픈 욕망…. 그런데 조필필씨는 이미 3년 전부터 가황 조용필의 이미테이션이 되기로 작심했단다.


조용필의 ‘명작 가요’에 매료돼 노래를 시작한 이상 일로매진하기로 작정했다는 얘기였다.

뭔지 가상스럽다고 해야 할까, 혹은 어리석다고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헌데 그의 가창을 듣다 보면 어딘지 조용필과 비슷하기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모창 가수 조영필 같은 느낌이 더 났다.

이를테면 조용필 모방에 성공한 조영필을 모방하는 꼴이랄까. 

‘일로매진’이란 말은 낡은 듯 습관적으로 많이 쓰지만, 특히 사이비 정치가와 연예인들이 쉽게 내뱉는 소리다.

뜻을 무시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개 목청들의 소리… 그들의 입을 거치고 나면 현실은 허황찬란한 지상천국으로 변화된다.

자기네 이익은 다 챙기면서 황당무계한 개소릴 지껄이고도 나라 꼴이 어찌 되든 면책 특권을 받는 자들. 

하지만 그들은 욕할 필욘 없다.

신이 인간과 짐승 벌레 등 만유를 창조했다지만, 개 같은 그 인간들을 만든 건 바로 우리, 평범한 일반 국민들이다.

법적으론 당당히 문책할 권리를 지녔으면서 스스로 포기해 버린 사람들이 아닌가?

즉, 모창가수와 엉터리 국회의원은 대중 속에 숨어 히득거리는 우리들 자신의 초상이 아닌지 궁금해진다. 

아무튼 모창가수는 누가 비웃어도 전혀 수치스러워하지 않았다.


외려 더 크고 능글맞게스리 팝송 마이웨이를 불러댔다.

나의 길인지 조영필의 길인지…

그런데도 모방자 조영필을 결코 좋아하진 않았다.

자신은 평범한 모방꾼이 아니라 재창조하는 예술가라며…

이미테이션 가수 조필필씨의 일상
미국·일본 모방하는 한국의 현실

가황님을 직접 뵙고 그분 앞에서 누가 더 진짜인지 참된 모창 예술가인지 판정받고 싶단 얘길 주절거렸다.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 들어오는 날이면 자기가 모방하는 모방 전문가에 대해 불평 불만과 시기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 능력 부족을 돌아보고 노력하기보다는 안고수비증에 걸린 망나니처럼 굴었다.

그런데 별 큰 문제거린 생겨나지 않았다. 설령 어떤 위험 상황일지언정 가황 조용필의 노래가 들려오면 그는 곧장 무릎 꿇고 엎드려 경배하거나 벌떡 일어나 두 손을 쳐든 채 열광 환호하느라 제정신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마치 신흥 사이비 종교에 빠져 교주께 종순하는 꼴이었달까(정작 ‘가황 교주’ 조용필은 인간 보편의 실존과 자유를 노래하건만…).

여기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현실상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연예계는 바로 이 시대의 정치 경제 종교 철학 사상 언론 스포츠 교육 문화뿐 아니라 우리 사회 최고의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분들의 전당과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모방이다.

아니, 모방의 모방이다.

일본과 미국에 대한 모방, 그들의 모든 것에 대한 모방이다.

보따리 장사치들.

장점 단점도 가리지 않은 채 정녕 일로매진이다.

물론 그렇잖은 사람도 있고, 묵묵히 기술 입국을 지향하는 분들, 사리사욕을 씻어 버리곤 공공을 위해 실천하는 현대적 지사(선비)도 많지만 중과부적이다.

입가에 핏방울을 흘리며 마구 달려드는 극우파 좀비들을 욕하진 말자.

그들 또한 이 나라와 자기가 좋아하는 사회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중이니까.

다만 이기적인 욕망을 감춘 위선과 허위의식, 현재를 직시하지도 미래를 지향하지도 않은 채 한국 사회를 과거의 허상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무지몽매, 히틀러 같은 독재 모리배들에게 세뇌당해 미친 좀비 로봇처럼 광란광분하는 꼴은 역겹다.

수구 꼴통과 급진 종북 세력들은 서로 반면교사 삼아 진실한 보수와 진보로 재탄생해야지 않겠는가?

무슨 짓을 해도 좋다!

제발 사리사욕을 버리고 조금씩만 겸허해진다면 아마 당장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 혹은 러시아와 중국을 등에 엎은 채 개 같은 조상 놈들처럼 당파싸움 벌이지 말고 부디 한반도의 운명을 생각하라.

그거야말로 진정 ‘이기심’과 ‘사리사욕’을 배불리 채우고도 당신의 자녀와 손자들까지 영화롭게 살리는 길이리라. 

다시 모창가수에게로 돌아가 보자.

가황 조용필의 노래가 꺼져 버리면 사내는 약 기운 떨어진 마약 중독자처럼 멍해 있다가 불현듯 신세타령을 늘어놓기도 했다. 

“흥, 그래! 내가 가짜 짜가인 건 사실이야. 일류급은 창조하고 이류급은 보편화시키고 삼류급은 타락시켜 버린다는 얘기도 있지만… 흥, 이 세상에 모방 아닌 게 어디 있냔 말야. 일류라고 자칭하는 분님들도 사실을 캐 보면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의 특일류급을 좃빠지게 배껴 먹으면서… 누굴 욕하고 지랄이야! 흐음, 내가 가황님의 명곡을 모창하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게 완전무결하진 않거든. 신께도 흠결은 있다잖아? 가황님의 노래를 모방만 하는 게 아니라 결점을 바로잡아 승화시키는 것도 예술이 아닐까 고뇌하고 있건만… 원숭이 흉내라고 비웃을 뿐 알아 주는 사람은 적어. 재미있다고 꺄르륵 캭캭 웃어대면서도… 실상 그들 또한 모방을 제대로 못해 안달하는 주제에… .” 

가짜는 가짜

“노래방이나 가라오케에 가면, 자동기계가 뱉어내는 사이버 곡조에 자기 목소릴 맞추려 안달복달하는 꼴이라니… 하하핫! 그러면서도 아마추어의 순수성을 잃곤, 개중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자만심 가득 찬 음계로 짓밟아 올라 인기 가수와 어깨동무한 양 공상에 빠져 우쭐거리며, 나 같은 순수 순진한 모창 프로를 무시하고 침 뱉는 거야.”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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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