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국방부 전산 입찰 의혹 그 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3.15 16:58:07
  • 호수 13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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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 신사업 지금은 묵묵부답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경쟁입찰은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국방부 산하기관인 국방전산정보원에서 진행했던 사업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300억원 규모의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업체와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다.

2015년 1월 국방부 산하 국방전산정보원은 새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육해공군의 군수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으로 예산만 296억원에 달했다.

공개경쟁을 거쳐 A사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당시 실무자 업무를 본 B씨는 사업팀장의 제안서 평가표 바꿔치기, 제안서 평가 중 비공개인 특정업체 공개 등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입찰 무효

B씨는 “상부에서 결재받은 평가표가 있는데 사업팀장은 따로 작성해놓은 승인되지 않은 평가표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결재가 없는 서류기 때문에 지시를 거부했다. 특정업체에게 편파적인 평가항목이 들어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안 요청서에는 특정업체명을 밝힐 수 없다는 익명성 조항이 있다. 업체 명칭은 드러나지 않게 한 뒤 공정하게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특정업체 이름을 알고 나면 평가하는 데 있어 공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찰 평가 중에 특정업체를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국방전산원에 즉각 보고하고 일주일 뒤에는 국방부 감사관실에도 신고했으나 국방부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A사가 최초 입찰계약을 체결했다.

입찰에 선정되지 못한 C사는 국방전산정보원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A사가 제출한 투입 인력 100명 중 고용보험 관련 서류 등 증빙서류는 72명분만 있다.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채용확약서만 제출했다. C사는 105명 중 99명분의 고용보험 관련 서류를 첨부했다. 입찰 과정에서 채용확약서만이 첨부된 인력은 배제하고 평가해야 함에도 이들을 투입 인력으로 평가를 해 입찰이 무효라고 조정위원회는 판단했다. 

1심 패소 2·3심 26억 배상 판결
책임자 처벌·징계 없이 남 탓만

조정위원회는 고용보험 서류가 아닌 채용확약서 서류를 첨부한 인력까지 포함해 평가한 건 중대한 하자라고 판단해 낙찰자 결정을 취소했다.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A사는 채용 예정 인력에 대해 채용확인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안 요청서에 기재된 ‘공인근거자료(고용보험)를 첨부해야 한다’고 기재된 부분은 공인근거자료를 제출하라는 의미일 뿐 특정한 서류만을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항의했다.

하도급 계약의 적정선 판단 세부기준에 따르면 ‘중소기업인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입찰에 참가한 경우 최고등급을 부여한다’고 명시돼있다. 


2015년 7월 A사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해 계약업체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고 재입찰 절차를 진행하거나 제3자와의 계약 체결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도 받았다.

이후 A사는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고 국방전산원은 9월에 재입찰 공고를 진행했다. 두 달 뒤 본격적인 재입찰이 이뤄졌고 C사에 최초로 입찰됐다.

입찰 전부터 부정행위
가처분 받아놓고 취하

다음 해 3월 A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다. 1심에서 A사는 패소했지만 2·3심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승소했다. 법원은 국방부가 A사에 약 26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냈다. 대법원은 A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국방부의 상고를 기각하고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국방부는 A사 등에 약 25억5000여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2심 재판부는 “계약은 입찰 절차의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한 경우에 한해 무효가 인정된다”며 “일부 서류 제출을 완비하지 못한 경우 중대한 하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사가 가처분 결정을 받은 뒤에도 국방부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했기 때문에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B씨는 “국방전산원은 부당하게 나랏돈 26억원을 국가배상금으로 업체에 퍼주어 막대한 국고를 손실하고도, 판시된 진짜 손해배상책임 관련자에 대해서는 돈을 물어내라는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고 종결해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입찰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알리는 등의 행위가 독이 돼 오히려 누명을 쓸 뻔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입찰 과정에서 부당함을 느끼고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오히려 내 책임으로 덤터기를 씌웠다”며 “부정행위를 신고받는 입장에서 사업팀장의 허위진술만 듣고 판단했다. 부정 지시를 한 번 했다고 하면서 그 사람은 처벌이나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두 경고만

이어 “국방부 감사원은 사업팀장의 부정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처분 결과는 다음부터 하지 말라는 구두 경고가 끝이었다. 이 해당 사항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사건에 책임자 처벌에 대해 국방부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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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