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 펄펄 끓는 전기요금 딜레마

이래서 올릴 수도…
저래서 내릴 수도…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전력 사용량도 점차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력 사용량과 연료비가 동시에 정점을 찍을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한국전력공사를 살리려면 요금을 올려야 하고, 서민을 생각한다면 내려야 한다. 둘 중 하나가 무조건 죽는 잔혹한 치킨게임 속, 둘 다 살릴 묘책은 정녕 없는 걸까.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최근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천정부지로 솟은 연료비 탓이다. 국제적인 고유가 현상으로 전력 생산원가가 급등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도매가는 지난해 4월 ㎾h당 76.35원에서 지난 1분기 200원 내외로 급등했다. 1년도 안 되는 기간 사이에 생산원가가 약 150% 이상 올라간 셈이다.

반값 판매
역대급 적자

반면 ‘정가’인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고물가 때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서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정부 판단 때문이었다. 지난 1분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정부의 결정 앞에서 지난해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는 무색해졌다.

그 결과 한전은 1분기 내내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 기간 동안 ㎾h당 110.4원 남짓으로 전력을 판매했다. 사실상 제값에 들여와서 반값에 파는 모양새다.

‘반값 판매’의 여파는 고스란히 역대급 적자로 이어졌다. 한전은 올해 1분기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전력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액이 1조3729억원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등으로 영업비용이 9조7254억원 증가한 결과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적자 총액(5조8601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전의 적자 총액이 20조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 30조원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여차하면 자본잠식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한전은 비상경영 체제를 확대하면서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전은 결국 정부에 구조요청을 보냈다. 지난 18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전은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전기요금 결정 방식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판매 가격 조정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잘 반영할 수 있게 할 목적이다.

구체적인 요구 조건으로는 연료비 연동제 조정폭 확대·전기요금 약관 일부 개정 및 삭제 등이 포함됐다. 연료비 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한전 상황이 심각한 것을 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합리적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 동결했다 역대급 ‘빚잔치’
올리자니 서민·중소기업 직격탄

업계에서는 한전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h당 최소 33원 이상의 연료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에는 정부가 요금 인상을 결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보조 대책을 내놔도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요금 인상’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고 짚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요금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요금까지 올리면 중소기업과 서민 고통이 더욱 심화된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전기요금 인상을 반대했던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전기요금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전기요금 인상은 큰 부담”이라며 “코로나(유행) 기간에는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경제·산업계가) 전기요금 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앞선 발언이 요금 인상을 막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유행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려운 지금, 요금을 올리면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이는 등 정치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활동 당시 요금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원가주의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전했다. 말 그대로 원가가 오르면 전기요금도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서민 이중고
정치적 부담

원활한 제도 정착을 위한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 강화도 약속했다. 전기위윈회는 전기요금 조정 및 체제 개편 업무를 전담한다. 정부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의 연속이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불어난 부담을 지울 이를 찾아야 하는데, 양쪽 모두 여건이 여의치 않다.

남은 시간이 많진 않지만, 일단 당장은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을 눈치다. 현재 정부는 한전에 전기를 공급하는 민간 발전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전력시장에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신설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전력 도매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등하면 시장에 임시적인 상한선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한전은 민간 발전사에 지금보다 20~30% 싼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길이 열린다. 이를 통해 적자 폭을 일시적으로나마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한전의 손실이 줄어드는 만큼, 민간 발전사는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민간 발전사는 “반(反)시장적 ‘날벼락’”이라며 산업부 발표 이후 줄곧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이미 정부가 본 조치 나흘 전, 한 차례 시장에 개입했던 것도 반발을 키웠다.


정부는 지난 20일 전력거래소 규칙을 개정해 용량요금을 줄였다. 용량요금은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올 때 내는 일종의 고정비다. 물론 민간 발전사가 한전처럼 손실을 보는 일은 없다. 산업부는 발전사들의 원가가 상한가보다 높으면 차액을 전액 보상한다. 하지만 줄어든 이익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없다.

장기 대책
원전 확대

민간 발전사들은 “상한제는 한전 손실을 민간기업에 떠넘기는 편법”이라며 “유명무실한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를 부활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탈원전 백지화’ 시계는 이 사태와 맞물려 점차 빨리 돌아가고 있다.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난 1분기 원전 가동률이 다시 80%대에 들어섰다. 문재인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60~70% 수준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임기 말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팔부능선에 오른 것.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비용이 저렴한 원전 발전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 발전 비용은 LNG 복합 발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가동률은 앞으로도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한전이 원가절감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데다, 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는 원전을 전력 해결을 위한 장기 대책으로 낙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원전 비중 상향을 주장해왔다.


그는 2050년 원전 발전 비중 35%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제적인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더 나아가 새 정부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국정과제로 삼았다. 해당 정책에는 원전 생태계 복원과 원전 수출 등의 세부 과제가 포함됐다. 

단기 대책 부재…인상 불가피
취약층 어쩌나…열사병 우려 

국제적 협력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21일 공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원전 수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보스포럼에 대통령 특사로 참가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알 하마디 아랍에미리트 원자력 공사를 만나 양국의 원자력 발전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서는 한국형 원전 4기를 UAE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바라카 원전’ 사업을 포함해 원전 시장 공동진출과 연구·개발 등 양국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제행사로 대구 세계 가스 총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개회식 축사에서 “우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가 에너지 정책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천연가스를 합리적으로 ‘믹스’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저렴한 원전 비중을 계속 늘려나간다면, 한전의 체질 개선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큰 버팀목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원전은 장기 대책으로는 제격이지만, 당장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평가다. 시설 확충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한 탓이다.

이 가운데 다음 달 20일, 오는 3분기 전기요금이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정부가 요금 인상을 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묘수 없나?
대응 안간힘

저소득 독거노인 등의 사회취약계층에게는 유독 무더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냉방비를 부담할 능력도, 무더위를 견뎌낼 여력도 부족한 경우가 대다수다. 지난해 여름철 온열질환을 앓은 환자는 총 1376명. 그중 20명이 목숨을 잃으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모두 열사병이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기·수도 민영화 진실은? 

느닷없이 선거판에 들이닥친 민영화 논란. 정부와 민주당이 공공서비스 민영화 추진을 두고 연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진원지는 지난 17일 국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를 민간에 팔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을 기점으로 민영화 논란 대공세를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글을 게시했다. 같은 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민영화 반대 국민 저항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성환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 유가와 석탄 가격 인상 탓에 한국전력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며 “문재인정부 들어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놨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자산 매각을 통해 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현실화하고 있다. 자산 매각이 결국 민영화를 뜻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에 밀접한 시설에 대한 민영화를 방지하는 ‘민영화 방지법’을 만들어서 권력 사유화나 MB정부 실패를 거울삼아 윤석열정부가 민영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 같은 지적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영화를 새 정부 들어 검토한 적도 없고, 검토 지시를 내린 적도 없으며, 앞으로 당분간 검토할 생각이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을 통해 엄호사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원회 공명선거본부는 지난 22일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후보를 비롯해 비슷한 주장을 펼친 네티즌 3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선대위 소속 신인규 변호사는 지난 24일 “추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입장을 밝히라는 것은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민주당의 지적은)의심을 넘어서 지금은 소설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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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