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뒷배’ 회장님 연결고리 추적

감쪽같이 사라진 대통령의 큰형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의 무속·비선 논란이 쉽사리 끝나지 않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시작으로 김 여사의 지인들이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 컸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 스승이 최근까지 김 여사의 행보를 코칭해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권은 이들이 윤정부의 ‘비선 권력’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선 권력 핵심은 무속인이 아닌 황모 회장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 주변에서 황 회장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황모 회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이는 보통이 아니다.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일정표로 알려진 이른바 ‘조남욱 리스트’에도 황 회장이 수차례 등장한다. 특히 윤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는 무정 스님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연 덕이었을까? 황 회장의 아들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현직 검사와 결혼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원도부터
친분 쌓아

무정 스님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이어준 인물이자 무속 의혹의 키맨으로 알려진 인물로, 2012년 3월부터 한 달간 동부산업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의 매출 현황을 보면 2014년도 매출의 85%가 삼부토건을 통해 발생했다. 삼부토건의 특수관계회사라고 볼 수 있다.

황 회장이 어떻게 윤 대통령을 알게 됐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강릉지청에서 근무했을 당시 황 회장과 막역해졌다는 것 외에는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도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해시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이 황 회장과 죽마고우 사이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되기 전 검찰총장일 때도 황 회장을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이기 이전에 스폰서라고도 불린다. 조 전 회장이 검찰을 관리해온 것처럼 윤 대통령과의 인맥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른 동해시 인사도 “황 회장은 윤 대통령 외에도 강릉지청 검사들을 자주 만났던 사람이다. 검찰 인맥을 만들어왔기에 윤 대통령과 친해지는 일은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회장의 검찰 인맥으로는 윤 전 총장 외에도 강릉지청장이던 한상대 전 검찰총장,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박근혜정부) 등이 거론된다. 특히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과도 상당히 친한 사이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국민캠프)에도 참여했다.

황 회장과 조 전 회장, 무정 스님, 윤 대통령 등이 친분이 깊었다는 의혹은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조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조남욱 전 회장은 알고 지내던 사이로 20여년 전부터 10년 전 사이에 여러 지인과 함께 통상적인 식사 또는 골프를 같이한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며 “최근 약 10년간 조 전 회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황 회장을 어떻게 알고 지냈는가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

윤·황·무정 스님·조남욱 수차례 골프 회동
김건희·무정 스님 관계 악화…“황이 실세”

수원지검은 2013년 조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시연 당시 삼부그룹 부사장 조사 때 압수수색을 통해 ‘조남욱 리스트’를 확보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조남욱 리스트’를 부인하는 것이 검찰 수사가 올바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남욱 리스트’에서 ‘검사 윤석열’은 최소 4회 이상 등장한다. ‘조남욱 리스트’에는 2011년 4월2일 골프 회동, 2012년 일정표에서는 3월11일 ‘윤석열 검사 화환, 대검찰청 별관 4층’ 일정이 확인된다. 이날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식이었다.

4월2일 골프 회동에는 윤 대통령과 장모 최은순씨가 멤버로 적혀 있다. 무정 스님은 ‘조남욱 리스트’ 1997년 일정표부터 자주 등장한다. 황 회장의 이름은 2002년 6월, 황 회장 모친상 조의금 메모부터 나오는데 무정 스님과 함께 거론된다.

황 회장은 윤 대통령이 고양지청 검사 시절인 2006년 10월 뉴서울CC에서 골프를 치기도 했다. 조 전 회장과 황 회장은 2008년과 2010년, 2012년에 골프를 쳤다. 이들은 2011년 8월 모여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1과장이었다.

이처럼 ‘조남욱 리스트’에는 윤 대통령과 최씨와 무정 스님, 황 회장 등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현재 황 회장과 무정 스님과의 관계는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무정 스님의 다툼이 원인일까? 한 검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초부터 거리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무정 스님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건희 녹취록’에 도 언급되는 내용이다. 김 여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분(무정 스님)이 한 번은 우리 남편 앞에서 갑자기 ‘문재인은 망한다’ 이러는 거야. 망하면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 그때부터 인연을 딱 끊고 지금까지도 안 봐”라고 말했다.

윤석열 사단
부부장 후배

이 때문에 현재 윤 대통령 일가와 접촉 중인 ‘비선 멤버’ 중 가장 힘이 센 인물이 황 회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무정 스님과 윤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접촉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건진법사도 언론의 취재 이후 조용하다”며 “윤 대통령 일가와 큰 다툼이 없는 이는 황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올해 초 동부전기산업 소유 건물을 직접 방문까지 했으나 황 회장을 만날 수 없었다. 최근까지 황 회장이 동해시를 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언론의 취재 이후 황 회장은 사실상 종적을 감춘 상태다.

황 회장은 오랜 시간 동해시에서 범죄예방위원(현재의 법무부 법사랑위원)으로 활동했다. 동해시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빼면 지역에서는 거의 활동하지 않았던 그가 지역 검찰 쪽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것이다.

황 회장에겐 쌍둥이 딸과 막내아들이 있다. 아들 황씨는 현재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청년정책 담당 5급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황씨는 윤 대통령을 삼촌, 김 여사를 작은엄마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 또한 사석에서 황씨를 조카처럼 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씨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결심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을 때부터 줄곧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직후 황씨와 관련해 캠프 내부에서도 사적 인연을 통한 등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았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황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했으나 일부 캠프 구성원들은 황씨를 윤 대통령의 먼 친인척쯤으로 여기기도 했다.

황씨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더 팩트>가 보도한 이른바 ‘김건희 목덜미 영상’ 때였다. 언론의 취재를 피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으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스포츠 머리에 양복 차림의 인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던 황씨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황씨가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의 일원이라는 시각이다.

‘코바나컨텐츠 황씨’ 관련 논란은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녹취록에도 나온다. 지난해 8월 30일 있었던 이명수 기자의 코바나컨텐츠 강의 현장에 황씨가 참석했고, 강의를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윤석열 후보 비서실 황’이라고 밝힌 인사와 이 기자가 주고받은 전화와 메시지 등 증거가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은 것은 건진법사의 제자인 심 박사로 확인됐다.

황씨는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의 운전과 수행을 담당하기도 했다. 황씨는 양 전 원장이 직접 인턴으로 데려왔다. 그는 양 전 원장이 취임한 2019년 5월부터 약 14개월간 일했으며, 양 전 원장이 사임하면서 함께 그만뒀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황씨는 지난달 지방선거 전까지 김은혜 전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도 몸담았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황씨가 캠프 내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황 회장의 아들이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졌기 때문인지 일부 캠프 사람들은 황씨와 말도 섞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자식까지
이어진 인연

황 회장의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현직 검사와 결혼에 성공했다. 황모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소속 박모 검사와 지난해 5월1일 대검찰청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결혼식에 참석한 검찰 관계자는 “결혼식에는 윤 대통령이 참석한 건 사실이다. 김 여사는 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 검사의 결혼식에도 왔었다는 건 와전된 얘기”라며 “검찰 내에서는 박 검사 친구들이 신부집에 함을 메고 들어왔을 때 김 여사가 신부집에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박 검사는 2018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다 2020년 2월 청주지검 충주지청 형사부로 발령받고, 지난 2월부터 순천지청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박 검사의 상관은 이방현 순천지청 부부장검사로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각종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 부부장검사는 상당 기간 김씨 명의의 고가의 수입차를 무상으로 빌려 탄 정황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이 검사는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포항에 오기에 앞서 2019년 8월까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로 재임했고 2020년 9월까지 포항지청에서 근무했다. 이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됐다가 사건이 불거진 뒤인 지난 7월 부부장검사로 강등됐다.

이 부부장검사가 1년 넘게 머물던 경북 포항은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근거지다. 앞서 박영수 전 특검은 “지역 사정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수산업자)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검사가 지역에 생소하니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며 이 부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 부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의 ‘박근혜 국정 농단’ 특검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박 전 특검 역시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지난해 12월 상당 기간 포르쉐 파나메라4를 빌려 탄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제공받은 차량들은 신차 가격 기준 2억~3억원가량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대통령실 ‘비선 권력’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까지 ‘김건희 리스크’로 곤혹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도 김 여사의 역할과 행보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벗어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공식기구가 없다 보니 김 여사의 활동마다 ‘비선 정치’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앞서 <일요시사>는 정모씨와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알려진 김량영 교수가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근처에서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둘은 김 여사가 대표였던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다. 정씨는 이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에 여러 번 등장한다.

아들, 대통령실 행정관 낙하산
쌍둥이 딸은 검사와 결혼 확인

<일요시사>가 입수한 코바나컨텐츠에서 이뤄진 3시간 분량의 녹취록에는 김 여사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김 여사와 봉하마을을 찾은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의 대선 선대위와 인수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에는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와 함께 대회 조직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여기서 ‘코바나 전무’ 직함을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김 여사 요청으로 김 교수가 동행한 것이라며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김 교수)고향도 그쪽 비슷하다 보니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비공개 행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부터 대다수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대통령실 공동취재단이 꾸려지면서 사실상 ‘공개 행사’로 전환됐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돌출 행동도 대통령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김 여사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자신을 비판한 시사평론가나 여권 정치인에게 거친 말을 공개적으로 내뱉었다.

논란 이후에도 같은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 내외가 영화관을 찾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작품인 <브로커>를 관람했을 당시 미공개 사진이 또다시 팬클럽을 통해 유출됐다. 김 여사 팬클럽이 비선 논란을 거듭 자초하면 정권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당 내에서도 나오는 이유다.

김 여사의 친오빠 논란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씨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몇몇 기자와 접촉하며 마치 제2부속실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요양원과 작은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엔 김 여사가 사임한 코바나컨텐츠에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김건희 여사의 옷·가방 정보 등을 비롯해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나 정보 등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논란이 됐던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사진도 몇몇 기자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초기
비선 발목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면서 ‘한 박자’ 늦는 대통령실 업무구조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부속실을 폐지한 후 부속실 내에 김 여사를 보좌할 담당자를 두긴 했으나, 역할도 모호하고 부서 간 원활한 소통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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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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