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부른 정부 헛발질

‘삽질’했으니…묻히는 쌍 백신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끝없는 코로나19 굴레. 엔데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올겨울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독감·코로나 ‘쌍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지만, 국민들 반응은 냉담하다. 앞서 정부가 백신 수급·접종 과정에서 선보였던 헛발질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자초한 ‘백신 불신’ 때문에 트윈데믹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는 대유행 시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때 60만명을 넘어섰던 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3일 기준 2만6957명까지 내려앉았다. 한 달 전(9만3981명)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3주 연속으로 코로나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했다. 

겨울철 
재유행?

하지만 의료계는 일찌감치 겨울철 재유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호흡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코로나는 겨울철에 유행할 개연성이 높다. 건조한 겨울 날씨는 바이러스 전파를 가속한다. 환기가 줄고 실내활동 비중이 커지는 생활 양식 역시 확산세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지난 대유행 지배종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가 국내에서도 잇달아 확인되는 점을 재유행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지난 5일 국정감사장에서 “새로운 변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질병청은 특히 ‘BA.2.75’ 하위 변이인 ‘BA.2.75.2’를 관찰·감시 강화가 필요한 변이로 꼽았다.

BA.2.75.2변이는 지난달 말부터 검출률이 오름세인 BA.2.75변이보다 면역 회피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BF.7’변이도 국내 유입이 확인되며 주요 감시 대상으로 떠올랐다. BF.7변이는 지난달 국내 지배종을 차지한 ‘BA.5’변이의 하위 변이로, 감소하던 유럽 등지의 확산 상황을 다시 증가세로 돌려놓은 주범이다. 


방역당국이 겨울철 재유행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올겨울 재유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질병청은 향후 재유행 전망에 대해 “감소 추세인 현 유행 상황 반영 시 당분간 감소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12~3월 재유행 발생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숨 고르기’할 틈새는 보인다.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가을철 확산세는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관에선 일일 확진자 수가 네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질병청이 7개 연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코로나 향후 전망치를 보면 7개 기관 중 4곳이 2주 후 평균 확진자 수를 최소 2000명에서 최대 2만1000명으로 예측했다. 나머지 3곳은 4주 뒤 확진자 수를 최소 1만2000명에서 최대 1만3000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잠잠한 사이, 이번엔 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질병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40주 차(9월25일~10월1일) 의료 기관을 찾은 외래 환자 중 독감 의심 환자가 1000명당 7.1명에 달했다. 직전 주(4.9명)와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45%가량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의료기관 중 200곳을 표본조사해 독감 의심 환자(38도 이상 발열·기침·인후통) 비율을 살피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정한 올해 독감 유행 기준은 1000명당 4.9명으로 이미 기준선을 넘어섰다. 

올해는 가을철부터 독감 환자가 늘며 지난달 16일 이미 유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통상 유행 주의보가 내려지는 시기보다 2~4개월 빠른 추세다. 코로나 유행 이후 겨울철 독감 유행 주의보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작년과 작년 겨울철에는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독감 환자가 비교적 적었다.

현 추세가 통상 수준보다 빠르긴 하지만. 독감 유행 정점은 대체로 12~1월이다. 정점에 이르면 환자 수가 1000명당 70~80명에 달한다. 본격적으로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되는 시기와 독감 유행 정점이 맞물리는, 이른바 ‘트윈데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엔데믹’ 향하는 길목서 또 다른 복병 등장
저조한 접종률 왜?…돌아보니 낮은 신뢰 탓

트윈데믹 우려는 코로나 유행 이후 매년 겨울철마다 제기돼왔다. 다만 그동안은 강도 높은 방역수칙 등 선제 조치 덕에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사태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방역수칙 대부분이 완화·중단됐고, 그 결과 이미 독감 유행 상황은 임계점을 넘었다.

더군다나 이번 독감 유행은 그 위험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만에 독감이 유행하면서 자연 면역력이 없는 환자가 예년보다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독감 유행을 한 번도 겪지 않았던 영유아 사이에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40주 차 영유아 독감 환자는 전주 대비 53% 증가했다. 영유아는 독감 감염 시 합병증 발병 소지가 커 ‘독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해결책으로 삼았다. 코로나·독감 백신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쏟는 모양새다.

이번 5차 접종에 사용되는 코로나 백신은 모더나가 개발한 2가 백신(공식 명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함유 2가 백신 스파이크박스2주)이다. 이 백신은 코로나 초기 바이러스부터 오미크론 하위 변이까지 폭 넓게 효과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방역당국 설명에 따르면 이 백신은 기존 접종 백신에 비해 중화능이 초기 바이러스에서는 1.22배 높다. 현재 지배종인 BA.5에는 중화능이 1.69배 높다. 

방역당국은 2가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을 경우 유전자 재조합 방식인 ‘노바백스’나 ‘스카이코비원’ 백신 대체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모더나에 이어 화이자가 만든 2가 백신은 국내 도입 즉시 투입해 2가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독감 무료 접종도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12일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이를 필두로 만 65세까지 순차적으로 접종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다.

질병청 관계자는 “65세 이상 독감 예방접종은 12월 말까지 전체 접종 대상자의 99% 이상이 맞는다”며 “적기에 신속한 접종을 위해 접종기간을 연말까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슬 느는
독감 환자

코로나 2가 백신은 독감 백신과 동시에 접종받을 수 있다. 다만 접종 부위를 달리해야 한다. 이를테면 코로나 백신은 왼팔에, 독감 백신은 오른팔에 맞는 식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은 저조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접종 누적 인원은 6만여명으로 접종 대상 대비 0.5%에 그쳤다(지난 12일 0시 기준). 접종 첫날 신청이 쇄도했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황경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막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접종률이나 접종 추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좀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참고로 지난 4월 시작했던 4차 접종의 1일 차 접종 건수는 3만2000명 정도였기 때문에 이번 동절기 추가 접종이 이보다는 좀 더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률이 저하됐다고 못 박기는 시기상조라는 게 방역당국 입장이지만, 사전 예약률이 한 자릿수에 지나지 않는 게 그 방증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접종 첫날 사전 예약자는 37만1429명으로 집계됐다. 1순위 접종대상자가 1138만5737명인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중 단 3.3%만 접종 예약에 나선 셈이다. 방역당국은 아직 사전 예약 대상이 아닌 2~3순위 대상자도 잔여 백신을 통해 당일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접종률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이유로 정부의 과거 행적을 지목한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적극 장려, 혹은 사실상 강제하면서도 이어진 부작용 논란과 피해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는 대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결국 이로 인해 국민 사이에서 백신의 신뢰성과 접종 필요성이 큰 타격을 입었고, 낮은 접종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민 사이에선 개량 백신의 안전성이 아직 완벽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심이 만연하다. 이 분야 권위자인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 또한 지난달 4차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 개량 백신에 대해 “안전성·효과성이 불확실하다”고 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백경란 질병청장은 “2가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 동일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백신”이라며 “mRNA 백신 접종은 전 세계에서 수십억 명의 접종을 통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바 있다”고 해명했다.

개량 안전성
완벽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임상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2가 백신은 기존 백신과 이상 반응 증상은 유사하지만 발생 빈도가 더 낮다.

실험 결과를 대동한 해명에도 의심과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가 백신 부작용을 지나치게 폭 좁게 인정하고, 보상을 질질 끌었던 탓이다. 피해자 호소가 수년간 이어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피해자 가족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정부에 책임 있는 자세로 신속하게 백신 부작용을 인정·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최미리씨는 지난해 9월 남편을 잃었다.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던 남편이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최씨는 “남편의 나이는 고작 36살이었고, 남겨진 아이는 여덟 살과 네 살이었다”며 “지난 1년간 아이들과 저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과 상실감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작년 9월 바로 피해 보상을 신청했지만 유독 인과성 (여부에 대한 확인)결과가 늦어졌고, 지난 3월 (사망과 백신접종 사이에)인과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하지만 같은 날 피해보상 신청을 (다시)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아보니 다시 피해 보상 신청 (순위가) 한참이나 미뤄져 버렸다”며 “콜센터 직원으로부터 무작정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인과성을 인정받았지만 그저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현실”이라며 “피해 보상 신청 후 120일 안에 결과를 통지해야 함에도 질병청은 묵묵부답이다. 엄연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뒤이어 발언한 김두경 코로나19백신피해협의회 회장은 “윤석열정부가 백신 피해를 인정해준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지만 피해 보상이 아닌 지원금을 인정해주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지난달 코로나 백신 피해보상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뒤 상소하기로 한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백신 접종 뒤 뇌 질환 진단을 받은 남성이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질병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질병청은 항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백신 강요하곤 나 몰라라
피해자 등지고 추가 접종?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백 청장은 “관련 부처와 잘 협의해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개량 백신 접종 시행 초기 이상 반응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접종자가 문자 수신에 동의하면 접종 후 1주일간 능동 감시를 통해 건강상태와 일상생활 문제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접종자 전원은 접종 후 3일 차에 주의사항과 조치사항을 다시 안내받는다.

독감 백신에 관한 ‘헛발질’도 있었다. 2020년 벌어진 백신 ‘부실 배송’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독감 백신 유통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두 달에 걸쳐 4차례 유찰됐고, 5차에서 가까스로 낙찰됐다. 업체 입장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료 접종 백신을 기존 3가 백신보다 더 비싼 4가 백신으로 바꾸면서도 입찰단가는 크게 올리지 않았다. 이때 정부가 제시했던 조달 입찰가는 8740원. 시중 가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같은 시점 서울의료원과 서울시 산하의료기관은 4가 백신을 1만800원에 입찰했다.

접종 시작을 불과 한 달 앞둔 그해 8월이 돼서야 유통업체 ‘신성약품’ 참여가 결정됐다. 그런데 정부는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하루 앞둔 2020년 9월21일, 신성약품이 적정 냉장온도(영상 2~8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접했다. 조사 결과 신성약품의 위탁업체가 백신 상자를 옮기면서 한동안 상온에 노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성약품의 공급 물량은 국내 총공급물량 2964만 도즈(1회 접종분) 가운데 국가 확보 물량 전량인 1259만 도즈였다. 21일 하루 동안에만 약 500만 도즈가 전국 각지로 옮겨졌다. 유통업체의 운송 과정상 실수로 정리됐지만, 정부 역시 “부실 배송을 자초했다”는 비판에 홍역을 치렀다.

당시 정부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크게 늘렸다. 공급량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백신 공급단가를 올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빡빡한 예산 안에서 종전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뒤늦게 업체가 결정되면서 촉박한 일정 속 위탁업체 관리·감독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백신에 얽힌 정부의 촌극은 아직도 국민 뇌리에 날카롭게 박혀 있다. 1순위 접종 대상자임에도 접종이 꺼려진다는 A씨는 <일요시사>에 “믿음이 가질 않는다. 코로나도 다 끝나가는 와중에 (백신 접종으로)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국민 개인의 건강과 국가적 확산세 안정을 위해 백신 접종은 필수불가결하다. 전문가는 결국 사태 해결의 열쇠는 ‘신뢰 회복’이라고 조언한다. 

그래 봐야
안 믿는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뉴데일리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코로나 접종 과정에서 접종률 제고가 제1원칙이었다면 이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피해 보상 체계 개선 등 수월한 접종이 가능하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접종과 후속대책이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단 코로나 백신뿐만 아니라 백신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신뢰가 떨어졌음을 인지하고 보다 전향적 자세로 백신 관련 정책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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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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